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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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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8 18:34
댓글 감사합니다!
제가 PGR에서 사용하는 지표중에서, 글 같은 글을 썼음을 알수 있는 지표로 참고하는 것중에 하나가 TheLasid님께서 댓글을 달아주시는 것이에요! 제 삶의 활력소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1/01/12 09:35
요즘 육아와 일에치여서 너무 힘들게 살다가 이런 글이 있던 걸 놓쳤었네요. 추게 글 오랜만에 출장 마치고 와서 읽었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고, 좋은 글쓴이에 좋은 댓글러라서 너무 좋네요. 저도 두 분이 좋습니다 헤헤
20/05/28 18:35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학자의 길을 걷는 사람 (=사람보다는 대학원생이요 흐흐흐...)으로서 가장 무서운 표현이 "그래서 내가 이걸 왜 신경 써야하는데?"라는 측면에서, 이런 댓글이 달리면 기분이 최고로 좋아진답니다! 다음에는 더 재밌고 흥미로운 걸 가져올수 있도록 정진하겠습니다!
20/05/27 15:39
저는 이렇게 군인 대접에 대한 담론이 계속 생기는게, 이제야 마음도 선진국이 됐구나 싶습니다.
선진국은 결국 고비용 사회가 될 수밖에 없죠. 징병제와 군대야말로 이 나라가 추구하던 저비용 사회의 마지막이자 가장 강력한 표상입니다.
20/05/28 18:36
루트에리노님의 날카로운 통찰 감사합니다. 밑에 달아놓은 댓글의 대부분은 정말로 이 덧글의 내용에 크게 영향을 받았습니다.
과연, 대한민국은 고비용사회 대한민국을 받아들일 준비나 되있는지, 걱정되는 질문이 하나 떠오르는군요. 앞으로도 계속 스스로 생각해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항상 생각의 저변을 한칸씩 더 당겨서 넓혀주는 고마운 댓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흐흐!
20/05/27 16:06
한국과 비교하는 부분이 있어서 말해보자면...
한국 징병제 하의 군인 처우가 형편없는 건, 일본군의 잔재도 있지만 최빈곤국 시절 북한남침으로 대규모 정규군을 양성해야 했던 경험의 잔재라고 봅니다. 6.25 한달여 만에 낙동강 전선까지 밀렸던 상황이라 마구잡이식 징병을 해갔어요. 피난가는 사람들을 불러내고, 그 현장에서 징병 대상자들을 강제로 끌고가는 식의 징병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제대로 된 군사훈련도 못 받고, 간단한 제식훈련이나 사격훈련만 마치고 일주일도 안 되서 전선에 투입됐습니다. 또 당시엔 문맹도 많아서 한글 읽을 줄 안다고 장교로 채용하는 식의 극한 상황이었고, 그러다보니 20-30대 장교도 꽤 많았습니다. 국민방위군 사건도 어찌보면 '대규모 정규군을 유지할 역량이 안 된 국가'의 비극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나마 과거엔 교육수준과 산업수준이 낮던 시기라, 군대에서 무언가를 배워오는 게 많았습니다. 실제로 후발국가들 입장에서 군 조직은 근대성의 선봉이었고, 시골 청년들에게 교육을 통해 체력 단련, 규율성, 애국심과 같은 근대국가 시민성을 만들고, 같은 군 계급 안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는 평등주의적 인식을 만드는 데 기여했니다. 군가산점 제도도 있고, 가부장적 권력구조가 강해서 남성들의 군복무 고충은 어느정도 보상받기도 했고요. 이 부족한 보상마저 사회발전과 군 가산점 폐지, 가부장제의 쇠퇴로 무의미해지니 (사회 발전의 예시를 하나만 들자면, 사회에 헬스장이 많아져서 꼭 군대 훈련으로 체력 단련을 할 필요는 없게 되었죠) 청년 남성에게서 군대에 대한 불만이 터지죠. 그나마 최근 사병월급을 급격하게 올리고, 휴대폰 사용 규제나 외출외박 제한같은 불필요한 규율도 완화되는 중이라, 2030년쯤엔 처우가 선진국 징병국가 수준까지 개선되지 않을까는 기대가 있습니다. 징병률은 여전히 기형적으로 높겠지만.
20/05/27 16:33
와! 감사합니다 데브레첸님! 이 글의 평행선에 있는 한국과 군대의 맥락을 한번에 잡아주셨군요, 저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었어요!
저도 사실 한국이 모병제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많이 회의적입니다. (저는 한중일+북한의 군축대타협을 저 혼자 아는 최후의 승부수로 믿는 사람입니다. 흐흐..) 징병제는 계속해서 가겠습니다만, 대한민국 입장에서 슬슬 이제 직업군인이 아닌 징집병은 너무나도 비싸다는걸 깨달을 때가 되었다고 봅니다. 출산율 문제도 그렇고, 도대체 얼마나 성장동력을 까먹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예술가든, 기술자든 다 딱 좋은 시기를 국가에게 헌납해주고 있잖아요. 이게 무슨 옛날의 파라오의 신정정치도 아니고 말입니다. 공짜 밥을 좋아하면 자본주의 국가하면 안돼죠! 다만 이 글은, 무엇보다 미국 안에서도 세대의 현실과 인식의 차이가 전쟁에서 시작되었고, 한국도 그렇다는 점을 직시하며 세대간 조율을 나서보자는 의도로 쓴 글이었습니다. 그리고 데브레첸님께서는 이걸 아주 훌륭하게 정리해주셨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언제까지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길수는 없는 법이지요. 거참, 선진국 국민인데 좀 문명화된 토론좀 해봅시다! 라는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크크크... 군대가 문명화된 토론을 키우는 장소는 아니지만, 다 전역한 사람들일텐데, 지금이라도 좀 말로 좀 풀어보자고요! 감사합니다 :D
20/05/27 16:20
미국 군인대접해주는 것도 이런 측면도 있었군요.
한국에서는 다른 걸 다 제쳐두고서라도 최저임금도 적용이 안 되는 걸 보면서 군인은 도대체 무슨 존재인가 싶었던 기억이 나네요.
20/05/27 16:28
사실 '미국의 군인대접'이라는 주제를 다 다루려면 여기서 끊으면 안됩니다.
이 글에서 다루고 끊은 구도, '위대한 세대의 2차대전 VS. 베이비 부머 세대의 베트남전쟁 (베이비 부머 보다는 살짝 그 이전에 겹치는 '침묵의 세대'가 사실 지금 한국인들하고 가장 정치지형적으로 비슷한 세대인게 또 흥미롭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VS. 밀레니얼 세대의 아프간전쟁'까지 보셔야 '큰 그림'이 다 이해가 갑니다만, 일단 패턴은 비슷합니다. 윗 세대는 '전쟁은 복지이고 사내를 정상인으로 키우는 사회화인데?'에서 밑 세대는 '다쳐오고, 잘 살수 있던 삶의 기회를 잃을 뿐인데?'라는 한국에서도 많이 들은 그 이야기가 아다르고 어다르게 전개됩니다. 다만 베트남 전쟁 이야기는 아마 나중에 다른 글로 다루지 않을까 싶네요 (사회가 복잡해진 뒤의 일이라서 할말도 많고, 신나게 한쪽 입장을 떠들다보면 알아서 반론이 되는 지점도 많고요.) 하지만, 한국인이라면, 확실히 이 논쟁의 흐름을 대충 알고 이제 당당하게 선진국 시민으로서 밀린 봉급을 주장할 때가 되었다고 봅니다. 선진국에서 가장 비싼것은 윗 덧글에서 루트에리노님께서 잘 말씀해주셨습니다만, 사람이거든요.
20/05/28 18:38
재미있게 읽으셨군요! 감사합니다! 재미! 재미는 모든 글이 지향해야 하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무엇이 재밌다고 생각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그야말로 기술이며, 테크닉이고, 아트입니다! (아수라발발타!)
전쟁채권의 측면에서는 제가 모르고 있던 이야기인데요,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순수 인문학쪽 사람이 다들 그렇듯이, 사실 또 이런 문화-사회적 측면만 강조하다보면, 현상세계에서의 금전적인 흐름을 놓치고 코멘트하다가 곤혹스러워지는 경우가 있는데요, 한번 알아봐야겠습니다! 후훗, 저를 무적으로 만들어주시는군요!
20/05/27 17:24
2차대전 참전 군인들이 제대로 대접 받은 것에는 1차대전 참전 군인들이 제대로 대접 받지 못한 것의 후폭풍이 너무 커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https://namu.wiki/w/%EB%B3%B4%EB%84%88%EC%8A%A4%20%EA%B5%B0%EB%8C%80
20/05/27 17:43
넵, 제가 이름도 언급 안하고 가볍게 넘어갔습니다만, '보너스 군대 사건'은 정말로 미국 근현대사에서 큰 사건이었죠. 그걸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군은 미국의 '보너스 군대 유혈진압 파문'말고도, '니벨 공세 및 그에 따른 불복종 파동 (프랑스)'나 '포템킨 전함 수병의 혁명 지지 선언 (제정러시아)' 같은 진짜배기 사건이 없어서, 괜히 정치군인들이 기계적으로 (정치적이기만 한) 중립을 강조하는 이상한 전통을 만든 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긴 뭐 짧게 끝난 일본군부터가 항명의 전통이 없는 짧은 시간에 만들어진 나라의 군대라는 전통을 잡고 있으니... 한국군이야 앞으로 역사가 길테니까, 두고두고 선진국의 군대로서 잘 지내면 된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사실 이 부분을 좀 더 깊게 들어가자면, 대공황 직전의 진보 시대 (the Progressive Era)의 시대상에 대한 설명이 들어가야해서, 일단 제 글에서는 뺏습니다. (TMI를 하자면, 제가 미국문학 전공자인데, 제가 가장 관심 있는 시기가 이때입니다 흐흐... 막상 제가 배우는 분들은 앞뒤 시대로 권위자분들이여서 제가 '진보 시대'에 대해서 조금 안다고 나섰다간 제 뚝배기가 자꾸 수업 끝나고 제자리에 안 붙어있더라고요. 흐흐...) 이게 사실 우유부단하고 카리스마 없는 후버 정권의 군부 인선 및 사건 통제 실패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지만, 동시에 미국 사회에 만연하던, 공산주의 혁명의 현실화에 대한 공포와 (이 공포는 나중에 그 유명한 '매카시즘' 시대의 공포와는 또 궤가 살짝 다릅니다. 후대는 소련이 영향력을 발휘해서, 미국 국내 정치가 놀아나고 있다는 편집증적인 우려고, 진보시대는 미국에서 자생적 혁명이 머지 않았음을 주장하던 미국 공산당과 IWW(세계산업노동자연맹)을 겨냥하는 것이라...) Union Busting 으로 대표되는, 폭력사태가 아닐것도, 프락치를 보내 폭력사태로 키우고 죄다 때려서 잡아가두는 폭력적인 진압의 만연이 시너지를 낳았던 필연적인 사태였지요. (이런 측면에서는 우리나라의 용산참사하고 상당히 정치-시대적 구도가 비슷합니다. 그 이후에는 근본적인 문제에는 큰 진전이 없었어도, 양쪽 다 폭력사용을 좋든 싫든 자제하게 되었다는 점에서요.) 확실히, 말씀이 옳습니다. 이미 예전에 그런 사달을 안 냈으면, 2차 대전이 끝나고 "이번에는 한번 때려 잡는걸로 뭉개볼까?"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었겠네요. 다행히도, 똑같이 그 당시 대통령이 트루먼 대통령이라면 때려잡는 것보다는 더 나은 판단을 했을 인재라는 것이 위안이군요.
20/05/27 18:30
미국의 군인 대접의 이면에는 보너스 아미 사건이 있는데 한국에서는 잘 안알려져있죠. 워낙 미국과 미군의 위대함과 우수함, 강대한 역량에 대해서만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20/05/27 18:08
본문의 질문에 앞서 저는 한국에 G.I. Bill이 도입될 수 있을까요? 의 질문을 먼저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징병제는 애초에 남녀의 사회적 롤이 다름을 상정하고 만들어졌고, 철저하게 남성만을 징병할것을 전제에 두고 성장해 왔죠. 그런데 군인에게 군역을 완료했으니 혜택을 주겠다는 정책은 입안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군역은 남성만의 의무이지만 사회생활은 더이상 남성만의 것이 아니거든요.
본문에서 말씀하신 '위대한 세대'로부터의 번영이 가능했던 건 2차대전으로 미국에 쏟아져들어온 잉여 부의 재분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돈이 좀 생기니 더 맛있는 과자, 술, 더 고급스러운 서비스 등을 찾게 되고 그것이 새로운 사회적 수요로 치환되었다는 거죠. 요는 새로운 사회의 수요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늘어난 일자리가 사회의 계층간 이동을 수월하게 만든 것이지 않은 것인가 하는 겁니다. 결국 제 생각은 사회전반적으로 잉여 부가 생겼던 것이 위대한 세대의 대두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현재 상황에서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군대에 대한 보상보다는 현재 가속화되고있는 사회계층간의 불평등을 완화시켜 사회 전반적으로 잉여 부를 만들어 그것을 원동력으로 새로운 산업을 일으킬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차피 창업을 하려면 여러 곳에서 혜택받을거리는 지금도 충분히 있는 것 같아요. 현재 한국의 문제는 수요가 침체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도 해봅니다.
20/05/27 18:52
흐흐흐.. 기다리던 답변이 달렸군요. Esotere님 반갑습니다~
매우 타당하신 지적입니다. G.I Bill 자체가 좀 과격하게 뭉퉁그려 말하자면, "미국이라는 승전국이자, 차기 초강대국의 돈뿌리기"이죠. 그런데 [한국이 이런걸 해야할 이유도 없을 거고, 할수도 없다는 지적은 타당]합니다. 한국은 엄밀히 말하자면, 승전국도 아니죠. 북한을 약탈해서 돈을 뿌릴수도 없고, 오히려 이 말도 안되는 제안과는 정반대로, 북한을 상대하며 쓸때없이 많은 돈을 나지도 않을 것 같은 (그러나 일어나면 매우 골치 아프고 잃을 것이 많은) 전쟁을 준비하며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보너스 파티'를 하자니, 확실히 이치에 맞지 않은 주장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역사와 사회적인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대한민국이 인간에 대해서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나라로 거듭나려면, 어떠한 종류의 '군대에 대한 상응하는 대가'라는 보따리를 챙겨줄 생각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받자는 것이 아닙니다. 미래에 누가 받는다고 배가 아퍼하기에는 그 시대에도 군대를 가는 사람이 있을것 같거든요. (흔히 말하는, "맞아, 참 좋아졌네! 그래서 다시 갈거야?" 라는 유서깊은 농담이죠). 선생님께서, 군대에 대한 보상과 "사회계층간의 불평등"을 다른 계단에 두신게 매우 흥미롭네요. 왜냐면, 저는 같은 곳에 두고서 이 글을 썼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회계층에게 의무를 부과할 것이라면,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호의(Favor)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다면, 두가지 결과가 생깁니다. 하나는, 나라가 특정계급을 등쳐먹게 되고요 (불공정약관이죠. 한쪽에게 유리하게 짜진), 또 하나는, 그 피빨리는 계급이 매우 화가 날 겁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필요한 이유는, esotere님과 제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겠습니다만, 대한민국이 침체하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을 보면서, 그렇게도 쇠락한 '라떼'를 비웃었지만, 우리의 차례가 와버렸어요. 예전에는 심지어 다들 사람들이 3년간 군대를 다녀왔어도 일자리가 남아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그러고서도 '준비안된 결혼은 안된다, 그 사람은 직업은 있니'라는 지금은 매우 당연한 말을 듣지 않았죠. 아니, 엄밀히 따지자면 가용 인력도 많아서 방위로 많이 갔었고요 (이 이야기를 본문에 집어넣으면, 세대론으로 읽혀질까봐 생략했습니다만, 미국의 위대한 세대가 자식들을 베트남 전쟁으로 보냈듯이, 한국의 방위 베이비 부머는 기저질환이 있고 운동신경이 떨어지는 세대를 현역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특정 세대에 대한 고발이나 규탄이 목적이 아니라, 그만큼 세대 하나의 시야를 초월하는 담론이 있었던 적이 없다는 점을 환기시키기 위함입니다.) 철이 없는 징징처럼 들리지도 모릅니다만, 제가 원하는대로 갑자기 법이 딱! 생겨서, G.I.Bill로 앞으로의 세대가 '영광스럽고 위대하게' 날아오를 가능성은 0입니다. 없습니다. 전무합니다. 이미 한국은 성장을 멈췄습니다. 마중물이 되면 좋겠다고 젊은 사람에게 줄 돈이지만, 글쎄요. 이제 한국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기에는 너무나도 베트남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지 않나요? 다만 이런 조치는 아이러니하게도 최소한의 인간적인 조치, 그것도 이름값도 비싸신 선진국 국민으로서 최소한의 요구를 만족시켜달라는 것입니다. 제가 제안하는 '구호법'은 딱 이정도 수준입니다. 물론 지나친 요구죠, 요즘 사람은 너무나도 비싸고, 여태까지 치르던 대가는 너무나도 저렴했습니다. 이걸 누구의 돈으로 추가해서 매꾼다고 생각하면 정말로 머리가 아프지요. 하지만, 요즘 알바천국에서 빈자리도 잘 안나는 (리빙포인트: 빈 자리가 자주 나는 자리는 이유가 있다), 편돌이를 해도 국가의 영광스러운 책무보다 한달 월급을 더 받습니다. 그런데도 군대를 끌고 가지 않습니까? 이대로여도 괜찮습니까? 젊은이들의 원동력을 갈취해가놓고서는, 한국의 침체에 대한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는 사람들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나라는 돈을 거두죠. 돈을 뿌리기도 하고요. 거두기만 할거면 내 세금은 어디다 쓰셨어요? 물어볼 수 있어야 민주사회고요. 그래서 가장 혈기넘치고 가장 생산적인 사람들로부터 거둔 돈은 어디가고, 어디로 뿌려졌습니까? 어디에 뿌려져야합니까?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도 계시겠죠, "아니 20대가 요즘 무슨 돈을 벌어서 세금을 내 크크크크... 학교 다닌다고 바쁘고, 부모님 등골을 빠는 것에 특화되어있는 '끔찍한 세대지'"라고요. 도대체 누가 소를 키우고, 공장에 다니고, 직업군인이 될 젊은 사람들을 훔쳐갔단 말입니까? 누가 국가적 단위로 인신매매를 하고 있냐고요.
20/05/27 19:18
옳으신 말씀입니다. 저도 위에 적은 바 있지만, 군역은 남성들만의 것이지만, 사회생활은 그렇지 않지요. 이런 상황에서 2년에 가까운 시간을 군역에 사용해야하는 것, 그리고 그것이 가장 생산적이어야 할 20대에 이루어지는 것, 결국 사회로 돌아가야할 남성들에게 너무나도 불합리한 일입니다. 말 그대로 독박이죠.
하지만 요즘은 이에 대해 보상을 해주자는 이야기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성평등 논란이 나오기 때문이죠. 여튼 이쪽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남자로서 보통 하는 말 이상도 이하도 하기 어렵습니다. "군역을 치루는 젊은 남성들에게 이 나라는 너무나도 냉정하다" 라고요. 그렇지만 성평등 논란 말고도 그 기반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죠- 과연 국가가 의무적으로 징집을 하고, 또한 그로서 이득을 얻는다면, 국가는 과연 어디까지 이에 대해 보상할 의무가 있는가? 혹은 보상할 의무 자체가 있는 것인가? 또한 이에서 더 나아가 의무적 징병제를 계속하여야 할 것인가? 에 대해 질문을 던져볼 수 있겠죠. 이에 대해 어떻게 답변을 하더라도, 반박할 수 없는 진실은 현재 군역을 하는 남성들에 대해서 사회가 이것을 희생으로 여기는 생각이 너무나 없다는 것입니다. 황금같은 시간을 아무 이득 없는 곳에 쓰고 오는 것에 대해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는 부분이 있어요. 불합리가 지속되어 관성이 된 것이지요.
20/05/27 19:05
GI Bill의 숨겨진 의도가 사회의 보수화를 꾀한 것이라는 건 흥미롭고도 꽤 타당한 해석이라고 봅니다. 이 법안이 표면적으론 보수적 업적이라고 보여지지 않는게 애당초 1944년 의회에서 통과될때도 만장일치로 넘어갔었고 루즈벨트 대통령도 이게 자신이 임기말 냄세운 Bill of Rights에 일원으로 자랑할수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당시 정치적 현실을 보면 2차대전이 터질때부터 뉴딜은 동력을 상실해 버렸고 1960년대까지 좌파적 어젠다는 미국 주류의 담론으로 다시 돌아오지 못했죠. 그리고 전쟁 후 뉴딜의 집단적 개혁 대신 찾아온건 Taft-Hartly법과 전국 고속도로망 구축으로 인한 교외로의 탈출같이 개인들(백인 중산층?)의 경제적 기회의 수평적 확대를 극대화할수 있는 조치들이 취해진 것이 었고요. 특히 후자같은 경우는 GI Bill과 함께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하여 그 유명한 Levittown 교외의 발전으로 이어졌죠. 그런면에선 의도한 바가 잘 이루어 진거라고 봐야 될까요? 대학가의 좌파 양상 효과는 아마도 1세대 뒤의 이야기로 보여지고 말이죠.
20/05/27 20:38
제가 사실 다루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리는 세대는, 바로 이 가장 위대한 세대 다음에 등장하는 '침묵의 세대 (The Silent Generation)'이죠. 사실 이들이 가장 '한국다운' 미국인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들은 한국전쟁과 초기 베트남전쟁 (그러니까, 특수전과 고문관 파견 위주로 아직 프랑스와 남베트남을 지원하던 60년 이전의 시점)에 참전해야했었는데요. 이들의 전쟁인 한국전쟁의 별명이 잊혀진 전쟁 (Forgotten War)이듯이, 위대한 세대와 그들의 자손인 '베이비 부머' 사이에 끼었던, 20~40년대 생들.. 미국 역사에서 가장 자기 의견이 무시당한걸로 악명이 높죠.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우리 때는 군대 안가지 않냐?"를 온몸으로 보여줬던...
G.I.Bill을 받고, 윗선 선임들은 제대 했는데, 이들은 군축한답시고 집은 못가고, 일본이랑 독일에서 소총만 꼬나쥐고 점령군으로 놀고 있다가, 한국전쟁에서 피를 보아야했고, 집에 뒤늦게 와보니까 군대 선임이던 사람들이, 사회에서 잘나가는 일자리는 다 잡고 있었죠. 어이구. 근데 이들 또한 순식간에 침묵의 세대라는 별명답게, 다음 베이비 부머와는 다르게도 사회에 쉽게 동화되고 말았죠, 이것이 바로 미국 중산층의 힘이었습니다. 뭐 좀 무책임한 표현이긴 합니다만, 원래 경제적 황금기에는 별 문제가 없는 법이지요. 못 먹고 살때 서로 죽어라 물어뜯어서 문제고요. 사실 뉴딜은 군사프로젝트가 아니었으니, 전쟁이 시작되면서 밀릴수 밖에 없었고, 나중에도 족보에도 없던 계획경제를 10년 넘게 할 수 없으니 흐지부지 되었습니다만, 확실히 인프라의 측면에서는, 미국의 수많은 교외지와 새로운 개발가능한 지역을 열어제꼈으니 할 일을 다한 것이었죠. 그리고 밴가드 선생님이시라면 잘 아시겠지만, 애초에 미국이 사회 보수화 드라이브를 걸 수 밖에 없던게, 1차대전의 군수사업에서부터 "흑인의 대이주 (The Great Migration of the African-Americans)"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사실 뉴딜은 (뉴딜 자체의 목적이라지만, 그 밑에 딸린 프로젝트들의 몇몇 불순한 의도(?)였지만), 백인의 도심탈출을 결론적으로는 도왔습니다. 그리고 도시를 포기하고 도망친 대가는 60년대 흑인 민권운동이었고요. 대학가의 좌파 양성은 '베이비 부머' 세대의 이야기이죠. 대학교라고 왔더니, 취업기술만 가르쳐, 유럽에서 총 쏘다온 멍청한 학생 또 왔냐고 주입식이나 고압적으로 가르칠 생각만해, 우리 아부지는 집에 돈 있다고, 이제 기술말고 교양을 배우라는데, 도대체 이놈의 학교에서 순수학문은 어디갔는가, 유럽은 전후청산 하면서 온갖 형이상학을 뿜어내는데, 우리는 인종차별이나 하고! 아악, 군대가기 싫다! 베트남에서는 왜 전쟁을 하는거야! 라는 참 제가 두서없이 썼지만, 이런 두서없는 맥락에서 터진 사건이었죠. 60-70년대를 통으로 다루기에는 너무나도 재밌고 복잡하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말씀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사실 미국 사회는 한 20년 주기로 주기적으로 보수와 진보가 자리를 바꾸는 나라라도 이해해도 될것 같습니다. 언제는 전세계가 보기에 너무 보수적이고 언제는 전세계가 보기에 너무 진보적인 양극단의 나라에요 크크.
20/05/27 19:56
저는 한국식 G.I.Bill을 주장하는 것은 포퓰리즘이라고 봅니다.
국군이 젊은 남성 일반에 대한 착취로 쌓아올린 집단이라는 말에는 동의합니다만 현실적으로 군대는 사실 소비만을 위해 존재하는 가장 비생산적인 집단이고 군대에게 큰 보상을 주는 것이 사회전체적으로 투자이자 재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경우는 그 소비와 비생산적인 활동이 역으로 전체적으로는 큰 이익을 주는 경우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경우는 2차 대전의 막바지에 확신하게 된 유럽의 완전하고 확실한 몰락과 미국의 자유경제시장의 세계 제1의 패권국가로의 등극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판단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못했던 1차 대전때는 보너스 아미 같은 막장사건이 발생할 정도로 전역군인을 제대로 대우하지 못했고요. 현재 미군에게 한국인이 보기에는 꿈과 같은 수준의 명예와 보상이 돌아갈 수 있는 것은(물론 이것도 미국민의 입장에서는 입장이 많이 갈린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미국이 그 천문학적인 소비적 집단을 유지하면서 그 반대급부로 확고부동의 기축통화 달러의 권력을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세계 어디에도 미군의 힘이 닿지 못하는 곳은 없다고 세계가 여기게 만듭니다.(물론 안믿는 사람도 있긴 있습니다. 실제로도 21세기의 중동이나 우크라이나 등을 놓고 봤을 때 제한적인 것도 사실이고요.) 현재로서는 다른 어떤나라의 군대도 그런 것을 하지는 못합니다. 소련도 못해서 결국 아프가니스탄에서 대규모 전비를 쓰고 나라가 그대로 망했습니다. 국군은 그냥 입대자 본인과 가족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 징병제를 유지해야만 하는 집단이고 포퓰리즘을 위해서 돈을 뿌릴 수 있을만큼 한국이나 국군이 그렇게 여유있는 집단이 아니라고 봅니다. 어차피 한국어 사용자가 다른 언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배우기는 어렵기 때문에 한국이 젊은 남성을 노예로 부린다 한들 노예가 도망쳐서 갈 수 있는 제대로 된 곳 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그냥 내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 다같이 조별과제를 해야 하는 것이 군대입니다. 물론 누구는 꿀을 빨고 누구는 아예 교수가 과제를 면제시켜주기도 하고 누군가는 청강생인데 어떻게 소송을 해서 학점과 졸업장을 같이 받아가기도 하는 등의 각종 불합리가 존재합니다만 국가를 벗어나서 살 수 있을 정도의 대단한 사람이 아니면 어차피 답은 없습니다. 물론 현대의 한국 남자들은 결혼률, 자녀 출산수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갈수록 본인과 '가족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명목은 퇴색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임계점이 와서 병역 거부가 사회 전반에서 확산되는 순간이 한국이 국체를 유지하게 힘들어지는 순간일 것이고요. 소비만을 하는 집단에게 큰 보상을 주자는 것은 그냥 스스로 파산을 향해 걸어가고 싶다는 말 밖에 안됩니다. G.I.Bill은 미국이 그만한 돈을 쓸 역량이 있고 여유가 있기 때문에 한 것입니다.
20/05/27 20:17
흐으음.. antidote님의 말씀을 보자면, G.I.Bill은 게임 문명으로 따지자면, 미국이니까 할수 있는 수 많은 인류 문명의 불가사의 중에서 하나라는 말씀이 되시겠군요... 으으... 그런거 못해주는 나라에서 군인이어야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참 고민이 많습니다.
아 그리고, 저는 전역 군인에게 재시작을 투자해주는 측면으로서 G.I.Bill을 강조한 것입니다. 저도 한국군대가 완전 새롭게 편성되지 않은 이상, 굳이 추가적인 큰 보상을 (물론 모병제를 시작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합리적인 복지를 하는것은 어쩔수 없다는 두루뭉실한 말밖에 못해서 죄송합니다만...흑) 더 내어주어야하는지는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보너스 아미 이야기를 해주셨듯이, 결국 어딘가로 받지 못한 원한이 갈것이라고 생각해요. 정치를 감정으로만 해서는 안되지만, 감정을 채워주지 못하는 정치 또한 존재의 가치가 없으며 위험하다고도 생각합니다. 감정이 중요해서가 아니라, 어디서에선가 어떤 이유에서든 발생하는 것이 하필이면 정치에서 잘 쓰이는 감정들이거든요... 선생님께서는 "[그] 순간이 한국이 국체를 유지하기 힘들어지는 순간일 것"이라고 하셨는데요. 제가 느끼는 위기감과 아주 일맥상통합니다. 이건 불평등조약이고, 착취입니다. 뭐 평생 간다면, 불쌍하지만 상관없겠지요... 하지만 언젠가는 이것을 영속시키기 보다는 차라리 판을 깨려는 사람이 등장할 겁니다. 그것에 대한 준비가 되있는 것이, 준비가 되어있지 않는 것 보다 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끄덕, 끄덕, 그것이 섹시한 것이니까). 살풀이라는 샤머니즘적인 개념이 있지않습니까? 악이 쌓이는것 같으면 덜어내야한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모든 주술의식에서 보이는 태도이고, 어쩌면 한국의 군대도 그런 개념이 있어야 뒷탈이 없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05/27 21:39
저도 정말 바라지만 불가능할꺼에요. 막상 또 정말 이런걸 절실하게 바라는 사람은 입대 전 젊은 남자나 병역을 치루는 젊은 남자 정도고 군대를 다녀오기만해도 좀 미묘해지는게 사실이거든요. 그때부터는 그냥 자기 세금을 자기와 상관 없는데 쓰는 일이 되니까요. 군대 다녀온 남자만 해도 반반 갈릴테니 정책을 밀고갈 동력이 없습니다. 또 요즘 성평등이니해서 반발이 만만치 않을꺼구요. 군대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 주어지기 보다는 갈수록 군대 자체가 형해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인구가 줄어서 유지가 안되니 어쩔 수 없겠죠.
20/05/28 17:46
위에서 antidote님과의 말씀과도 비슷하시군요, 오호츠크해님.
결국 합당한 보상을 하기 보다는, 그 책임지지도 못할 사회제도가 불타오르는 것이나 선글라스를 끼고 구경해야하는 '자연스러운 결말'이 더 먼저 올지도 모른다는 말씀을 하시는 다는 것에서 비슷하시다고 생각해요. 아, 물론 저도 사실 이게 더 쉽고, 그럴싸한 이야기의 결말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사실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도 하고요. 한민족 둘이서 참 열심히 살고 있죠. 북쪽은 억압적이고 착취적인 체제 끝에, 빈민들의 나라이면서도 출산율을 작살내었고, 남쪽은 건너편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비싸고 생산력이 높은 선진국을 만들어놓고도, 왜 젊은 세대가 원동력도 없이 침체하고 있는지 궁금해하면서 (하긴 요즘은 궁금해도 안해요, 알 사람은 다 아는듯?) 인구구조를 작살내고 있죠. 언제적 만화냐고 하시겠지만, 건담식으로 말하자면 "지온에는 병사가 없다!"라는 것이지요. 지금도 전방 다녀온 친구애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열상 카메라로 피골이 상접한 북쪽 아저씨들 구경이나 하고 있던데, 수십년이 지나면 더 블랙코미디 같은 "비무장지대" 국경이 완성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얼마나 다행인가요, 중국과 국경을 맞대지 않을 수 있는 선진국 대한민국에 건배! 음, 좀 제가 씁쓸함을 담아서 댓글을 달기 시작했습니다만, 진짜 생각할수록 생각할수록 블랙코미디네요. 인구절벽이고, 뭐 북한의 4대세습이 올것이고 어쩌고 저쩌고 해도, 일명 '한민족'이라는 나라 둘이서, 없는 최후의 후손 하나까지 쥐어짜서 전방에서 병정놀이를? 허허허... 역사를 공부하는게 재밌는 이유는, 정말로 5cm만 떨어져서 구경한다고 생각하면 웃음보가 터지는 이야기가 한둘이 아니라 가득차있어서 그렇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허참.
20/05/27 22:24
개인적 사정이 있어 30줄에 군대를 갔고 그마저도 이전 제 글에 썼듯이 취미와 일로 오토바이를 즐겨 타다가 부상을 심하게 입어 그걸로 4급 나와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습니다 , 근무중에 정신질병까지 얻었는데 어디 하소연할때는 없고 산재는 될 리 만무하고 참 엿 같았습니다 . 왜이렇게 늦게왔냐 하던데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일선에서 학업에도 집중 못하고 좋게봐야 3류인 직종 옮겨다니면서 가족 생계 유지에 매달리다보니 나이가 그렇게 되더군요 , 하니까 다들 암말 안했지만은 제가 병이 추가로 온게 , 그렇게 근무지 받고 이러이러한 사정때문에 퇴근 후에 일을 해야하는 사정이 있다 해서 겸직신청을 냈더니 몇차례나 반려시키다가 자필 사유서를 한 네장 연달아 붙여주니 눈물을 짜네 마네 하다가 해주더군요 그렇게 퇴근 후에 1시간 반 - 2시간 정도 근무 가능한 곳을 인연으로 찾아서 근무했었는데 일 2시간 , 주 10간 , 그마저도 주휴수당도 안 쳐준 근무한 월급이 , 사회복무요원 월급이랑 비슷하더군요 , 뭐든지 돈으로 판단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 그 신성한 군 복무가 주 10시간도 안 되는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월급이랑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찍히는 걸 보고 , 머릿속에서 뭔가 끊어지더군요 , 내가 정당한 대가를 못 받는게 맞구나 , 착취구나 , 누구도 지금까지 문제삼지 않고 다음으로 다음으로 넘겨온 거구나. 여기서부터 뭔가 모순을 느끼다보니 성실한 복무를 할 동기조차 생기질 않더군요 , 생기는게 이상하다고까지 주변 공무원들에게 말하고 다니는 판이 되니 근무지 특성상 민원인들과 드잡이 할 일이 많았는데 아예 주먹다짐까지 오가는 일도 많았고 , 고소하니 마니 이런 일상까지 가지다보니 아예 주기적으로 정신과를 다니게 됐습니다 . 그런데 이걸 보는 사회는 어떨까요 , 제가 암만 이빨을 털어도 냉소적입니다 , 아무도 이해하질 않습니다 , 원래 그런거고 당연한거니까. 지난번에 전 사회복무요원 이다훈씨가 이러한 급여 관련 문제로 헌법소원을 냈었습니다 . 현역은 의식주를 통합하여 다 제공하니 최저시급에 해당하는 급여 지급은 성립할 수 없다고 판결한 헌법소원의 논리를 역으로 파고들어 그렇다면 사회복무요원은 국가로부터 통합된 숙식을 제공받지 못하니 당신네들 말에 따라서 현재 받는 급여를 포함하여 나머지 부족분인 최저 '생계비'를 지급하라고요 , 국가 답변이 걸작이었습니다 , 니들은 겸직이 가능하니 일 8시간 근무 이외에 필요한만큼 사적 노동을 더 해서 충당할 수 있으니 최저 생계비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헌법소원을 기각해버렸습니다 . 앞에 썼습니다 , 겸직이 100% 허가되는 것도 아니고 기본적으로는 안 받아주는게 상식적입니다 , 어떤 사회복무요원 커뮤니티에서도 겸직 받는 법이 팁일 정도로 반려시킵니다 , 이렇게 국가가 어디 써먹지도 못할 논리로 '감히' '어딜' 이라는 식으로 최소한의 인권조차 부정해버리는 걸 보는데 다른 국민들은 그걸 어떻게 볼까요 아 쟤네는 저따위로 대우받아도 되는 '것' 들이 구나 그게 이 나라 , 어느 시대건 다음 경제의 주역이 될 20-30 남성 한 세대를 그렇게 만들어버립니다 . 그렇게 취급해도 되는 '것'으로요 세상 어디서 그 세대를 제대로 값을 쳐 주게 되겠습니까 , 국가가 그렇게 먼저 나서서 똥값으로 만들어버린 것들을요 돈도 , 명예도 모든 걸 다 잃어버릴 수 밖에 없는 시간을 강제적으로 가지게 되는 ' 경단남 ' 의 양성을 국가가 하고 있다는 걸 모두가 알지만 잊습니다. 너만 그랬냐 , 어디서 많이 안 들어본 말씀 아닙니까 ? 너만 힘드냐 ? , 네 저만 좀 힘들다고 말도 못합니까? 과연 뭐가 제대로 돌아가는게 맞나 싶습니다 . 출산율? , 연애? 결혼 ? , 저는 개인적으로 바로 이 군역에 중대하게 얽힌 문제라고 봅니다 , 어디서 끊어낼 기회도 , 이미 지불할 수 있는 기회도 , 돌이킬 수 없는 선을 이미 건너버린 채로요 , 요새 재난소득 얘기 많이 하시는데 , 그렇게 국민 대상으로 현금도 아니고 지역 화폐인데도 쓰게끔 뿌리니까 , 소비가 늘어나서 피가 돈다고 합니다 . 누구말로는 명절대목 같답니다 . 의문이 들었습니다 . 군인에게 , 그것도 끌려온 청춘들에게 그 정도도 못 해줍니다 , 소비만 하는 집단이라고 하는데 거기 들어가는 애들이 젊디 젊은 20대입니다. 학비 , 식비 , 여가비 , 쓸 곳 투성이인 20대 한 세대 집단의 남성에게 돈을 주면 모든게 다 국가의 피를 돌리는 소비로 이어지는 가장 활발한 집단임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의 투자도 못 해왔고 , 못 하고 있습니다. 대가 지불 ? 명예조차 빼앗아 내팽겨친지 오래인데 가능하겠습니까? 몇 주 전 , 기타리스트 정성하 씨의 유튜브의 기타 연주 영상이 자진 삭제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 사회복무요원중에 '유튜브'를 한다는 이유로 규정 위반 문제를 제기하여 수익이 발생하지 않음에도 자진 삭제를 해야되는 설명을 덧붙이면서 말입니다 , 유튜브는 겸직으로도 허가되지 않습니다 , 복무중 보안 , 품위 위반 소지가 있다는게 병무청의 공식 입장이랍니다 . 물론 논란이 되서 국회의원까지 나서지 슬그머니 지우지 않아도 된다고 합디다 이게 이 국가의 현 주소입니다 . 자유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의 현 주소요.
20/05/28 18:04
제가 생각하고 있는 고민에 대해 직접 일어나신 일을 용기를 담아서 털어놓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군가에게는 펜대를 놀리다가, 갑자기 군생활이 생각나서 한번씩 머리를 식힐겸 꺼내보는 이야기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더 끔찍한 이야기이겠지요. 정말로 그런 이야기를 이렇게 댓글로 길게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제 이야기를 할 수 없어서 미국이야기를 꺼내올 정도로 용기가 없는 사내입니다. 정말 한국의 제도의 불합리한 점은 말이지요. 징병제 자체가 아닙니다. 징병제를 지구상에서 대한민국만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요 ("너만 군대 다녀오냐!"), 하지만 정말 병적으로 이상한 것은, 몸이 아프고, 과거의 기준으로는 도저히 명예로운 '군인'이라고 못 부를 사람들을 끌고 간다는 것이에요. 이게 문제점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공익만 없애도, 그나마 현역이 '으이고, 건강한게 죄지'라고 너스레를 떨텐데, 그것도 거부당하고 있어요. 진짜 무슨 페미니즘도 아니고, 성기의 유무로 어설프고 크게 대한민국 사람들을 통으로 묶고 있습니다. 저도 별로 건강한 사람이 아닙니다만, 제 주변 사람 중에서도 도대체 왜 이런 사람 끌고 가서 어디다 쓰려나? 싶은 친구들도 다 현역을 가더라고요. 이런 분류, 정말 괜찮은 것입니까? 이렇게 엄밀하지 않게 계약서를 쓰다가, 누가 말도 안된다고 지적하면 어떡하려고요? 군대를 해산하지도 못할 휴전국가에서, 전쟁나면 진짜 그 사람들 끌고 전쟁해야하는 나라에서, 도대체 누가 잠재적인 동원자원을 이따구로 지난 수십년간 작살나게 관리를 했냐는 말입니다. 직무유기 아닙니까, 직무유기? 그리고는 월급을 명예롭지 않게 주지요. 아니 공산국가에서도 끌고가면, 배급이라도 조금 더 줘서 군인을 모았습니다. 도대체 자본주의 국가에서 누군가를 왜 '정상적인 자본주의 국가의 구성원' 이하 취급을 사서 해주는 반체제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지요? 저는 이해가 안갑니다. "너만 힘드냐?" 말도 안되죠. 다른 나라에서 무슨 해외토픽급으로 기이한 일을 하든 제가 알바입니까? 주체사상은 윗동네 북한의 웃긴 짓거리고, 옴진리교에 세뇌 당해서 지하철에 독가스 푸는건 옆동네 일본의 웃긴 짓거리였죠. 깊게 생각해주고 그런거, 다 흥미로우니까, 제대로 알고 싶으니까 한번씩 해주고 그런거지만 본질은 남의 나라의 '흥미로운 이슈'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아이고 이게 더 웃기다니까요. 사이비 그런거 함부로 비웃으면 안됩니다, 도대체 한국은 미국과는 달리 이 '침묵의 세대'를 몇년생부터 몇년생까지 잡아야할지, 감도 못잡고 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계층이, 하나의 덩어리가, 군대제도에 의해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할정도로 산산조각 난 것이지요? 이들을 규명해야 그 다음에 누구의 잘못일지, 앞으로는 어쩔지 감이라도 잡지 않겠습니까? 많은거 바라지 않습니다, 그냥 한번만 고민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이게 왜 우리집에 있지? 우리가 이거 얼마 주고 샀더라? 이거 지금 유지비 얼마 나감? 생활비에서 이거 까고 있는게 맞아? 그냥 둬도 괜찮아?" 진짜 세대갈등이라는게 딱 이런 지점에서 시작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아빠, 우리집에 왜 이게 있어?" 이걸 굳이 갈등으로만 소비할 필요가 없죠, 윗세대도 그럴거거든요 "어이쿠! 나는 이거 할아버지가 버리신줄 알았지." 둘이 말좀 해보자고요, 아무리 대한민국 남성들이 대화에 서툴게 사회적으로 빚어진 세대라고 하지만, 뭐 말하려고 하면 또 잘해볼 수 있는 사람들이면 더 좋잖아요. 이거 진짜 젊은 사람만 돈 나가는 일 아닙니다, 나라에서 돈이 나가는 일이라는 측면에서는 관심 많을 사람 많다고도 생각합니다. 갑자기 코로나 시국은 우리가 선진국이라는 것을 알려줬고, 이것 말고도 고민할 이슈가 많아졌습니다. 그래도 이것도 한 5초만 곰곰히 5000만명이서 돈드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한번 해보자고요! 으휴, 정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아니, 과거형으로 표현하면 안되겠지요, 고생이 많으십니다. 지금도 아프실텐데요. 도대체 깡패도 깽값은 주는데 왜 대한민국 정부가 깡패만도 못하다고 생각해줘야하는지,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20/05/28 17:35
남성에게 희생을 바라는 것도 참 구시대적인 마초이즘인데 말이지요.
요즘에야 이런 말하면 오해를 사는 경우가 많아서 자제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저는 꽤나 페미니즘에 호의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가부장제로부터의 해방은 사실 민주화되고 고도화된 사회라면 성별을 뭐 따질게 없이, 확실히 추구해야하는 목표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만, 요즘은 또 뭔가 이상한게 많이 꼬여서 이런 '일반론'도 말하기가 힘드네요, 허허허... 이래서 제가 돈을 못 버는겁니다. 비트코인보면서 "이런걸 누가 돈 된다고 해요?" 그랬는데, 사실 돈 못 벌고, 사회의 핫한 이슈를 놓아주면서 사는건 저였군요! 저야 뭐, 판타지 작품 같은 것에서는, '명예보다는 죽음을!'하는 그런 무사계급적인 판타지도 꽤나 높게 평가하는 사람입니다만, 그런 이데올로기로 정산을 똑바로 하지 않으려고 구는 사회집단일 수록 사실 꿍꿍이가 협잡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멋지다는 건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오오 저 사람좀 멋진데~?'라고 구경꾼처럼 하는 멘트인거지, 나라가 그러면 안되죠. 어디서 월급계산하는 사람이 구경꾼인척을 할려고 굽니까. 저는 이 지혜로운 옛말을 좋아합니다. "희생? 희생이 뭔지 알기나 해요?"
20/05/28 19:03
남성해방이야 저도 원합니다만 페미니즘이 그걸 할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서요 크크
남성이 해방이 되려면 여성과 이해충돌하는 부분이 생길텐데 그런 부분에서 페미니즘이 양보하거나 남성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하지를 않을게 뻔해서요 크크 성평등한 세상이 오길 바라지만 페미니즘이 그걸 해줄거같지는 않네요 아 근데 쓰다보니 생각난건데 한국이 핵무기를 만들게 된다면 모병제를 실시하거나 징병규모를 확 줄이게 될수도 있지 않을까요?? 한국의 지정학적 현실상 국체를 보존하면서 징병제를 폐지할수있는 경우의 수를 생각해보면 핵이 답인가 싶어서;; 물론 뭐 당장 현실적으론 힘들겠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징병제 문제를 해결할수 있겠다 싶네요. 어차피 미국이 더이상 자유무역질서를 수호하려 하지 않고 주한미군도 줄여나가고, 한국도 점점 쇠락할거 같은데 그러다보면 나중에 그런 선택이 필요할때가 어쩌면 올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구요.
20/12/25 14:10
책임지지않을 의무를 부과한다는 점에서 적절한 보상이 강구되어야한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지금의 보수는 사실 의미없거든요.
그러나 한국이 아직까지 젊은 남성 노동력의 희생에 의해 국가가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 능력, 환경이기 때문에 언제가될지는 요원하네요. 최소한 북한이 없어지고 통일정부가 들어선 뒤 사회안정이 되어야만 대변혁이 시작되지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적어도 지금은. 능력을 따지기 이전에 의지가 없어보입니다.
20/12/25 14:49
깊은 글 감사합니다.
저의 할아버지가 평양까지 진군하셨던 6.25 참전용사셨고 (가족들이 추측컨대 그때 얻으신 마음의 상처로 당신 평생 극히 말수가 없으셨다 합니다), 제 어머님이 현재 군 소속 상담관으로 일하고 계시며 저 역시 1년 10개월 간 육군에서 현역 생활을 거쳤기에 군 문제는 늘 제 마음 한 켠의 숙제와 같은 이슈입니다. 너무 많은 문제가 있어 뭐부터 다루고 뭐부터 해결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요. 어슴푸레한 문제의식만 있을 뿐, 학식도 고민도 얕아서 이 글에 구체적으로 더 보탤 말도 거들 말도, 반박할 말도 없습니다. 다만 유명 작가가 쓴 군대에 관한 이야기 몇 줄 옮깁니다. 김훈 작가의 <평발>이라는 글 가운데 발췌했습니다. 1] ...... 병역은 남자로 태어난 국민의 가장 신성하고 도덕적인 의무라고 말한들 이미 더럽혀지고 허물어진 신성 앞에서 그 말이 무슨 씨가 먹힐 것인가 ...... 2] 나라를 지키는 일은, 아버지 세대가 늙으면 아들 세대가 물려받아야 하는 것이다. (...) 그것은 공적 아버지와 국가와 국민의 이름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3] 나는 겨우 이렇게 말한다. 나라를 사랑한다는 것은 이 못난 나라의 못남 속에서 결국 살아내야 한다는 운명을 긍정하는 것이라고. 그리고 나라의 쪽박을 깨지 않는 일이라고. 저는 이 작가를 아주 좋아합니다. 그러나 위 맥락에서 읽히는 작가의 군대에 대한 생각은 신성, 도덕, 공적, 운명 등의 아주 관념론적인 인식 수준에 머물러 있는 우리나라 기성세대, 혹은 전반적인 국민들의 통념을 대변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군대가 그런 거지 뭐, 랄까요. 일종의 집단 PTSD와 같이, 피해자는 계속 생겨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현역이 아닌 민간인들에게(특히 전역자들에게) 군대는 그저 별로 말하고 싶지 않은 주제거나 웃고 떠들고 추억팔이하기에 바쁜 요소일 뿐이고, 그 정점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군대를 다루는 모습이었다 생각합니다. 어리숙한 연예인들이 군대에서 구르고 혼나면서 시청자들을 웃기는 와중에도 실제 군에서는 병사들이 자살하고, 자살할 마음을 먹어가며 병들었고, 서로를 병들게 했습니다. 관념론을 넘어 한 명 한 명 군인들의 개별성과 실체를 들여다보려 하다가는, 이 사회가 꼭꼭 숨기기에 급급했던 암울한 역사적 사건들과 인권 유린들을 마주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실태를 마주하지 않게 막아서는 논리 중에서는 산업화의 전설이자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고의 호황기였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 는 군사정권의 업적(?) 들도 큰 몫을 한다 봅니다. 오해하실까봐 덧붙이건대 A는 A고, B는 B입니다. A로 B가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반란군은 불문곡직 다 사형당했어야 합니다. 6.25 당시 군번도 없이 길거리에서 징집되어 포항 전투를 치르며 장애를 얻으신 저의 친할머니의 둘째 오라버니, 제 아버지 어린 시절 옆방에 하숙하셨다는, 왼쪽 다리에 부상을 입고 제대한 후 폐인이 된 베트남전 상이용사, (제 아버지가 통킹만 사건을 처음 인지하셨을 때 그 상이용사분을 떠올리며 착잡한 마음이 어마어마하셨다 하더라고요) 군사정권 시절 대통령 선거 부재자 투표에서 부정선거가 있었음을 폭로하고도 철저히 불이익을 받으며 파면되었던 장교 https://namu.wiki/w/%EA%B5%B0%20%EB%B6%80%EC%9E%AC%EC%9E%90%ED%88%AC%ED%91%9C%20%EB%B6%80%EC%A0%95%20%ED%8F%AD%EB%A1%9C%20%EC%82%AC%EA%B1%B4 영화 <박하사탕>이나 웹툰/영화 <26년>에 나오는, 5.18 진압 명령을 받고 민간인을 사살한 처참한 기억을 떨쳐내지 못하는 병사들... 전 이런 내용들을 정규교육 과정의 근현대사 시간에 배운 바가 없습니다. 군대와 장병들의 흑역사는 곧 우리나라의 흑역사,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의 흑역사 그 자체인데 https://ko.wikipedia.org/wiki/%EC%9D%B4%EC%A4%91%EB%B0%B0%EC%83%81%EA%B8%88%EC%A7%80 군인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을 이중배상금지로 막아버린 이 나라는 군인을 국민으로도 보지 않습니다. 그럴진대 이 흑역사를 굳이 파헤쳐 들여다보려 할 리가 없죠. 역사적 사건들도 외면받고, 지금 이 순간 시시각각 만들어지고 있는 흑역사들도 외면할 뿐입니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군인 월급은 이 나라 병사들의 개별성이 온 사회로부터 짓밟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죠. 언제쯤 우리는 신성, 도덕, 운명, 의무 같은 낡아빠진 관념론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군인들, 특히 병사들의 개별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국군의 흑역사를 널리 공유하고 반성할 수 있을까요. 김훈 아저씨 글 몇 줄 옮기면서 까고 말랬는데 뱀다리가 너무 길어졌네요. 읽어주신 분들께, 그리고 이렇게 중구난방인 글을 쓸 모티브를 주신 Farce님께 감사드립니다. 코로나19로 더욱 고생하는 군인 분들에게 빈말뿐인 위로와 응원을 덧붙입니다. ps. 최근에 유튜브에서 본 영상 하나 소개합니다. 전사한 미국 해병 챈스 필립스 일등병의 시신을 운구한 미국 해병 마이클 스트로블 중령의 글을 바탕으로 각색한 17분짜리 영상입니다. https://youtu.be/y8VBgCY8gkk
20/12/28 01:59
근본적으론 군사 수요를 줄여서 군축하는거 말곤 이 구조를 바꿀 동력이 없을겁니다. 사회 전체가 아직까지도 저비용으로 사람 갈아 넣어서 성과 내는게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군 분야는 특성상 그런 관념이 변하기 가장 어려운 영역이거든요.(이중배상 금지 같은 코미디 조항이 아직 헌법에 버젓이 남아있는것부터가 그 단면을 보여주죠.)
유럽 사례를 비춰보면 눈앞의 생존 위협이 지워진 이후에나 저런 부분을 생각할 여유를 갖게 되는데 꼴통 북한이랑 패악질의 중국이 소련처럼 드라마틱하게 무너져줄 일이 올까 싶고.
21/01/02 23:58
2016년 군대에 가서 한 일이라고는, 그 관계에서 버티는 것과 시간 보내는 것 그리고 배우는 다는 목적이였습니다. 실상 국가간에 이익과 분란에서 한국인의 개인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저임금으로 '현역'으로 가지 못한 경우에 대해서 불이득이 무서워서 가는게 컸습니다. 저도 눈치가 없어서 고생은 했지만, 실제 병영생활하는데 (정신적으로)힘든 친구들도 그들의 부모나 인원 수 채우기위한 맥락으로 거의 강제적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더군요. 사실 프랑스로 난민신청한 사람 사례가 있습니다. 그 사람의 입장은 이해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혜택을 포기하고 그 선택을 한 책임을 스스로 지겠죠. 이 어렵고 묘한 국제 정치사이에서 개인은 정말 미미한 존재처럼 생각되군요. 그래도 좀 더 좋은 곳을 만들기 위해서, 여러 지점에 대해 공부하고자 합니다. 한국사와 세계사를 서로 엮어 공부하기 좋은 책이나 자료는 없을까요
21/01/12 02:35
첫번째 올라온 하인즈의 사진을 보니, 그 사진을 커버로 했던 음반 생각이 나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Yhj4T-hEq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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