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7/06/19 00:39:27
Name 윌모어
Subject [공포] 군대에서의 제 경험담을 풀어봅니다
안녕하세요. 피지알 여러분.

무더운 휴일, 뜬금없이 군 시절 귀신 봤던 일이 떠올라서 야밤에 이렇게 키보드를 두들기게 되었습니다. 날씨가 덥다보니 요새 괴담을 찾아 읽는 일이 많은데 그러다보니 제가 겪었던 일이 자꾸 생각이 나더군요. 지금부터 적을 이야기는 분명 실화입니다(이건 제가 직접 겪은 이야기니까요). 지금도 분기별로 한번씩은 꿈에 나올 정도의 경험인지라.. 제게는 아마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일 겁니다.


-
저는 2008년 8월 군번입니다. 306보충대를 거쳐 28사단(김일병 수류탄 사건으로 유명한 부대죠) 훈련소를 거쳐 28사단 81연대 3대대 본부중대로 자대를 배치받았지요. 제가 군생활한 곳은 연천역 근방입니다. 휴가 나가거나 복귀할 때, 외출/외박시에 항상 연천역 근방에서 같이 나온 이들과 해장국과 소주를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각설하고, 제가 속해 있던 대대는 GOP대대였습니다. 1,2,3 대대가 1년 단위로 GOP에 순환 투입을 하는 형태였습니다. 한 개의 대대가 GOP에 올라가 있는 동안 나머지 두 개 대대는 FEBA에서 생활했죠. 저는 3대대로, 제가 자대 전입했을 때는 막 GOP 투입을 한 달 앞둔 때였습니다. 그랬습니다. 저는 이등병때 GOP를 올라갔습니다. 올라가던 첫날 후방CP까지 육공이었나, 포차를 타고 왔고 후방CP부터 AOP(본부소초)까지 걸어 올라갔던 기억이 지금도 납니다.

사건은 제가 GOP에 올라가서 어느정도 생활이 제법 적응되던 즈음, 그러니까 일병 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에 일어났습니다. 저는 본부중대 소속이었고, 전투근무지원병이었는데 '그 날'도 어김없이 열심히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열하나(?)였나 열둘(?)소초였나부터 해서 대대 마지막 소초였던 열여덟 소초까지, 소초 앞에 세워져 있던 안내표지판들이 낡아 아침부터 그것들을 다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무튼 그 날도 열심히 작업을 하다 점심을 먹으러 취사장으로 갔는데 중대 인사계원이었던 후임이 제게 신나서 말을 걸더군요. 노래방 업자가 이번에 아들로 보이는 어린 아이를 데리고 왔는데 그 아이가 너무 귀엽고 이쁘다나요(저희 소초 1층에는 전화기들이 놓여진 곳 바로 옆에 체육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체육관 안에 노래방 시설이 있었죠. 동전을 넣고 몇 곡 부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당시 작업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밥만 먹고 바로 작업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일과 시간 안에 다 못끝내면 그날은 정비도 못하고 야간 작업을 할 것이 뻔했거든요. 그런데 한창 작업을 하던 오후 2시쯤이었나, 아까 취사장에서 같이 밥을 먹던 그 후임이 저희 전투근무지원병들 작업하는 곳으로 급히 뛰어 오더군요. 그 후임의 말인 즉, 그 아이가 없어졌답니다. 조금 있으면 노래방 업자분이 정비를 마치고 돌아가실 것 같은데, 그 아이를 아무리 찾아봐도 안 보여서 여기저기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저희는 그 아이를 본 일이 없어 모르겠다고 했고, 후임은 돌아갔습니다. 당시 약간 걱정스럽기는 했지만, 알아서 상황실 계원들이 잘 찾겠거니 하고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작업한 끝에 할 일을 가까스로 마무리하고 저희는 내무실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그 중대 인사계원 후임이 얼굴이 완전 새파랗게(아.. 지금도 생생하네요) 질려가지고 내무실로 들어와 말하는 겁니다. 온 소초를 뒤져봐도, 그리고 혹시몰라 소초 옆쪽 대대장 집무실과 부속실까지 다 뒤져봤지만 아이가 없더라고요. 결국 아이가 실종됐구나 싶어서, 잔뜩 움추려서는 노래방 업자에게 가서 말했답니다. 아드님이 없어진 것 같은데, 놀아주면서도 끝까지 아이를 확인 못한 자기 책임이라고 말이죠. 그런데 노래방 업자가 말했답니다. 자기는 아들이 없고, 그런 아이를 데려온 적이 없다고요.

당시 저를 포함한, 막 일과를 마치고 내무실로 돌아온 많은 사람들은 놀랐고 순간 무섭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단지 그 계원의 착각이겠거니 하고 넘겼습니다. 그리고 다들 그 일은 잊은 듯, 각자의 정비시간을 가졌죠. 그러나 그 일은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녁점호시간 화두는 그 아이에 대한 이야기였고, 놀랍게도 그 아이에 대한 목격증언(?)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기 시작했으니까요. 먼저 부속실에서 생활하던 대대장 당번병이 그 아이를 봤다고 말했습니다. 점심 무렵 휴식을 취하다가 문을 열고 밖을 보며 담배를 피고 있었는데 부속실 아래쪽에 마련된 빨래 너는 곳에 웬 아이가 있어 자기를 노려봤다고 하더군요. 깜짝놀라 문을 닫았다가 잠시 뒤 문을 열었는데 아무도 없어 이상하다, 싶던 와중에 그 아이를 처음 목격했던 중대 인사계원이 와서 아이를 못 보셨냐고 묻길래 아, 노래방 업자의 아이인데 잠깐 올라왔다가 내려갔나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는 거였죠.

그 다음의 목격 증언은 취사병들에게서 나왔습니다. 점심 배식을 다 마치고나서 한창 설거지를 하는데, 아이가 '꺄르륵~'하고 웃고 뛰어다니는 듯한 목소리가 들리더랍니다. 그래서 눈을 들어 주방 위에 작은 창문을 보니(그 창문은 소초 뒤쪽으로 나 있었습니다) 웬 아이가 웃으면서 지나가더랍니다.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모르던 취사병은 도대체 이 민간통제선 위 소초에 아이가 왜 있는가 싶어 급히 취사장 옆문으로 나가 소초 뒤편으로 가봤답니다. 하지만 아이가 없어 이상하다, 생각하고 다시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그 날은 하필 중대장님도, 보급관님도 안 계신 날이었고 일직사관이 게임 판타지 소설에만 빠져서, 부대 일에 관심이 전혀 없는 탄약관...이셨던 관계로 그 날은 별다른 일이 없이 그냥 넘어갔습니다.

다음날 오후, 저는 상황실로 차출(?)되어 5개월 선임이던 중대 군수계원과 함께 부대 2, 4종 창고 정리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소초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마련된 2, 4종 창고에서 한창 물품들의 개수를 세고, 물품들 아래 놓여있던 파렛트(?)를 정돈하는 일을 하고 있었죠. 그렇게 한창 작업을 하던 저는 문득 고개를 들어, 2, 4종 창고의 창문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서, 제 지금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소름돋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웬 아이가...(한 다섯살 여섯살 쯤 되었을 것 같습니다) '꺄르륵~'하고 웃으면서 창문 바깥에서 좌우로 뛰어다니고 있더군요. 윗 옷은 너덜너덜했고 아래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한 5살 정도 되어보이는 남자아이 였습니다. 한동안 목욕을 못했는지 얼굴에는 거뭇거뭇한 때가 선명했죠. 저는 처음에는 혹시 그 어제의 아이가 아닌가 싶었고, 만약 그 아이가 맞다면 실종되었던(?) 아이를 찾은 것이니 빨리 데리러 가야했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한 0.1초만에 모두 날아갔을겁니다. 그 아이가 창문 바깥에서 좌우로 뛰는데 폼이 이상했거든요.

보통 사람이 좌우로 뛰어다녔다면, 들썩들썩 하는 모습으로 보였을 겁니다. 그 당시 2,4종 창고 근처 지면이 울퉁불퉁하기도 했고, 사람이 뛰어다니다보면 자세가 높아졌다 낮아졌다 하면서 오르락 내리락 하는 모습으로 보이는 게 자연스러웠겠지요. 그런데 그 아이는 달랐습니다.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는 장면인데, 아이가 정확히 '일(一)자'로, 좌우로 빠르게 왔다갔다 하는 거였습니다. 즉 머리가 위아래로 들썩들썩 하는 것이 없이, 일자로 좌에서 우로, 몸통과 함께 빠르게 왔다갔다 하고 있었던 겁니다. 순간 저는 생각했습니다. 저런 모습이 보이는 이유는 단 하나, 아이가 공중에 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뭔지는 몰라도 저건 분명 사람은 아니다... 어찌나 놀랐던지 저는 그 자리에서 고꾸라졌고 선임의 이름만을 미칠듯이 불렀습니다. ~상병님, ~상병님, ~상병님 하고 정신없이 불렀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리고, 그 선임은 저와 마찬가지로 그 창문을 보게 됩니다.

저와 그 선임은 창고 정리고 뭐고 다 내팽겨치고 미친듯이 뛰어 도망나왔습니다. 그리고 바로 소초로 올라가서 마침 아침에 소초로 복귀하신 행정보급관님을 찾아가서 일에 대해 말씀드렸지요. 그리고 그날 밤, 저녁점호시간이었는데 보급관님이 모든 부대원들을 한 내무실로 불러 모으시더군요. 아무래도 이 GOP지역에서 곱게 못 죽고(?) 떠도는 애가 나온 것 같다고 제사를 지내야 할 것 같다고 말이죠. 그래서 그 날 보급관님을 포함한 저희 부대원 모두 그 날 불꺼놓고 촛불켜고 상차려 제사 지냈습니다... 하필이면 제가 그 아이의 목격자 중의 한 명이었는지라 저는 제사지낼 당시 정말 손발이 다 닳도록.. 미친듯이 빌었습니다. 제발 다시는 그런 끔찍한 귀신 안 보게 해달라고 말이죠.



저는 이제 제대한 지 약 10년이 다 되어갑니다. 하지만 아직도 가끔 그 광경이 생각이 납니다. 저 혼자 봤다면 착각이라고, 그 당시 작업이 고되어 정신이 나갔었구나 여기고 말았을 겁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나마 의지가 됐었던, 공동 목격자였던 그 선임의 존재가 오히려 해가 될 줄은 몰랐네요. 둘이서 사이좋게 목격한 것이니 그 귀신은 아무래도... 착각이 아니었을 테니까요.

오랜만에 군대 생각이 나서 제 경험담을 한 번 적어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라벤더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7-09-15 13:56)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토니토니쵸파
17/06/19 00:45
수정 아이콘
괴담글을 보니 진짜 여름이 온게 느껴지네요.
오싹하게 잘읽었습니다.
윌모어
17/06/19 00:52
수정 아이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적고나니 오늘 밤에는 또 이 꿈을 꿀 것 같아서 벌써 무섭습니다...
말년행보관
17/06/19 00:46
수정 아이콘
정말 머였을까요.
윌모어
17/06/19 00:52
수정 아이콘
저도 그게 궁금합니다. 모습은 생생한데... 그 날 이후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네요
아라가키
17/06/19 00:49
수정 아이콘
덕분에 시원하군요. 어째 스마트폰이 발달할수록 괴담이 줄어드는거 같아서.. 괴담이 나올때마나 너무 좋습니다.
윌모어
17/06/19 00:53
수정 아이콘
저도 괴담 좋아하는데 요새 흥미진진한 괴담 보기 어렵네요. 그래서 피지알에 이전에 소개된 괴담글들 종종 생각날때마다 검색해서 찾아보고 있습니다
BetterThanYesterday
17/06/19 00:50
수정 아이콘
오오 오싹하네요,,

근래 읽은 괴담 중에 가장 몰입해서 읽었네요,,

진짜 아이가 맞았던 건가요? 혹시 인형이나 천을 아이로 착각할 일은 없을까요?

갑자기 그 아이랑 눈을 마주친다고 생각하니 전신에 소름이 끼치네요 후덜덜,,
윌모어
17/06/19 00:54
수정 아이콘
분명히 착각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그 아이의 이목구비나 형체가 선명하네요... 나중에 같이 목격한 선임과 이야기를 맞춰봐도 둘이 같은 것을 목격한 것이었더군요
기다릴게
17/06/19 00:51
수정 아이콘
와... 진짜 뭔가요.. 무섭네요..
윌모어
17/06/19 00:54
수정 아이콘
일단 저는 오늘 잠을 다 잔 것 같습니다....ㅠㅠ 이걸 왜 오늘 다시 기억해내가지고..
주말바다
17/06/19 00:58
수정 아이콘
오오오오오우 시원해~
전 다른 공포썰은 반응 없는데 유독 군대괴담만은 몰입합니다. 꿀 빨았으면서 허허
오만과 편견
17/06/19 00:58
수정 아이콘
오늘은 방에 룸메가 없기에, 다음에 읽도록 하겠습니다.
같이 읽으려구요 ^^ 절대 혼자보기 무서워서 이러는 것 아닙니다..
17/06/19 00:59
수정 아이콘
저도 81GOP쪽에서 군 생활을 해서 그런지 반가운 마음에 더 몰입하며 읽었네요.. 저는 GP에서 근무했었는데 김 일병 사건도 그렇고 이래저래 각종 경험담과 괴담이 끊이지 않던 곳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나네요
하와이
17/06/19 01:00
수정 아이콘
원래 군대라는 공간이 바깥세상보다 귀신 목격담이 많죠.
민가와 떨어져 있는 공간이고 전방이든 후방이든 군부대란 곳이 한서린 죽음이 적지 않은 곳이라서 그런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파핀폐인
17/06/19 01:22
수정 아이콘
재밌게 읽었습니다. 오싹한 경험이네요 후덜덜..
17/06/19 01:26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역시 괴담은 군대 괴담이.. 그렇게 제를 지내고 난 후에는 목격담이 없었는지 궁금하네요.
신지민커여워
17/06/19 01:37
수정 아이콘
으으괜히 읽었어 ㅠㅠ 매번 괴담읽으면 무서워서 티비틀어놓는데 오늘도 티비틀어놔야겟군요 ㅠㅠ
저는 군대에서 괴담을 체험한건 아니지만 같이 훈련소에서 같이 불침번 서던 동기가 다 불꺼진 밤에 괴담얘기를해주는데
(당시 행군을 못나가서 열외한 훈병들이 모여서 하는지라 당직사관도 근무에 크게 신경을 안써서 조용히 떠들기 바빠서..)
와 진짜 듣는거만으로 미칠거같더라구요 그래서 듣다가 그만하라고하고 도망치듯 본자리로 돌아간 기억이 나네요
석양속으로
17/06/19 01:57
수정 아이콘
보통의 괴담은 좀 조작같기도 하고 현실감도 안들어서 잘 보지않는데 이글은 좀 오싹하네요.
CoMbI COLa
17/06/19 02:19
수정 아이콘
아... 덕분에 잊고 있었던 제 귀신 본 경험까지 떠올랐네요 ㅠㅠ 어쨌든 잘 읽었습니다.
17/06/19 02:27
수정 아이콘
글쓴분이 목격 하셨을 당시 시간이 몇시였는 지 궁금하네요.
주위가 어두컴컴 했는지 아니면 대낮이었는 지
윌모어
17/06/19 02:57
수정 아이콘
상당히 밝았는데 조금 있으면 일과시간이 끝날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후 3-5시 사이쯤 됐었지요
그것은알기싫다
17/06/19 03:22
수정 아이콘
제가 있던 25사 72연대 gop에는 2가지 귀신 얘기가 있었는데
약 1킬로 미터 전방에 있는 gp부터 gop 철책선 까지 이어져 오는 추진철책에
철검도는 하체 없는 국군 귀신이랑
가끔 야간 밀조 이동 때 나무총(칼빈이나 개런드로 추정합니다) 들고 나타난다는 미군귀신 얘기가 있었습니다.
제가 영문과 출신이라 미군 귀신 나오면 얘기나 한번 해보란 소리를 몇번 들었지만..; 그 외엔 구체적인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고
철책점검 도는 국군 귀신 얘기는 gop 3번째 올라온 포반장님한테 실감나게 들어서 기억이 남네요.
여튼, 초소에서 야투경으로 보다보면 비무장지대에서 뭔가 불빛이 보일 때가 가끔있었는데
추진 철책 따라 움직이는 뭔가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17/06/19 07:40
수정 아이콘
단결!
덱스터모건
17/06/19 15:58
수정 아이콘
저도72연대 gop출신인데 반갑네요.
에베레스트
17/06/19 03:46
수정 아이콘
읽었던 군대괴담이야기중에서 제일 오싹하네요... 소름돋았습니다. 흐흐
저희부대는 웬만한 부대에는 다 있을만한 병장이랑 사귀다 임신해서 버림받은 다방아가씨 괴담밖에 없었네요.
사귀던 병장은 제대하고 임신한 아가씨는 부대 계속 찾아와서 병장 집주소를 가르쳐달라고 애원했는데 거절당했답니다.
탄약고가 부대 구석탱이에 있었는데 담장 근처였습니다. 그 바로 옆에 초소를 만들어서 거기서 탄약고 경계근무를 서는데 그 담장 바로 바깥에 큰 나무가 한그루 있었습니다. 어느날 한방중에 그 나무에 아가씨가 목을 매고 자살한 걸 근무서던 인원이 발견한거죠.
그뒤로 바람 많이 부는 유독 깜깜한 밤에는 그 나무에서 울음소리가 들리고 희미한 형상이 보인다고...
제가 첫 야간근무날 같이 섰던 고참이 그 나무보면서 한 이야기였습니다. 아마 대대로 했을 겁니다. 저도 나중에 처음 근무서는 애들한테는 해줬으니...
*alchemist*
17/06/19 07:06
수정 아이콘
어으 아침인데 팔에 소름돋았어요;;;;;;
르크르크
17/06/19 07:29
수정 아이콘
진짜면 후덜덜하네요. 글묘사 대박입니다.
17/06/19 08:09
수정 아이콘
괴담 같은 건 웃고 넘어가는데 군대 괴담은 왠지 신빙성이 느껴지네요. 덜덜덜입니다.
잠원동김군
17/06/19 08:54
수정 아이콘
으휴 소름이 소름이..
저도 군생활하던 중에 뭔가를 본 적이 있어서 갑자기 그 때 생각이 나네요.
상병쯤이었나.. 저희 부대가 보급부대라 영내에 폐기물처리장(고물상같은)이 있었는데 뜬금없이 밤마다 퍼런 불꽃이 튄다는 보고가 있어
원래 거기는 우리담당이 아니었는데 갑자기 그쪽으로 지원 보초근무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1시간반동안 3번초 근무(3시쯤)를 도는데 폐기물 주위를 둥글게 도는 코스였고 근무시간 내내 1,20 바퀴는 돌아야 했어요
졸린채로 발밑만 보면서 걷고 있는데 뭔가 움직인다는 느낌이 들어 앞을 쳐다봤더니
아기 유모차? 보행기? 하나가 도르르 굴러가고 있는 겁니다. 지 혼자서
깜작놀라 헉 소리를 내면서 눈을 비비고 다시보니 사라졌더군요
졸아서 헛걸봤나 해서 옆에 부사수애를 봤더니 아무렇지도 않길래.. 찜찜한채로 다시 돌고 있는데
또 느낌이 오싹하면서 눈 앞에 또 그 보행기가 또르르 굴러가는 겁니다.
너무 놀라 다리가 굳어버린채로 부사수놈을 쳐다봤더니 그놈 역시 덜덜덜 떨고 있었고
17/06/19 09:08
수정 아이콘
오호홍 괴담 조와용
혹시 괜찮으시면 나중에라도 제 블로그에 소개해도 될까요?
http://vkepitaph.tistory.com 입니당
윌모어
17/06/19 11:26
수정 아이콘
항상 괴담 잘읽고 있습니다 크크. 소개해주신다면 영광입니다.
17/06/19 11:26
수정 아이콘
야호 감사합니다 스크랩해야징
17/06/19 09:23
수정 아이콘
하하하 다들 뭐 이런걸 가지고 그러십니까들
남자가 배포없이 고작 이런 글따위에 무서워하시다니
다들 겁쟁이네요 후후후
아 오늘은 엄마랑 같이자야지 헤헤헤
17/06/19 09:52
수정 아이콘
전 엄마가 여행 가셔서 안 계시니 아버지랑... 크크
이쥴레이
17/06/19 09:51
수정 아이콘
부대마다 하나씩 있는 괴담들이 있는데 저는 겪어본것이 2가지 입니다.
한가지는 집단 착각같은것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머지는 한가지는 저희가 155미리 포병부대로서 위병소로 근무로 갈때마다 포상들을 지나가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진짜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흑..

선임들이 항상 근무하러갈때 후임들한테 이야기 하는게 구전괴담(?)중 하나가 155미리 포 끝에 목매달아 죽는 사람들이
많은데 야간 근무하러갈때나 복귀할때 포상들 끝에서 [끼익끼익] 소리가 나면 그 155미리 포들 절대 쳐다보지 말라는거였습니다.

겨울때 특히 그 소리가 심하다고 하였는데, 저는 과학적으로 겨울때 온도차로 인해서 소리 포에서 소리 나는것이 아닌가라는 생각하였거든요.
어릴때부터 혼자서 밤길 걷는게 익숙하고 산속도 많이 다녀봐서 어두운길 혼자 다니는것을 별로 무서워 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공포영화는 싫어 합니다. 흑흑..)

그리고는 저도 선임이 되면서 동일한 구전괴담(?)을 후임에게 이야기하는 시절이 왔었을때였나.. 막 상병 달았을때 늦은 야간 근무였습니다.
새벽 2~3시쯤이었을거에요. 불침번이 와서 깨워서 행정반으로 가서 근무 나갈 준비 하는데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맨날 졸던 일직사관이나 부관도 잠을 자지 않고 저희 근무 나가는걸 보고 있는데, 혹시 근무 나가면서 교대할때 뭔일 있거나 가서도 뭐가
이상하면 바로 연락하라는거였습니다. 약간 다른게 저희가 위병조장과 위병소 근무자가 각각 근무시간이 달라 위병조장 1병/위병소 근무 2명이
따로 따로 근무를 나가게 됩니다. 위병소 근무(사수,부사수)가 근무나갈때는 2명이 가는거라 그다지 안 무서운데 위병조장은 혼자서 근무 교대
하러 가는거라 가끔 무섭다라는 이야기들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날은 위병조장이 일찍 나와 저희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30분뒤에 근무인데
왜이리 일찍 나오셨습니까 하면서 후임보고 위병조장 총기도 같이 꺼내라고 이야기 하는데, 그 선임 병장이 오늘은 혼자갈때가 아닌거 같다.
라고 하더군요.

일단 저희 셋은 행정반에 보고 하고 지휘통제실로 다시 탄창으로 받으러 갔습니다. 지휘통제실 가는동안 위병조장이 뭔가 이야기를 할려다가..
아니다.. 하고 머뭇머뭇 거리는데... 후임병이 오히려 낮빛이 파래져서 있더군요.

뭐지.. 뭐지..? 하는생각이 들었지만 그대로 지휘통제실로 갔습니다.

지휘통제실 가니 당직 사령이었나? 어 셋이 한꺼번에 가냐? 그래 그게 좋겠네.. 셋이면 뭐.. 그리고는 저희보고 별다른 확인은 안하고
탄창주더니 빨리가라 하더군요. 평소 꼼꼼하던 일직 사령이 아닌데, 잠이 덜 깼나..

탄창 받고 나오면서 제가 위병조장한테 뭔일 있습니까? 분위기가 이상한데요. 하니까..
이야기 하더군요.

아까 2번째 근무자가 복귀하다가 귀신 봤다고 온갖 난리가 났다고...포상에서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가 있었다나?
전 거기서 겨울이니 눈이랑 포상에서 소리를 잘못 들었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러려니 했습니다.
이런일 시즌마다 있던거 같은데.. 하는데...

또 위병조장이 혼자 복귀하던 2번째 위병조장도 봤다고 하네.. 울면서 뛰어 왔데..

..............아 그래서 저희 기다리다가 같이 가는겁니까? 크크크.. 하면서 슬슬 조금 겁이 났습니다. 2명도 아니고 3명이나
그리 잘못 보나...저희 후임명은 조용히 아무말 없이 따라만 오는데 걸음걸이가 조금 이상했습니다...

그리고는 저희도 그 문제 포상길로 들어 섰습니다. 2~3분이면 지나가는 길이기에 멀리 보이는 위병소 불빛을 보면서 내려가는데
추위도 추위지만 바람이 많이 불더군요.

저는 이때쯤이면 슬슬 소리 들릴때 되지 않았습니까? 하고 농담좀 할려는데 말 끝나자마자 진짜 [끼익끼익] 소리 나더군요.
정말 섬칫 했는데, 후임병이 뭔가 어물쩡 거리면서 저.. 이러면서 이야기 할려고 하다가, 위병조장 선임병이 짜증내면서 야 시덥지 않은 소리
하지말고 포상쪽 쳐다보지 말어 그냥 내려가.. 하더군요. 그리고는 구시렁거리면서 육두문자를 내 뱉고 있었습니다.

앞서 가던 후임병이 추위로 몸을 떠는게 아니라 진짜 뭔가 온몸이 덜덜덜 거리면서 내려가는게 눈으로 보일정도 였습니다.
뭐 봤나? 아니며 분위기때문에 무서웠나.. 라는 생각하면서 위병소 다 왔을때 멀리서 위병조장이 위병소 나와 있고
위병소 근무자 2명이 새파래져서 저희한테 총구를 들이데고는 수화를 하더군요.

후임병이 수화에 응답하였고 저와 위병조장이 후임병을 지나 위병소쪽으로 가까이 가니
전 근무자인 위병조장이 소리지르며 야 너네 멈춰! 이새끼들아 너네 뭐야? 라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더군요.

분위기가 장난 아니었던지라, 저희 위병조장이 왜 그래? 응답하면서 위병소로 가까이 가지 않고 멈춰 있었습니다.

[야 너네 근무자가 왜 셋이야? 가까이 오지마 이시키들아! 지금 너네 위병 부사수 위에 행정반에 있어! 뒤에 저놈 누구야?!]

그리소리 듣자마자 정말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느낌이 들었는데 저랑 근무 같이 교대하러 온 위병조장이 갑자기 으아아 소리 지르며
위병소로 뛰어갔고 저도 제 뒤에 있는 후임병을 뒤돌아 쳐다보는게 무서워서 위병조장이 뛰자마자 같이 으악 하면서 뛰어 갔습니다.
그때 위병소는 다 패닉이었습니다. 남자들이 그리 소리지르는것이 장난 아니었죠.

위병소쪽으로 가서 뒤돌아보니 저희와 같이온 후임별이 덜덜 떨면서 그자리 그대로 있더군요.
뭐지 진짜 귀신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후임병이 흐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너 뭐야! 귀신이냐?!]

라고 현재 근무 위병조장이 외치니..

[저 말둘 근무자 이병 XXX입니다. 근무 잘못 나왔습니다.]

...............

불침번 근무자가 근무자를 잘못 깨어서 원래 근무자가 아니라 다음 타임 근무자를 깨운것이었습니다.
거기다가 근무들어간지 얼마 안되는 다른 내무실 막내인지라 사람 얼굴을 다 외우지 못한 상태에서
위병조장 총기를 꺼낼때 근무자도 자기 타임때 조장인지라 의심이 없다가...(이 30분의 나비효과..와 귀신소동..)

지휘통제실 가면서 시간을 너무이르게 근무를 잘못 나왔다라는것을 알게 되었더군요.
그래서 저희한테 이야기 할려다가 저랑 위병조장이 귀신 이야기하느라 분위기가 싸하다보니 제대로 이야기도
못하고 어물쩡 같이 위병소까지 내려오게 된거이었죠. 걸음걸이가 이상할때 눈치 챘어야 되는데..

원래 제부사수는 불침번이 새벽 인원 점검하다가 근무 나가야 되는 애가 안나가고 있어서 깨웠고 헐레벌떡 근무복장 입고
행정반 갔더니 자기 사수 근무자랑 위병조장이랑 다 근무 나간걸 알고 사색이 되었고, 일직부관이랑 사관도 아니 그럼 애들 부사수는
어떤놈이랑 나간거지 하면서.. 귀신소동이랑 맞물려 패닉상태에서 위병소로 연락하여 지금 내려가는 근무자 부사수 같이 안갔는데
애들 셋인지 둘인지 확인해보라고 하면서 전화 연락 하자마자 저희 오는거 보고 위병소도 패닉 상태였던거죠.

결국 그날 저희 본부중대 행정반 근무인원이랑 위병조장, 저랑 부사수, 전후 불침번등 전부 휴가 짤리고 완전군장으로
한겨울 연병장 돌았습니다. 근무때 간부들도 장난 아니게 깨져서....

다들 그날 뭔가에 홀린거 같다고 했습니다.

한달동안 중대 분위기 안좋았고 근무 앞으로 후임이 아닌 선임이 모두 인원 체크하고 깨우는걸로 바뀌었죠.

쓰라린 추억이네요. ㅠ_ㅠ
아이뽕
17/06/19 11:29
수정 아이콘
휴... 생각했던 결말이 아니라서 다행히 덜(?) 오싹했네요.
Lovely Rachel
17/06/19 14:23
수정 아이콘
휴가 짤렸다는게 가장 공포스럽네요 흑흑.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워비
17/10/03 10:41
수정 아이콘
본부중대에서 위병소 근무에 투입되는걸 보면 제가 있던 7026부대는 아닌거 같은데.
155mm에서 너무 반갑네요.

진군
사르르
17/06/19 11:10
수정 아이콘
하나도 안 무섭네...하하.. 하고 봤는데 팔뚝에 소름이 돋았네요.
바보미
17/06/19 12:50
수정 아이콘
어우 소름돋았아요 글 잘 쓰시네요 크크
콩탕망탕
17/06/19 13:47
수정 아이콘
점심먹고 글 읽으며 소름 돋았네요..
그래도 혹시 기대한건..
노래방 업자가 말하기를..
올때 혼자인거는 맞다. 다만, 작년에 다섯살짜리 아들을 같이 데려오는길에 아이가 잘못되었다.. 라던가 뭐 이런 반전을 기대했었는데..
아지다하카
17/06/19 14:19
수정 아이콘
어제 새벽에 물마시다 읽었는데 진심 오싹했습니다.
Lovely Rachel
17/06/19 14:23
수정 아이콘
몰입해서 읽었네요. 후하후하.
달토끼
17/06/19 15:46
수정 아이콘
이상하네요. 다른 괴담은 그닥 감흥이 없는데 이 글은 꽤 오싹한데요. 필력 때문인지 리얼함 때문인지 모르겠네요.
꿈꾸는사나이
17/06/19 16:26
수정 아이콘
넘나 무서운 것... 덜덜
고랄라
17/06/19 17:01
수정 아이콘
저도 군생활때 귀신 본 적이 나네요......

07군번이고 27사단 사단본부 소속이었습니다.
사단본부에는 영외 BOQ관리병이 존재하는데 영외에서 생활해야하는터라
이기자 회관에서 회관병들과 같이 생활 했습니다.
잠은 이기자회관에서 자고 일과시간은 회관과 10분정도 떨어진 BOQ통합관리실에서 근무했습니다.

먼저 설명드릴게 저희 영외병사들은 영내에 있는 병사들과 같이 전투복을 입고 야간근무를 서지 않습니다.
다만 군필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각 부대 회관에는 숙박시설, 목욕탕,노래방,식당 등이 있습니다.
건물은 1층과 2층으로 분리되어 있는데 1층에는 카운터, 목욕탕, 숙박시설이 있고 2층에는 식당,노래방,기간병숙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영외병사들은 야간근무를 1층 카운터 앉아서(죄송합니다...) 시간을 보냈습니다.
야간근무시 하는일은 숙박하는 병사들이나 간부들 요청사항 있으면 들어드리고, 목욕탕 수건 세탁기 돌리고, 건조기에 건조시키고 하는 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날은 08년 여름 장마철이었고 정말 비가 오지게도 오는 날이었고 제 근무시간은 새벽 2~3시경이었던걸로 기억납니다.
아시겠지만 이 시간대 근무가 애매하게 자고 일어나느라 굉장히 피곤하긴 합니다.
전번초가 깨우고 나서 카운터로 내려가 앉은지 30분정도 되었던가 잠이 좀 들었던거 같습니다....
저도 모르게 엎드려서 잤던거 같은데...선 잠자다가 떨어지는 꿈 꿔서 깨는거 아시죠?? 그런식으로 잠이 깼습니다.
일어나서 고개를 들었는데 너무 깜짝 놀랐습니다.
이때 깜짝 놀란건 귀신같아서가 아니고 그냥 눈떴는데 사람이 바로 앞에 서있는 자체로 깜짝 놀랐습니다.

여튼 머리가 긴 여자였는데 흰색 원피스같은걸 입고 비를 쫄딱 맞았는지 머리가 다 젖은채로 제 앞에 서있었구요...
입으로 뭔가를 중얼중얼 거리더라구요.
살짝 비몽사몽이었을때라 뭐라고 하는지는 몰라도 그떄 제생각에는 '아 머리가 다 젖어서 수건을 달라고 하는 건가?'
하고 그 여자한테 "수건 드릴까요?" 라고 물어봤지만 들리지도 않는 소리로 입으로만 중얼중얼 거리더군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목욕탕에 수건을 가지러 갔습니다.
카운터에서 나오면 바로 우측에 목욕탕이 있고 입구쪽에 수건이 있거든요.가지고 나오는데는 5초?정도 밖에 안걸립니다.
그래서 수건을 가지고 나왔는데 그 5초 사이에 여자가 어디로 사라졌더라구요....

저희 카운터 앞에 바로 입구가 있고 강화도어로 되어있는데 입구나가면 앞쪽이 훤히 보이는 구조로 되어 있거든요.
바로 입구로 가봤습니다....없더군요...이게 사람이면 이 시간사이에 내 눈에 보여야 정상인건데 안보입니다....
밖에는 장대비가 쏟아지는데 그제서야 제정신이 들더라구요.

뭐지이거??사람이 아닌가??

제가 원래 겁이 좀 많은 편이라 바로 2층 기간병 숙소로 뛰어들어갔습니다.
알동기가 2명이 있는데 다음근무자가 그중 한명이어서 바로 깨워서 1층으로 같이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혹시 숙박리스투중에 여자가 있는지 물었습니다. 회관병 모두 그날 숙박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거의 다 알고 있거든요....
평일이라 숙박하는사람도 거의 없을뿐더러 여자도 없답니다....

동기에게 방금전 상황에 대해 얘기를 해줬더니 자기도 한번 본적 있다고 합디다...
그놈은 새벽에 식당에서 봤는데 식당 입구로 들어가면 좌측에는 좌식으로 앉아서 먹는 곳이 있고
맨~안쪽에는 별도의 방이 따로 있거든요 ...
새벽에 물마시러 식당에 잠깐 올라가서 식당 불을 켰는데 그 맨 안쪽 방문이 열린 상태로 어떤 여자가 얼굴만 쓱 내밀고 자기를 보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얘기 듣고 더 미칠뻔 했죠.......결국 동기도 제얘기 듣고 혼자 있기 무섭다고 해서 동기놈 근무시간까지 같이 있어줬습니다....

제 머릿속에는 어제일처럼 생생한데 설명이 제대로 안되서 다른분들은 별 감흥이 없으실수도 있겠네요....작문 능력이 안되서 죄송합니다...
여튼 진짜 살면서 아직까지도 잊을수가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행운유수
17/06/19 21:53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잘 쓰셨어요.
혼자 본 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봤다면 진짜 뭔가 있긴 있는 모양입니다.
윌모어
17/06/19 23:20
수정 아이콘
오....잘봤습니다. 하얀 원피스의 여자귀신이 눈앞에있다니.. 혼자 있다가 그거봤으면 전 기절했을지도 모릅니다ㅠㅠ
달빛사냥꾼
17/06/19 17:10
수정 아이콘
군생활을 저와 같은 곳에서 했네요. 연천쪽이 일반인에게 별로 안 알려졌지만 터가 썩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고도 많고 수해도 많고 환경도 열악하고..
17/06/19 18:26
수정 아이콘
저는 눈으로 본 적은 없는데, 이런 경험은 있습니다.
동이 틀 무렵에 정해진 장소에 가서 무언가를 체크 해야 하는 곳에서 군생활을 했습니다.
일년중 200일 이상은 가야 하는데, 절반 이상은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기가 있는 초소로 들어가 수화기를 들면 끊어지구요.
군대에서 그 시간에 깨어 있을 사람은 당직사관과 당직병 말고는 없지요. 그 곳의 전화번호도 같은 부대원 외에는 알 수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당직병이 장난 치나 싶었는데 확인해 보니 아닌겁니다.
다음에는 혼선 문제인가 싶어서 기지 내의 유선 관리 하는 곳에 문의를 해봐도 장소 특성 상 그럴 수 없다는겁니다.
상병쯤 되고선 전화 와도 무시하고 그냥저냥 살았는데 군대 공포글을 보니까 갑자기 그때의 기억이 생각나네요.
그 전화의 정체는 무엇이였을까요?
행운유수
17/06/19 21:56
수정 아이콘
콜렉트콜?
혜우-惠雨
17/06/19 19:05
수정 아이콘
엄마 엄마ㅠ 어딧어ㅠㅠ
17/06/19 21:03
수정 아이콘
흐흐 본문도 재밌고 댓글들도 재밌네요. 감사합니다. 역시 군대 귀신 얘기가 최고네요.
행운유수
17/06/19 21:55
수정 아이콘
귀신을 본 적이 없어서 아직 믿지는 않지만 다른 분들이 그것도 여럿이서 같은 걸 봤다는 얘기를 접하면 마냥 아닐 거라고 부정할 수도 없고...
참...

진짜 귀신이 있다면 조상님이 저 좀 돌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사는 게 좀 힘드네요ㅠ
번호라도 살짝 알려주고 가세요~~
우왕이
17/06/20 07:33
수정 아이콘
아침에 지하철출근길에서 읽으니 하나도 안 무섭네요
어제 자기전에 안 읽길 잘했네요 휴
솔로12년차
17/09/16 11:27
수정 아이콘
여름이 올 때 써 졌던 글을, 여름이 지날 때 보네요. 당시도 글을 클릭은 했는데, 진짜 무서운 글인 것 같아서 안 읽었었습니다.
무서운 이야기는 군대나 전쟁에 관련된 것이 가장 무섭게? 실감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남자라 여고다닐 일은 없었기도 했고, 학교도 그리 오래된 건물은 아니었던지라(이젠 오래됐네요... 30년이 넘었으니.) 낡은 느낌도 없었거든요.
군대에서 귀신 이야기는 딱 하나 있었습니다. 전 118대대에 있었는데, 속해있던 91여단이 30사단 본부대와 주둔지가 붙어있거든요. 그러다보니 본부대를 포함해서 91여단이 담당하는 경계지역이 넓었습니다. 본부대쪽은 아무래도 경계근무 인원이 부족하니까요. 어쨌든, 귀신이 출몰한다는 지역은 118대대의 담당구역보다 조금 아래의 117대대 담당지역이었어요. 다시말하지만, '출몰'입니다. 한 번 목격된 게 아닌거죠. 118 쪽에서는 소문으로나 들었지 목격한 사람이 없었는데, 그 귀신이 무기고쪽까지 진출하면서( 해당 경계지역에서 좀 더 내려와 여단 본부쪽에 있었습니다.) 무기고 근무를 서던 경계병사가 목격한 것이 최초였습니다. 그러다가 117쪽에서 무섭다고 118로 해당지역 경계를 넘기려했는데(본래 117와 118은 경계근무 지원을 교대로 나가기 때문에 무기고등의 경계근무는 교대로 합니다. 근데 117에서 거길 자기들이 하겠으니 경계근무에 들어가 달라고 한거죠.), 118에서 첫 근무자가 목격했다고 했나? 그래서 복구됐다는 이야기만 들었었어요.

전 귀신을 본 적이 없는데, 수시로 눌리는 가위를 제외하면 개인적으로 가장 무서웠던 경험은 영화 링을 봤을 때입니다. 집에 들어갔더니 형이 링 비디오를 빌려다 놨더라구요. 자정은 좀 넘긴 시각이었습니다. 당시엔 겁이 없어서 별생각없이, '오~ 지금 보면 무섭겠는데?'하는 마음도 좀 있는 상태로 봤습니다. 영화 자체는 그냥 좀 무서움을 즐기면서 잘 봤는데요. 영화가 끝나고나서 리모콘으로 비디오를 껐는데, (방송을 안하니 당연히) 지지지직하는 화면이 떴습니다. 왠지 방금 본 영화 덕에 실감나면서 찔끔했는데, 진짜 바로 그 순간 전화벨이 울렸어요. 제 평생 그때만큼 무서웠던 적이 없습니다. 그후로는 전 지금도 공포영화는 놀래기나 하지 특별히 무서워하지는 않지만, 공포영화든 뭐든 무서운 이야기를 혼자 밤에 보진 않아요. 실제로 있다 없다를 떠나서 굳이 그럴 이유가 없으니까요. 참고로 그 전화는 받자마자 끊겼습니다. 다시말하지만, 새벽 3시쯤 됐을 때였어요.
gallon water
17/09/17 13:39
수정 아이콘
어우야... 진짜 몰입되고 오싹하네요
왜 군대에는 이렇게 귀신이야기, 목격담이 많을까요?
17/09/18 17:48
수정 아이콘
귀신 목격담은 정말... 특히나 군대에서 말이죠..
다들 하나씩 말씀하시는 느낌이라 저도 하나 말씀드리면..
춘천에 금병산이라는 산이 있습니다. 김유정에 동백꽃의 배경이 되었던 산이라고 하더군요.
눈이 많이 온 겨울에 훈련 중이었습니다.
부대 특성상 추적 임무 훈련 중이라 발자국이라던지 지형변화 이런 거에 중요한 부분이 있기에 작전 중에는 민간인이 들어오지 못하게 통제를 하는 편이였습니다. 당시 전 소대 고참이라 소대원들과 잠시 휴식을 산중턱에 휴식을 하는 중이었지요.
그 때 어떤 아저씨가 훈련지역에 서 있더군요.
그래서 제가
"아저씨, 여기 훈련 중이니까 들어오시면 안돼요!!" 라고 소리 쳤습니다.
그런데 아저씨의 대답은
"나 홍길동이야.(이름을 말했는데, 오래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계속 이렇게 대답을 하시더군요.
그 이후에 잠깐 고개를 돌리고나니 그 아저씨는 보이질 않더군요. 뭐 내려가셨겠거니 싶었지요.
그 때도 이상한 점은 있었습니다. 한 겨울이었는데 아저씨 복장이 가을이나 봄에 입을 듯한 등산복이었거든요..
그러고나서 훈련 지역을 한 바퀴 돌았는데.... 분명 눈이 많이와서 발목까지 잠길 정도로 눈이 쌓였습니다. 분명...
근데 아저씨가 서 있던 곳에는 발자국이 없더군요.... 내려갔을 것이라고 생각한 곳에도 발자국이 없었지요...
그 때는 무서움을 느끼진 않았습니다. 뭐 그럴려니 했지요. 워낙 춥다보니...
그 다음날 교관님께 말씀드렸더니 제가 목격한 곳의 부근에 그 이름을 가진 아저씨의 묘가 있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매년 한번씩 목격담이 나온다고...
소름 돋는 건 교관님께서 그 아저씨가 항상 이런 말을 한다더군요.
"나, 홍길동이야"라고...
그 때 이후로 전역 때까지 그 아저씨를 보진 못했지만 아직도 그 생각하면 소름이 돋습니다..
윌모어
17/09/18 21:36
수정 아이콘
어우... 소름이 쫙 돋았네요. 왠지 토요 미스테리 생각도 나고 그러네요..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지다하카
17/10/07 08:04
수정 아이콘
어우 진짜 소름돋았습니다.
귀여운호랑이
17/09/20 13:06
수정 아이콘
생일 선물로 받은 이 힐리스 정말 좋다. 슉슉 잘 나가네. 근데 저 아저씨들은 왜 저러지?
일하고있냐
17/09/20 21:18
수정 아이콘
오싹 하네요.. 나는 GOP시절 짬통에 있는 멧돼지보고 죽어라 도망갔던 기억밖에;;
운동화12
17/09/21 05:07
수정 아이콘
이야기도 오싹하고 필력도 오지시네요
아무말도
17/09/21 16:01
수정 아이콘
사실 글 읽고 별로 안무서웠어요. 그냥 헐.. 진짜 이런 일 있구나 했어요..
근데 새벽에 물마시러 일어났는데, 갑자기 생각나는 겁니다.
아이가 왔다갔다 모습이... 그리고 지금 내 눈 앞에서도 금방이라도 왔다갔다 할 것 같아서 진짜 무서웠습니다.
잊고있었는데 추천게시판에 있는 제목을 보고 다시 생각났습니다. 아, 밤에 또 생각나면 어쩌나요... 흑흑
17/09/30 20:06
수정 아이콘
분명히 귀신잡는 해병대라고 했는데.. 밤에 제일 핫한 이야기가 초소에서 귀신 본 이야기...하핫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2869 원말명초 이야기 (8) 붉은 천하 [12] 신불해8476 17/08/26 8476
2868 원말명초 이야기 (7) 결코 원하지 않았던 미래 [19] 신불해8648 17/08/25 8648
2867 원말명초 이야기 (6) 주원장이라는 사람 [24] 신불해11337 17/08/24 11337
2866 허리 디스크 관련 개인적인 견해 [109] 메레레26110 17/08/24 26110
2865 아주 소소하게 누군가의 히어로가 되었던 이야기 [34] 솔로몬의악몽11728 17/08/23 11728
2864 원말명초 이야기 (5) 대의멸친(大義滅親) [21] 신불해8997 17/08/23 8997
2863 원말명초 이야기 (4) 다모클레스의 칼 下 [25] 신불해8772 17/08/22 8772
2862 원말명초 이야기 (3) 다모클레스의 칼 上 [14] 신불해8745 17/08/21 8745
2861 원말명초 이야기 (2) 황제 시해범 [22] 신불해9940 17/08/20 9940
2860 원말명초 이야기 (1) 시대의 끝, 시대의 시작 [26] 신불해12042 17/08/19 12042
2859 웃기는 놈이네 [22] CoMbI COLa14925 17/08/19 14925
2858 피부과 전문의가 풀어보는 탈모 이야기 [122] Pathetique35422 17/08/10 35422
2857 한글 마춤뻡 쉽개 왜우는 법 [82] 파츠29015 17/08/04 29015
2856 세계를 정복한 최강의 제국, 여기에 맞서던 지상 최대의 장벽 [168] 신불해53351 17/07/26 53351
2855 흡연은 때와 장소를 가려서 [93] 타네시마 포푸라20225 17/07/24 20225
2854 필통의 죽음 [27] 새님14533 17/07/18 14533
2853 자외선 차단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163] Pathetique28146 17/07/04 28146
2852 "백만이 죽건, 천만이 죽건, 오천만이 죽건 오늘도 계속 굴러간다." [59] 신불해26131 17/06/29 26131
2851 염색체XY여성의 비밀(닥터하우스: 가장 완벽한 여성은 실은 남자였다) [41] 카랑카24210 17/06/25 24210
2850 [공포] 군대에서의 제 경험담을 풀어봅니다 [65] 윌모어24292 17/06/19 24292
2849 삼국통일전쟁 - 1. 일백일십삼만 대군 [51] 눈시H15526 17/06/18 15526
2848 고기의 모든 것, 구이학 개론 #1 [62] BibGourmand18169 17/06/13 18169
2847 병원은 왜 그곳에 있을까? [32] 토니토니쵸파16523 17/06/08 1652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