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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5/14 01:33:28
Name Eternity
Subject [줄거리 해석] 곡성은 예루살렘인가, 지옥인가 (스포있음)

*반말체인 점 양해바랍니다.*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 있습니다.*





[줄거리 해석] 곡성은 예루살렘인가, 지옥인가




1. 일광의 살굿은 누구를 향하는가

영화에서 제일 관객을 헷갈리게 하는 요소이자 가장 큰 논란거리인 일광(황정민)의 살굿부터 가보자. 나홍진 감독의 말에 따르면 일광과 외지인(쿠니무라 준)은 처음부터 한패였고 외지인의 악귀가 무속인 일광에게 신내림이 되면서 일광이 악귀의 조력자가 되었다고 한다. 어쨌든 감독은 일광의 살굿과 외지인의 주술 의식을 교차편집하며 마치 둘의 대결인양 분위기를 몰아간다. 일광의 살굿이 절정으로 치달을수록, 일광이 나무형상에 대못을 박을 때마다 효진(김환희)의 몸이 뒤틀리고 이와 더불어 산 속에서 승복을 입고 주문을 외던 외지인의 몸도 고통 속에 뒤틀린다. 당연하게도 이 장면에서 관객들은 일광에 대한 일말의 의심을 거둔다. 마치 <엑소시스트>의 한 장면처럼 효진의 몸속에 들어간 악귀가 괴로워함에 따라 효진이 괴로워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고, 그에 따라 일종의 숙주인 외지인도 함께 그 살을 맞아 괴로워하는 것이라 믿기 쉽다. 이것은 관객을 혼란에 빠뜨리고자 하는 목적이 명백히 들어간 감독의 의도된 연출이다.

이 부분에서 관객을 흔들려는 감독의 과도한 욕심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으나 사실 내 관심은 다른 곳에 있다. 이러한 연출 욕심의 과도함을 뒤로 하고, 어쨌든 좋다. '메가토크'의 나홍진 감독의 말대로 일부러 헷갈리도록 의도된 연출이 맞고 결국 일광의 살굿이 외지인이 아닌 효진을 향하는 것이라 치자. 그렇다면 어째서 살굿이 외지인이 아닌 효진을 향하는지, 다시 말해 효진의 괴병을 더욱 악화시키는 굿이 되는지에 대해 감독의 입장에서 추론해보고자 한다. “왜?”라는 의문을 무력화시키고 부질없게 만드는 ‘오컬트’라는 장르를 떠나서 그럴수록 더 집요하게 “왜?”라는 질문을 해보자는 얘기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이들이 이런 의문을 제기한다. “일광의 굿이 외지인이 아닌 효진을 향한다 치자. 근데 어차피 굿을 안 해도 효진의 괴병은 심각해질 것이고 결국엔 살인귀가 되거나 죽을 텐데 뭐하러 악화시키는 굿을 하는가?” 그것도 굳이 일부러 집까지 찾아가서 말이다. 일면 타당한 의문이지만 나는 반대로 생각한다. 나는 외지인이 마을사람들의 사진이나 물건을 방에 모셔놓고 제사를 지내는 것만으로는, 괴병에 걸린 이들이 살인귀가 되기 어려운 상황이 자꾸 발생된다고 봤다. (참고로 여기서의 ‘제사’란 살굿과 교차 편집되며 경쟁하듯 연출되던 스님복장의 주술 의식이 아니라, 평소에 외지인의 집에 마을 사람들의 사진이나 물건을 가져다놓고 그 앞에 초를 놓고 기원하는 평소의 제사를 의미한다.) 어쨌든 집 구석에 사진들을 다닥다닥 붙여놓고 악귀의 기운을 불어넣는 것만으론 충분치 않다는 얘기다. 왜냐하면 마을의 토속신 혹은 지신 역할을 하는 무명(천우희)의 방해와 결계가 곳곳에 숨어있기 때문. 이것이 외지인의 제사에 일광의 살굿이 더해져야할 이유다. 결국 무명이 쳐놓은 결계나 덫을 파훼하고 병자들의 몸에 심어진 악령의 힘을 배가시키기 위해선 무속인 일광의 역할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의 살굿이 더해갈수록 효진의 몸은 뼈가 갈라질듯 악령의 기운이 더 심해진다. (즉, 그 순간 굿판을 그만두게 해달라고 애원하던 것은 악령이 아닌, 효진의 진짜 음성이라고 본다.)





2. 모든 일가족 몰살현장에는 굿판이 있었다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것이 하나 있다. 영화 속 괴병에 걸린 마을사람이 살인귀로 변해 일가족을 살해한, 네 번의 모든 일가족 몰살 현장에서는 전부 ‘굿의 흔적’이 발견되었다는 점이다. 바꿔 얘기하면 ‘굿 없이’ 오로지 외지인의 주술만으로 살인귀가 일가족 몰살사건을 벌인 적은 한 번도 없다. 이것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극 초반, 첫 번째 살인사건에서 남편인 조씨를 죽인 범인의 살해현장에는 제사의 흔적이 불에 탄 채로 발견된다. 나홍진 감독은 일부러 그 제사의 흔적과 효진의 방의 소머리 제사상을 비슷하게 꾸며놓았다고 말했다. 관객들이 효진의 방에 있는 (일광이 차려놓은) 소머리 제사상을 본 순간, 첫 살인사건의 제사의 흔적을 떠올리길 바랐다고 했다. 그리고 두 번째 살인귀 몰살사건은 나무에 목을 매어 죽은 아주머니가 저지른 화재현장에서 일어난다. 언뜻 보기에 이 집에서는 굿이 벌어진 것 같지가 않다. 하지만 그 집에서 굿이 벌어졌음은 무명의 입을 통해 확인된다. 그 불에 탄 집 앞에서 종구(곽도원)와 무명이 처음 만나는 씬에서 무명은 말한다. “이 집 아줌마가 계속 싫다고 했는데도 할매가 억지로 굿을 했다.” 이 짧은 한마디로 감독은 두 번째 살인귀 사건도 굿과 연관이 있음을 암시한다. 세 번째 몰살 사건은 박춘배 가족의 ‘우물 몰살 사건’이다. 여기에서는 대놓고 굿판의 흔적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굿판의 도중 살인 사건이 일어난 것처럼 보일 정도로 적나라하다. 그리고 네 번째이자 마지막 굿이 바로 효진의 집에서 펼쳐진다. 결론적으로 괴병에 걸린 이들이 살인귀가 되기 위해선 일광 또는 그누군가의 굿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마을의 토속신인 무명의 방해과 결계가 생각보다 끈질기고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3. 까마귀와 흑염소

종구의 딸 효진이 감기몸살에 걸린 듯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앓아누웠던 장면을 생각해보자. 영화에서 효진에게 이상 징후가 처음으로 포착된 장면이다. 종구와 아내가 효진을 간호하며 “여편네가 집에서 애도 안 돌보고 뭐했냐”, “그래서 지금 약 사왔잖냐.”고 투닥거리던 이 장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천장 위(지붕)에서 닭이 고양이에 잡아먹히는 듯 투닥거리는 소리가 나는 순간이다. 이에 놀란 종구와 아내는 천장을 바라보며 별일도 다 있다는 듯 놀란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짧은 장면이나 그 장면에서 닭이 고양이에게 잡아먹히는 것처럼 들리는 소리는 사실 지붕 위의 ‘까마귀’가 고양이에게 잡아먹히는 소리라고 추측해본다.

즉 까마귀는 효진을 찾아온 외지인의 분신이고, 이 까마귀들을 내쫓으며 잡아먹는 고양이는 마을의 지신인 무명이 아닐까? 고양이로 분해 까마귀를 잡은 무명은 그 까마귀를 장독대 간장독 안에 넣어 저주의 결계를 친다. 이른바 외지인을 향한 일종의 토속적 저주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후에 일광이 등장해서 가장 먼저 찾아내어 깨부수는 것이 바로 이 장독이다. 고갯길 첫등장 씬부터 일본식 좌측통행 운전을 하며 의미심장한 분위기를 풍기던 그가 효진의 집에 와서 가장 처음 한 일은 무언가를 찾아내는 일이었다. 나 또한 처음엔 그것이 외지인의 흔적을 찾는 행위인 줄 알았으나 영화를 다 보고나서 생각해보니 오히려 그 반대였던 게 아닌가 싶다. 결국 까마귀가 들어있는 장독을 깨부순 후 일광은 말한다. “겁나게 진상스러운 놈이구먼.” 언뜻 듣기에 외지인을 향한 것처럼 보이는 이 말은 사실 ‘무명’을 향한 말이 아닐까? 즉, 그녀의 훼방이 징글징글하다는 뜻. (생각해보면 영화의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무명은 ‘금어초 결계’로 그들을 끊임없이 방해한다.) 그리고 일광이 종구네 집으로 초대되기 전에, 종구가 외지인의 집에 가서 검은개를 죽이고 깽판을 부리자 외지인이 혼자 남아 입으로 주문을 외는듯한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종구의 집 앞에 죽은 흑염소가 걸려있게 되는데 이 흑염소는 효진의 악령을 배가시키는 외지인의 저주로 보는 것이 타당하겠다. 죽은 흑염소를 매달아놓은 것을 외지인의 저주로 보는 근거는, 그날 효진이가 옆집 할머니를 가위로 찌르는 사건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즉, 죽은 흑염소를 통한 외지인의 저주가 효진의 악령을 더욱 배가시켰다고 추측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장독대 속 까마귀'는 무명의 결계, '죽은 흑염소'는 외지인의 저주로 분리해서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  

+) 만약 장독대 속 까마귀가 '무명의 결계'가 아닌 '외지인의 저주'라면 해석은 또 달라질 수 있다. 지붕 위의 닭은 그냥 종구네 닭이고 고양이 소리는 집안의 불운을 암시하는 액운의 상징 정도로 가볍게 해석될 수도 있다. 종구가 외지인의 집에 가서 깽판을 치고 검은 개를 죽이고 돌아온 다음날 아침, 죽은 흑염소가 종구네 집 문앞에 매달리게 되는데 이때 복수의 의미로 죽은 흑염소와 함께 외지인이 장독대 속에 죽은 까마귀를 넣어서 저주의 기운을 불어넣었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그후 일광이 나타나 휘파람을 불며 찾으려한 것은 '외지인의 흔적'이 맞고, 그가 까마귀 장독을 찾아내 깨부수는 이유는 겉으로는 종구네 가족의 신뢰를 얻고 속으로는 이것이 외지인의 저주와 연관돼있음을 심증으로 확인하는 과정일 수도 있다. 즉, '장독대 속 까마귀'가 누구의 소행인지에 따라 해석은 다소 갈릴 수 있는데 이 점은 감독이 아닌 이상에는 어느 쪽이라고 쉽게 단언하기 어렵다.





4. 그의 사진은 두 종류다

여담이지만 외지인은 두 종류의 사진을 갖고 있다. 마을사람들의 멀쩡한 상태일 때의 사진 하나, 그리고 살인귀가 되어 죽은 후의 시체 사진 하나. 나는 이 두 종류의 사진을 두 가지의 용도와 목적으로 추측한다. 첫 번째 사진의 목적은 그 사진이 찍힌 사람 혹은 소지품을 소유한 사람에게 괴병(악령)이 스며들도록 기원하는 목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사진 또는 그 사람이 지닌 물건이 필요하다. 두 번째 사진의 목적은 시체(또는 죽기 직전의 인간)의 영혼을 뽑아내는 용도로 추측된다. (나홍진 감독 또한 메가토크에서 사진의 의미가 영혼을 뽑아내는 미신과 맞닿아있음을 언급했다.) 즉, 살인귀로서의 임무를 마치고 자살한 이들의 사진을 찍는 이유는 결국 쓸모가 다한 그들의 영혼을 뽑아내어 제의를 통해 그들의 영혼을 악마에게 바치기 위해서가 아닐까? 그래서 혹자는 트럭 안의 박춘배의 사진을 이용한 주술 의식이 ‘그를 좀비(언데드)로 만드는 의식’이라고 말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그 제의는 그를 좀비(언데드)로 만드는 의식이라 보기 어렵다. 그동안 외지인은 박춘배 뿐만 아니라 목매달아 자살한 아주머니의 사진 등 살인귀로 죽은 이들의 사진을 꾸준히 찍어왔다. 하지만 그 누구도 죽은 후에 다시 좀비로 환생한 이는 없다. 그리고 당시 외지인은 종구의 깽판으로 인해 힘이 많이 손상된 상태였다. 그 순간 야산에서 박춘배가 언데드로 살아난들 외지인이 얻는 이득은 무엇인가? 그러므로 외지인은 트럭 안 박춘배의 사진을 방안에 놓고 사진에 담긴 그의 영혼을 악마(즉, 자기자신)에게 바치는 의식을 하며 손상된 자신의 힘을 회복하는 제의를 펼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5. 외지인의 역살은 박춘배로부터

앞서 말한 것처럼 일광의 살굿은 외지인이 아닌 효진을 향해있다. (정확히는 효진에 몸속에 들어간 악귀의 힘을 더욱 배가시키는 굿이다.) 그리고 이와 교차 편집된 외지인의 주술 의식은, 편집만 서로 경쟁하듯 교차로 됐을 뿐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전혀 다른 영역이다. 결국 외지인이 주술 의식 도중 커다란 충격을 받는 이유는 한가지다. 죽은(혹은 곧 죽을) 줄로만 알았던 박춘배가 죽지 않고 숨을 쉬고 되살아나면서 제의 자체가 엉키며 일종의 역살(?)을 맞게 되었기 때문. (물론 외지인의 제의는 살굿이 아니었으므로 역살이란 표현은 적절치는 않다.) 어쨌든 아주 짧은 찰나지만 외지인의 제의가 한창이던 야밤에 트럭 안에 촛불이 일렁이고 죽은 줄 알았던 박춘배가 숨을 살짝 내쉬며 살아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그이후로 외지인의 제의는 점점 망가지며 고통받게 된다. 다만 박춘배가 스스로 살아난 것인지 무명이 살려낸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무명의 훼방이냐 아니냐보다 더 중요한 지점은, 괴병에 걸린 채로 살인귀로의 자신의 임무(?)를 마치고 죽음을 맞이하던 박춘배가 다시 살아나면서 외지인이 제의가 깨지고 타격을 입게 됐다는 점이다. 이점이 핵심이다.

그리고 만약 (박춘배가 스스로 살아난 것이 아니라) 무명이 훼방을 놓은 것이라면 그 방법은 둘 중 하나로 실행되었을 것이다. 트럭 안에 일렁이던 결계의 초들을 둘러놓은 장본인이 바로 무명이거나, 아니면 반대로 외지인이 둘러놓은 트럭 안 결계의 초를 무명이 흐트러뜨렸거나. 전자로 추측할 수 있는 이유는 박춘배가 숨을 쉬던 순간, 트럭 안에 초들이 빛을 내며 일렁이고 있었기 때문이고, 후자로 추측하는 이유는 아침에 외지인이 급하게 트럭에 와보니 박춘배도 사라지고 초들도 전부 흐트러져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쪽이든 무명의 방해로 박춘배가 언데드 상태로 깨어나게 됐고 그렇게 제의가 망가지면서 외지인이 역살을 맞은 것으로 보여진다. 결국 아침에 급박하게 트럭으로 달려가 박춘배의 시신이 그대로 죽은 채로 있는지를 확인하려던 외지인은 박춘배가 사라진 것을 보고 충격을 받게 된다. 그리고 언데드가 된 박춘배는 사람 냄새를 맡아 본능적으로 외지인의 집으로 찾아오게 된다. 혹자는 외지인에 대한 복수를 위해 박춘배가 찾아오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하지만 의식을 상실한 언데드의 상태를 볼 때 단순히 피를 갈구하며 인간의 냄새를 맡아 가까운 집으로 찾아온 게 아닐까 싶다.





6. 버러지 같은 놈이 미끼를 삼켜버렸구만

어쨌든 일광은 종구에게 "일본인이 마을을 뜨게 만들거나 죽여야 한다."고 미끼를 던진다. 악마와 한패인 일광이 오히려 외지인이 귀신이라며, 외지인의 정체를 폭로하며 의심을 부추기는 것은 일면 의아하지만, 결국 마을사람들의 의심과 분노를 먹고 더 거대해지는 악마의 속성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일광의 추동(推動)이 곡성이란 마을을 또 하나의 예루살렘, 이른바 의심과 분노의 도가니로 만드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결국 마을에 가득찬 의심과 분노는 악마와 일광이 바라던 바였을 것이다. (다만 처음 이 글을 썼을 때만해도 외지인의 죽음도 악마가 의도한 설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글을 썼지만, 댓글을 통한 대화를 통해 '외지인의 죽음'까지는 악마가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내용을 일부 수정한다.)  즉, 종구 일행에 의해 외지인이 차에 치여 죽는 결과까지는 일광도 외지인도 예상못한 결과일 확률이 높다. 종구의 깽판과 역살로 힘이 약해진 외지인은 종구 일행을 피해 도망을 쳤고, 그 과정에서 벌어진 그의 죽음도 무명에 의해 우연히 벌어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외지인이 차에 치여 죽으며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한 기미를 보인다. 그리고 외지인이 차에 치여 죽었을 때, 괴병에 걸린 술집작부를 앞에 두고 점괘를 보던 일광은 흠칫 놀라며 "버러지 같은 놈이 미끼를 삼켜버렸구만."이라고 말한다. '외지인을 의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미끼를 문 행위인데 의심과 분노 끝에 죽이기까지 했으니 미끼를 삼켰다고 표현한 것이다. 결국 미끼를 삼켰다는 말은, 외지인의 죽음으로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미끼를 뱉을 수도 없을 만큼 돌이킬 수 없는 파국에 이르렀다는 파멸 선고에 가깝다.





7. 선과 악의 경계에서

어쨌든 외지인이 죽고 딸아이는 정상으로 돌아온 듯 보이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 줄로만 아는 종구는 효진을 다시 방으로 데려와 눕히고는 소머리 제사상의 촛불을 끄려한다. 하지만 어머니의 만류로 촛불을 끄지 않고, 꺼지지 않은 머리맡 제사상과 함께 효진에게 잠재되어있던 악령은 서서히 다시 살아나게 된다. 그리고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종구의 집 앞을 찾았다가 무명을 마주하곤 피를 뿜으며 구토하게 되는 일광. 자신의 집에 돌아와 모시던 신(악귀)의 초를 시급히 켜보니 곧바로 꺼지고 악마의 상징인 까마귀는 집 안으로 날아들어 죽어버린다. 상황이 급격하게 틀어지고 있음을 직감하고 서울로 도망을 치려하지만 사흘 만에 다시 부활한 악마가 벌레 습격을 통해 일광의 앞길을 가로막고 자신의 존재가 살아있음을 알린다. 그의 존재를 깨달은 일광은 곡성으로 급히 발길을 돌려 다시금 종구를 현혹시키며 무명이 바로 악귀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얼른 집에 있는 효진에게 가보라고 종구를 채근하며 그렇게 또 한 번의 일가족 몰살을 완성시키려한다.

사라진 효진을 찾아 헤매다 마지막 순간에 마을 어귀에서 무명과 마주한 종구. 가족이 전부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무명과 일광 사이에서 피 말리게 갈등한다. 누구를 믿어야 할지, 어떤 선택이 맞는 것인지 선과 악의 경계에서 결국 무명이 지닌 머리핀, 가디건, 군복상의를 보고는 그녀를 의심하며 집으로 황급히 되돌아가게 된다. 그와 동시에 무명이 쳐놓은 금어초 결계는 타버리고 비극은 현실이 된다. 마지막까지도 많은 관객들을 헷갈리게 했던 무명의 머리핀, 가디건, 군복상의는 그녀가 지키고자 하는 (괴병에 걸렸지만 아직 살아있는) 마을 사람들의 소지품이다. 그녀는 이미 죽은 사람의 소지품을 걸치고 있던 적이 없다. 결국 그녀는 아직 죽지 않은 이들의 소지품을 착용함으로써 마을 사람들을 지키는 나름의 토속적 의식을 행하고 있음을 추측해볼 수 있다. 다만 그녀 또한 완전한 '선'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나홍진 감독은 <곡성>을 찍으며 영화 속 곡성이 마치 '예루살렘'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이는 외지인이 처한 고난을 두고 한 이야기일 것이다. 외지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집단적 광기에 휩싸여 자신을 핍박하는 마을사람과 종구 일행은 예루살렘의 '사도 빌라도'와 같을 것이니 말이다. 과연 곡성은 예루살렘인가, 아니면 지옥인가? 한번쯤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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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길어졌네요. 영화의 흐름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이다보니 어설프거나 빈약한 부분도 많습니다. 다양한 지적과 해석 환영합니다. (더불어 댓글을 통한 대화로 제 생각이 바뀐 부분은 수정 또는 추가하였음을 밝혀둡니다.)



* 라벤더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6-07-04 19:14)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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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충달
16/05/14 01:45
수정 아이콘
<곡성>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말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글이네요. 저는 그저 구멍으로 두고 장르적 쾌감에 몸을 실으려 합니다. 그게 편해요;;
똥꼬쪼으기
16/05/14 01:54
수정 아이콘
지금까지 본 해석 중 가장 합리적이고 명료하네요.
영화를 보고나서 다른이의 분석들을 봐도 지금까지 어그러진 퍼즐처럼 왜? 왜? 왜? 란 의문이 남아있던 것이 대부분 이해가 되는군요.
대단하십니다~
16/05/14 01:58
수정 아이콘
와우 굿판에 대한 설명이 신선하네요!
광기패닉붕괴
16/05/14 02:10
수정 아이콘
"라고 부르짖던 모습을 통해 해석될 수 있다. 즉 순연한 거대악의 목적과는 다르게 사람의 몸을 한 외지인이 느끼는 인간적 고통을 보여주는 장면 정도로 보는 것이 적당하겠다.(즉 인간의 몸을 한 그가 흐느끼며 원망하는 대상은 순연한 악 그 자체일 것이다.)"

이 장면이 외지인의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는 장면이라면 곽도원이 형사로서 외지인의 집을 몰래 수색했을 때와 나중에 곡갱이로 외지인을 직접 위협할 때 어째서 그렇게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줬는지 의문입니다.

곽도원 패거리가 쫒아올 땐 정말 목숨이 위험하다 느껴서 흐느꼈고 곡갱이로 개를 죽이고 위협할 땐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태연하게 행동했다고 말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100도가 되면 물이 끓는다도 아니구요.
Eternity
16/05/14 02:19
수정 아이콘
굳이 해석하자면 사도 빌라도 등 자신에게 핍박을 가하던 예루살렘의 많은 이들의 위협 속에서도 담담하고 위엄있게 행동하던 예수의 모습과, 십자가에 못박혀 죽기 직전 하나님을 원망하던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던 예수의 모습의 대비에서 유추할 수 있을듯 합니다. 외지인(예수)에게 있어서 종구(곽도원)은 자신을 핍박하는 사도 빌라도겠죠. 즉, 이와는 다르게 절벽에서의 흐느낌은 (하나님을 향한 예수의 절규처럼) 순연한 악을 향한 외지인의 흐느낌이라고 느꼈습니다.
광기패닉붕괴
16/05/14 02:39
수정 아이콘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아마 감독도 비슷한 의도였을 것 같긴 하나 고개를 끄덕이지는 않게 되네요. 외지인이 사흘 후 부활하면서 완전한 악 그 자체가 되었다면 그 전에는 인간과 악 사이의 어느 존재라고 생각은 합니다. 그럼에도 곡갱이로 집을 부수고 개를 죽일 때는 태연할 수 있었지만 패거리가 몰려왔을 땐 태연해지지 못하고 도망치기부터 하는 간극이 전 받아들여지지 않거든요.
16/05/14 12:32
수정 아이콘
그때는 역살은 맞기 전이고 도망 칠 때는 죽은줄 알았던 박춘배가 살아나 역살을 맞은 후 였죠
Eternity
16/05/15 20:48
수정 아이콘
광기패닉붕괴님께서 지적하신 외지인의 눈물에 대한 제 해석은 삭제 및 수정하였습니다.

광기패닉붕괴님을 포함하여 이 글에 달린 여러분들과의 대화를 통해 '외지인의 죽음에 대한 악마의 의도성'은 없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본문 내용을 수정하였으니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듯 합니다.
...And justice
16/05/14 02:10
수정 아이콘
좋네요.여러 스포글들을 보고도 풀리지 않던 의문이 모두 풀렸습니다.
장르적특성때문에 꼼꼼하게 해석하는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의미없다 생각해서 넘긴부분도
본문을 읽고 생각해보니 굉장히 치밀하게 계획됐다싶네요.
16/05/14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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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잘 기억을 못하는 것 같은데 군복상의는 박춘배의 옷 아니었나요? 박춘배는 그 시점에서 이미 언데드가 되고 죽임을 당했던 것 같은데, 다른 사람의 옷이었는지..
Eternity
16/05/14 02:20
수정 아이콘
(수정) 박춘배의 옷이었는지 아닌지 저도 헷갈리네요. 암튼 무명(천우희)이 옷을 입고 있을 당시 범인은 살아있었죠.
16/05/14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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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가 헷갈린게 맞군요. 감사합니다.
Eternity
16/05/14 02:23
수정 아이콘
아닙니다. 저도 헷갈려서 수정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무명이 이 군복을 가장 처음(곽도원과 처음 만나던 시점)에 입고 나왔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조씨 살인 사건 범인도, 박춘배도 죽지 않은 시점이죠. 마지막 시점에 무명이 입었던 옷은 군복이 아니라 술집작부의 가디건입니다.
16/05/14 02:24
수정 아이콘
그렇네요. 마지막에 입고있던 옷은 술집작부의 옷... 몇시간전에 봤는데 헷갈리네요 크크
모십사
16/05/14 02:19
수정 아이콘
신선하고 선명한 분석 + 감상이네요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영화감상글에서
으례보이는 전문어들 없이도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어떤 감명을 받앗는지
알수 잇어서 좋앗습니다
마스터충달
16/05/14 02:34
수정 아이콘
저는 <곡성>의 맥거핀 중에서 살굿만이 불만입니다. 나머지는 그럭저럭 이해가 가는 편이고 이 글과 비슷하게 생각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살굿은... 악마가 희생자들을 처리하는 방식은 '구성원에 의한 일가족 몰살'입니다. 악마에게는 이것이 일종의 종교적 제의인 만큼 (오컬트 무비의 클리셰죠) 완벽한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저주를 실현하지 않죠. 이런 맥락에서 보면 "돌아가지 말라."는 무명의 목적은 종구 가족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종구가 돌아가야지만 제의가 완성되니까요.

일광의 살굿이 왜인을 향한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왜인은 왜 굿을 했을까요? 처음 오해했던대로 두 사람의 굿판이 일종의 굿 배틀이라면 살을 날리는 일광과 살을 막는 왜인의 구도로 볼 수 있지만, 살은 효진을 향했다고 하니까요. 이 글에서도 왜인이 굿을한 목적은 알 수가 없죠. 굳이 해석하자면 왜인이 무명의 공격을 막는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왜인이 고통을 겪다 죽은 듯이 쓰러진 모습을 바라보는 무명의 모습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이 해석도 좀 의아합니다. 끝내 왜인의 육신을 죽임으로써 미끼를 집어 삼키게 만든 것도 무명이었거든요. 하나 앞서 언급했듯이 결말의 무명은 수호신임이 분명합니다. 이쪽으로 봐도 석연찮고, 저쪽으로 봐도 석연찮죠. 어느쪽으로 바라보아도 모순점이 남습니다.

해결 불가능한 모순. 나홍진은 이것이 노림수였다고 하지만, 개연성 측면에서는 무리수에 불과하죠. 게다가 의도적으로 살의 방향을 헷갈리게 하는 연출을 했으니... 맥거핀을 향한 과도한 욕심이 부른 무리수. 일광의 살굿은 딱 이 평가가 적당합니다.
Eternity
16/05/14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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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왜인이 굿을 한 목적을 상세히 적어놨습니다. '죽어가는 박춘배의 영혼을 사진기에 담아 악마(자기자신)에게 바치는 제의' 라구요. 왜냐하면 왜인이 굿(제의)를 하는 도중 죽은 줄로만 알앗던 박춘배가 갑자기 숨을 살짝 쉬는 장면이 잠깐 나오거든요. 그때 박춘배가 살아나면서 왜인의 굿이 망가지고 일종의 역살을 맞게 되는 거죠. (그리고 그 박춘배를 살려내는 방해행위는 무명이 했다고 추측합니다.) 결론적으로 일광의 굿과 왜인의 굿(제의)는 편집만 교차일뿐 전혀 상관없는 행위라고 전 해석합니다. 본문에 자세히 설명해뒀습니다. (참고로 4번, 5번입니다.)

다만 본문의 추측과는 별개로 살굿 시퀀스는 '맥거핀을 향한 과도한 욕심이 부른 무리수.' 라는데 동의합니다.
마스터충달
16/05/14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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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인의 굿은 모든 사건마다 행해진 일상적인 제의라고 봐야겠네요. 흠... 그래서 닭발이 담긴 그릇이 나온 거군요. 이미 한 따까리 했다는 의미로...
Eternity
16/05/14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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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발이 담긴 그릇을 한참 클로즈업 하는 걸 보면서, 뭔가 있는 거 같은데.. 뭘까 싶었는데 충달님이 짚어주시네요!! 이건 본문에 넣고 싶을 정도로 정확한 지적입니다.
엘디아이
16/05/14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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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을 살 때 흥정하는 모습이 일상적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DavidVilla
16/05/1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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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발이 담긴 그릇, 닭 살 때의 흥정..

마스터충달님, 엘디아이님 감사합니다! 캬..
16/05/14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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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편해지네요 크크크크
나중에 이 글 정독하고 다시한번 천천히 봐야겠네요.
이센스
16/05/14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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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R의 모든 리뷰와 네이버, 시네21 모든 리뷰들을 곡성을 본 이후로 계속 찾아보고있었는데

그 모든 글 중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와닿는

리뷰라고 단정지어서 말할 수 있는 수준의 리뷰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센스
16/05/14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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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글에 힘이 많이 실리지 않은느낌이라서 더 좋았습니다

이상하게도 영화리뷰를 쓰시는분들 특히나 그 경력? 필력이 길어질수록

뭔가 글에 과도하게 힘이 많이 실려 읽기에 불편함이 더해지는글을 많이봤는데

굉장히 깔끔하고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다음에도 좋은영화 리뷰 부탁드립니다.
16/05/14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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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술마시면동네개
16/05/14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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덫붙이고 싶은데 일광의 굿판과 외지인의 굿판(?)의 재료가 많이 비슷하더군요 염소머리라던지 닭의 생피라던지 고라니와 돼지 소로 이어지는 육고기 라던지...거기서 의심이 되던데 지적하는 분들은 생각보다 많이 없더라구요
이름없는자
16/05/14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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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와 염소의 머리는 (특히 그걸 놓고 제의 지내는 행위는) 전세계적으로 악마를 연상케 하는 상징이죠. 저도 처음 아 일광이 한낱 조력자 무당 역할이 아니겠구나 싶었던게 바로 굿이나 집 장면에서 보이는 소머리 제의였습니다
도라귀염
16/05/14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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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보고 왔는데 무명의 나레이션이 영화에 대한 해설이라고 생각하니 얼추 이해가 가긴 하더라고요. 왜 하필 자기딸인지 물을때 의심하고 못믿는 죄때문이라고 그러던데 인간의 원죄때문에 악마가 생겼다는 대충 그런 뜻인것로 이해했습니다. 해설을 읽으니 종교를 광범위하게 디스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연출은 그냥 b급영화인데 이블데드시리즈가 약간 생각나는 정도였고 2시간 반동안 몰입해서 봤네요.
술마시면동네개
16/05/14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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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더 이야기해보자면 닭이 세번 우는것에 대하여 곽도원에게 집에 가지 말라고 한것은

세명이 죽는다는 의미인데

그것은 장모와 와이프 그리고 황정민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딸은 가족을 전부 죽인다면 굳이 죽을 필요없이 영혼이 빨리고

황정민이 외지인의 하수인이라고 햇을때 황정민이 죽음으로 타격을 받는것은 외지인이기 때문이죠

결과적으론 장모와 와이프는 죽지만 곽도원 대신 황정민을 죽임으로 외지인에 타격을 주는 함정임과 동시에 딸의 영혼을 황정민이 수거해가지 못함므로써 유일하게 딸의 영혼을 살리는...
The Variable
16/05/14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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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잘읽었습니다!
노때껌
16/05/14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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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람은 병풍이고 실제 싸움은 외지인과 무명이었고 일광과 종구는 외지인과 무명의 대리인정도 역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느낀 영화 속 무명은 사람을 살리는데 엄청난 사명감 같은걸 가지고 있는 것 같지도 않았고 그냥 그 집이라는 영역에 외지인이나 일광이 해를 가하는게 불편하다 정도로 여기는 것 같았어요.

살굿 역시 효진이 아닌 무명을 향한 것이라 느꼈습니다. 색으로 힌트를 줬다고 생각하는데요.
무명이 입은 흰색 옷, 살굿에 쓰인 흰색 닭과 하얀 염소
그리고 외지인이 기르던 개. 경계심없는 까마귀, 종구 대문앞에 메달아 놓은 흑염소 같은 것들로 흑과 백에 대립을 말한게 아닌가 싶었어요.
Eternity
16/05/1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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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토크'라는 관객과의 대화에서 이동진 평론가가 이부분(살이 향하는 방향)을 질문하자 나홍진 감독이 이렇게 답변합니다. "어떤 관객은 효진에게 향하는 것으로 느끼고, 어떤 관객은 외지인에게 향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연출했다."고 말이죠. 결국 무명을 향한다는 답변은 없었습니다. 결국 효진이냐, 외지인이냐의 문제인 거죠. 이렇게 볼때 애초에 처음부터 일광이 악마와 한패였다고 감독이 밝혔으므로 일광의 살은 효진을 향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무난하고 타당한 해석인듯 합니다.

더불어 일광의 살굿이 무명을 향한다면 무명이 어떠한 형태로라도 괴로워하거나 타격을 입는 모습이 나와야하는데, 영화 속에서 무명은 (굿을 하는 동안) 멀쩡합니다. 오히려 외지인의 집을 알짱거리며 그를 감시(혹은 염탐)하는 모습을 보이죠. 이러한 무명의 태연한 모습과 나홍진 감독의 메가토크 답변을 토대로 할때 살은 효진을 향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Polar Ice
16/05/14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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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영화가 너무 불친절한 것이 맞네요. 감독판이 새로 나와서 통편집된 추격신이 나오고 의문을 품었던 장면들이 해명되면 그 불친절함이 해결될가 같긴한데, 효진을 포함한 종구 가족이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오컬트나 초현실적인 면을 강조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차라리 오컬트적인 면이 아닌 살인의 추억이나 추격자 같은 현실적인 연쇄살인으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니쏠
16/05/1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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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죽었다가 살아나는 것이 의식의 완성이라는 해석에는 반대합니다. 무엇보다도, 왜인은 죽음을 적극적으로 회피하다가 무명의 개입으로 의해 살해당합니다. 예수의 원망에 대한 비유라고 하기에는, 예수는 자신의 죽음을 예언하고 초연하게 받아들이죠. 왜인이 죽음을 받아들이다가 마지막 순간에 잠깐 머뭇거렸다거나 했다면 인간성의 발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시종일관 적극적으로 회피한 것은 죽음이 왜인의 의도가 아니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죽음을 결정적으로 도운 것은 선역의 무명이었고요. 일시적으로 딸의 상태가 호전된 것, 다른 희생자들은 왜인의 죽음 과정 없이도 의식을 마쳤다는 것 등도 생각할 수 있겠고요.
Eternity
16/05/1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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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부분은 저 또한 끝까지 고민한 부분이었고 얼마든지 다툼의 여지가 있는 해석이라고 생각됩니다. 제 고민의 단초는 "왜 일광은 외지인을 쫓아내거나 죽이라고 종구에게 미끼를 던졌을까?" 였습니다. '외지인이 애초부터 죽음을 두려워하고 피하려했다면 그의 조력자이자 하수인(?)인 일광은 왜 외지인을 처음부터 범인으로 지목하며 종구에게 죽이라고 했을까?' 라는 의문 말이죠. 여기에서 시작된 고민이 본문의 해석으로 이어진 것이구요. 하지만 이건 저의 생각일 뿐 좀 지니쏠님의 해석도 타당하다고 봅니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이렇게 해석되고, 저런 시각에서 보면 저렇게 해석되는 게 이 작품이니까요.)
뽀로뽀로미
16/05/1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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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광은 외지인을 쫓아내거나 죽이라고 종구에게 미끼를 던졌을까?"
에 대한 해석은 종구와 무명의 마지막 대화에 힌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종구가 왜 우리 딸에게 외지인이 그러느냐는 물음에 무명은 니가 잘못을 해서 그랬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종구는 애초에 그놈이 먼저 시작했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 종구가 일광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을 때, 일광은 "낚시를 할 때 뭐가 딸려나올지 모른다" 라는 식으로 말을 했습니다.

두 대화를 종합해보면, 외지인은 무차별적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미끼(피부병을 동반한 정신병)를 던지고 그 미끼를 문 사람들 가족에게 살인사건을 일으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미끼를 무는 행위는 그 병의 원인을 외지인때문이라 생각하고 외지인에게 해코지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딸이 아프기 시작했을 때 독버섯때문이라 생각하고 서울 큰 병원으로 갔으면 아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종구는 그러지 않았죠. 외지인 때문이라 생각하고 외지인을 죽입니다. 바로 이때 일광은 '미끼를 물었다'라고 말합니다. 즉, 외지인의 무차별적인 미끼에 반응해서 해코지하는 행위가 악마의 살인의식을 행할 수 있는 [명분] 같은 걸 마련해 주었다고 봅니다. 악마의식 발동 조건이 '니가 나를 죽였으니 나도 너희를 죽이겠다' 같은 게 아닐지... 그래서 일광은 종구보고 자꾸 외지인을 해코지하라고 종용했을 겁니다. 살인의식을 할 명분을 얻기위해서 계속 미끼를 물으라고.

무명의 '니가 잘못을 했다'라는 말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 거겠죠. 자기들을 죽일 것 같다는 의심만 가지고 상대를 죽이는 종구 너의 행위는 잘못이다란 뜻인 것 같습니다.
Eternity
16/05/1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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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 이전의 살인사건들(조씨네 가족 살인사건, 목매달아 죽은 아줌마 살인사건, 박춘배 우물 몰살 사건)등에서는 외지인이 죽지 않았는데도 버젓이 살인귀의 몰살행위가 실행됩니다. 즉 외지인이 죽어야만 몰살 사건이 터지는 것이 아니란 의미죠. 그러니 결국 종구가 외지인을 안죽였어도, (종구의 의심과 분노 만으로도) 효진은 결국 살인귀가 되었을 거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다만 뽀로뽀로미님의 해석에서 힌트를 얻은 부분은 일광이 분명 굿판을 돌아다니며 마을사람들에게 "범인은 외지인이다.", "그를 내쫓거나 죽여야 된다."는 말을 떠들고 다녔을 것이란 점입니다. 마을을 의심과 분노의 도가니로 만드는 것이 외지인(악마)와 일광의 목표처럼 보이는데요. 즉, 외지인이 살해당하지 않더라도, 병자와 그 가족들이 외지인을 의심하고 그에게 분노하는 것만으로도 악마의식(살인귀 몰살행위)의 발동조건이 충족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외지인이 죽었을 때 일광은 미끼를 물었다고 하지 않고 "미끼를 삼켜버렸구만."이라고 말합니다.종구가 외지인을 악마로 의심하고 그에게 분노하는 것만으로도 악마의식의 발동 조건은 충분한데, 거기다 한술 더 떠 죽이기까지 했으니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이 되었다고 본 것이죠. '그냥 외지인에 분노하고 의심만 해도 충분한데, 아예 죽여버렸네? 넌 이제 끝났다.' 뭐 이런 의미가 아니었나 싶네요.
Eternity
16/05/1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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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쏠님, 광기패닉붕괴님, 돌고래님 등과의 대화를 통해 '외지인의 죽음에 대한 악마의 의도성'과 관련한 본문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저도 댓글로 대화를 나누고 찬찬히 생각을 해보니 '외지인의 죽음'까지는 악마(외지인)도 일광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쪽으로 결론이 기우네요. 관련하여 본문 내용을 수정하였으니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듯 하여 참고적으로 말씀드려요.
16/05/1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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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추천날립니다. 한국판 인셉션이죠. 이런 영화 많아지길 바랍니다.
JISOOBOY
16/05/1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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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근데 2번 살해 현장 얘기하실 때 4번의 살해가 있었다고 하셨는데, 그 종구의 경찰동료가 미쳐서 사람 죽인 것은 2번 카테고리에 해당이 되지 않나요? 해당이 되지 않는다면 모든 살해현장이 아니라 일가족 몰살 현장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무서운 장면이랑 잔인한 장면들은 실눈 뜨고 보느라..(네..겁 많아요..)놓쳤을 수도 있는데, 경찰 동료가 살인범이 된 것은 환각을 일으키는 건강음료 때문인가요? 아니면 악귀의 저주 때문인가요? 목에 건 십자가 목걸이로 봤을 땐 꽤나 독실한 신자라 굿은 안할 거 같고..궁금해서 여쭤봅니다.
Eternity
16/05/1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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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말씀하신대로 엄밀히 따지자면 '일가족 몰살 현장'이 맞겠네요.(소제목은 수정하겠습니다.) 말씀하신 부분에 대한 저의 부연 해석은 이렇습니다. 평소의 경우라면(무명의 방해가 없다면) 외지인의 제사(주술)만으로도 살인귀가 되는 것이 가능하지만 무명의 끈질긴 방해로 인해 '마을사람들의 사진이나 물건을 방에 모셔놓고 제사를 지내는 것만으로는, 괴병에 걸린 이들이 살인귀가 되기 어렵다' 라고 저는 봅니다. 효진이만 해도 일광이 집에 오기 전에도 마을 할머니를 칼로 찌르며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죠. 하지만 완전히 살인귀로 변하진 않습니다. 무명의 훼방이 힘을 발휘하고 있는 상태인거죠.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경찰동료의 살해현장에서는 무명의 방해(보호?)가 없었던 게 아닐까요? 예를들어 첫번째 살해현장인 조씨 살인사건 현장에서도 금어초 결계(?)가 등장하고, 박춘배 가족 우물 몰살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무명은 박춘배의 군복 상의를 입고 그를 보호하고자 합니다. 효진의 경우는 본문에서 설명했고(까마귀 장독대 결계 와 머리핀 등), 술집작부마저도 무명이 그녀의 가디건을 입고 보호하고 있죠. 그러자 술집작부 또한 일광에게 점괘를 의뢰하는 장면이 잠깐 나옵니다.(그대로 흘러간다면 술집 작부의 집에서도 일광이 굿을 벌였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죠.) 다만 경찰 동료의 경우 이러한 무명의 보호나 방해가 없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적어도 영화에선 그런 장면이 나오지 않으니까요.) 결국 평탄하게 악귀의 주술이 걸리지 않고 뭔가 살인귀 진행에 문제가 생기는 집에서 굿이 벌어지고 이 굿을 통해 병자(?)의 몸에 잠재되어있는 악령의 힘을 배가시킨다고 저는 봅니다. 결론적으로 '굿이 있어야만 살인귀가 된다'가 아니라, 외지인의 주술만으로 살인귀가 되지 않는(무명의 방해가 있는) 집에는 굿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겠죠.

참고로 경찰동료가 환각(?)을 일으키는 원인은 두가지로 영화에서 제시됩니다. 우선은 말씀하신대로 독버섯 건강음료를 먹어서 저런다는 경찰의 설명이 잠깐 나오기는 합니만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외지인의 집에 처음 방문해서 사진 제사방을 발견하고 외지인과 얼굴을 마주치고나서 돌아왔을때부터 이상증상을 호소하죠. 효진이 이웃집 할머니를 가위로 찌르고 집안이 어수선할 때, 종구와 경찰 동료가 마을 담벼락에 앉아서 얘기를 나누는 씬이 있습니다. 그때 경찰 동료가 말하죠. "나도 그날 그집(외지인 집)에 다녀온 이후로 몸에서 열이나고 자꾸 헛것이 보이고 몸이 이상하다. 뭐라도 해야한다. 이대로 있다간 우리도 전부 당한다." 이런 식으로 말하며 본인도 효진과 같은 초기증상이 있음을 털어놓습니다. 이때부터 (악귀의 저주로 인해) 경찰동료도 괴병에 걸렸다고 보는 게 타당한 해석 같습니다.
공허진
16/05/1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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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최초로 무명을 만난게 곽도원이 아니라 후배경찰인데 전혀 보호하지 않았다는 점은 스토리의 구멍이 아닐까요?
Eternity
16/05/1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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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이부분은 생각하기 나름인데, 영화가 너무 길다보니 관련한 내용을 잘라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무슨 얘기인고 하니, 위의 댓글처럼 무명이 아예 보호해주지 못했을 수도 있고, 반대로 굿판을 벌였는데 영화에서 삭제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경찰동료가 종구(곽도원)에게 "뭐라도 해야한다. 이대로 있다간 우리도 전부 당한다."라는 식으로 말을 한 걸로 봐서는 굿판을 벌였을 개연성도 없지는 않은 거죠. 다만 이것은 너무 앞서나간 해석이고 이에 대해 명확히 영화에서 보여준 바가 없기 때문에 저도 해석하기에 조심스럽습니다.

그리고 경찰 동료 살해씬을 넣은 이유는 관객을 헷갈리게 만들기 위한 감독의 장치라고 보는데요. 그 살해씬 전에 '독버섯으로 만든 건강식품'이 유통되는 뉴스를 보여주고, 그 다음에 그 경찰 동료 살해씬에서 "건강식품을 먹고 저리 되었다."라는 경찰의 대사가 등장하죠. 이장면에서 관객은 혹시 외지인의 저주나 굿이 아니라 독버섯 때문에 진짜 저런 사건이 벌어진건가? 하는 일말의 의구심을 다시금 슬쩍 품게 됩니다. 이렇듯 관객을 혼란스럽게 만들기 위해 등장하는 장치라고 보는데 그래도 말씀하신대로 좀 납득이 안되는 면이 있긴 합니다.
공허진
16/05/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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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버섯으로 몰기에는 약간 무리인게 후배경찰이 곽도원과 악마집에서 같이 깽판을 쳤고 그 이후 이상하다고 이야기함, 부제가 한밤중에 혼자 악마를 찾아가는 계기가 후배경찰 가족몰살에 충격을 받아서인데
독버섯 때문이면 전혀 상관없는 이유로 악마를 찾아간 셈이되죠

차라리 일광이 자신들의 행위를 감추기 위한 미끼로 독버섯 건강식품의 유통에 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뉘앙스라도 넣었다면(건강식품 사장이 일광에게 점을 본다든지) 좀더 자연스러웠지 않았나 합니다
파랑파랑
16/05/1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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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외지인이 죽음과 부활을 통해 완전한 악마로 거듭난다고 볼 때 무명은 이 것을 몰랐을까요? 그저 역살과 사람들의 추격으로 약해진 틈을 노려 제거한 것이라고 봐야할지요. 또 무명의 기에 눌려 일광이 도망칠 때도 왜 도망가게 놔두었을까요?
악한 인간이지만 결국 자신과 외지인의 대결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던걸까요? 수동적인 모습이 저로썬 조금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Eternity
16/05/14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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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해석대로 말씀드리면, 무명이 모든 것을 아는 절대신은 아니므로 죽은 악마가 사흘만에 부활할 줄은 무명도 몰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물론 나중에 종구에게 외지인이 살아있음을 말해주지만, 그건 결과나 현상에 대한 통보이지 예측은 아니니까요.) 그걸 알았다면 오히려 무명이 악마를 살리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저는 파랑파랑님 말씀대로 (무명의 입장에선) '그저 역살과 사람들의 추격으로 약해진 틈을 노려 제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명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해하는 악귀가 아니라 마을을 지키는 토속신(수호신)이자 지신이죠. 따지고보면 외지인을 죽인 것도 무명이 아닌 종구 일행의 차량입니다. 무명은 거들 뿐. 어쨌든 살아있는 사람인 일광을 해하지 않고 내쫓는 것은 (악귀가 아닌) 마을의 수호신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봅니다. 더군다나 일광은 악귀도 아닐 뿐더러 사람이잖아요. 무명 마음대로 죽여선 안되는 존재죠. 오히려 그 장면에서 무명이 일광을 죽여버리면 무명의 캐릭터가 이상해진다고 봅니다. (그땐 오히려 정말 그녀가 선인지, 악인지 구분할 수 없게 되어버리는 거죠.)
파랑파랑
16/05/1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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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친 부분을 다시 짚어보면서 영화내용에 대해 생각할수록 불친절한 설명과 모호한 주제로 감독이 관객을 혼란속으로 빠져들게 의도한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르가 초반부 가벼운 코미디에서 스릴러, 공포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이질감을 느끼기는커녕 그 몰입감이 굉장히 놀라웠던 영화였습니다. 추후 감독판으로 다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답변 감사드립니다. 의문해소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뽀로뽀로미
16/05/14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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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잘 읽었습니다. 많은 의문이 풀렸습니다. 갈수록 양질의 깊은 해석의 리뷰가 올라오네요.
개봉 첫날에 보았지만 리뷰 올라올 때마다 곱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소소하지만 한가지 짚고 싶은 점은 외지인의 의식에 '염불'이라는 단어는 맞지 않습니다. 염불(念佛)은 불교의 수행법으로 불보살을 마음으로 생각하고 그 이름을 부르면서 하는 수행방법입니다. 그런데 외지인은 악마를 모시고 있고 불보살의 이름을 부르는 수행이 아니기 때문에 외지인의 중얼거림은 '염불'이 아니라 '주문(呪文)'이 적절한 단어입니다.

단어 가지고 지적하는 성격은 아닌데 오늘이 '부처님 오신날' 이라서 순수한 마음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요.
Eternity
16/05/1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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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외지인이 승복을 입고 제의를 지내길래 별 생각없이 염불이라고 적었는데 말씀하신 대로 주문이 적절할듯 합니다.
본문 수정해야겠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16/05/14 13:17
수정 아이콘
외지인은 왜 일광이 효진에게 주술을 할 때 박춘배 사진을 놔두고 주술행위를 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Eternity
16/05/1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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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5번에 자세히 설명해뒀지만 일광의 살굿과 외지인의 주술 의식은 교차편집이 됐을 뿐 전혀 관련 없는 의식입니다. 즉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의식이 아니란 뜻이죠. 외지인이 박춘배의 영혼이 담긴 사진을 두고 주술의식을 한 이유는 그의 영혼을 악마(자신)에게 바치기 위해서라고 봅니다. 종구의 깽판으로 약해진 힘을 다시 보강하는 과정이죠. 근데 그 과정에서 주술 의식이 망쳐진 이유는 (일광의 살굿 때문이 아니라) 죽은 줄 알았던 박춘배가 다시 숨을 쉬며 살아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외지인이 역살을 맞은 결정적 이유라고 봅니다. 박춘배를 살려낸 것은 무명의 소행으로 보이구요.
16/05/1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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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쓰느라 애쓴게 느껴지네요
왜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위한 몸부림이 느껴지는 리뷰에요

어쨌든 갑자기 생각드는건 아예 무명과 왜인의 본격대결을 그린 곡성2가 다른 감독을 통해 완전 마이너한 B급영화로 개봉했으면 어떨까입니다.

외국의 오멘시리즈처럼 우리나라도 곡성이라는 오컬트 프랜차이즈가 있으면 참 좋겠다 싶은데...
주본좌
16/05/1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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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가는부분도 많지만 동의하기 어려운해석도 있네요..

무명이 고양이로분해 까마귀를 잡았단 부분과
일광과 외지인이 굿을 하는 가운데 무명은 아무것도 안했다봅니다.. 만약 했었다면 어떤식으로든 힌트가 나왔을텐데 그런게 없었으니까요
외지인이 쓰러지고 하얀옷이 보인게 힌트였나??크

외지인이 울었던건.. 다른분의 해석에서 봤던건데
그때까지는 악마의힘이 없어서가 아니었을까하네요
악마가 흥정을하고 개를키우고 도망다니진 않을테니까요...
영혼을 수집하며 힘을.길러서 마지막순간에 악마가 될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나머지는 대체로 공감가네요~
Eternity
16/05/1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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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것보다 외지인이 박춘배의 사진을 가지고 제의(굿)을 하고 쓰러질 때 무명이 어떤 역할을 했냐, 안했냐는 사실 중요치 않습니다.

이 부분에서 중요한 점은 [외지인이 받은 타격이 일광의 살굿 때문이 아니라, 죽은 줄로만 알았던 박춘배가 살아나면서 제의가 엉켰기 때문]이라는 점이에요. 많은 분들이 외지인이 받은 타격의 원인이 일광의 살굿 때문인지, 아니지 궁금해하시니까요. 외지인이 열심히 제의(굿)을 하고 있을 때 죽은듯 잠자코 있던 박춘배의 시신이 숨을 쉬는 것이 잠깐이지만 중요하게 잡히고 넘어갑니다. 그 이후로 외지인의 굿이 망가지며 타격을 받죠. 그리고 나선 두려움에 떠는 외지인과 무명의 눈이 마주치구요.(이 무명의 등장씬을 보며 혹시 무명이 트럭에 촛불을 켜놓은 것은 아닌지, 아니면 초들을 흐트려놓은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어 본문에 그 부분을 언급했습니다.) 어쨌든 무명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 가능성을 부정하진 않아요. 어쨌든 외지인이 받은 타격의 원인이 일광의 살굿이 아닌 박춘배의 생존 때문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 외지인의 눈물에 대해 예수와 결부시킨 제 해석은 너무 지나친 것 같아 관련 내용을 수정하였습니다. 고민을 해보니 외지인의 죽음은 악마와 일광이 의도치 못한 사건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듯 싶네요.
JasonMr.A-Z
16/05/1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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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해석 감사합니다
주본좌
16/05/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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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한게 몇가지더 있는데...

성봉은 어떻게 왜 죽었을까요??
무명이 종구한테 죽였다는건 외지인을 차로친걸 말한걸까요??
두드러기는 외지인의 타겟이 된자들에게만 낫던걸까요..?
황정민이 말한 미끼를 물었다는건 뭘 말하는걸까요?

마지막으로.. 나홍진감독이 이것저것 벌리다가 본인도 수습이 안되서 이렇게 마무리한것은 아닐까요..??
Eternity
16/05/1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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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1. 성봉이 동료 경찰 맞나요? 종구의 동료 경찰은 외지인 집에 방문한 후 부터 이상증상을 털어놓습니다.(자기 몸이 이상하다고 종구에게 말하는 장면이 나오죠.) 괴병에 걸렸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제가 기억하기론 동료 경찰은 살해 후 죽지 않고 눈을 뜬 채 앉아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2. 마지막 골목씬에서 무명이 종구에게 "타인을 의심을 하고 죽이려했다."라고 말하죠. 죽였다고 말하지 않고 "죽이려했다."고 말합니다. 자동차 사고는 사고였으니 그걸 말하는 게 아니라 친구 일행과 외지인을 죽이기 위해 산 속에서 뒤쫓던 행위를 말하는 거죠. 이 행위 속에 담긴 의심과 분노가 악마를 더욱 강성하게 만들었고 결국 이러한 참사를 불렀다고 무명은 얘기하는듯 합니다.

3. 두드러기는 살인귀의 전조현상 혹은 중간과정이죠. 이 두드러기는 외지인의 타켓이 된 자들에게만 발생합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의 사진을 찍거나 그들의 소지품을 가져다가 거기다 대고 괴병을 심는 제의를 벌이죠.) 외지인의 구석방에서 발견된 사진 무더기들과 제삿상은 이러한 제의(사진 속 인물들에게 괴병을 심는 제의)라고 보면 될듯 합니다.

4. 일광(황정민)이 종구에게 "그놈은 낚시를 했고 자네 딸은 미끼를 물어분 것이여."라고 말하는 대사를 말씀하시는 거죠? 이것은 말그대로 (오컬트 무비에서 등장하는) 악의 무개연성 혹은 묻지마폭력(?)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이른바 인간의 불행에는 이유가 없다는 뜻이죠. 즉 "미끼를 물었다" 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악마가 "낚시를 했다"는 것이 이 대사에서 중요한 대목입니다. 한마디로 이유가 없는 겁니다. 그냥 이번엔 누구가를 타겟으로 할 것인가 살펴보던 중에 종구의 딸이 눈에 띈 것이죠. 실제로 종구가 딸에게 문방구에서 머리핀과 여러 문구류를 사주고 물가에서 대화를 나누는 씬에서 저 멀리 반대편에서 외지인이 낚시를 하던 장면이 의미심장하게 음산한 사운드와 함께 몇초간 잡힙니다. 그냥 그 순간에 외지인(악마)는 종구의 딸을 타겟으로 잡았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마지막 나홍진 감독에 관한 질문은 감독의 속마음이 어떤지 알 수 없는지라 잘 모르겠습니다.
16/05/1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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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문제와 연결지어 생각해 본 리뷰도 있네요
한번 읽어보시길~

http://m.blog.naver.com/onehandmic/220707971748
OnlyJustForYou
16/05/1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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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때문 아닙니까? 크크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다 읽고 또 생각하고 느낀 건 감독의 무리수가 분명 있다는 거네요.
보다 친절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 해석이 나오는 건 좋지만 너무 불친절해요.
놓치고나니사랑
16/05/14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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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만 ! 저도 지금 방금 영화를 보고 왔지만 남는 것은 불편함과
분노였습니다. 어떤 해석을 해도 들어 맞을 수 있다는 생각만이 머리를 맴돌아서 불쾌하더군요.
몇 몇 커플들은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스마트폰으로 해석을 찾아 해매는 모습은...

그럼에도 결론을 못 내리고 "아 대체 뭐야 이 영화"라는 얘기를 꺼낼 정도면 이 영화는 불친절을
넘어선 감독의 나르시스트적인 면에 잘난체 하는 영화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감독 : 사실은 이 장면은 이러이러한 해석으로도 될 수있지만 이런거야 ? 어때 굉장하지?
관중들 : 어리둥절...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 붙이고 싶습니다.

유명해져라, 그러면 네가 똥을 싸도 관중들은 박수를 쳐 줄 것이다.

개인적인 감상으론 평점 1점의 망 영화라고 보고 있습니다.
Neanderthal
16/05/1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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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썸즈 업! 드립니다...d--b
...And justice
16/05/14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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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큰 의문들은 풀렸지만 한가지 찜찜한 부분이 있네요.
종구집에서 굿을 하고 난 다음날 대문에 걸려있던 흑염소는 누구 짓일까요?
윗글을 읽고난 다음 정리해보면 외지인을 상징하는 검은색,무명을 상징하는 흰색을 생각해봤을때
일광이 굿을 하면서 마지막에 흰염소 목을 따려했던건 일종의 무명의 결계를 마지막으로 깨기위한 행동이였고
흑염소 시체는 장독안 까마귀처럼 무명의 결계 내지는 대놓고 경고라고 보여지는데..
문제는 외지인은 닭값 흥정이라도 하지 무명은 10원짜리 하나 없어보이던데;;
Eternity
16/05/1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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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그 흑염소를 외지인의 저주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우선 그 흑염소는 굿을 한 다음에 걸린 것이 아니라 종구가 외지인 집에 가서 깽판을 친 다음날에 문 앞에 걸려있게 됩니다. 깽판을 치고 와서 자고 일어난 종구는 상반신이 마비되어 몸을 움직일 수가 없게 되고, 그 아침에 문 앞에는 누군가가 걸어놓은 죽은 흑염소가 있었죠. 외지인이 주술 제사 때 검은 닭의 목을 따던 걸 생각하면, 흑염소를 죽이는 행위도 얼마든지 외지인의 주술이 담긴 저주로 볼 개연성이 있습니다. 어쨌든 과정을 정리해보면

1. 효진이 시름시름 아프게 됨
2. 외지인을 의심한 종구가 다시 한번 그의 집을 찾아가 깽판을 침
3. 대문 앞에 죽은 흑염소가 걸림(결국 이 흑염소는 외지인의 복수이자 효진에게 내제된 악령의 힘을 배가시키는 저주로 볼 수 있음)
4. 종구가 침을 맞는 도중 효진이 옆집 할매를 가위로 찌름
5.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무당(일광)을 집으로 부름
6. 일광은 종구의 집에 오자마자 까마귀 장독을 찾아내서 깨부수고 굿을 함

이러한 흐름인데 오히려 제가 헷갈리는 부분은 '까마귀 장독' 또한 단순한 외지인의 저주인가? 하는 점입니다. 쉽게 말해 '죽은 흑염소 + 죽은 까마귀 장독' 이 두가지가 야밤에 한세트로 벌어진 외지인의 소행이 아닐지 하는 의심이 뒤늦게 들더군요. ...And justice님께서 제시하신 의문과 관련하여 본문 3번 소제목을 바꾸고 관련 내용을 첨언하였으니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듯 합니다.
...And justice
16/05/1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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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시점을 착각했네요
종구가 외지인집 깽판이후하면
당연히 외지인의 소행일 가능성이 더 높아지네요.그렇다면 말씀대로 장독대 까마귀에
대해서도 다른 의문이 생기네요
Eternity
16/05/1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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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너무 의문을 가지실 필요는 없는 것이, 꼭 장독대 까마귀와 흑염소가 한 세트(외지인의 소행)일 필요는 없습니다. 즉, 죽은 흑염소는 외지인의 저주이고, 반면 장독대 까마귀는 무명의 결계일 수도 있는 거죠. 죽은 흑염소가 외지인의 저주라고 해서 무조건 장독대 까마귀도 외지인의 저주라고 단정할 이유는 없습니다.(즉, 앞뒤가 안맞는 건 아니라는 거죠.) 다만 감독의 의중을 100프로 확신할 수 없기에 저는 두가지 가능성을 다 열어놓는 차원에서 두가지 해석을 다 본문에 적어놓았습니다.
위원장
16/05/15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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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리뷰를 보네요. 방금 영화 보고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최악의 영화네요. 2시간 반 동안 다 보고도 전혀 이해가 안되었거든요. 이 글을 보니 어느정도 이해는 되는데... 어쨌든 영화만 보고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는 영화인지라 좀 실망감이 크네요. 황해가 차라리 나았던 것 같습니다.
마성의우시오
16/05/15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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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그냥 쓰르라미 울 적에 한국영화 버전같은데 왜 이렇게 고평가되는지 모르겠습니다.
DavidVilla
16/05/1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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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읽었습니다.

줄거리 측면이 아닌 개인적인 영화평을 해보면, 저는 이런 영화가 정말 좋습니다.
한 번 봐서는 너무나 불친절한 영화라고 할지라도 영화를 본 뒤 여러 사람이 그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 전 그런 게 너무나 좋습니다.
물론 영화를 보는 내내 집중력이 1%도 하락하지 않았던 '위플래시' 같은 영화도 매우 좋아합니다만, '마더'처럼 해석하기 나름인 영화도 상당히 매력적이거든요.
보고 나서 잘 이해가 안 돼 '또 봐야겠다'라는 생각을 준 것만으로도 저와 같은 관객에겐 대성공이며, 흥행과 공감 위주의 영화를 만들지 않고, 이런 좋은 영화를 만들어줘서 너무나 고맙네요.
영화관를 본 직후부터 아주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어요.
돌고래씨
16/05/1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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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때는 엄청 혼란스럽고 머릿속에 물음표만 둥둥 떠다니는 영화였는데 보고나서 리뷰를 읽으니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사실 여기저기 코믹스러운 장면(효진이 아빠를 꾸짖는 장면이라던가, 악몽을 꾸고 깨어난 종구를 애처롭게 쳐다보는 가족들의 장면 등)이 꽤 많아서 웃다가, 심각해졌다가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네요.
다만 힌트가 훼이크랑 섞여서 여기저기 등장하다 보니 다보고 나서도 이런 리뷰를 읽지 않으면 이해가 어려운점이 있어요.
마지막에 종구가 무명과 일광 사이에서 누구를 믿고 누구를 의심해야하는지 영화속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서
외지인과 사제?(종구 동료의 조카로 나오는)의 대화가 자꾸 끼어들어서 '아오 얘네는 또 뭐야.'하며 혼란스러웠네요.

리뷰를 읽고 나서도 아쉬웠던 점은
굳이 좀비와의 전투신이 필요했는가? 그 장면이 뭔가 영화 진행중에서 가장 동떨어진, 어울리지 않는 신이라고 생각해요.
뭔가 2급 좀비 영화가 된듯한... 그냥 악령을 심고 일가족을 몰살시키고 죽는다. 라는 결말이 아니라, 좀비가 되어서 인간을 공격하다니 흔한 2급 좀비영화 스럽잖아요.
박충배? 군복입은 사람이 죽지 않았다는걸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해도... 굳이 인간을 습격하는 모습으로 그릴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고라니를 먹는 외지인의 모습을 뭐였을까요? 완전 악마도 아닌, 인간도 아닌 모습으로 자꾸 종구의 악몽(또는 현실)에 등장하는데
그당시 외지인은 악마도 아니었고, 종구한테 악령이 깃든것도 아닌데 말이죠.

외지인이 종구일행의 트럭에 치여 죽을때, 그건 무명이 외지인을 유도해서 차에 치여 죽게한것처럼 연출되었는데, 그것이 의도한 것이라면 이상하지 않나요? 무명은 종구를 지키려고하는 존재인데, 외지인이 악마로 현신할 수 있게 종구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원인을 제공한거 거든요. 어떤 의도로 그런 연출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리뷰덕분에 많은 부분이 이해되어서 잘 읽었습니다. 물론 이해한만큼 더 의문이 들긴 하네요 크크크
Eternity
16/05/15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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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지막 동굴씬은 (마치 굿경쟁처럼) 전혀 관계없는 두 씬을 교차편집한 거라고 감독이 직접 밝혔습니다. 관객을 낚으려는 감독이 장난질(?)이 좀 심하긴 했죠 크크

좀비와의 전투는 이 영화에선 필수였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의 장르 자체가 오컬트물이고, 이러한 언데드는 오컬트 물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니까요. 오히려 이 장면을 나홍진 감독이 가장 좋아했다고 해요. 가장 코믹적이면서도 재밌다고 말이죠. 그 언데드의 머리에 꽂힌 삼지창을 '머리핀'이라고 표현하며 재밌지 않냐며 감독이 인터뷰를 했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감독이 가장 아끼는 씬 가운데 하나일 겁니다 아마.

고라니를 먹는 외지인의 모습은 그냥 악마도 인간도 아닌 요괴 정도의 포지션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요? 부활하기 전의 외지인은 반인반신(반인반악) 정도의 존재이다보니, 악마와 인간 그 어느 사이의 요괴를 표현한 씬이라고 가볍게 생각합니다.

제가 가장 고민에 빠졌던 부분이 바로 '외지인의 죽음' 부분인데요. 이 부분은 저도 100프로 의문이 풀리지않는 건 사실입니다.

물론 이 리뷰도 제 개인 해석(추측)일 뿐 구멍이 많습니다. 이러한 대화를 통해 저도 의문이 풀리거나 다시금 의문에 사로잡히게 되곤 하네요.
돌고래씨
16/05/1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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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감사합니다.

나홍진 감독이 질답을 하는 영상이 있었는데 길어서 안봤더니 ... 좀비 씬을 감독이 좋아했군요 크크 그점은 제 취향이랑 좀 달라서 낯설었네요
지금 생각해보니 고라니 먹는 모습은 그냥 사람들의 의심, 소문 등을 실체화한 느낌이 나네요.
조그만 동네라서 소문이 빨리 퍼지고, 또 사람들이 소문에 살을 입히는걸 좋아하다보니 멀쩡한(?) 인간을 괴물로 표현하는 등의 소문을 꼬집은거 같기도 하네요. 또 그런 의심을 먹고, '네가 말했다'며 악마로 변하는 장면 때문에 아귀가 맞는거 같네요. 사람들이 (극중에서 뭐라고 표현했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인간이 아닌 존재라고 믿어버리니까 실제로 그렇게 되어버린걸루요.

좋은 리뷰, 답변 감사합니다.
Eternity
16/05/15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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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도 돌고래님 말씀처럼 그 요괴 형상이라는 게 마을 사람들의 풍문이 만들어낸 가상의 형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삼인성호라고 소문이 실체를 만든다는 말이 있으니까요. 다만 그 부분을 댓글에 적지 않은 이유는 영화의 마지막 종구와 무명의 대면씬에서 종구가 그날 불에 탄 집에서 요괴 형상의 외지인을 만난 것을 꿈이라고 말하자, 무명이 "꿈이 아니여."라고 답변했던 기억이 나서요. 그렇다면(그게 꿈이 아니라면) 그 요괴형상은 마을사람들의 풍문이 만들어낸 괴물이 아니라 실제 존재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실제 존재한다는 전제하에 답변을 달아봤어요.

+) 그리고 지니쏠님, 광기패닉붕괴님, 돌고래님 등과의 대화를 통해 '외지인의 죽음에 대한 악마의 의도성'과 관련한 본문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저도 댓글로 대화를 나누고 찬찬히 생각을 해보니 '외지인의 죽음'까지는 악마(외지인)도 일광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쪽으로 결론이 기우네요. 관련하여 본문 내용을 수정하였으니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듯 하여 참고적으로 말씀드려요.
지니쏠
16/05/15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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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고라니는 실재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라니 시체가 있었기도 하고요. 수정한 글은 잘 봤습니다. 좋은 분석이지만, 사실 저는 영화 전체가 일종의 장난 이라는 쪽에 가장 동의하는 편 입니다. 가장 큰 목적은 관객을 현혹하는 것이고, 그를 위해 일부 개연성을 희생하였기에, 완벽히 말이 되는 분석은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박춘배의 부활이 역살을 맞게 된 원인이라는 분석은 인상깊었습니다. 저는 좀비씬이 소위 '장난' 의 절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살굿씬에서 왜 박춘배가 교차편집되는지는 이해하지 못했거든요.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리뷰글들 기대하겠습니다.
16/05/1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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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당최 좀비는 왜나온건지..
의미도 없고 영화 급을떨어뜨리는듯 싶어요
바람숲
16/05/23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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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반대 했는데 감독만 그 장면을 꼭 넣고 싶어했다고...
대놓고 장르영화야 이건 외치고 싶은 사람인가봐요.
감독 좀 똘기 충만 일 듯.
여러의미로 저한텐 대박영화입니다.
곡성 리뷰들 읽고 싶었는데 오늘에서야 봐서 댓글도 다네요.
아이고배야
16/05/15 21:24
수정 아이콘
이 리뷰에도 없는거 같은데

그래서 "왜" 악마가 나타났고 "왜" 몰살 시키는거죠?

영화보는 내내 답답했던건 "그래서 왜" 이었는데..
신예terran
16/05/15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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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그 존재자체가 이유죠. 범죄영화에서 인간이 저지르는 살인은 자신이 부와 명예를 얻기위해, 혹은 복수를 위해, 심지어 그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 등의 목적을 갖지만 악마는 그 이유가 없죠. 악마는 인간에게 불행을 안겨주는 것 그 자체가 존재의 이유이니까요.
왜 살인이 벌어지는가 보다는 의심에 이끌려 파멸로 떨어지고, 어떤게 옳은 것인지 우왕좌왕하는 나약한 인간으로 대변되는 주인공의 모습에 촛점을 맞춰보는게 맞는거 같아요.
16/05/16 10:54
수정 아이콘
계속 보고 싶었던 글인데 영화를 어제보는 바람에 나오자마자 글을 읽었습니다.
살굿에 대한 트릭(?)만 아니었으면 내용이 그리 어렵진 않았을 것 같은데 살굿이 역시 그런 효과였나 싶더군요;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16/05/1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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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라고 생각합니다 장독대는

까마귀는 외지인이 보낸 전령이자 분신입니다

그리고 그건 토속적(무명)으로 표현되는 장독대 안에 죽어있었구요

징글징글하다 라고 일광이 말한건 무명이 장독대안에 전령은 가두어 죽인것을 보고
무명의 결계능력에 대해 말한 것 같습니다
Eternity
16/05/18 14:20
수정 아이콘
[즉 까마귀는 효진을 찾아온 외지인의 분신이고, 이 까마귀들을 내쫓으며 잡아먹는 고양이는 마을의 지신인 무명이 아닐까? 고양이로 분해 까마귀를 잡은 무명은 그 까마귀를 장독대 간장독 안에 넣어 저주의 결계를 친다. 이른바 외지인을 향한 일종의 토속적 저주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후에 일광이 등장해서 가장 먼저 찾아내어 깨부수는 것이 바로 이 장독이다. 고갯길 첫등장 씬부터 일본식 좌측통행 운전을 하며 의미심장한 분위기를 풍기던 그가 효진의 집에 와서 가장 처음 한 일은 무언가를 찾아내는 일이었다. 나 또한 처음엔 그것이 외지인의 흔적을 찾는 행위인 줄 알았으나 영화를 다 보고나서 생각해보니 오히려 그 반대였던 게 아닌가 싶다. 결국 까마귀가 들어있는 장독대를 깨부순 후 일광은 말한다. “징글징글하도록 징한 놈이구먼.” 언뜻 듣기에 외지인을 향한 것처럼 보이는 이 말은 사실 ‘무명’을 향한 말이 아닐까? 즉, 그녀의 훼방이 징글징글하다는 뜻.]

이부분에 대한 말씀이시죠? 저도 이렇게 생각합니다. 다만 +)라고 나중에 추가를 한것은, 반대로 생각해 볼 여지도 있지 않을까 해서 추가적으로 첨언을 한 것이구요. 두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제시했지만, 기본적으로 저도 Hsu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본문에 그렇게 적기도 했구요.
16/05/1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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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첨언였군요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바람숲
16/05/23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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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서야, 아니 이미 어제가 됐네요, 영화를 봐서
이 글을 읽을 자격을 얻었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혼자 정보를 더 찾아가며 정리해도 얻기 힘들었을 아주 훌륭한 영화 줄거리 해석입니다.
이렇게 해석해야하는 게 불편한 일이기도 하지만, 최근 이년간 이정도로 몰입해서 본 영화가 없어서 저한테는 매우 의미있은 영화 곡성 이었습니다.
16/07/01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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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곡성 보고 역시나 이 글도 찾아 읽었습니다.
항상 느끼지만.. 님 좀 짱인듯.... 흐드드
어제내린비
16/07/0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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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을 최근에서야 보았기에 이 글도 이제야 봤네요.
영화를 보고나서 다른사람의 의견을 보고싶어 이것저것 리뷰를 찾아보았지만
리뷰 대부분이 아주 일부분만 공감이 가고 나머지는 엉터리 해석 같아 보였는데..
이 글이 그나마 가장 합리적으로 보이고 제 해석과도 큰 차이가 없네요.
단 하나 걸리는게 있다면.. 효진이가 초기증상을 보이게 된게 외지인의 소행이라는 점인데..
그러면 외지인을 의심한게 제대로 범인을 의심한게 되는건데 그게 죄는 아니잖아요.
무명이 '니딸의 애비가 죄를 지었어..' 할때 죽일려고 한것과 결국에 죽인건 어쩔 수 없는 죄지만.. 남을 의심하고 는 빼야하지 않을까요?
범인을 제대로 지목한건데..

글 잘 읽었습니다.
안프로
16/07/08 15:39
수정 아이콘
지난주에야 본 곡성 엄청난 후폭풍을 양산할 만한 영화 맞네요
심도깊은 리뷰 잘봤습니다
한가지 궁금한건 효진이네 전에 일이 일어난 집에서도 굿이 있었던 점을 분석해주셨는데
일견 공감이 갑니다
그렇다면 그 굿을 했던 사람들도 쿠니가 조정한 일광과 같은 무당이었을까요?
쿠니는 일광같은 존재를 어느정도나 보유?하고 있었던 걸까요?
만약 해석해준 굿판의해석이 맞다면
영화적으로 앞서 세번의 굿판에서 있던 무당의 존재나 설명이 좀 부족하지 싶기도 하네요^^
오늘보다 나은 내일
16/07/20 03:57
수정 아이콘
4. 그의 사진은 두 종류다
저는 두 번째 사진을 수집하는 이유는 기록하기 위함이라 생각했습니다.
중반에 일광이(맞나요..?) 지도 뭐가 나올지 모른다고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첫 사진은 주술의 대상이자 주술 전의 모습,
그리고 두번째 사진은 주술 후의 사진을 찍어서 어떻게 되는지 기록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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