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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규정을 준수해 주십시오. (2015.12.25.)
Date 2019/06/18 18:02:32
Name 모나크모나크
Subject [질문] 리사 수님이 도대체 뭘 했길래 AMD가 이렇게 바뀌었나요?
리사 수 취임 이후로 망해 가던 AMD가 되살아났다는 정도만 알고 있는 컴알못입니다.

저 분야 제품 개발 프로세스가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막연히 기술집약적이고 기존 노하우가 중요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라이벌기업과 많은 차이로 뒤떨어져 있던 회사가 CEO 하나 바뀌었다고 2년 만에 이렇게 바뀔 수가 있는건가요?

나무위키 찾아보니 본인은 MIT 전기공학 박사에 기술적으로 역량이 굉장히 뛰어난 것으로 보이기는 하는데
CEO가 개발에 직접 참여한 것은 아니었을테고 개발 방향을 지시하는 정도였을텐데
갑자기 인텔을 위협할만한 가성비 제품들을 쭉쭉 뽑아내는 게 이해가 잘 안 돼서요.

이 분이 만약 인텔로 가셨다면 인텔은 더 대박나고 AMD는 돌아올 수 없는 수렁텅이로 빠졌을까요?
아니면 걍 AMD에서 대박 제품이 나오기 직전이었던걸까요;;;

(이 분 LG 휴대폰으로 모셔야 되는 것 아닌가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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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맨
19/06/18 18:1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짐 켈러라는 외계인을 잘 영입하고 밀어준 효과입니다. 거기에 경영 능력도 엄청나구요..
모나크모나크
19/06/18 18:15
수정 아이콘
아하... 유능한 기술인력을 데리고 왔군요.
하루빨리
19/06/18 18:11
수정 아이콘
기술개발하려면 돈이 필요했는데 AMD는 리사수 전까지 투자하지 말란 평가가 있을 정도의 기업이라 돈이 없었습니다. 이걸 리사수가 취임하고 나서 경영전략으로 해결한거죠. 대표적으로 언급되는게 플스랑 엑박에 들어가는 칩을 공급계약해서 캐시카우를 만든겁니다. 그 외에도 PC가 아닌 곳에 들어가는 프로세서의 공급계약등으로 돈을 만들고, 그걸 개발에 투입했기 때문에 결과가 나온겁니다. 리사 수가 AMD에 안갔으면 결과가 안나왔을거라 누구나 평가하는 이유죠.
모나크모나크
19/06/18 18:16
수정 아이콘
음.. 이공계 인력인데 생각보다 경영능력이 엄청나네요. 대단하다. 저렇게 하고 우수한 기술자들을 땡겨왔다치면 리사수의 역할이 정말 엄청났겠군요.
타카이
19/06/18 18:12
수정 아이콘
사실 이런 부분은 질문보다 꺼무위키 항목을 참고하심이...
https://namu.wiki/w/%EB%A6%AC%EC%82%AC%20%EC%88%98#rfn-2
여러 사업도 수주하고 가장 잘한 부분은 마케팅이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제품도 잘 만들어냈고 이에 대한 홍보로 언제나 라이젠 CPU를 들고 있는 장면으로 사진을 찍어주고 하시는 부분에서...
모나크모나크
19/06/18 18:1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찾아보기 전에 한 번 읽어 봤는데요. 이게 마케팅 성공 +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다고 제품이 갑자기 저렇게 잘 나올 수 있는지가 궁금했습니다. 어쨌든 저 동네는 마케팅을 아무리 번지르르하게 해도 제대로 된 제품이 아니란 게 밝혀지면 외면당할테니까요.
보니까 AMD 들어가서 대단한 사람 기술자도 모시고 왔나봅니다. 굳이 본인이 개발하지는 않아도 되는거군요;;
타카이
19/06/18 18:18
수정 아이콘
위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amd 전성기 아키텍쳐를 설계했던 짐 켈러가 하드캐리한 면도 맞죠
지금은 위기의 인텔로 갔지만
라방백
19/06/18 18:17
수정 아이콘
리사수 이전 AMD가 PC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의 매출이 전체의 10%도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리사수가 AMD입사후 플스, 액박등에 들어가는 프로세서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서 이쪽에 납품을 하면서 총 매출의 40% 정도까지 끌어올리고 이는 회사에 상당한 수익이 되었습니다. 그 공로로 본인이 사장이 된다음 이렇게 생긴 돈을 몽땅 신공정에 투자해서 성과를 내겠다고 했고 그 결실들이 이제 하나둘 나오는 시점입니다.
모나크모나크
19/06/18 18:19
수정 아이콘
처음부터 CEO로 들어간 건 아니었나보네요. 요즘 세상에 아직도 한 사람이 이렇게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니 참 신기합니다..
덴드로븀
19/06/18 18:28
수정 아이콘
상위호환(?) 개념으로 MS CEO 인 사티아 나델라 도 있습니다. MS 가 시총 1조달러 돌파를 하게 만든 장본인이죠.
https://namu.wiki/w/%EC%82%AC%ED%8B%B0%EC%95%84%20%EB%82%98%EB%8D%B8%EB%9D%BC

슈카월드 영상을 보면 좀더 이해가 빠릅니다.
https://youtu.be/k0JvZpQkgWg
모나크모나크
19/06/18 21:50
수정 아이콘
사티아 나델라는 리사 수 때문인지 이름 때문인지 당연히 여자인 줄 알았는데 인도 남자분이시군요. 마소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스티브 발머가 말아먹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슈카월드영상은 시간날 때 한 번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차칸치킨
21/08/27 18:22
수정 아이콘
조금 더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AMD는 Foundry가 없는 Fabless이기 때문에 신공정에 투자한 것은 아니고 Intel이 공정 가지고 뻘짓하는 동안 기하급수적으로 노드가 내려간 TSMC의 공정을 이용하여 Intel과의 격차를 줄여나갔죠. 그리고 아래의 고퀄 댓글에 나온 것처럼 캐시 카우를 잘 발굴했고 그 돈으로 TSMC의 최신 공정들을 잘 이용하면서 Intel과의 격차를 상당히 좁혔고, 개인용 CPU에서 가성비는 Intel을 뛰어넘게 되었네요. Intel과 AMD의 진검승부가 소비자에게 많은 이점을 줬으면 좋겠네요
BlueTypoon
19/06/18 18:31
수정 아이콘
인텔이 못한 것도 큽니다. AMD와 상대적으로 보지 않아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스마트폰 칩, 보안 이슈, 높은 가격, 저조한 수율, 계속 연기되는 차세대 공정과 같은 문제요.
모나크모나크
19/06/18 21:50
수정 아이콘
하기야.. 몇 년을 혼자 해먹다 보면 비효율적인 게 생겨나지 않을 수 없겠죠.
유자농원
19/06/18 19:20
수정 아이콘
인텔이 현상유지는커녕 뒷걸음질한게 크죠
모나크모나크
19/06/18 21:51
수정 아이콘
인텔 입장에서는 큰 쇼크겠어요. 지금 특히;;
야부키 나코
19/06/18 19:46
수정 아이콘
갓사 쑤님만 할 수 있는 하드캐리+인텔의 삽질이 시너지를 내서 지금 상황을 만들었다 봅니다
둘중 하나만 일어났어도 지금같은 상황은 안나왔을듯...
리사쑤님 아니었으면 지금 우리는 한세대, 아니 두세대 전의 씨퓨를 쓰고 있었을듯...
웨이들디
19/06/18 20:11
수정 아이콘
인텔도 AMD가 평생 라이젠 같은걸 못 만들줄 알았을듯 싶네요
콘로 이후로 벌어진 격차가 어마어마한데 암드는 불도저 같은걸 만드니 한동안 경쟁이 될리가...
야부키 나코
19/06/18 20:16
수정 아이콘
실제로 라이젠 처음 발표할때만해도 다들 기대도 안했죠
첫 시리즈 나오고 나서도 플루크다, 그래도 인텔이다 하는 얘기 나오고 그랬는데
매년 상상이상을 보여주면서 우연이 아닌 능력임을 확실히 보여주니
요즘엔 그저 신으로 추앙받는...크크
모나크모나크
19/06/18 21:53
수정 아이콘
독점기업이 뭘 잘 하기는 참 힘든 모양입니다. 저 격차를 벌려놓고 결국 후발주자에게 따라잡히는 걸 보면요.
19/06/18 20:19
수정 아이콘
가장 중요한건

'캐시카우'를 만들어내서 안정적인 돈줄을 만든 뒤. 그 돈으로 신제품을 만든거죠.


마소를 이번에 살려낸 CEO도. 핵심은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늘려낸것에서 시작합니다.

마소가 계속 주가가 내려간 핵심 이유는.. '캐시카우'가 수십년 전 버전에서 멈추고 그 뒤로 아에 안늘고 있어서.. 인데
그걸 해결했거든요 -.-;


애플이 아이폰이 멈췄어도 주가가 여전히 위에 있는건 '생태계 구축'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이 막대해서..가 있는것처럼
(앱스토어를 비롯한 매출이..)


콘솔 게임기 계약으로 캐시카우를 만들고 -> 그 돈으로 신제품을 만들어서 -> 다시 이익을 내는 선순환.. 을 만들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과거에는 더 좋은 신제품을 만들기 위한 '돈' 이 없어서 그걸 할 수가 없었는데 그 기반을 해낸게 결정적인 위엄이죠.
모나크모나크
19/06/18 21:55
수정 아이콘
마소나 AMD 둘 다 훌륭한 경영자가 미치는 영향 같은 논문에 인용될 만한 사례같습니다. 리사 수가 궁금했는데 마소 케이스도 알게됐습니다.
아케이드
19/06/18 20:51
수정 아이콘
리사쑤는 알면 알수록 놀라운 엔지니어+경영자입니다.
반도체 역사에 남을 만한 기술적 공적과 경영학 교과서에 실릴만한 경영 능력을 보여준 대단한 인물이죠.
모나크모나크
19/06/18 21:58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결국 저 동네는 엔지니어 베이스의 경영자가 최고자리에 오르는 것 같습니다.
의지박약킹
19/06/18 21:18
수정 아이콘
질문자님이 궁금하신 건 돈 있고 경영 잘한다고 벌어진 기술적 격차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 이고 좀 더 질문을 좁히면 리사 수가 그런 기술적 격차를 줄이기 위해 뭔가 신기술 개발을 하거나 관여라도 했느냐? 하는 궁금증이 있으실 것 같은데... 마치 영화에서 주인공이 너드친구 하나 데리고 새로운 혁신 설계도라도 만들어내는 것 처럼 말이죠..

물론 저는 모릅니다
모나크모나크
19/06/18 21:47
수정 아이콘
(수정됨) 네 정확하게 그 질문이었습니다.

댓글들을 읽어 보니 리사 수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것 같지는 않고 벌어진 기술력은 모은 돈으로 외부영입해서 채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리사 수가 개발에도 참여해서 엄청난 아이디어를 냈다거나 공정개발에 참여했다면 그 이야기가 알려지지 않았을 리가 없을 것 같거든요. 본인이 유능한 기술자이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좀 더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정도 구성해주지 않았을까 하네요. 행정업무 분산이라거나 복지 지원이라거나..
모두들 감사드립니다.
뚜루루루루루쨘~
19/06/18 21:42
수정 아이콘
궁금한게 리사수 취임 이전에 AMD의 CPU의 평은 안 좋았던거 아닌가요?
어떻게 플스와 엑박과 계약을 맺고 점유율을 40%가까이 끌어 올려 캐시카우를 만들었는지가 궁금하네요.

사실 영업과 마케팅을 아무리 잘해도 기반이 어느정도 받춰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하다고 생각들거든요.
신기술, 공정능력이라는 것도 단기간에 만들어질 수 있는 것도 아닐테구요.
모나크모나크
19/06/18 21:52
수정 아이콘
글쎄요. 성능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파트에서 가격 후려치기로 뭘 따냈나.. 아님 리사 수가 싸바싸바 인맥질을 좀 했으려나요 흐흐. 저도 참 궁금하네요.
진인환
19/06/18 22:15
수정 아이콘
amd는 cpu와 그래픽카드 둘 다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19/06/18 22:33
수정 아이콘
콘솔용으로 쓸만한 CPU와 GPU를 커스터마이징해서 만들어주는 회사가 AMD밖에 없습니다. 인텔이나 엔비디아은 이렇게 해주질 않았어요. 애초에 경쟁력 있는 물건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지만요. 인텔은 GPU가 답이 없었고-_- 엔비디아는 쓸만한 CPU가 없죠. IBM도 엑박 360과 플3 이후론 더 나오는게 없었고...
그리고 AMD는 제품의 생산도 직접 하지 않고 외부 파운드리에 맡겨버리니,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김티모
19/06/18 22:50
수정 아이콘
게임기용 cpu는 pc용만큼 고클럭이 필요하지 않죠(엑스박스원엑스가 2.3기가, 플포프로가 2.1기가입니다). 그리고 게이밍 성능이 나오는 APU를 가지고 있다는게 제일 크게 어필했을 걸로 추정됩니다. 7세대 게임기인 엑박 360/플스 3까지는 CPU와 GPU가 분리된 방식을 썼는데, 기기의 크기라던지 발열 통제라던지 아쉬운 부분이 많이 있었거든요. 360같은 경우 초기 버전에서 설계문제로 쿨링이 제대로 안되어 기기가 죽는 레드링 문제때문에 골머리를 앓기도 했고요. 박사님이 이런 점을 잘 어필하신걸로 생각됩니다. 양 사 모두 나름 괜찮다 생각했는지 차세대기도 다 AMD 쓰더라고요 크크크
19/06/19 00:00
수정 아이콘
인텔 - 시퓨만 있음
엔디비아 - 그래픽만 있음

AMD - 시퓨 & 그래픽이 다 있음.

시퓨도 2등, 그래픽도 2등이지만. AMD는 둘 다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묶어서 맞춤 계약' 을 할 수 있었고. 그걸 리사수가 잘 파고 들었습니다.
레이첼 로즌
19/06/19 01:05
수정 아이콘
사실 인텔도 그래픽 부서가 있고 엔비디아도 CPU 부서가 있습니다. 인텔은 21년쯤에 외장 그래픽 생산한다고 하고요.
닉네임을바꾸다
19/06/19 02:0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엔비디아 cpu면 테그라요? 그게 아마 스위치였나에 쓰이긴하죠...
하지만 아키텍쳐부터 사용자 요구에 맞춰 커스텀해서 설계해야하고 그것이 APU라면...AMD뿐이죠 뭐...
인텔의 그래픽쪽이야 그나마 나아졌지만 그래픽 감속기 소리 듣던 시절도 있고 말이죠...
19/06/19 08:57
수정 아이콘
콘솔 CPU는 애초에 Intel vs AMD 구도가 아닙니다. 콘솔쪽의 CPU 선택지로는 PPC, MIPS, ARM, x86이 존재하며, 이 중에서 x86 루트로 가면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가 AMD입니다. 게임 콘솔은 기본적으로 저가 물건이고, 그래서 콘솔에 들어가는 CPU+GPU도 비쌀 수가 없는데, Intel은 단가가 안 맞거든요.

콘솔 자체의 가격 한계($500 근처)를 고려하면 CPU+GPU 공급자가 받을 수 있는 최대 한계치는 대략 $250정도이고, CPU/GPU를 나눠서 보면 각 $100/$150 정도가 한계점입니다. 그런데 Intel은 $100 같은 저가 CPU의 판매에는 기본적으로 큰 관심이 없고, 연간 수천만개(XB/PS를 판매량을 합치면 최대 연 3-4천만대 수준이므로) 같은 소규모 물량에도 크게 관심이 없는 회사입니다. Intel은 산업평균보다 크게 높은 이익률을 가진 회사라서(영업이익률이 평균 30%대에 그로스 마진이 평균 60%대입니다), $100처럼 자사제품 평균에도 못 미치는 단가의 물건(i.e. 마진과 이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물건)을 생산하느니 그냥 같은 공장에서 자사 제품을 찍어서 파는 편이 낫거든요. 물론 단가가 좀 낮아도 물량이 아주 큰 시장이라면 뚜렷하게 낮은 이익률을 감수해가며 공장을 새로 지어 진출하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연간 3천만개라는 물량은 자사 CPU 판매량이 연간 4억개 정도 되는 Intel 입장에선 그렇게 큰 물량이 아닙니다(단가는 낮지만 물량이 커서 Intel이 매우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였던 시장으로는 스마트폰 AP/BP 시장이 있는데 이건 연 15억개 규모입니다).

Intel로부터 칩을 공급받으려면 Intel이 관심을 가질만큼 높은 단가와 물량을 제시해야 하는데, Intel이 하고 싶어 할만한 가격대는 콘솔제조사 입장에서는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가격대에 해당합니다. Intel의 캐시카우는 서버와 HPC 시장인데, 이쪽은 다이 사이즈 100㎟당 단가가 보통 $500 전후이고, 낮아봐야 $300 근처이며, 상급 라인업은 $1-2k까지 올라갑니다. 워크스테이션/HEDT쪽은 서버 중하위 라인업과 오버랩되고, Intel이 할만하다고 생각하는 최저점에 가까운 랩탑 시장은 100㎟당 단가가 보통 $200-300 수준입니다(상급라인업은 $400 근처). 어쩔 수 없어서 계속하고 있을 뿐 그다지 열정이 없는 데스크탑은 보통이 $150-250(상급라인업은 $300 근처)에 일부 구색맞추기용 $100 근처 물건이 있는 수준이고요. 즉 연간 물량이 3천만개 가량인 물건의 경우, Intel이 눈이 뒤집혀서 달려들려면 100㎟당 단가가 수천달러쯤 나와야 하고, $200-300 수준이라면 팔고 싶어는 할텐데 매우 적극적이지는 않습니다. 100㎟당 $200도 안 나오면 관심도가 크게 떨어지기 시작해서, 특히 평균 이하인 $100 근처까지 내려가면 최신공정으로는 거의 할 리가 없는 수준이고(더 많은 이익이 나오는 물건의 생산을 줄여서 이익이 적은 물건을 생산하는 셈이므로), 감가가 많이 진행되고 생산여력이 남아있는 구공정으로도 할까말까 하는 수준이 됩니다.

콘솔은 CPU에 할당할 수 있는 최대금액이 $100 가량이니 랩탑 수준의 단가(100㎟ 당 $200-300)를 맞춰주려면 다이사이즈가 30-50㎟까지 줄어들어야 하는데, 이건 당시 Intel의 일반적인 22nm 코어를 기준으로 하면 대략 부가기능을 좀 넣은 싱글코어 혹은 부가기능을 다 빼버린 듀얼코어에 해당하는 사이즈입니다. 싱글-듀얼코어라도 성능 자체는 크게 문제가 안 됩니다. Intel의 보통 코어 4개면 이번 세대 콘솔에 들어간 저성능 소형코어 8개보다 (게임)성능이 4배가량 높으니까, 듀얼코어만 하더라도 성능 자체는 그럭저럭 괜찮거든요. 그러나 이런 싱글-듀얼코어 CPU는 콘솔의 마케팅 측면에서 매우 나쁘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30-50㎟ 크기의 다이는 Intel의 일반적인 라인업의 1/4 크기에 가까운 소형 다이이기 때문에, 연 3천만개(Intel 연간 물량의 7-8% 수준)라는 물량도 실제로 사이즈를 고려하면 연 750만 수준(2% 수준)에 불과해서, 구매자(콘솔제조사) 입장에서 물량을 바탕으로 가격협상을 할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Intel이 주는대로 받거나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정리하자면 Intel이 팔고싶어 할법한 물건은 보통 사이즈 코어를 4개쯤 넣은 최신공정 CPU인데, 이건 22nm 공정을 기준(현세대 콘솔 출시당시 최신공정)으로 면적이 약 120㎟쯤 되니까 Intel이라면 당연히 $200대 가격표를 생각할만한 물건이고, $200대 CPU는 $500도 간신히 받는 콘솔에선 도저히 말이 안 되는 가격이라서 넣을 수가 없습니다($200 CPU를 넣고 나머지 부품도 밸런스를 맞춰서 넣은 뒤 그걸 $500에 팔면 하나 팔 때마다 $500씩 손해를 봐야하고, 그렇지 않으면 CPU에 자원을 과다투입하고 $100씩 손해보는 상태가 됩니다). 콘솔에서 말이 되는 가격대인 $100짜리 CPU는 애초에 Intel이 별로 관심이 없고, $100라는 가격에 팔아달라고 Intel을 설득할 수 있을만한 물건은 대략 ①감가가 끝나가는 2세대 전 공정에서 생산한 100㎟ 다이, ②1세대 전 공정에서 생산한 75㎟ 다이, ③신공정에서 생산한 50㎟ 다이 같은 것들인데, 당시 ①에 가까운 Intel 기성 라인업은 4코어 Atom이고(45nm 구공정에서 생산한 저성능 소형코어 4개), ③에 가까운 기성 라인업은 2코어 Core i3의 GPU 및 일부 캐시 제거버전입니다. 어느 쪽이든 보통의 게이밍 PC와 성능 차이가 너무 커서 곤란한 수준이죠.

즉 Intel은 너무 비싸서 콘솔제조사가 넣을 엄두를 못 내고, 그래서 역대 콘솔 중 Intel이 들어간 콘솔은 오리지널 XBOX 밖에 없습니다(구공정 중하급 정도에 해당하는 물건이 들어갔었는데, 그나마도 Intel이 계속 비싸게 받자 빠르게 XB360을 출시하며 버렸습니다). Intel을 제외하고 나면 PPC(IBM), MIPS(NEC, Toshiba, Hitachi 등), ARM, x86(AMD) 정도가 남는데, 2010년 무렵을 기준으로 하면 MIPS는 이미 절대성능 자체가 너무 낮았고, 비슷하게 성능문제가 있는 ARM의 경우 성능문제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기는 한데(이미 극복한 기성품은 없었고) 그러려면 특정한 연산만을 수행할 수 있는 전용유닛을 연산종류마다 덕지덕지 계속 붙여나가야 하기 때문에 하드웨어 설계가 크게 복잡해집니다. PPC의 경우 성능은 나오는데 소프트웨어 개발쪽에 난점이 많아서 원래부터 버리려고 했던 것이고요. 그러면 남은 것은 x86(AMD) 밖에 없죠.

CPU와 GPU를 따로 넣는 것이나 서로 다른 공급사에서 공급받는 것 자체는 별 문제가 아닌데, CPU는 가장 나은 선택지(x86) 내부에서 고를 수 있는 것이 AMD 밖에 없었고(Intel이 원체 비싸게 받는 회사이다보니), GPU쪽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1위 업체 nVidia의 경우, 비록 Intel처럼 산업평균의 몇배씩 받아먹는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회사는 아닙니다만 어쨌든 평균보다는 좀 더 받으려고 하는 회사이고, nVidia/AMD 외에는 이미 경쟁에서 밀려 다른 분야로 도망갔거나(Imagination Technologies, S3 Graphics 등), 망해서 흡수당한 회사(Silicon Graphics, 3dfx 등)밖에 없었거든요.
의지박약킹
19/06/19 09:15
수정 아이콘
와 좋은 댓글입니다. 문외한인데 읽는게 즐겁네요. 그런데 x86 이라는게 플스에 들어간 재규어 말씀하시는거죠?

그러면 리사수 취임 전부터 저전력 칩으로 개발되던 밥캣 아키텍쳐 때문에 남아있던 기술력을 바탕으로 x86 재규어를 만들고, INTEL 이 뛰어들지 않은 비디오게임 시장에서 다른 회사들을 상대로 승리를 차지했다..라고 정리하면 되는건가요.
19/06/19 10:55
수정 아이콘
8086 시절부터 지금까지 Intel과 AMD가 만든 모든 일반시장용 CPU(콘솔용 포함)는 전부 다 x86 기반 CPU입니다(서버 등 비일반인용 시장에서는 IA-64나 ARM 등 x86이 아닌 CPU를 만들긴 했었습니다만). 물론 30-40년 전의 x86과 지금의 x86-64가 완전히 동일한 것은 아니고, 지속적인 명령어셋 추가(MMX/SSE/AVX 등), 연산유닛 확대, RISC 요소 도입, 64비트화(x86-64) 등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만, 기본적으로는 같은 골조입니다. 그리고 x86 기반의 프로세서를 만들 권한이 있는 회사는 그 창조자인 Intel과 라이센스가 있는 AMD(x86-64의 창조자이기도 한) 그리고 VIA 이렇게 3개가 전부입니다. VIA는 저성능/저가 시장을 조금 건드려보다 저전력으로 도망가서 자기 앞가림도 제대로 못 하는 상태였기 때문에, PPC/ARM/MIPS/x86 중에서 일단 x86을 선택하면 가능한 유일 선택지가 AMD 뿐입니다(Intel은 가격상 당연 불능에 가까워서).
19/06/1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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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공정을 사용하면 더 많은 트랜지스터가 집적되니까 같은 사이즈에서 더 높은 성능을 달성할 수 있는데, 대신에 최신에 가까운 공정은 일반적으로 안정된 공정대비 불량이 많이 나옵니다. 불량이 많이 나오면 칩의 개당 단가가 올라가죠. 그리고 불량률/수율을 고려하기 이전에도 미세공정용 신규 설비투자에 대한 높은 감가와 연구개발비가 웨이퍼 비용에 녹아들어가야 하니까, 웨이퍼 장당 비용 자체가 높아집니다(이 현상은 최근들어 계속 심화되는 추세라, 예전에는 공정이 한 세대 넘어갈 때마다 웨이퍼 단가가 보통 25-30%씩 올랐는데, 요즘에는 50-60%씩 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불량 빈도가 동일하더라도 다이 면적이 커지면 수율이 큰 폭으로 저하됩니다. 불량 빈도에 따라 300mm 웨이퍼에서 얻을 수 있는 150㎟ 크기의 정상다이(15x10mm)와 300㎟ 크기의 정상다이(20x15mm)의 수와 수율을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불량빈도 - 150㎟ 정상다이수(수율) - 300㎟ 정상다이수(수율)
0.0개/1㎠ - 390여개(100%) - 190여개(100%)
0.1개/1㎠ - 330여개(85%) - 140여개(75%)
0.5개/1㎠ - 190여개(50%) - 50여개(25%)
1.0개/1㎠ - 100여개(25%) - 20여개(10%)
2.0개/1㎠ - 40여개(10%) - 5개(0.5%)

300mm 웨이퍼가 천만원일 때 불량빈도별 다이 개당 단가는 아래와 같은데, 보시다시피 불량빈도가 높을수록 면적의 큰 다이의 단가가 급증하기 시작합니다.

불량빈도 - 150㎟ 다이 단가 - 300㎟ 다이 단가
0.0개/1㎠ - 2.6만원 - 5.3만원 (200%)
0.1개/1㎠ - 3.0만원 - 7.1만원 (235%)
0.5개/1㎠ - 5.2만원 - 20만원 (380%)
1.0개/1㎠ - 10만원 - 50만원 (500%)
2.0개/1㎠ - 25만원 - 200만원 (800%)

라이젠은 최신공정을 성능 및 전력성능 향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연산유닛 부분에만 쓰고(그것도 8코어 묶음의 소형다이로 쪼개서), 곁다리에 해당하는 부분은 안정적인 구공정으로 생산한 다이를 씁니다. 이렇게 만들면 모든걸 통짜로 찍어내는 것보다 단가 면에서 유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최신공정의 불량률이 아주 낮아서 통짜로 만들어도 여전히 수율이 상당히 잘 나온다면 딱히 유리할 것이 없습니다. 절대 성능면에서는 통짜보다 쪼개놓은 것이 나을리가 없고, 신공정 부분에서 단가 차이가 그리 크지 않으며, 구공정 부분도 면적이 더 커지는 것과 여러 다이를 넣어야 하는 것 때문에 비용 유불리가 경합하거든요. 반대로 최신공정의 수율이 잘 안나오는 경우 혹은 수율을 떠나서 최신공정의 웨이퍼 단가 자체가 급등한 경우와 비교한다면 꽤 유리할 수 있습니다(그리고 요즘 최신공정은 거의 둘 다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AMD가 이런 디자인을 채택했기 때문에 코어카운트 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Intel의 공정미세화가 2014년부터 5년이 넘도록 제자리에 멈춰있지 않았다면 그럴 수 있었을리가 없거든요. Intel은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공정미세화를 선도하는 기업이었는데, 만약 그 시절 페이스(2년에 한 번 미세화)를 지금까지 계속 유지했다면 2019년은 7nm 안정기에 해당하고 내년 중으로 5nm CPU 양산에 돌입하게 됩니다. 5-7nm 공정에 도달했다면 8-16코어 데스크탑 CPU를 그리 높지 않은 가격대에 팔 수 있습니다(업계평균보다 현저히 높은 Intel의 마진 스탠다드를 감안하더라도). 그런데 14nm에서 수년째 버벅거리면서 계속 비슷한 CPU를 재탕하다보니 병렬화가 쉬운 작업에서의 성능 우위가 위협받기 시작했고, 어쩔 수 없이 14nm 공정에서 대응CPU를 급조하다보니 9900K 같은 이상한 물건(PL2 풀부스트에서 소비전력이 200W까지 높아지는)이 나온 것이죠.
김티모
19/06/21 07:21
수정 아이콘
않이 이건 자게로 가야하지 않나요 크크크
모나크모나크
19/08/07 09:06
수정 아이콘
제가 이 글을 잊고 있었는데... 간만에 다시 와보니 이런 고급 댓글이 있었군요. 위에 댓글도 그렇고 제 허접한 질문에 과분한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진짜 자게로 가야할 댓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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