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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6/29 02:39:00
Name 콩닥콩닥
Subject [기타] 몇 가지 적응(?)과 함께 점점 재미있어질 것 같은 월드컵

전 세계인의 축제, 그리고 저에게 있어 최고의 축제인 월드컵도 이제 중반을 지나서 약 2주가량 밖에 남지 않았네요...
월드컵 초반, 역사상 최악의 월드컵이 될 이라 예상되었고.. 지금도 그다지 좋은 월드컵이 될 것 같진 않은 남아공 월드컵이지만;
그래도 8강 진출팀 윤곽이 점점 드러나면서 나름대로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16강 경기들을 보면서 조별리그와는 달리 선수들의 경기력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점점 경기가 재미있어진다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요.
조별리그를 통과한 팀들의 경기력이기 때문에 물론 초반보다야 좋겠지만 전 그것 외에도 선수들이 남아공 월드컵의 몇 가지 걸림돌(?)에 적응해가면서 더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까지 선수들의 눈물, 콧물을 쏙 빼놨다가.. 이제서야 적응된 남아공 월드컵의 몇 가지 걸림돌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물론 매우 주관적인 느낌입니다;

1. 부부젤라 :
남아공 월드컵 최고의 이슈! 공식 마스코트인 자쿠미(사실 얘 이름도 기억이 안 나서 인터넷에 검색해봤습니다...)를 밀어내고
남아공의 아이덴티티가 되어버린 사상최강...의 응원 도구입니다. 조별리그 초반 해설자들의 목소리까지 묻어버린 코끼리 소리에, 많은
팬들의 욕을 한몸에 받았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어그로를 끌어들인 대단한 녀석입니다.
저는 이 부부젤라 소리가 월드컵 끝까지도 적응이 안될 거라고 예상했었고, 이번 월드컵을 망치는 최고의 나쁜 놈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예상외로 조별리그 끝 부분부터  적응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의 적응력이란 게 정말 위대한 것이.. 이젠 경기중 들려야 하는 이 부부젤라 소리를 아예 의식하지 않게 됐습니다. 오히려 짬짬이 플레이하는 위닝에서 이 소리가 안 들려서 뭔가 부족해 이는 지경까지 이르고 말았네요..  
선수들 또한 이 소리에 많이 적응한듯싶네요. 예전처럼 귀를 틀어막는 제스쳐도 보지 못했고 선수들 간 의사소통도 괜찮게 이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남아공의 조별리그 탈락 후에 부부젤라 소리가 조금 작아진 것도 한몫했겠고요.

2. 자블라니 :
남아공 말로 '축제를 위하여'라는 뜻을 가진 이번 대회 공인구 자블라니는... 자신의 이름과는 달리 특유의 탱탱함으로; 부부젤라 다음가는
축제의 X맨이었습니다. 대회 초반에는 세계에서 일류라는 각국의 골키퍼들이 쉽게 날아오는 볼이나 바운드된 볼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게 만들었었고 공격수들도 마찬가지로 조금만 힘주어 차면 우주로 발사되는 자신의 볼을 망연히 바라보고 있어야 했었습니다.
하지만, 각국의 대표로 뽑힌 선두들의 실력 또한 만만치 않았던것 같네요. 스페인 같은 기술적인 팀이야 초반부터 볼컨트롤에 어려움을 그다지 느끼지 못했었던 것 같고, 조별리그 후반대로 가면서 다른 나라의 선수들도 점차 적응해 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박주영 선수나 일본 키커들이 보여줬던 멋진 프리킥 골이나.. 우리의 16강 진출을 막았던 수아레스의 멋진 슛 등도 선수들이 이제 볼에 적응해 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네요.
하지만 여전히 좋은 공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가슴 트래핑할 때 톡 튀어서 저 멀리 떨어져 버리는 것이나, 여전히 골키퍼들이 다루기 힘들어한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공이 될 수는 없을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아디다스 팬인데 아디다스가 이런 볼을 만들다니....
아쉬웠습니다.
              
3. 잔디 :
그리스전... 경기장의 잔디 상황은 정말 안구에 쓰나미가 밀려들게 했었습니다. 선수들이 바닥을 조금만 차거나 미끄러져도.. 마치 직소 퍼즐 조각을 떼어내듯 훌렁훌렁 벗겨지던 잔디는... 선수들에게 불편도 불편이었겠지만 보는 저도 안쓰러웠습니다. 뭉텅이로 떨어져 나가버린 잔디가 안쓰러워 다시 경기장에 심어준 그리스의 카추라니스 선수는 자신의 자연사랑 정신에 감동한 한국 네티즌들에 의해.. 최고의 소스로서 많은 합성 짤 들을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떨어져 나간 잔디는 보기에 안쓰러운 것 외에도 선수들의 볼 컨트롤을 어렵게 만듭니다. 안 그래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블라니라는 공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선두들인데 잔디마저 도와주질 않으니 굉장히 어려움을 겪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요새는 잔디 상황이 많이 좋아진것 같습니다. 방금 끝난 네덜란드전에서도 그렇고 사실 조별리그에서도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와 그리스가 경기했던 경기장의 잔디만 그랬던 것인지 아니면 남아공의 경기장 관리능력이 향상되어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네요..

곧 제가 생각하는 16강 최고의 매치 브라질vs칠레 경기가 시작하겠네요... 언제나 보는 사람을 둑흔둑흔하게 하는 브라질팀과 이번 월드컵 최고의 화끈한 팀 칠레가 붙는 경기라 아주 기대됩니다~ 전력상 브라질이 더 나은 것은 맞지만 화끈한 칠레 대표팀을 응원하겠습니다.
위와 같은 악재들에 잘 적응하고 16강 이상 올라온 팀들이니만큼 화끈하고 재밌는 경기 나왔으면 좋겠네요.

ps... 심판은 아직도 적응이 안 됩니다;; 제발 기대되는 이번 매치에서 뻘짓 하지 않았으면 싶네요. 어제 멕시코:아르헨티나전도 사실 경기 초반만 해도 새벽까지 기다린 보람이 있는 경기였는데 심판이 그걸 망쳐놓더군요.. 덕분에 잠이야 일찍 잤지만, 오늘은 그러지 않길 바랍니다. ㅠ_ㅠ

ps...2 글쓰기 왜 이리 어렵나요... 피지알 글 잘 쓰시는 분들께 과외라도 받고 싶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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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소탱
10/06/29 03:02
수정 아이콘
진짜 사람은 적응의동물인듯 처음에는 부부젤라 소리가 듣기싫었었는데 이제는 안들리는건 물론 없으면 허전할꺼 같기도 하네요 크크
10/06/29 09:55
수정 아이콘
일본은 공인구가 자블라니라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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