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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1/09/24 00:46:56
Name pgr21
Link #1 http://www.ongamenet.com/myongamenet/league/starcraft/cocaBBS.asp?flag=view&bname=starleague&idx=14710
Subject [펀글] 온게임넷 라이벌전 후기 - by 김대기
김대기 본인이 gamax 게시판에 다른분의 답변으로 올린 후기입니다.
http://www.ongamenet.com/myongamenet/league/starcraft/cocaBBS.asp?flag=view&bname=starleague&idx=14710

>>

게임계의 프로나 아마추어 구분은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아마추어라도 충분히 프로급이 많은게 사실이구요.

굳이 제 스타일을 말씀드리자면, 지금까지 역대 1:1대회에서
단 한번도 미리 전략을 짜나간적이 없습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춘 플레이를 하는 타입이죠. 물론 연습은 합니다.
( 자랑은 아닙니다. 그래서 성적이 바닥... ㅠ_ㅠ )

전략가(?)라고 불리우는것은 단지 많은수의 전략에 관심있고
그것을 정리하는.. 아오조라솔루션 같은것을 맡고있어서지,
어떤 전략이던 마스터! 라고 생각하지는않습니다.

그리고 전략을 만든다고 해도 도박적인 전략이라면 실패하면
집니다. 그것은 당연하고 지는것도 멋있게 버티다가 지는것이
아닌 허접하게 지는.. 그런 경우도 많이 있을수가 있죠.


이것은 단지 변명일뿐이고, 연습을 제대로 안하고 긴장해서
우왕좌왕하다가 허접하게 졌다.. 그래서 욕먹는것이다..
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저는 프로게이머로서 성적을 쌓을생각도 몇년전부터도
그리 크지않았고(동료 프로게이머들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게임을 즐기는데 중심을 두었고, 프로게이머가 꼭 대회에서
좋은 성적만을 쌓는 직업이라고 생각하지않습니다.
오히려 저에게 맞는 일은 전략이라던가 이런쪽인것같네요.
( 어딘가 잡지에서 프로게이머의 자격 중에 게임을 즐기며
보는사람에게도 즐거움을 줄수있는사람~ 이란 문구가
마음에 들어서 프로게이머생활을 시작했습니다. )

참고로 라이벌전 상황설명을 하자면,
1차전 로템. 8바락에 이은 플레이가 주전략인데, 드론정찰에
scv정찰미스로 바로 좌절되고 가스러쉬까지 맞아서 게임이
말린 상태. 평소에 절대 하지않던 3바락 - - 마린러쉬하다가 gg.

2차전 블레이즈. 자주 쓰는 언덕러쉬로 히드라러쉬를 노렸던
성철이에게 의외로 쉽게 승.

3차전 다이어. 랜덤프로토스, 무난하게 이끌어가다가 경기운영
미스로 패배.

4차전 버티고. 랜덤저그가 나왔길레 하던대로(?) 성큰러쉬 gg

5차전 디스커버리. 해설자님들이 자꾸 바락날리기 운운(?)
하시길레 바락날리면 어떤 결과가 나오나 보시는 분들이
많이 궁금할거 같아서 한번 해봤습니다. 참고로 대회나오기전에
프로게이머 상대로 정공법으로 저그를 많이 상대해봤는데
별 어려움없이 우위를 점하더군요. 그래서 재미없을거같아서
실패확률 90%로 잡고 했는데 역시나 실패하더군요.
마린을 쉬엄쉬엄 뽑은것은 어차피 뽑아도 실패하기때문이죠.
디스커버리 아래쪽 위치가 아닌이상 사업될때까지 기다려봐야
별 피해를 못주니까요. 디스커버리 바락날리기는 예전에
저그유져들이 노레어업 히드라체제로 갔을때 주로
쓰던 전략이었습니다.


참고로 해설에서 나왔듯이 전 성철이같은 스타일에 무지
약하고, 그 약하다는게 게임이 쉽게 말린다는 점이기도하고요,

마지막으로 하고싶은말은 전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기기 위해서가 아닌 제 플레이를 보여드리기 위해서요.
허접하다고 욕을 하셔도 사실이고, 왜 이상한 전략을 쓰느냐
해도 그게 제 식이라 뭐라 할말이 없습니다.
왜 자꾸 지냐고말하면 그냥 웃을수밖에요 ^^;
저에게 제 스타일대로 하지않고 이기는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고집이라..

그럼 ^_^;


ps. 개인적으론 나오기전에 성철이한테 한판 이기는게 목표
   였을정도로 그전까지 대회에서 만나면 거의 다 정말
   아무짓(?)도 못하게 진 경우가 많았네요.

ps2. 제 실력이 예전보다 훨씬 떨어진다는건 인정합니다.
아니 그보다는 지금은 다들 저보다 잘한다는 말이 맞을정도고,
제가 게임을 하는 입장만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 활동하다보니
연습량이라던가 신경쓸수있는 부분이 적어진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다시 말하자면 저는 지금 프로게이머고, 제 기준으로
프로게이머의 본분을 어긋난 행동은 하지않고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있습니다^^; 다만 혹시나 제게 좋은 게임플레이를
원하시는 팬님들에게는 죄송할따름이네요 ^^; 이해를..

ps3. 게임을 하는 입장에서는 예전도, 지금도 그냥 그런
즐겁고 부담없는 2류 정도로는 남고싶습니다 ^_^
프로게이머를 당장 접을수없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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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날고싶다
01/09/24 00:58
수정 아이콘
흐음..대기님다운 이야기네요..^_^
나는날고싶다
01/09/24 00:58
수정 아이콘
사실 플겜머들 보면 성적에 다들 민감한데..대기님은 진짜 예외인건 맞아요..
나는날고싶다
01/09/24 00:59
수정 아이콘
그래도 전략을 안 짜고 상황에 맞춰서 하는건..-_-;; 그럼 많이 질텐데..--;;
나는날고싶다
01/09/24 00:59
수정 아이콘
승부라는게 아무리 그래도 패하면 기분 나쁘거든요..-_-;;;
항즐이
홧팅 대기님.. ^^ 즐겜^^ 그자체군요!! 겜을 사랑하는 것도 플겜어의 모습이죠! ^^
데카르트
즐겜도 좋고 다 좋지만 성적도 좋다면 금상첨화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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