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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2/06/10 09:49:19
Name 공룡
Subject [기타] 붉은 악마
  신문을 보니 월드컵이 끝나면 해체를 하거나 다른 방법을 모색한다고 되어 있더군요. 씁쓸하더군요.

  처음 붉은 악마의 모임은 축구를 좋아하는 매니아들이 모여 만든 정말 작은 소수집단이었지요. 한국에는 아직 정착되지 않는 체계적인 응원과 한국팀이 뛰는 곳이라면 외국도 마다않고 가는 열성에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가끔 외신에 보도가 되기도 했죠. 항상 열성적인 응원을 하고 지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응원이 끝나면 주위의 쓰레기들을 모두 수거하고...... 그야말로 열정과 질서를 동시에 보여준 모범적인 모습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월드컵을 맞아 붉은 악마는 갑자기 덩치가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KTF니 스피드 011이니...... 광고도 많이 나왔고, 대통령까지 가입하는 속에서 이제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유명해지기 시작하면서 붉은 악마는 점점 구설수에 오르게 됩니다. 기독교 단체에서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고, 하얀천사라는 응원단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붉은 악마를 상업적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늘었고, 이젠 비자금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처음 시작할때는 눈짓도 주지 않던 사람들이 이제는 서로 후원하겠다고 난리고 붉은 악마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해달라고 조릅니다. 몇년간 회원으로 있던 사람보다 가입한지 한두달 되는 사람이 더 열성적이고 주인행세 합니다. 정치인들은 이제 붉은 악마 아닌 사람이 없습니다. 붉은 악마가 소수였고 어려웠을때 기꺼이 후원금을 내고, 때론 익명으로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그런 일이 무의미해졌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 옛날 단지 축구가 좋아서 자기 월급이나 용돈을 쪼개가며 겨우겨우 단체를 유지하고, 휴가를 반납하며 외국에까지 나가 헌신적으로 응원을 해왔던 사람들이 왜 붉은 악마를 해체할 결심까지 했는지 생각해보면 참 안타까울 뿐입니다. 어쩌면 그들은 그 옛날 수십명 단위로 서로 각출하여 후원금을 마련하고, 외국에서 빵조각, 라면 한봉지로 끼니를 때우며 현지 교민들의 응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던 그때가 그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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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곳이든 규모가 커지는것이 문제겠지요 ^^
이도근
02/06/10 10:05
수정 아이콘
글쓰신 분은 의도하지 않았을지 모르나 제게는 크게 와닿는 바가 있군요. 그 크게 와닿는 바라는게 이곳에 관한 것이라는 걸 굳이 말씀드려야 할까요... 전 가입한지 한두달 되는 사람(그보다는 더 됐지만 비유를 하자면..)에 속하는게 마땅한 후기 가입자입니단 제가 본적도 없을터인 그때라는 때가 왜 저는 그리운 걸까요?
신촌졸라맨
02/06/10 10:10
수정 아이콘
규모가 커지면 순수함이 사라지는것은 인간지사인것같군요
글쓰신분은 그 모든 과정을 가슴아프게 지켜보신분인것 같은데 저도 깊이 공감하는 바가 있습니다.
위에 종교단체의 압력이 있다는 말도 있는데. 음 교회들도 덩치가 커지면서 기업화하고 사이비 목사들이 속출했지요
갑자기 사람들이 몰리고 너도 나도 나서는 상황은 정말 당황스럽지요. 누가 순수한 진심인지 분간하지 어려우니까요
지도하시는 분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모두의 꿈이 축구로 집중되는 상황이니 잡음이
나지 않게 현명한 판단을 하시는 분이 지도자이기를 바랍
니다. 그렇지 않으면 16강에 올라도 축구을 둘러싼 구설수
나 의혹이 불거지면 정말 가슴아프겠죠
KissTerran
02/06/10 10:18
수정 아이콘
ㅠ.ㅠ
스타,,,
02/06/10 11:00
수정 아이콘
;시작은 미미 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이 문구는 영업점의 단골 메뉴이지만 '붉은 악마도,
pgr21' 도 해당사항이 되는군요.
단지 영리를 위한 단체들이 아니라 , 그 귀절이 그닥 달갑게 여겨질수 없다는 점만 빼고는,,,
다른 얘깁니다만...
이곳이 이리도 크게 발전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제 생각으론 이곳의 분위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여긴 뭐랄까``````지성 , 감성,,이성,,이 공존하는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오는 님들의 다방면 에서의 박식함은 전문가 수준들인듯 보이구 절제된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도 수준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토론을 할수 있는 게시판은 많지 않습니다.
여긴 그것이 가능한 곳이구요.
저는 그래서 여기에 옵니다.
너무 어리지도,, 너무 늙지도 않은 건강한 젊음을 보기 위하여,,,,,
02/06/10 18:13
수정 아이콘
사람이 많아지면 "썩기" 마련입니다.
02/06/10 20:16
수정 아이콘
애매한 댓글이군요.
중의법을 사용하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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