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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3/23 12:29
어릴 때 부모님이 부부싸움을 종종하셨고, 그 때마다 어머니가 집을 나가셨다가 몇 개월 뒤 오시고는 하셨는데요.
5학년 때 제 생일 다음날 어머니가 큰 가방을 끌면서 나가시는 모습을 봤었습니다. 나가신다는 걸 직감했는데도, 편한 곳에서 쉬다오셨으면 해서 '다녀오세요'하고 평소처럼 인사를 했었죠. 그 후로 어머니를 다시 만나는데 20년이 걸렸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다시 옛날 생각을 하면서 알게되는 것들이 있었죠. 부부싸움이라고 생각했던 게 그게 아니라 어머니가 맞으신 거였다는 거, 굳이 생일 다음날이었던 이유가 마지막으로 생일상을 차려주고 싶으셔서 그러셨구나 같은 것들? 전 후회한다는 생각은 한 적은 없지만 계속 생각은 나더라고요. 어머니를 다시 만나고 15년이 흘렀는데도 지금도 그 때 일이 생각은 납니다. 지금 내 나이보다도 한참 어리셨던 때였는데 참 힘드셨겠구나 하는 생각들.
25/03/23 21:44
아... 담담한 글임에도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사실 4,50대 남성이 스윗하니 어쩌니 비웃음 당하지만 이런 어머니를 지켜보던 세대들이면 여성편(정확히는 부당한 대우받는 여성편)안들기 어렵죠. 아픈 기억이 반면교사가 되어 행복한 가정 이뤄가시길 바라겠습니다.
25/03/23 16:49
사연이 안타까운건 둘째 치고, 외할머니와 같이 살았고, 그 외할머니는 자기 엄마와 연락하는 사이인데, 정작 본인은 엄마를 한번도 못봤다? 엄마가 어디 교도소에 수감되는 상황이 아니고선 도대체 이해가 안가는군요. (다시 생각해보니 애 딸린 기혼이라는 것을 숨기고 재혼한 경우인듯..?)
25/03/23 19:52
제가 아는형도 엄마가 중국집에서 짜장면 사주고 먹는사이 사라져서 그게 평생 트라우마가 되서 짜장면을 못먹고 보기만 해도 운다고 ㅠㅠ
25/03/23 20:07
아이 낳기전에 이런거 보면 그냥 슬프네 수준이었는데 아이 키우기 시작한 후론 너무 황당하네요, 자기 자식을 어떻게 버릴 수 있는지 상상 조차 안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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