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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9 11:26
개인적으로 구한말에 대한 레퍼런스로 매천야록을 쓰는 것 좀 자제했으면 합니다 그냥 참고만 하고 당시 분위기가 이정도였다로 여겨야지 그걸 역사에 대한 근거로 삼으면 애당초 매천야록 자체가 당시에 떠도는 풍문을 다 모아놓은 책이고 황현 자체가 너무 과격해서 역사를 기록함에 있어 기준도 없고 객관성도 결여된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사료적 가치는 분명 있지만 이걸 1차사료로 삼기엔 솔직히 일본 서기보다 학술적 신뢰도는 더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근데 기록이 시원시원하다보니 너무 많이 인용되는 경향이 있네요.
22/09/09 11:46
동의합니다. 호남의 선비였던 황현이 재야지식인들 사이에서 돌아다니는 썰들을 기록한게 매천야록인데 교차검토없이 '이게 진짜 역사다'인 것마냥 이야기하는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22/09/09 15:58
저도 동의합니다. 매천야록도 그렇고 한국독립운동 지혈사도 그렇고 분위기나 정황, 상대적 시각 정도를 파악하는 용도로 써야지 그걸 구체적 레퍼런스로 쓰냐는 거에요. 구한말-독립운동기는 누굴 공격하느냐에 따라 이런게 너무 후해요.
22/09/09 12:01
일만이천봉에 전부 쌀 한섬 천냥이라...도저히 못믿겠는데요.
당시 한 냥이 이만원정도의 가치였다고 하는데 그정도 단위의 화폐가 몇조단위의 실제 통화로 유통되지도 않고 된다해도 그걸 모을수 없을겁니다.
22/09/09 12:51
잘한 것보다는 뜬소문을 사실처럼 취급하며 까는 걸 말하는 거죠. 금강산 얘기가 수록된 매천야록은 소문 모음집이에요. 당시 민중의, 그 중에서도 호남 유생들의 반응을 파악하기에는 좋은 자료이나 사실에 대한 신뢰도는 낮습니다. 금강산 얘기도 마찬가지로 다른 자료에서 교차검증되지 않은 뜬소문에 불과합니다. 이것뿐만이 아니라 매관매직, 무당 제사 등은 예전부터 이뤄지던 것들이라 민비만의 악행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처럼 민비를 까는 주장들 중에 과장된 게 많아요. 그렇다고 민비를 긍정적으로 보자는 건 아니니 오해하지는 마시고요.
22/09/09 14:43
예컨대 임오군란의 직접적인 촉발 계기는 민씨일족의 횡령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이 된 재정파탄은 민비가 해먹은것보다 대원군의 통화정책 대삽질로 인한 고종 초기 재정파탄이 더 큰 원인이었을겁니다. 사실상 당백전-청전으로 이어지는 대원군의 화폐정책은 민간의 부를 조정이 약탈한 것과 다를바 없고 고종 초기 재정파탄은 그걸 원상복구해가는 과정이었거든요. 그걸 매천야록을 들어 [대원군이 쌓아놓은 국부를 민비가 탕진했다]고하면 사건의 한 측면만 보는거죠.
22/09/09 15:58
대원군은 공과 과를 확실하게 구별하고 있고 (개인적으론 시대 변화를 못 따라간 사람이라 생각)
그에 비해 민비는 명성황후로 올려치기가 심하니 내려치는게 많이 보이는거죠
22/09/09 19:54
그걸 떠나 대원군이 뿌린 똥의 뒷처리를 민비(원래는 고종이지만)가 뒤집어쓴 부분도 있다는거죠.
그리고 대원군에 대해 첨언하면, 개인적으로 대원군이 경복궁 재건하면서 당백전으로 뿌린 똥이랑, 그걸로 조선이 날려먹은 시간에 비하면 그것만으로도 공과 과가 갈린다는 평가조차 과분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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