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밴드가 최근 내한도 오고 프론트맨 욘시가 이런저런 프로젝트로 자주 얼굴을 내비치면서 상종가를 달리는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밴드자체는 조금씩 내리막을 걷고 있었던게 사실이긴하다. 멤버도 바뀌고 Takk 앨범때 부터 시작된 전형성에 좀더 기댄 팝 뮤직화 추세는 초기팬들에겐 별로 좋은 평가를 못받고 그저 그랬었고... 다만 어쨌든 앨범마다 꽃히는곡 1,2곡은 꼭 있어서 그걸로 버틴감도 있는데 초기시절로 돌아간다고 내놓은 작년의 Valtari 앨범이 소름끼치게 지루한 결과물로 나오면서 개인적으론 거의 아웃 오브 안중이 되어 버린 감도 있다. 어쨌든 밴드도 일련의 위기감을 느꼈는지 Valtari 발매후 단 1년만에 새음반을 들고 돌아왔는데 자켓사진의 다크포스에도 느껴지듯 노이즈사운드가 공격적으로 지글거리는 헤비사운드로 거의 대격변을 했다. 사실상 거의 인더스트리얼에 가까운 장르군을 형성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Agaetis Byrjun 이후의 음반들을 반스텝씩 움찔움찔한 자기복제품 정도로 보고 있는지라 이런 변화가 참 반가운 기분이였다. 앨범 속을 들여봐도 단순히 헤비사운드로 변했다기 보단 휘몰아치는 부분과 가라않치는 부분의 완급조절이나 특유의 스트링 사운드와의 깔끔한 앙상블, Takk 음반이후 제일 살아난듯한 멜로디나 특유의 몽환적 내러티브들이 다 일정수준이상 성과를 보이면서 네임밸류를 떼고 봐도 꽤 괜찮은 음반으로 완성되었다고 본다. 물론 이런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을듯. 전 아님.
12. Jamie Lidell - Jamie Lidell
Jamie Lidell 은 빡쎈 일렉음악 전문 레이블 Warp 레코드 뮤지션 치곤 꽤 이질적인 소울/R&B 쪽(물론 정통파는 아니지만)에 적을 두고 있는 뮤지션인데 우리나라에선 Another Day가 그나마 잘 알려진 뮤지션일것이다. 어쨌든 뜬금없이 셀프타이틀 앨범을 들고 올해 돌아온 Jamie Lidell 의 새음반은 그 어느때보다 일렉트로니카 비중이 높은 앨범이다. 그리고 가장 올드스쿨스럽고 훵크뮤직, 80년대, 마이클잭슨에 상당부분을 빚진 앨범이기도 하다. 일렉쪽만 바라보면 최신 트렌드 사운드 단물을 좀 빨아볼려 했는지 트렌디한 장르군(트랩, 덥스텝 등등) 소스들을 상당히 취합했는데 그 자체는 사실 그리 인상적이지는 않다. 이 앨범의 미덕은 올드스쿨 훵크사운드의 다소 쌈마이 스런 재현과 최신 일렉 사운드의 이상한 조합이 주는 B급 스러움과 그럼에도 심히 팝 스러운 멜로디라인의 달달함이라 할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좋았다. 하지만 비평적으로는 별로 좋은 이야기를 못듣고 있다. 피치포크가 너무 팝스럽다고 5.0을 때리고 다른 데서도 우루루 따라가서 평점을 짜게준 탓이라 보고있다. 이게 구라 같지만 사실 86% 정도 맞는말이다.
13. Eluvium - Nightmare Ending
Eluvium 은 테네시 출신의 엠비언트 아티스트 ㅡMattew Cooper 의 솔로프로젝트 네임인데 이번이 벌써 스튜디오 음반으론 7번째 음반이다. 네오 클래식 계열이라고 볼수도 있고 현악사운드를 풍부하게 쓰면서 미니멀한 구성의 반복과 몽환적이면서 아름다운 네러티브의 진행이 매력포인트다 어떤면에서 Sigur ros, 브라이언 이노 같은 뮤지션들과도 종종 비교되곤 했는데 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는 인터뷰 내용도 있고 이들 음악들을 좋아하면 충분히 좋아할수 있는 뮤지션이다. 엠비언트 계열 음악으로 이정도 서정성을 이끌어내는 뮤지션이 의외로 잘 없다. 개인적으로는 앨범대부분을 좋아하는지라 어느정도 빠심이 들어가는 것도 있는데 이번앨범은 구성도 더블음반이고 양으로나 질로나 꽤나 오래 즐겁게 들을수 있는 앨범이였다. 특히 링크된 Happiness 는 올해들은 싱글 10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14. James Holden - The Inheritors
James Holden 은 19세때 부터 DJ질을 학업과 병행하며(무려 옥스포드 수학과) 굉장히 실험적이고 진취적인 스타일의 음악을 하는 전형적인 천재형 뮤지션인데 이번에 새로나온 The Inheritors 앨범도 그런 제멋대로에 가까운 프로듀싱 어프로치를 거의 그대로 이어나가고 있다. 아에 프로그램 툴을 지가 스스로 만들어서 작업하는 수준의 인간으로 싱글컷된 Renata 같은 트랙은 와블 사운드의 짧막한 루팅을 기반으로 점진적으로 치고나가는 드럼사운드와의 조화가 인상적인 곡이고 글리치 사운드 소스들을 상당히 복잡한 시퀀스들로 영리하게 조합하며 공격적으로 치고나가는 Gone Feral, 수록곡중 가장 기묘한 공간감을 자아내는 Sky Burial, 주술음악 스런 특징, 비트감을 상당부분 활용한 색소폰, 브라스, 퍼커션 등의 악기들이 총출동에 앙상블을 이루는 개인적인 앨범의 베스트 트랙 The Caterpillar's Intervention 등 음반은 사실 전형성과는 거리가 먼 상당히 공격적이고 실험적인 어프로치들로 가득하다. 그 완성도가 사실 상당히 A급 수준이라서 앨범의 난해함과 잡스러움을 까기도 뭐하고 어쨌든 굉장히 흥미로운 소스들이 넘치는 음반이다. 물론 여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30초 듣고 ' 어우 이게뭐야' 소리가 나올거라 생각하지만..
15. Bonobo - The North Borders
Bonobo 는 다운템포 계열 뮤직 찾아 들으시는 분들께는 유명한 뮤지션인데 잉글랜드 남부출신의 시몬 그린의 1인 프로젝트네임이다. 다운템포/ 칠아웃 계열에서는 상당히 알려진 인물이고 또 좋은 음반들을 많이 만들어온 인물인데 올해초 새음반 The North Borders 을 발매했다(유출로 인해 조금 앞당겨진 거라고) 다운템포 계열 이라고는 하나 이런저런 소스들을 외부에서 많이 차용하고 그러기도 해서 굳이 이쪽계열로 분류안하기도 하는데 특히 이번음반은 외부뮤지션과의 협업이나 다른 뮤지션이나 타장르계열의 소스들을 많이 갖다 쓴 느낌이다. 기본적으로 프로듀싱 능력이 좋아서 각 곡들은 일정수준이상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소위 매끈하게 잘빠진 곡들이라는 건데 아쉬운 점은 뭔가 임팩트있는, 팍 하는 느낌의 트랙이 안보인다는게 단점이다. 싱글컷된 Cirrus 는 기존 Bonobo 스타일에선 많이 벗어난 트랙이긴 한데 특별하진않다,( 아 뮤비는 상당히 특별하다 한번씩 보고갈만한 비주얼이다.) Emkay 같은 기존 스타일에 기댄 안정적인 소위 안전빵 트랙들이 제일 듣기 좋다는게 아쉽다 개인적으로 Black Sand 음반처럼 이국적이고 독특한 뭔가를 기대해서 그런건지도 모른다. 안좋은 소리를 하다보니 하게 됐지만 꽤 듣기 좋은음반이다. 다운템포 계열 음반들중에서는 단연 인상적인 음반이다.
16. Thundercat - Apocalypse
Suicidal Tendencies 가 우리나라에선 듣보잡중의 상듣보잡이지만 본토에서는 30년이상 메탈계열에서 상당한 입지를 자랑하던 밴드고 하드코어 펑크쪽으로는 원조격 밴드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데 근데 지금 이 이야기를 하는건 여기서 언급하는 Thundercat 이 Suicidal Tendencies 의 90년대 이후 영입된 베이시스트(메탈리카의 베이시스트로 영입된 로버트 트루지요 이후) 스티븐 브루너의 솔로 프로젝트 네임이기 때문이다. 2011년 The Golden Age Of Apocalypse 란 타이틀로 나왔던 첫음반이 일렉소스가 융합된 재즈/훵크 음반으로 명작 소리 들으면서 상당히 네임밸류가 높아졌는데 올해 두번째 음반 Apocalypse 가 발매되었다. 기본적인 장르포맷은 전작의 재즈/훵크에 일렉트로니카 벙법론을 끼얹은 구성과 동일하다고 볼수있다 다른점들은 일단 전작에 비해 더욱 멜로디가 풍성해졌고 가사에 꽤 신경을 많이 쓴점, 그리고 리얼 악기의 비중이 높아진점 등을 볼수있는데 확실히 재지함이 좀더 줄고 알앤비 쪽에 무게가 실린 느낌이다. 그래서 편히 듣기에는 좀더 좋아졌고 리얼악기의 공격적인 활용은 앨범내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중 하나다. 물론 전작도 그랬지만 원래 베이시스트인 스티븐 브루너 의 베이스 존재감은 여전히 빛을 발한다. 전작을 기반으로 하고 이런저런 재조정을 거친 프로듀싱 컨셉이라 전작만큼의 임팩트는 없지만 여전히 훌륭한 음반이다.
17. Torres - Torres
Torres 는 네슈빌 출신의 싱어송 라이터 Mackenzie Scott 의 1인밴드 네임이다. 왜 Torres 인지는 잘모르겠다 종종 토레기 라고도 불리는 그 토레스를 말하는건 아닐텐데..어쨌든 이음반은 전형적인 인디 프로듀싱으로 만들어진 셀프타이틀/셀프발매 형식의 음반이다. 음악도 여성 싱어송 라이터 하면 생각날만한 기타 사운드 중심의 인디록/ 포크 계열의 구성으로 사운드자체는 되게 무난하지만 아무 이유없이 귀를 잡아 끄는 매력이 있어서 선정하게 되었다. Cat power 나 PJ Harvey 같은 동일 계열 레전드급 뮤지션들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어쨌든 송라이팅 자체가 마음에 들었고 소위 대어급이 되려면 앞으로가 더 중요할거란건 당연한 얘기겠지... 링크건 Honey 는 올초에 참 자주 들었다 당시 코드가 맞아서 그런지 뭔진 모르지만 정말 자주 들었던 기억이 난다.
18. Austra - Olympia
캐나다 출신 일렉트로니카 밴드 Austra 의 두번째 음반 Olympia 이다. 내가 2년전쯤 리스트글을 쓰면서 이들의 데뷔작 Feel It Break 을 언급했던 기억이 얼핏나고 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당시 보컬에서 비욬 냄새가 난다 어떻다 한 기억이 있는데 사실 그건 장점이라 봐도 무방하다 본다. 보컬 Katie Stelmanis 의 몽환적인 무드의 보컬톤은 여전히 밴드의 주요 무기로 작용하고 기본적인 만듦새가 듣기 좋은 일렉댄스팝 위에 얹혀 지는 독특한 보컬 구성이라 조화가 나름 매력적이다. 싱글컷된 Home 이나 Painful Like 같은 곡들은 그런 장점들이 깔끔하게 부각된 곡들이다. 특히 건반 플레이가 보컬과 함께으로 곡들의 내러터브를 단단하게 이끌어 나가고 있는게 장점이다. 톤들도 깔끔하게 잘 정비되어 있고 매끄러워서 전반적으로 사운드 자체는 상당히 담백한 편에 속한다. 앨범의 전반적인 완성도가 간간히 들쑥날쑥한 감도 조금있고 자기복제 스런 곡들도 좀 보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잘 빠진 일렉트로팝 음반이다.
19. Steven Wilson - The Raven That Refused To Sing
영국 프로그레시브 신에서는 굉장히 핫하고 주목받는 Steven Wilson 의 세번째 솔로음반 The Raven That Refused To Sing
이다. Porcupine Tree 멤버로서나 Opeth의 프로듀싱작업 이나 기타 등등 여러가지 자잘한 프로젝트등 이 바닥에서는 굉장히 중요인물로서 위세를 떨치는중인데 이번 세번째 음반도 무난하게 좋은평가를 받으면서 승승장구 해나가는 추세로 보인다. 첫곡 Luminol 에서 부터 닥처오는 거대 스케일의 네러티브와 각종 드라마틱한 전개속에서 흐트러 지지 않고 올곧게 나아가는 사운드 흐름, 거기서도 놓치지 않는 서정성. 기똥찬 프로듀싱이란 말 밖에 안나오는 음반이다. 타이틀곡 The Raven That Refused To Sing 의 비장한 서정미와 깔끔한 멜로디 라인도 훌륭하며 The Holy Drinker 의 기똥찬 기타플레이/색소폰의 앙상블 등 Porcupine Tree 를 포함한 이제껏 해왔던 음악들의 총정리/집대성 같은 스타일의 앨범인데 여기저기서 모던 핑크 플로이드니 킹 크림슨의 재림이니 뭐니 하지만 Steven Wilson 은 이미 그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이미 꿰찬듯한 느낌이다. 아쉬운건 옛날과 다르게 이런 프로그레시브/아트락 신이 이미 상당 부분 게토화 되어있어서 이건 개념음반이 나와도 태반은 나온줄도 모른다는게 문제다. 물론 우리나라에선 Porcupine Tree 조차 듣보잡일 뿐이니 크..
20. Justin Timberlake - The 20 20 Experience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꽤 오랬동안 가수 타이틀을 버리고 배우로만 활동하는 동안 나는 존재자체를 잊고 있었다 그가 나온 영화는 대부분 관심밖 작품에 사실 국내에 제대로 소개되는 작품도 별로 없었다. (내가 기억하는 배우로서의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소셜 네트워크 밖에 없다.) 어쨌든 상당히 긴 공백을 깨고 올해 가수로 컴백한다는 얘길 들었고 여전히 팀버랜드가 프로듀서로 함께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개인적으로는 '망하겠군' 이란 생각만 했었는데 선 공개된 Suit & Tie 를 듣고 어? 이런 느낌이였던 걸로 대충 기억에 남아있다. Suit & Tie 는 정말 훌륭했다. 물론 남성 섹시 아이콘으로서의 캐릭터를 너무 잘 살린 나머지 빡센 면도 좀 있었지..어쨌든 The 20 20 Experience 는 기본적으로 저스틴 팀버레이크 본인의 캐릭터성과 매력을 굉장히 영리하게 잘 살린 음반이다. Suit & Tie 는 그중 절정이라 볼수 있고. 여하튼 음반은 오랜 쿨타임 끝에 나오는 만큼 앨범 완성도에 대한 원대한 포부가 음악자체에 막 드러나오는게 부담스러울 정돈데 종종 얘기가 나오는 레퍼런스로 칸예 웨스트의 2010작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를 꽤 참고했다는 느낌을 나도 받았다. 대부분의 곡들이 대곡화 되면서 뭔가 프로그레시브 적인 삘을 내려고 노력한듯한데 개인적으로는 그게 앨범의 단점이다. 곡들자체는 밸런스있게 상당히 잘빠졌는데 자꾸 사족같이 뒤에 뭔갈 더 갖다 붙여 길게 늘어뜨린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냥 4~5분대 런닝타임으로 했으면 꿀같았을 것을..어쨌든 앨범 자체는 꽤 괜찮게 잘 나왔다. 최고 수준까진 아니지만 꽤 즐겨 들었다. 듣자하니 9월인가 10월에 파트2 앨범이 나온다는데 역시 큰 기대는 하지않는다. 그리고 애초에 파트2 붙이고 나오는게 뭔가 음악적으로 괜찮을리가 별로 없지.
이렇게 한달만의 2부가 끝났군요. 조만간에 또 찾아 뵙겠습니다. 아마 하루나 이틀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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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Sigur ros는 확실히 2000년대 초반이 절정이었던거 같네요. 저는 그냥 전 앨범보다 나은 정도로만 들었어요...
이 중에서는 Steven wilson 앨범 제일 좋게 들었습니다. 뭔가 사운드의 날이 살아있는 느낌 !
근데 Porcupine tree 정도면 한국에서는 꽤 인기 많은 편 아닌가요 흐흐
James Holden을 여기서 보다니 반갑네요. 믹스앨범인 Balance 005를 들을 때도 범상치 않은 앨범이라고 뭔가 천재적인 느낌을 받았었죠. 개인적으로 Balance 005는 Balance 앨범 중 3손가락 안에 꼽습니다.
그 후에 자신의 레이블인 border community에서 내는 음반들도 클럽에서 틀기엔 묵직한 곡들이 많았고요. 링크해주식 곡 외에 이번 앨범 몇 곡 더 들어보니 이젠 미니멀 테크노에서도 벗어난 듯 싶네요. 비슷한 천재 DJ인 James Zabiela보다 더 자기만의 독특한 영역을 구축해 나가는 것 같네요.
progressive house 계열의 곡인 holden & thompson - nothing이 워낙 유명해서 예전에 트랜스 들을 때부터 알긴 했습니다 흐흐. 2000년 초에 트랜스 들어본 사람은 james holden은 잘 몰라도 이 곡은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특히 저 곡의 93 Returning Mix는 레전드 튠이죠. 많은 트랜스 다제이들이 믹스셋에 선곡하기도 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