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22/07/11 22:57:01
Name 영혼의공원
Subject 설악산에 다녀 왔습니다.

그냥 설악이 가고 싶어 급하게 준비해서 평일 휴가를 내고 다녀왔습니다. 10시간 이상되는 종주를 할 자신은 없어서 중청 대피소에 예약을 하고 대전에서 동서울로 다시 한계령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11시쯤 한계령 휴게소에 내려 주는데 여기도 해발 1000m 이상되는 높은 지역이서 조망이 좋습니다. 비 예보가 있어 걱정했는데 구름이 많은 흐린 날씨이기는 했지만 비가 오지는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한계령에서 초반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서북능선에 올라서는 삼거리 까지 오릅니다. 경사가 있기는 하지만 잘 정비되어 있어서 위험하거나 어려운 구간은 아니었습니다.

끝청까지는 지루한 서북능선을 타야 합니다. 절반 정도가 너덜길로 되어 있어서 상승고도가 높지는 않아도 체력 소모가 제법 됩니다.

지쳐갈 쯔음 중청 대피소와 대청봉이 보입니다. 땀을 많이 흘리고 걸어서 그런지 다리도 떨리고 밥 생각이 절로 납니다.

날이 흐려 조망이 없기는 했지만, 언제고 그렇게 가보고 싶었던 대청봉에 도착! 아무도 없는 대청봉에서 아무 바위에 누워 한참을 하늘만 바라 보았습니다. 대략 5-6시간 정도 소요된거 같습니다. 여름이라 땀도 많이 나고 잠도 잘 못자고 와서 휴식을 많이 해가며 이동했습니다.

대피소에 잠을 청하고 아침 일찍 가볍게 요기를 하고 하산을 합니다. 아직 공룡을 오를 자신도, 체력도 안되기에 신선봉 까지만 오르기로 합니다. 초반부터 난이도가 느껴지는 아찔한 코스가 나옵니다.

공룡의 등줄기가 한눈에 보이는 신선봉에 오르니 언제고 저 능선을 타야 겠다고 다짐하고 조망을 즐기다 내려옵니다. 왜 조상들이 제1경이라 부르는지 알거 같습니다. 정말 사진으로는 절대 표현 안되는 매력이 있습니다.

이제 천불동 계곡으로 내려 오는길, 절경이 펼쳐 집니다. 그런데 계속 절경이 펼쳐 지고 또... 지겹도록 깁니다. 늘 하는 말이지만 오르는 길보다 하산이 늘 더 어렵고 힘드는거 같습니다.

비선대까지 오면 이제 등산객들 말고 산책으로 오르시는 분들이 보입니다. 이제 거의 끝나가는 구나 느끼게 됩니다. 대략 6시간 정도 소요된것 같고,체력이 너무 소진되어서 빨리 집에가서 샤워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던거 같습니다. 소공원으로 내려와 케이블카 타시는 분들 보면서 속초 터미널을 통해 대전으로 내려 왔습니다.


왜 등산인들이 설악,설악 하시는지 알거 같습니다. 국내에 있는 국립공원 산들을 대부분 올라 봤는데 이정도로 압도하는 곳은 이곳뿐인거 같습니다. 가을에 날이 좀 선선해 지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습니다.




* 손금불산입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4-03-05 08:48)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 게시글로 선정되셨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2/07/11 23:17
수정 아이콘
설악산은 사기입니다. 아무튼 사기에요.
22/07/11 23:19
수정 아이콘
저는 울산바위 왕복으로 3시간 좀 안되게 걸렸는데 이정도만 해도 다리가 후들거리더군요.
지금이대로
22/07/11 23:28
수정 아이콘
남한 최고의 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봉정암 미역국이 생각나네요.
부대찌개
22/07/11 23:33
수정 아이콘
잘봤습니다..
사진으로 대리만족했네요..
공룡능선 정말 후덜덜하군요
삼화야젠지야
22/07/11 23:38
수정 아이콘
어릴적 강원도에 살아서 아 산은 원래 이런거구나 하고 알았는데 아니더라구요.
22/07/11 23:39
수정 아이콘
작년겨울 설악다녀온게 최근6개월간 가장좋은기억중 하나네요 저도
디쿠아스점안액
22/07/11 23:42
수정 아이콘
사진 잘 봤습니다
일반상대성이론
22/07/11 23:45
수정 아이콘
저도 12년전 광복절에 아버지와 다녀왔는데 다시 갈 수 있을까… 싶네요 흐흐
정말 멋있는 거에 급이 다르긴 해요.
유료도로당
22/07/11 23:53
수정 아이콘
저는 예전에 백담사에서부터 영시암-수렴동대피소-봉정암-소청-중청-대청봉 코스로 올랐었는데 그 코스도 참 좋았습니다. 올려주신 코스로 조만간 다시 가보고자 하는 목표가 있는데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않네요... 공룡능선은 감히 목표도 못세우고 꿈만 꾸고 있습니다 크크
밀물썰물
22/07/12 10:41
수정 아이콘
당일치기 아니셨죠?
어디서 주무셨나요?
유료도로당
22/07/12 10:42
수정 아이콘
당일치기는 불가능하진 않지만 굉장히 무리입니다. 어차피 대안은 소청 아니면 중청인데, 저도 중청에서 잤던것 같네요.
及時雨
22/07/12 00:19
수정 아이콘
사진 늘 멋져요 안전산행 하세요!
22/07/12 03:41
수정 아이콘
사진 멋집니다
설악 좋죠 크크크
김홍기
22/07/12 07:20
수정 아이콘
덕분에 대리만족합니다 감사합니다
삼성전자
22/07/12 09:05
수정 아이콘
그 취사 사진이 젤 멋졌는데요 큭큭. 그 사진 덕에 설악산 언제 가봐야지 계획하고 있습니다.
판을흔들어라
22/07/12 09:12
수정 아이콘
토왕성 폭포 전망대 올라가고 권금성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서 보고 한계령 차로 넘어가면서 드는 생각이 설악산이 이정도면 금강산은 대체 어느정도 길래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기적의양
22/07/12 09:52
수정 아이콘
금강산 잠깐 열렸을 때 다녀온 친구가 있는데... 산세랄까 느낌은 많이 다르지 않고 다만 규모가 더 크다고 합니다.
일설에 의하면 한국전쟁때 북진하다가 여기가 금강산인가보다 하고 현 전선에서 더 안올라갔다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요즘 울산바위 조망지로 뜬 화암사가 '금강산' 딱지를 붙이고 있기도 합니다. 깻잎 한장 차이라는 이야기...
울산바위도 바위들아 금강산에 모여라 하니까 울산에서부터 올라가다 거기 주저앉았다고 하지요.
설악산 자체는 금강산을 오갈 수 있었을 적엔 개발이 덜 되었다가 분단 후 본격적으로 개발되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뭐 그렇더랍니다.
판을흔들어라
22/07/12 10:21
수정 아이콘
꺼라위키를 보니 금강산의 관광의 핵심은 내금강인데 금강산 관광은 거의 외금강 위주였다고 해서 더 궁금...
시무룩
22/07/12 09:13
수정 아이콘
속초 갈 때 한계령 휴게소 꼭 들르는데 이렇게 보니 반갑네요
산 아래로 구름이 깔려있는 모습 너무 멋집니다
이렇게 대리만족하고 갑니다 크크
밀물썰물
22/07/12 10:39
수정 아이콘
이렇게 반가운 글이
저는 외국에 삽니다. 한국을 방문할 것이고 가면 꼭 공룡을 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글 쓰신 분과 비슷한 코스 적어도 시작은 비슷한 코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선 동서울터미날에서 버스를 타고, 한계령에 내려 중청대피소까지 갑니다. 그리고 거기서 잡니다.
다음날 대청에 올랐다, 공룡을 통해 내려와 오세암 영시암에서 다시 약간 올라가 수렴동대피소에서 한밤 더 자고
마지막날 봉정암 아니면 소청대피소 정도 까지 올라 갔다 다시 내려와 백담사를 지나 서울로 다시 올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글을 보니 첫날 대청봉을 가신 것 같은데 그러면 저도 첫날 대청봉 갔다 중청대피소에서 자고 다음날 산행 시작해도 될 것 같습니다.

질문:
1. 한계령에서 등반 시작 시간이 몇시쯤 되셨나요?
2. 저 위에 공룡사진은 어디서 아니면 어디쯤에서 찍으셨나요?
영혼의공원
22/07/12 10:52
수정 아이콘
1. 11시쯤 시작해서 5시쯤 중청에 도착 했으니 보통 5시간정도 예상 하시면 될거 같습니다.
2. 공룡능선은 오르실때 타면 마등령에서 시작 내려올때 타면 무너미고개에서 시작하고 저 사진은 무너미에서 처음 오르게 되는 신선대 입니다.
밀물썰물
22/07/12 11:14
수정 아이콘
버스 시간표 보니까 10시20분 경에 한계령 도착하는 것으로 되어 있던데, 그러면 좀더 빼서 중청이 아니라 희운각대피소까지 갈 수도 있겠네요.
사실 저는 대청봉 욕심은 없으니까 게다가 흐리면 정말로 대청 말만 대청이니까, 꼭 거기 간다는 생각없으면 희운각이 좋겠네요. 그래야 다음날 조금 여유가 생기니까.

저는 대청봉 보다는 차라리 소청대피소 근처에서 보인다는 용아장생이 더 보고 싶습니다. 거기는 간다는 생각해 본 적없고 공룡은 아주 오래전에 한번 탔는데, 그때는 그냥 간다는 생각에 꼭 거기를 살아지나간다는 생각에 뭘 구경이나 제대로 했는지 기억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손발이 아니고 눈과 가슴으로 한번 더 가보려 합니다.
깜디아
22/07/12 11:09
수정 아이콘
히익... 들어본 설악산 코스 중에서 가장 빡세 보이네요
밀물썰물
22/07/12 11:16
수정 아이콘
그런가요?
유튜브 보면 공룡하루짜리 많이 있는데 그렇게 급하게 숙제하듯 할 것은 아니고 좀 시간을 갖고 하자 생각하고 짜 본 것입니다.
마지막 날은 사실 그냥 내려오기 섭섭하니까 조금 올라갔다 내려올 것이고, 둘째 날이 하일라이트죠. 첫째날도 둘째날 가기 위한 전초기지 쯤 되고.
깜디아
22/07/12 11:26
수정 아이콘
코스만 보면 설악산을 두번 오르시는 거라.... 마지막날 '봉정암 또는 소청까지' 이게 제일 힘들어 보이긴 합니다.
밀물썰물
22/07/12 11:32
수정 아이콘
그건 아주 간단히 하거나 생략할 수 있습니다.
둘째날 집으로 돌아오지 않고 대피소에서 하룻밤 자는게 중요한 것이라. 또 하루 잤으니 바로 오기 섭섭하니 계곡을 좀 오르겠다는 것이니.
봉정암 오르는 숙제 안해도 됩니다.
밀물썰물
22/07/12 11:35
수정 아이콘
말씀 고맙습니다.
안그래도 그 셋째날 잘못하면 욕심이 나겠다 했습니다.
첫째날이나 둘째날은 단 방향에 목적지가 뚜렸한데 셋째날은 그게 아니라. 처음부터 오르는 것도 아니고 이미 좀 올라 있겠다, 자칫 욕심을 부릴 수 있는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그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살려는드림
22/07/12 11:18
수정 아이콘
청계산도 헉헉대며 올라가는 체력인데 설악산 등반 후기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은 많이했지만 차마 발을 떼기가 무섭네요
한라산은 완만해서 그럭저럭 다녀왔는데 우아..
퀵소희
22/07/12 17:22
수정 아이콘
정말 좀 낭만없긴한대 오색에서 대청찍고 다시 오색으로 내려오는건 초보도 가능합니다
퀵소희
22/07/12 17:21
수정 아이콘
어우. 7월에 설악 고생하셨어요. 1박하신거 잘하신거라 생각합니다. 산 매주 타는사람도 여름 설악은 쉽지않죠
재미없는소설책
22/07/12 22:46
수정 아이콘
한라산 성판악 코스랑 비교하면 훨씬 힘들까요?
구월쯤에 본문의 코스로 설악산 가볼까 생각중인데
이주일 전에 성판악 코스로 올라갔다 온 것도 힘들었어서
그냥 오색에서 대청봉만 찍고 올까 고민이네요
영혼의공원
22/07/13 01:03
수정 아이콘
한라산은 사실 코스가 길기만 하지 난이도는 없다시피 하고 설악이 훨신 힘듭니다.
24/03/10 01:46
수정 아이콘
이번 겨울에 설악산 갔는데 기대 없이 갔다가 절경보고 정말 맘에 들었었네요. 케이블카도 탔는데 와.. 너무 좋았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546 KF-21 초도 비행 기념 T-50/FA-50 이야기1 [24] 가라한2163 22/07/19 2163
3545 대한민국 출산율에 이바지 하였습니다!! [110] 신류진4060 22/07/12 4060
3544 [테크 히스토리] 다이슨이 왜 혁신적이냐면요 [33] Fig.14201 22/07/12 4201
3543 설악산에 다녀 왔습니다. [33] 영혼의공원2413 22/07/11 2413
3542 [기타] 히오스는 너무 친절했다. [138] slo starer2602 22/07/10 2602
3541 스포有. 탑건 매버릭. 미국에 대한 향수 [35] 지켜보고있다2382 22/07/10 2382
3540 단면 [12] 초모완1757 22/07/09 1757
3539 (스포) 단 1화 만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빠진 이유 [81] 마스터충달4141 22/07/06 4141
3538 소소한 취미 이야기 - 은하수 촬영 [52] 시무룩2201 22/07/06 2201
3537 관심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 - 구글 시트 공유합니다 [28] Fig.12459 22/07/06 2459
3536 이제 인간은 바둑 AI를 절대로 이길 수 없는가? [87] 물맛이좋아요3249 22/07/05 3249
3535 실시간 감동실화)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쓰다. [102] 스토리북2419 22/07/04 2419
3534 상반기에 찍은 사진들 [20] 及時雨3102 22/07/03 3102
3533 (육아) 여러가지 불치병들...ㅜㅜ [103] 포졸작곡가3735 22/06/29 3735
3532 누리호 성공 이후... 항우연 연구직의 푸념 [155] 유정2895 22/06/28 2895
3531 [웹소설] 지난 3년간 읽은 모든 웹소설 리뷰 [77] 잠잘까2984 22/06/28 2984
3530 마지막을 함께한다는 것 - 을지면옥 [49] 밤듸2654 22/06/26 2654
3529 게임사이트에서 출산률을 높이기 위한 글 [36] 미네랄은행3911 22/06/22 3911
3528 (pic) 기억에 남는 영어가사 TOP 25 선정해봤습니다 [51] 요하네2205 22/06/22 2205
3527 (멘탈 관련) 짧은 주식 경험에서 우려내서 쓰는 글 [50] 김유라2445 22/06/20 2445
3526 [PC] 갓겜이라며? 최근 해본 스팀 게임들 플레이 후기 [94] 손금불산입2599 22/06/16 2599
3525 [기타] 한일 1세대 프로게이머의 마인드 [33] 인간흑인대머리남캐2728 22/06/15 2728
3524 글 쓰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31] 구텐베르크2394 22/06/14 239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