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끓이는거 정말 의미없는데 다들 끓이시니 한마디 보태자면... 결국 다 결과론적인 것이지만
안철수는 박후보와 문후보를 서로 상쇄시켰다는것만으로도 손해가 아니였죠.
킹메이커가 되면 좋고 아니여도 본인의 위치를 각인 시키기엔 충분했으니까요.
부울경에서 35%를 먹고 졌습니다. 이건 안철수가 와도 힘들었다고 보구요. 상대가 박근혜라면 안철수대세론때문에 더 뭉쳤을수도 있습니다.
역대 최고의 보수결집의 결과이기 때문에 안철수였어도 졌을꺼라는 라면 끓여봅니다.
더불어 민주당이 뒤에서 서포트 해주는 정도라면 새누리의 흔들기에 못 버텼을겁니다. 대선은 혼자 깨끗하다고 되는게 아니기 때문이죠.
네거티브니 결국 졌을거라느니 하는 이야기가 와서 안지지자였던 저와 제 주변 이야기를 드리자면,
대부분 성향상 불안한 진보보다 안정을 원했기에 박 찍을 분들이 많았고 박의 지속적인 삽질끝에
차라리 이명박 현대통령이 한번 더하는게 낫겠다 할정도로 박이 좋아서가 아니라 민주당과 문후보에게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박대신 합리적 보수를 주창한 안철수 전 후보를 찍었던 거지요. 그게 박을
여론조사에서 계속 '압도'하던 안철수의 힘이었습니다.
그러나 전방위적 공격 끝에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를 위해 사퇴했고 저는 힘겹게 안후보의 문후보 지지선
언을 듣고 옮기는데 성공했지만 대부분의 안지지자 주변인들은?
자주 다니던 커뮤니티에서 문후보 지지자분들의 안후보 인신공격성 발언 듣고 투표 포기한 지인도 있기도
합니다만, 대부분은 박의 당위성도 별로느끼지 않았지만 야권 승리의 당위성도 별로 느끼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그분들이 별로라 생각하는 공약을 더없이 열심히 지킬거라는 불안감을 문후보에게서 느꼈다고 하더군요.
안철수면 이겼다고 봅니다.
단일화 이탈율만봐도 안철수가 훨씬 적었죠. 게다가 안철수 이탈은 박근혜로도 많이 가는데, 문재인 이탈자들은 그렇지 않다는거죠.
그렇기에 박근혜를 상대로하니 문재인쪽이 이탈율은 훨씬 커지는거죠.
무엇보다 문재인은 대북관때문에 중도층 흡수를 제대로 못했어요.
햇볕정책 거부감 가지는 중도층들이 얼마나 많은데, 안철수 정도의 대북관만 견지했어도 훨씬 흡수많이 했을겁니다.
게다가 안그래도 대북관 공격받는데, 거기에 임수경까지 국회의원으로..
그냥 중도층 땡기는데 크나큰 패착을 민주당 스스로 한거죠.
이건 단일화할때부터 적합도 내세울때부터, 지더라도 안철수가 아닌 박근혜에게 지자.. 이런거였었죠.
그러고보니 잡고 잡히는 삼각 구도였네요. 박근혜 > 문재인 > 안철수 > 박근혜..
안철수로 박근혜는 잡을 수 있지만 정작 눈 앞의 문재인은 못 이기는 상황..
이번 단일화는 참 아이러니한 현장이었죠. 둘을 비교하면 문재인이 쎈데 박근혜한테는 안철수가 쎈..
결국 둘 사이의 대결이니만큼 애초에 문재인이 이기는 싸움이라고 생각했지만요.
그리고 지금도 충청강원 못 먹어서 지는데 안철수는 수도권에서 바람몰이를 했지 지방은 상대적으로 덜했습니다.
또한 2번이라 찍어주는 호남의 표도 지금 박후보가 10% 이상 먹었던걸 감안하면 2번이 없어진 상황에선 박후보에게 웃어주는 상황입니다.
그냥 의미없는 숫자계산해보자면
수도권에서 +50만
충청강원제주 -5만
호남 -10만
대구경북 0
부울경 - 10만
박근혜로도 많이 가는데 X
제 주변 표본으로는 안철수는 박근혜의 쉐어를 차지했고 그랬기 때문에 그간의 지지율을 보여줬던거죠.
그래서 새누리당이 안철수 상대로 더욱 긴장했던것이고... 새정치와 구태정치 프레임으로 갈 경우,
새누리당이 해볼수 있는것도 지금보다 더 제한되죠. 안철수 사퇴로 그 쉐어는 도로 박으로 갔고
원래부터 야권만으로는 뭘 해볼 구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님 주변 표본으로 보시니까 그런겁니다. 그런 관점으로만 보니까 민주당도 이번에 깨진겁니다.
아니, 득표율 75.8%면 문재인 당선되어야 되는거아닌가요? 투표전만해도 75%면 안정권이라는 얘기들이 얼마나 많았나요.
게다가 과반수이상으로 박근혜 당선입니다.. 직선제 이후 최고득표율이죠.
이건 야권도 돌아봐야됩니다. 더이상 민주당 쉴드는 그만해야죠. 냉정하게 현실을 보세요.
내주변 얘기로 표본삼는건 그만하시고, 적어도 이 상황에선 결과를 봐야죠
그 당시에는 어떤 여론조사에서도 안철수 이탈층은 박근혜에게 문재인이탈층보다 많은부분 갔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위에 댓글만봐도 그런글들 보이네요.
박근혜표 뺏어고는건 생각하면서 문재인표 빼앗기는건 왜 생각 못 하는지
호남에서 새누리당 2자리 숫자 나왔는데 문재인이 아니라 안철수였으면 호남 이탈표가 더 많았겠죠
이건 그냥 박근혜 상대로는 야권이 뭘 해도 안 된다는거. 딱 그 뿐이란 생각입니다.
차라리 이번에 박근혜 되고나면 끝판대장 없어진거니 다음에는 기대해볼만하겠죠
박과의 양자대결에서 더 강한 게 안이라는 건 딱히 말할 필요도 없는 것 아닙니까. 애초에 안 지지자라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박+문 지지자들의 이탈층이에요. 안이 없으면 각자 자리를 찾아갈. 그나마 적극적인 안의 지지 덕에 박으로 돌아가거나 집에서 잘 사람들이 문쪽으로 많이 이동한거죠. 문표는 안으로는 안가도 박으로 갈 표들은 애초에 별로 없었구요. 그러나 이 선거결과로 봤을 때는 예상보다 차이가 많이 나서 안철수였다 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1~2%차이였다면 안철수였다면 이겼을 것이다라는 '썰'이라도 풀어보겠지만 차이가 너무 납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결국 박을 찍었습니다. 사람들이 줄 서 있던 기표소 안에서 어디에 찍어야 할지 잠시 머뭇거렸습니다만..
기분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안철수라면 박을 이겼을까?"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저 자신은, 안철수씨가 후보에 있었다면 안철수씨를 찍었을 겁니다. (비슷한 3차토론이 똑같이 일어났다는 전제 하에는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