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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5/20 00:38:56
Name 잊혀진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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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 #1 http://news1.kr/articles/?2585274
Subject [일반] 보기 힘든 우리 집만의 별미안주-상어껍질


경상도 지방에서 제삿상에 흔히 올라오는 음식이 이른바 '돔배기' 상어고기입니다.
본가가 대구인 저희 집에서도 돔배기는 제삿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메뉴인데 사실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일단 소금간이 굉장히 강하게 조리되어 짜고, 식으면 딱딱하게 나무토막마냥 굳고 다시 조리하면 꾼내가 심하게 올라오는..그런 음식입니다.
그래도 어릴때부터 명절이 오면 꼭 어머니께 묻던 말이 있습니다.

"엄마 이번엔 돔배기 껍디 있나!?"

우리 집만의 별미는 사실 아니고 찾아보면 안동 종가집에서 홍어껍질묵처럼 묵도 해먹고 그런 음식이더라구요.
그렇지만 제 친구들, 이야기를 나눠본 많은 사람들에게 물었지만 상어껍질을 먹는 집은 커녕 돔배기 자체를 하는 집이 드물더라구요.
그래도 가끔 부모님따라 돔배기 사러 장에 갈때마다 어머니가 시장상인에게 상어껍질 따로 구할수 있냐 물어보면 생각보다 구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찾는 분들은 돔배기 살때 곁가지로 많이들 챙겨가기 때문이라네요. 큰 토막으로 신선한 돔배기를 구매하려면 껍질이 붙은 걸 살 수 있는데, 저희는 식구가 적어 그런 큰 돔배기가 필요가 없기도 하거니와, 신선한 돔배기를 찾기도 힘듭니다. 아무튼 상어껍질의 비주얼은 위 사진과 같습니다. 사실 저거보다 훨씬 식감도는 비쥬얼인데, 글 쓰려고 검색하니 애견용 개껌으로 만드는 것만 나오네요. 이렇게 맛있는걸? (링크기사도 개껌 만드는 기사입니다..)

일단 우리 집만의 방식은 별 거 없습니다. 상어껍질만 따로 먹기 좋은 한 입 크기로 자른 후 식초를 살짝 친 물에 삶아냅니다.
그리고 찬 물에 헹궈 식힙니다. 그리고 초장과 술을 준비하면 끝입니다. 돼지껍데기보다 훨씬 탱글탱글 쫄깃쫄깃 식감이 좋습니다.
찰기가 심해 식히면 어디든 쩍 달라붙습니다. 생선껍질이지만 이상하게 비린내는 크게 없습니다. 상어살을 약간 붙여 잘라내면 쫄깃한 식감에 등푸른생선 등줄기살과 같은 식감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먹어본 술 안주, 특히 법주,소주 안주로는 이거만한게 없습니다.
다들 한번 찾아서 드시라고 권해드리고 싶긴한데..솔직히 파는 곳 찾기가 많이 힘드네요. 드시고 싶으시면 경북 지역 재래시장을 돌아다니며 구하시는 방법밖엔 없는거 같습니다.

사실 야밤에 즐겨보는 유튜버 애주가TV참PD라는 분이 홍어껍질묵을 두번째 리뷰하는 걸 보고 내가 먹어본 안주 중 최곤데 아무도 모르는 답답한 기분이 들어 소개했습니다 크크. 이번 추석에 본가 내려가면 부모님과 장보면서 꼭 찾아서 먹어야겠습니다.
혹시 상어껍질 드시는 동지분들 있으신가요? 그리고 여러분들도 여러분들 댁에서만 드시는 음식들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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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20 00:52
수정 아이콘
저는 먹어본 적 없지만 저희 어머니가 결혼해서 처음 제사 때문에 대천인 시댁에 갔는데 당시 저에게 할아버지이신 시아버지가 제사 음식으로 뭘 만들고 계셨다고 하더군요. 처음보는 음식이라 뭔지 모르겠는데 생선을 양갱처럼 직육각체로 만들어서 말린 음식이었고 제사 후에 처음 먹어봤는데 정말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어머니도 친정이 한제사 지내는 집이고 경상도에 있는 시골집치고는 그리 가난하지 않아서 정말 이런저런 제사음식 다 먹어봤지만 그렇게 맛있는 건 처음 먹어 봤다고 합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홍어로 만든 거였는데 아쉽게 제사음식 중 그 음식은 할아버지가 담당하시던 거였고, 할아버지가 제가 3살때 갑자기 돌아가신 후 명맥이 끊겼다네요. 아버지나 큰아버지도 먹어만 보셨지 만드는 법까진 배우지 못하셨다고...
참돔회
19/05/20 01:16
수정 아이콘
아 먹고 싶네용.. 좋은 안주라니 더더욱 크크
좋은 글과 댓글 감사합니다
도축하는 개장수
19/05/20 01:26
수정 아이콘
와사비 갈고 싶어지네요.
19/05/20 01:49
수정 아이콘
제 경험상 상어 껍질은 사포처럼 거친 느낌이였는데... 그게 아니였나보네요. 궁금합니다 어떤맛일지
영혼의 귀천
19/05/20 09:13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 거친 부분을 손으로 일일이 문질러 벗겨줘야 합니다. 윗 글 쓰신 분도 잘 모르시겠지만 헹구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은 품이 들어가요. 저희 시댁에서도 어머님이 묵 만드시는 거 몇 번 도와 드리다가 짜증과 손끝 아픔과 귀차니즘이 솟구쳐서 이제 이거 그만하시면 안되냐고 여쭤봤던 기억이 있네요. 남편한테도 먹고싶다고 말하지 말라고, 먹고싶으면 직접 해서 먹으라고 크왕 했어요.ㅠ.ㅠ
잊혀진영혼
19/05/20 12:34
수정 아이콘
다시 생각해보면 저희집은 큰 껍질 철수세미로 박박 문질렀던 기억이 나네요. 묵요리는 잘 모르고 저희는 그냥 삶아서 한 입 크기로 잘라 수육처럼 먹었던게 다라..하지만 알게모르게 어머니 품이 많이 들었던거 같기도 하고 ㅠㅠ 아기새처럼 받아먹던 저와 아부지..반성하게 되네요.
...And justice
19/05/20 02:26
수정 아이콘
쇼핑몰 푸드코트 같은 곳에서 파는 회덮밥의 맛없는 네모난 회가 상어 깍두기란걸 알고는
어릴적 제삿상에 올라가던 짜디 짠 돔배기에 대한 기억이 재소환되서 상어고기는 절대 사람이 맛있게 먹을만한 음식이 아니라 확신했습니다...만
껍질묵은 또 의외로 군침이 도네요? 돼지 편육 같은 느낌일래나..
Libertarian
19/05/20 02:58
수정 아이콘
https://blog.naver.com/hoya8592/221002356779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500&key=20160518.22020185217

자갈치시장에선 '두투'란 음식을 파는데, 이게 본문에서 언급하신 바로 그겁니다. 상어 껍질과 내장, 꼬리 등의 부산물을 삶아서 식힌 것인데, 그 자체의 맛이나 향은 별로 없지만 식감이 매우 쫄깃해서 초장에 곁들여 먹으면 맛있습니다. 순대에 딸려나오는 쫄깃한 오소리감투 부위보다 잡내가 덜하고 쫄깃함이 더해진 상위버전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다만 그 자체의 풍미는 거의 없기 때문에 식감+초장 맛입니다) 두투를 파는 곳이라면 어디건 곰장어껍질묵을 같이 팔고, 두투와 묵을 섞어서 내주는데, 묵은 미묘한 비린내가 있어서 호불호가 갈리므로 묵은 빼달라고 하셔도 됩니다. 자갈치 이외엔 어디서도 찾기 힘든 향토음식이니 한번은 드셔 볼 만 합니다. 가게에 앉아서 먹는 것보단 포장해서 가져가면 같은 값으로 훨씬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잊혀진영혼
19/05/20 12:34
수정 아이콘
역시 파는 곳이 있군요 크크 한번 가서 먹어봐야겠습니다. 먹을때마다 신기했거든요 이거 파는 집은 왜 찾을 수 없을까하구요.
19/05/20 08:25
수정 아이콘
한번쯤 맛은 보고 싶은데 먹을 수 있는 곳이 없네요.
타카이
19/05/20 09:26
수정 아이콘
소 허파 같은 경우도 비슷합니다.
온라인에서 사려고 하면 죄다 애완동물 간식용인...
좀 질기긴 하지만 먹을 만 한데
이쥴레이
19/05/20 09:49
수정 아이콘
최근 제사로 큰집 다녀왔는데 음식이 다 맛있더군요. 전부 다 맛이 있어서 밥보다 반찬만 안주삼아 먹었는데,
역시나 부채살로 만든 산적이 최고였습니다. 크크크
이전 제주도 갔을때 돔베고기라고 해서 뭘까하고 주문했었는데 접시대신 도마위에 수육이 나오던거였습니다.
아 보쌈을 여기서는 돔베고기라고 하나보다 했었죠. 처음 제목보고 제주도 돔베고기 생각했습니다.
19/05/20 10:31
수정 아이콘
처음 보는 안주네요, 한번 먹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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