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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8/26 16:22:41
Name i_terran
Subject [소설] 불멸의 게이머 46화 - 운명의 전장 3 上
[소설] 불멸의 게이머 46



46  운명의 전장 3


전쟁에서 이기고 싶다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건호는 이 게임의 사이즈를 파악하면서 맨 먼저 그것에 대해서 고민했다.
통상적으로 보통맵은 센터가 넓고 자원지역이 협소하다.
그러나 이 맵 Destiny는 반대로 중심의 가장 가운데가 병목으로 좁고
오히려 자원지역으로 펼쳐지는 상단과 하단이 상대적으로 광활한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 맵에선 공격적인 플레이보다는 수비적인 플레이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 맵에서는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전쟁자체를 시작하기가 어렵다.
이래서는 전쟁을 할 수 없으니 전쟁에서 이기는 것도 불가능하다.

전쟁에서 이기고 싶다면, 우선 전쟁을 시작해야 한다.

휴전 혹은 대치상태라는 것은 평화를 뜻한다.
힘의 균형이 비슷하거나 전쟁을 일으켰을 때 공멸한다고 판단이 선다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을 두고 힘의 균형이 맞는다고 말한다. 이렇게 전력의 균형이 맞으면 절대로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강대한 자원과 인구수를 확보하고 전쟁을 시작할 것인가?

건호는 자신이 많은 자원을 가져간 후
마인드 컨트롤 등으로 많은 인구수를 추가하여 공격하는 것으로 전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추가 이벤트로 인해 새로운 종족과 그에 맞는 인구수를 추가할 수 있다는 점.
그것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이 맵엔 자원이 무척 많다.
그러니 원래 버티기엔 좋다. 그리고 지옥테란의 메인인 테란도 버티기에 최적화 되어 있다.
그런데 거기에 저그까지 추가 된다면 마법유닛의 조합도 좋아지고. 설상가상으로 인구수도 차이가 줄어든다.

그래서 건호가 전쟁을 시작할 수는 있으나 지속할 수가 없다.

이쪽이 강성하여 전쟁을 시작해도 상대가 수비하고 큰 이득을 취한다면 이쪽에서 계속해서 공격하는 건 무리다.
그러면 다시 힘의 균형을 맞이하게 되고 평화가 찾아온다.
그러면 전쟁광인 건호가 전쟁에서 싸워 이긴다는 꿈은 물거품이 된다. 전쟁이 시작되지 않는 원점,
혹은 무승부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며 대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상대가 먼저 전쟁을 시작하도록 유도하자.

그래서 건호는 다른 발상을 했다. 내가 강력해져서 전쟁을 시작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내가 약해져서 상대로 하여금 전쟁을 시작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크나큰 약점을 보여주어 상대가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만들고 그것을 통해서 침공을 하도록 만든다.
계속해서 상대에게 승전을 던져주고 패퇴하면 상대는 전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

제국주의 전쟁광들은 일부러 자신의 식민지가 침략되도록 유도했다.

모든 경우에 적용할 순 없겠지만, 제국주의 국가의 전쟁광들은 대부분 자신의 식민지가 침공당할 확률이 있음을 알았다.
전쟁은 대규모 준비가 필요하고 따라서 그 움직임이 노출되지 않는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런데 그 전쟁광들은 상대가 전쟁을 준비함을 알면서도 그것을 일부러 좌시한다.
그리고 상대가 침공하면 패퇴하면서 전면전을 하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반격하면서 제대로 전쟁을 시작하는 것이다.

건호는 서브종족으로 프로토스를 추가하여 불리함을 택했다.

상대인 지옥테란이 서브종족으로 저그를 선택할 것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면 건호는 그것에 맞대응할 수 있는 테란이나 혹은 저그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약한 조합이 되는 프로토스를 선택한다.
그러면 상대는 어느 정도 방어를 하다가 자신의 유리함을 깨닫고 침공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건호는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후퇴했다. 바로 여기까지가 전쟁을 시작하도록 유도한 건호의 계획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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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엑세돌은 다소 장황하지만 설명을 마쳤다. 비루라는 엑세돌이 설명한 내용을 이해했고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그런데 중계진중에서 캐스터 브리타이는 그 설명을 이해하고 다음을 요구했다.

“임건호가 그렇게 공격을 유도했다면 뒤는 어떻게 준비한 것입니까?”

엑세돌은 잠깐 고민하더니 말했다.

“이 맵에는 일반적으로 가치가 없는 곳이 존재합니다. 그곳을 이용한 것 같습니다.”
“가치가 없는 곳이요?”
“네 자원이 없는 양끝단 지역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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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호에게 변수를 만들어 준 것은 2번째 정찰 프로브였다.

건호의 2번째 정찰 프로브는 첫 번째 이벤트인 <Map Open>이 시작되기 이전에 Main Land 내에서 멀티를 찾아다니던 프로브였다.
건호는 이후에 3번째 4번째 프로브를 추가로 정찰 보냈고
그것을 통해서 맵의 아래쪽 확장 전개와 ↓ 맵의 좌우측 확장 전개를 → 발견했다.
그 3번째 4번째 프로브가 계속 되서 커지는 맵의 하단과 좌우를 확인할 무렵.
2번째 프로브는 벽에 붙여서 확장되는 맵에 따라서 계속해서 북진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맵의 확장이 멈추자 그 2번째 정찰 프로브는 맵의 최상단 자원이 존재하지 않은 불모의 땅에 정착하여 한동안 조용히 은거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전략적인 가치가 없는 그곳에서 단 2개의 게이트웨이를 짓고 다크아콘을 생산하여
상대의 SCV 일꾼을 소리 없이 마인드 컨트롤 했다.
이후 건호는 업그레이드와 테크만을 간소하게 올리다가.
상대가 남침을 시작하자 그때부터 거기에 한꺼번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지옥테란의 백만대군이 장거리 원정을 떠난 후 자신의 후방에 대한 지배력과 감시는 계속해서 약해졌다.
Noth Land2, Noth Land1, Main Land, South Land1, South Land2 초입까지 250*256맵 4개를 관통하는 머나먼 원정을 통해서
겨우 통상의 2배의 인구수로 통상의 16배 이상에 달하는 곳을 모두 병력으로 커버한다는 것은 확실히 어려운 일이다.
당연히 전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자원도 존재하지 않는 맵의 맨 북쪽의 불모에 땅을 일부러 정찰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전쟁에 있어서 대규모 원정은 결국 패망의 지름길이 된다.

지옥테란은 건호의 병력이 오직 패퇴하는 프로토스만 존재한다는 것을 계속해서 확인하면서 안심한다.
거기에 눈앞에서는 계속해서 승전 또 승전. 아무리 상대의 진영 쪽으로 정찰해 보아도 역전이 카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그 먼 원정길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달릴 수밖에 없다.

생각해보면 지옥테란 역시 건호의 마인드 컨트롤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은 아니다.
초중반 건호가 상대의 멀티를 견제할 때 벌쳐와 레이쓰로 방어한 것은 일꾼이 납치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한 것이다.
하지만 대규모 원정을 시작한 이후로는 건호가 견제의 액션을 보여준 적이 없고
또한 아무리 스캔을 동원해서 정찰해서 건호의 후방에는 새로운 것이 없었다.
그저 자원기지와 부랴부랴 건설되는 ‘부족한’ 게이트웨이. 그리고 누가 봐도 눈물겨운 시간 끌기.
거기서 발견할 수 있는 오직 높아지는 지옥테란 자신의 승리 가능성뿐이다.

“임건호 선수가 아주 고생을 했군요.”
“눈에 보이는 전장에선 컨트롤이 나빠진 것처럼 보였겠죠.”
“400을 채운 시점에서 허둥대는 모습의 정체가 그것이었군요.”
“네 뒤쪽에서 더 많은 일을 했으니 말이죠.”

건호는 그렇게 프로토스로 패퇴하면서 상대의 후방에서 새로운 기지를 건설했다.
건호로서는 아주 바쁜 시간이 오고갔다. 상대의 남침을 완만한 속도로 막아내며 후퇴,
그리고 계속해서 새로운 건물 건설. 그리고 끊임없는 생산. 그러면서 South Land2의 초입까지 내주면서 확실히 기다렸다.
당연히 전투는 가장 뒷전이었기 때문에 컨트롤은 나빠지고 그것은 실력차이 혹은 당황하는 모습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후퇴를 해야만 하는 입장에서 그건 모두 계획한 대로였다.

“결국 임건호 선수는 이후엔 상대의 진격속도를 마법유닛을 통해서 서서히 조종해 나갔습니다.”

역습의 시점이 가까워 올수록 건호는 아비터를 대량으로 모으면서
프로토스의 지상군의 숫자는 줄이고 마법유닛으로 상대의 지상군을 병목구간에서 얼리면서 시간을 벌어간다.
아무리 무적의 부대라고 할지라도 길이 막히면 기다려야 한다. 아비터는 무려 45초라는 긴 시간을 상대를 잠재워두고
그 시간동안 자신도 무려 35정도의 마나를 회복한다. 숫자가 충분하다면 병목에서 상대를 오랫동안 멈추게 할 수 있다.  

“그리고 탱크를 리콜한 거죠. 시즈모드 한 체로 말이죠.”

건호는 드디어 충분히 준비가 됐다고 판단하자.
시즈탱크를 나누어 3부대를 일단 최전선으로 불러들여 최후의 저지선을 방어하게 하게 했다.
물론 히드라 등의 병력외에 상대의 최전선에 배치된 시즈탱크는 5부대가량 되었지만
디스럽션 웹과 리버 싸이오닉 스톰 등으로 조합하여 백업을 했고
그리고 무엇보다 탱크 리콜의 의외성을 이용하여 첫 타에 큰 이득을 취한 것에 성공한 것이다.
드디어 지상군으로 상대가 South Land2의 초입 이하로 내려오지 않도록 대치전선을 펴서 병목을 틀어막은 것이다.

“이렇게 해서 South Land2에 새로운 휴전선을 긋고 임건호 선수는 더 중요한 곳에서 전투를 벌이려 할 것입니다.”
“더 중요한 곳이요?”
“네 지금 지옥테란의 기간시설을 봤으면 합니다.”

  건호는 아직 테란으로 인구수 200을 모두 채운 상태는 아니었다.
건호가 가지고 있던 시즈탱크는 총 5부대 그중 3부대는 방금 South Land2로 리콜 했고
나머지는 2부대는 역시 3대의 아비터에 나누어 적의 심장부를 타격하고 있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North Land1의 중간 상대의 팩토리는 이미 불을 뿜고 있었다.

“아 임건호 선수 이미 상대의 기간시설에 시즈모드 리콜을 했군요!!!!”
“추가로 또다시 리콜됩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안 그래도 시즈 대 시즈 싸움에선 거리재기가 중요한데 아비터의 호위를 받는 탱크는 절대적인 파워를 가진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때린다. 그리고 리콜 되지마자 딜레이 없는 포격.
거의 핵공격에 필적한다. 그것만으로도 상대 지상군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지옥테란의 잉여의 3부대의 탱크는 기간시설 근처에 있지 않았다.

“그래서 보급로가 길어지면 전쟁에서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 예비 3부대의 탱크는 길고긴 -North1-Main-South1-의 긴 행로 사이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팩토리가 공격당하자마자 기수를 돌렸고 다수의 팩토리에서 계속해서 추가 생산되는 병력도 있었기에 바로 저항을 시작했지만,
이미 지옥테란 역시 당황할 대로 당황한 상태가 되었다.

‘작전 대로다.’

건호는 상대 보급로의 어디 즈음에 예비 탱크부대가 존재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상대가 보급로에 터렛을 두르자. 정찰하던 건호의 옵저버가 파괴되었고
건호의 옵저버가 파괴된 이후로는 그 보급로의 눈으로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병력들이 돌아올 때 즈음엔 이미 지옥테란의 팩토리는 큰 타격을 입은 상태일 것이다.
그리고 건호는 이번엔 재빨리 다음 타겟으로 공격 목표를 돌렸다.

“테란의 팩토리에 타격을 주고 있다면 다음엔 저그인가요?”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게임옵저버가 지옥테란의 오버로드 서식지를 잡습니다.”
“임건호 셔틀과 싸이언스 베슬...”

이번엔 게임옵저버가 먼저 앞서서 판단하여 화면을 돌렸다. 그리고 그것이 적중하였다.
아까 커세어와 디스럽션 웹으로 사냥하지 못한 저그의 오버로드의 대규모 양식장에 셔틀 2대와 싸이언스 베슬 3대가 나타났다.
매우 단촐한 병력. 그러나 그렇게 단촐한 병력이라고 해도 조합에 따라 생각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먼저 2셔틀에서 내린 다크아콘 4마리... 멜스트럼....”

이번엔 건호가 매우 신경 써서 컨트롤을 한 모양인지. 거의 동시에 모든 오버로드에 멜스트럼이 걸린 것처럼 보였다.
건호는 그렇게 오버로드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멈춰두고서 2번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이레디에잇!!!!”

안그래도 뭉쳐 있는 오버로드가 멜스트럼에 의해서 꼼짝도 못하게 묶여버리고
거기에 싸이언스 베슬 3대가 나누어 거는 방사능 오염에 의해서 오버로드는 삽시간에 몰살되고 만다.

퍼퍼퍼퍼퍼퍼퍼퍼퍼펑
퍼퍼퍼퍼퍼퍼퍼퍼퍼펑

서로 어울리지 않는 2가지 마법은 한 번도 보지 못한 오버로드의 대학살의 현장을 제공하였다.
차라리 이곳저곳에 뿌려져 있었다면 몰살을 면할 수 있었겠지만
이전 건호의 커세어 견제를 의식하여
다수의 스포어 방어타워 위에 고이 모셔둔 오버로드는
마치 포로가 가스실에 내몰려져 한꺼번에 몰살당하듯이 단번에 산화해 버리고 말았다.

“넥서스나 커맨드는 인구수가 10씩 존재하지만 해처리는 인구수가 1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 얘기는 지옥테란의 서브종족인 저그가 인구수 트러블에 단단히 걸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옥테란의 입장에서 저그라는 서브종족은 상대가 역습을 해올 때 해처리에서 다수 생산된 병력으로
그 역습병력을 막아내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했지만 현재는 인구수 트러블에 막혀서 그것을 해줄 수 없었다.

“지옥테란 적당한 곳에 나이더스 커널을 건설하지만, 임건호 선수의 방해도 있고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임건호 소수의 병력, 북쪽 끝 North2의 상대 주력 자원에 타격을 주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건호의 아비터 리콜 탱크와 셔틀 싸이언스 베슬은 갑자기 상대의 기간시설에 나타나 커다른 타격을 주었고
그에 따라 상대의 주력이라고 할 수 있는 전진 병력은 우왕좌왕하며 한동안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애초에 지옥테란은 지상군 중심의 체제를 고수했고 건호는 일정수 이상의 커세어로 먼저 공중을 잡았으므로
현재는 그 숫자를 더욱 불려놓은 상태였으므로 지옥테란의 공중군 체제 전환은 쉽지 않았다.
건호는 계속해서 South의 넥서스에서 프로브를 생산하면서 자원을 원활이 돌리며
프로토스의 지상군을 프로브와 마법유닛 그리고 커세어로 대체 시키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되지 엑세돌은 말했다.

“이제 임건호 선수는 제3의 종족인 저그의 발전에 박차를 기울일 것입니다.
만약 임건호의 저그가 발전이 완료되면 원래 가지고 있던 프로토스 인구수 400에 테란 인구수 200,
그리고 저그 인구수 200까지 총 800의 병력으로 싸우게 됩니다. 지금 400 인구수의 지옥테란은 거점 방어를 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주력은 멀리 원정 나갔고 자신의 후방이 불안해진 상태입니다.
원래부터 North1이나 South1 한 곳에만 모든 병력과 건물을 집중시킬 수 있는 상태라면 방어가 가능하겠지만
지금은 North을 완전히 방어하긴 힘들고 그렇다고 South로 후퇴하여 새로운 방어진을 기간시설을 건설하는 것도 시간이 걸릴 겁니다.
무엇보다 모아서 내려오는 대략 500이상의 대군이 South1에 새로운 기지를 건설할 시간을 주지 않을 것입니다.”

엑세돌은 평소보다 더 많은 말을 아주 길게 얘기했다. 그러나 그 말 중에서 버릴 말은 없었다.
마치 엑세돌은 자신이 임건호인냥 신나게 얘기했고 결론을 내렸다.

“상대를 유인한 임건호 선수의 완승입니다.”

캐스터 브리타이와 해설자 비루라는 그 말을 경청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엑세돌의 그 말이 이미 게임의 종료를 선언한 것과 같이 느껴졌다. 엑세돌의 말에는 논리적 허점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
캐스터 브리타이는 경기가 일방적으로 진행된다는 전망을 섵불리 내놓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햐면 끝나지도 않은 경기의 승패를 미리 선언하는 것은 흥이 깨지는 일이다.
그래서 캐스터 브리타이는 물었다.

“그래도 지옥테란이 역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없습니다.”

엑세돌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리고 부연했다.

“임건호 선수는 South2 하단의 비자원 지역을 이미 밝혀두고 있습니다.
거기에 자신이 새로운 프로토스 생산시설을 건설해 두고 있으니까요.
따라서 지옥테란은 임건호가 했던 방식대로 뒷통수를 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생성될 임건호의 새로운 주병력은 North2를 장악하며 속속 집결하여 남진할 것입니다.
이전 지옥테란이 원정에 나섰던 병력은 300정도인데 반해 임건호는 그 2배인 600정도가 될 예정입니다.
기간시설을 말끔히 파괴하면서 메인랜드를 건너서 남하 할 것인데,
지옥테란은 그 엄청난 병력을 막아야 South1에 서 새로운 기지를 짓고 갱생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병력을 대체 무엇으로 막습니까? 유닛의 질도, 양도, 조합도 모두가 압도할 것인데요...”
“그렇군요”

캐스터 브리타이는 역전에 가능성에 대해서 하나도 언급해주지 않는 엑세돌이 원망스러웠지만, 그게 사실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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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으면 이긴다.’

같은 시간, 건호는 테란의 병력을 탱크중심으로 모으면서 저그를 발전시켰다.
저그에겐 많은 테크가 필요하지 않았다. 많은 량의 히드라 그리고 울트라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건호는 바빴다. 게임을 끝내기 위해서 손을 바쁘게 움직였다. 이미 게임에서 승기를 잡은 상황이므로
생각보다 손이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여겼다. 건설하고 생산하고 건설하고 생산하고
마치 기계가 된 것처럼 오직 속도를 위해서 모든 정신력을 투자했다.
분명히 건호에게는 800의 인구수를 모은다는 것이 무척이나 체력을 많이 소모하는 일이었지만
게임의 끝이 눈앞에 보인다고 생각하니 그런 피곤함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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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Dentiny 전쟁지도  


-----------노스랜드2----------
건호의 테란 저그 프토 2차 생산 기지
↓ 자원지역 정벌하며 남하 중
건호가 자원기지 장악
-----------노스랜드2----------

-----------노스랜드1----------
지옥테란의 자원기지
↓ 건호가 리콜 병력 등으로 큰 타격 줌
지옥테란의 테란/저그 생산기지
-----------노스랜드1----------

-----------메인 랜드----------
현재 지옥테란이 점령

         -----F0----(병목)

자원이 없음.  
-----------메인 랜드----------

---------사우스랜드1----------
지옥테란 2차 생산 기지 건설시작
지옥테란 2차 자원 기지 건설시작
---------사우스랜드1----------

---------사우스랜드2----------
지옥테란/건호 계속 대치중
건호의 프토 중심 3차 생산기지
건호의 2차 자원기지
---------사우스랜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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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조금 흘렀다. 게임은 건호에게 유리했다.
하지만 건호는 이미 많은 체력을 사용했다.
게임 초반부터 프로토스를 택하여 상대의 병력에 밀리면서 북쪽 불모의 땅에서 동시에 발전을 했고
그렇게 동시에 발전하면서 마법유닛으로 방어하고 인구수를 600으로 늘려갔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엄청나게 무리를 한 것이다. 200의 인구수를 생산하고 컨트롤하고 관리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인데 400도 아닌,
600이라면 그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노동이다. 그런데 거기에 새롭게 저그라는 종족까지 더해 이제 800의 인구수를 만들어 가야한다.
그러면서 원래 상대의 자원기지였던 North2를 꼼꼼히 청소해야 하며 그 자리에 바로 자신의 새로운 자원기지를 건설.
North1으로 남하 진격하면서도 새로운 멀티마다 캐논을 건설하는 꼼꼼함도 잊지 말아야한다.

‘이건 4명분의 플레이다.’

800인구수를 만들어내려면 그에 소모되는 자원도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에
건호는 North2의 새로운 멀티의 일꾼 배분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건호는 본디 2차 생산기지에 엄청나게 많은 팩토리 게이트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었다. 당연했다.
상대가 남진을 하려 내려올 때 짓기 시작한 건물이니 숫자가 충분한 건 아니었다.
그러니 더 꼼꼼히 모아서 늘려나가야 했다.
자신의 아래쪽 본진인 South2의 자원에 너무 많은 프로브가 존재하는 것도 꾸준히 계산하고 있었으며.
정말 귀찮았지만 리콜로 프로브를 남에서 북으로 옮기는 작업도 몇 번 해줘야 했다.

'힘들다.‘

그것이 솔직한 생각이었다. 그리고 또다시 생각한다.

‘상대가 South2에 새로운 생산기지를 건설하도록 놔두면... ’

게임이 길어질 것이다.
그것은 이제 피로감이 슬슬 몰려오는 건호에게 있어서 원치 않는 상황으로 여겨진다.
아무리 인구수 800을 모을 수 있는 조건이 되더라도 상대가 기지를 건설하고 버티기 시작하면
그저 단순히 물량만으로 깨부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각종 마법과 드랍 유닛 조합을 사용해서 정교하게 돌파해야 한다.
그러면 결국 손이 많이 가고 귀찮아진다. 비록 구역이 하나일 뿐이라도 유사무한맵으로써 버틸 자원은 충분하다.
그리고 정신력과 집중력도 자원이다.
인구수가 800이라도 그것을 컨트롤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정신력은 계속해서 800을 유지하기 힘들 수 있다.
지금 단순히 물량만 모아서 밀어버릴 수 있는 타이밍이 건호에겐 최적의 타이밍이며
지금 타이밍을 놓친다면 건호의 어떤 식으로건 고생이 늘어나게 되어 있다.

그래서 아마 건호는 조금 조급해졌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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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트라는 아나이스만큼 건호의 표정을 보고 그 심리상태를 모두 알아챌 수는 없다.
그러나 아마트라도 건호의 근처에서 오랫동안 많은 승부를 경험했기에 지금 건호가 전례 없이 지쳐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참아.‘

아마트라는 생각했다.

‘원하는 승리가 곧 눈앞에 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아마트라는 일말의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너무 작전대로 계획대로 진행되고 매듭지어진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적어도 각성한 지옥테란의 이미지는 이렇게 무력한 것이 아니었다.
건호가 짜놓은 함정에 그대로 걸려들고 거기서 아무런 저항도 못하며 패퇴하는 것.
아마트라는 이런 모습을 상상하지 않았다.
적어도 그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지옥테란은 강력해야 하며 건호는 그에 고전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진정한 의미로 건호는 고전하지 않았다.
고전이라는 것은 예상했던 흐름 밖의 일을 말한다. 지금은 모든 것이 건호의 계획대로 진행되었다.
불리했던 순간도 유리했던 순간도 건호가 바라는 대로 타이밍에 이루어졌다.

‘납득할 수 없다.’

그래서 아마트라는 불안했다. 위기가 없이 승리를 가져간다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어서 빨리 흐름 밖의 일이 일어나고 건호가 그것을 발견하고 처리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역전이 일어난다는 말인가?
지금 전황은 지옥테란이 본진을 잃고 패퇴하는 겨우 300이하의 인구수,
이제 800에 육박해가는 건호의 병력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과연 무엇이 있는가? 지옥테란은 악마가 아니다.
그에겐 그 어떤 스킬도 마법도 존재하지 않는다. 컨트롤과 운영이 좋아도 물량 앞에서는 의미 없다.
이것은 일반적인 스타크래프트 1대1 경기다. 그래서 아마트라는 반전을 상상할 수 없다.
마법과 스킬을 제외한 지금의 승부는 오직 자원과 물량. 그렇다면 말도 안 되는 반전은 없다.
그리고 아마트라는 이 대목에서 마음을 다잡고 결론을 내린다.

‘반전은 일어나지 않는다. 혹시 반전이 일어난다면 지쳐가는 건호는 그것을 극복할 여력이 없다.’

아마트라의 눈에 비친 건호는 혼신의 힘을 다해서 공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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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진은 목소리를 높혀 갔다.
건호의 그런 피로를 알아채지 못하고 신나게 건호의 승리를 미리 축하하고 있었다.  

“임건호 선수 이제 North Land1의 지옥테란의 기간시설을 모두 파괴했습니다.”
“그 수많은 해처리 수많은 팩토리.... 수많은 스타포트 모두가 말끔히 쓸려 나갔군요.”
“이제 주저하지 말고 남하해서 패퇴하는 상대의 패잔병들을 잡고 포위해서 게임을 끝내야 합니다.”
“임건호 선수 진격 또 진격해야 합니다.”
“지옥테란이 패잔병은 속수무책”

건호는 눈에도 같은 것이 보였다.
지옥테란의 병력이 뒤를 보이며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도망치고 있는 것을,
너무나 무력하고, 너무나 비겁하고, 무엇보다 ‘대책 없이’ 도망치고 있었다.
하지만 건호는 지옥테란의 그런 병력 흐름에 별다른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승부에 임하며 항상 날카로웠던 자신의 감각을 믿었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물량을 관리하며 컨트롤과 조합은 단순해지고 생각은 오직 현재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건호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

“임건호 본격적으로 남하합니다.”

과거 지옥테란이 자신의 기간시설이었던 North1에서 South1에 이르는 긴 보급로를 이제는 건호가 사용하게 되었다.
패퇴하는 지옥테란의 병력들을 쫒아가며 건호의 병력들이 그 길을 최후의 러시로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걸리건 건호가 South1으로  남하하여 입성하게 된다면 잠시 후 지옥테란은 South1에 고립될 예정이었다.
물론 생산기지와 자원기지를 제때 건설하지 못한 체로.

그때 비루라가 최후의 보루인 South1의 지옥테란의 병력 상황을 보고 말했다.

“지옥테란은 언제 벌쳐를 저렇게 많이 뽑았던 거죠?”
“초반 이후엔 오직 탱크만 생산했었는데요.”
“수 많은 벌쳐를 모두 맵의 하단인 South Land1과 2로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많은 벌쳐로 화력 싸움을 해서 임건호의 남쪽 저지선을 뚫어 버리려 하나요?”
“벌쳐의 화력으로 그건 불가능합니다.”
“저 수많은 벌쳐들의 용도는 대체 무엇입니까?”
“글세요.”

해설진들이 갑자기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
“...”
“저건...”

그들은 분명히 지금껏 보지 못한 광경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자신들이 올바르게 판단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었다.

“이건 분명히...”

건호의 인구수 600이 넘는 순수 공격 물량이 북에서 남으로 일직선상으로 달려 내려오는 것이 미니맵에 보였다.
사실 그 모습은 장관이었지만, 반대로 그 모습을 보면서 중계진들은 갑자기 말을 멈췄다.

“이러면...”

----

그러나 건호는 몰랐다.
그 시간에도 건호는 계속해서 마우스드래그 어택 드래그 어택으로 게속 해서 미니맵을 통해서 남쪽으로 어택을 찍고 있을 뿐이었다.
건호는 정말 몰랐다.
게임이라는 복잡한 상황에서 너무나 단순한 기계작업만을 반복한 결과로 잠시지만,
자신의 감이 무뎌졌다는 것을. 그러면서 건호는 최면처럼 되뇌었다.

‘물량 오직 물량.’

건호는 드디어 800인구수를 모두 채웠다.
생산기지를 20개 30개씩 다수 건설하여 일순간에 뿜어져 나온 물량이 아니라
상대의 후방을 타격하며 새롭게 생산기지를 건설하면서 모으고 모은 물량으로 800을 만들어낸 것이다.
일꾼 약150마리
테란 200/200 저그 199/200 프토 399/400

건호의 왼손은 오직 A, 건호의 오른손은 오직 유닛 드래그.

----

지옥테란의 덕아웃

“이거다!!!”

말콤박사는 놀랐다. 지금 눈에 펼쳐지는 광경을 보고 그는 지옥테란이 완벽한 인간의 자아를 찾았다는 것을 확신했다.
이전 상황을 판단하여 그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
그리고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한 치밀한 준비. 모든 것이 게이머로서 완벽한 인간이었다.

“초반 이후엔 사용하지 않아서 의식에서 배제시켰다.”

----

아마트라는 믿을 수 없었다.
건호조차도 발견하지 못했던 사고의 허점. 그것이 존재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트라도 발견하지 못했다.

“말도 안되는....”

----

중계진 중에서 캐스터 브리타이가 급하게 말했다.

“제 인이어 장치로 운영진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규정상 문제가 없는 플레이입니다.”

그러자 엑세돌과 비루라는 탄식을 내뱉었다.

“아....”

----

운영진룸
라데온은 일어서 있었다. 그의 눈에도 보였다.
현재 건호의 병력은 North1과 Main Land에 긴 꼬리를 끌며 내려오고 있었다.

“지옥테란, 규정의 허점을 이런 식으로 이용당할 줄이야.”

  라데온은 후회했다. 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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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소년
09/08/26 16:57
수정 아이콘
창석준 심판이 있었다면.....
09/08/26 18:08
수정 아이콘
아까 오전부터 목빠지게 기다렸는데
딴일 하고오니깐 업로드 되있네요 유유,
꼽사리
09/08/26 18:54
수정 아이콘
헐 ...차....상...하편이라니 일단 선댓글 후감상 !!
양치기소년
09/08/26 20:06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저 같았으면 아마 마우스 던졌을 것같아요~~
09/08/27 00:07
수정 아이콘
탱크 시즈모드 리콜이 되나요!?!?!?!?
탈퇴한 회원
09/08/27 01:02
수정 아이콘
KyRiE님// 네 ^^ 됩니다. 똘똘 뭉쳐서 아주 잘 되죠.
09/08/27 09:48
수정 아이콘
...악마같은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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