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말고도 몇 가지 케이스가 있어 소개합니다

*[연일 정씨 <–> 광산 이씨]
조선 선조 시절이던 1589년,
정여립이 모반을 일으키려 한다는 상소가 조정에 올라왔고,
대사간(大司諫) 이발이 이 사건에 휘말려 문초를 받다 죽음에 이르렀다.
그의 혈육 역시 대부분이 고문 끝에 목숨을 잃었고,
아들 하나만이 종의 아들과 옷을 바꿔 입고 화를 피해 살아남아 대를 이었다.

사실 이발의 죽음은 당시 국왕이던 선조의 뜻이 반영된 것이었다.
이발은 과거 “선조 임금 아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을 해 왕의 눈 밖에 났었다 한다.
그러나 이발의 본가(本家)던 광산 이씨 문중의 분노는
선조가 아닌 수사 책임자 정철에게 쏠렸다.

그 때문에 이들은 정철의 가문인 연일 정씨를
함께 하늘을 지고 살 수 없는 원수로 여겨
제사상에 올릴 고기를 다질 때마다
칼 소리에 맞춰 원수의 살을 저민다는 의미로
“정철정철정철…”이라 읊조렸다. (허미 무서워라;;;)
사무친 한이 이 정도니, 광산 이씨와 연일 정씨가 사돈 맺기를 꺼린 건 물론이다.



*[남평 문씨 – 순흥 안씨]
원수지간 가문끼리만 혼인을 꺼리는 건 아니다.
되려 집안 간 사이가 너무 돈독해서 통혼을 피했던 경우도 있다.

과거 남평 문씨 집안 청년이 중국으로 유학을 가던 중
순흥 안씨 청년을 만나 길동무 삼았는데, 서로 마음이 잘 통해 의형제를 맺었다 한다.
이후 남평 문씨 가문과 순흥 안씨 가문은 비록 피는 다르지만 형제 집안이라 해서
결혼을 피했다 한다.
여담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남평 문씨,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는 순흥 안씨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순흥 안씨다.



*[김해 김씨 – 김해 허씨 / 인천 이씨]
국내 모든 허씨 가문의 선조는 가야 수로왕과 왕후 허황옥이다.
인도 아유타국 출신인 왕후가 수로왕에게
"저는 타지방 사람이니 훗날 후손이 남지 않을까 두렵다"며 청해
수로왕의 아들 열 명 중 둘을 허씨로 삼았다 한다.
현재는 태인 허씨, 하양 허씨, 양천 허씨 등 허씨 본관이 다양하지만,
이들 모두 거슬러 올라가면 수로왕의 두 아들이 시조다.
수로왕은 김해 김씨 시조니, 결국 김해 김씨와 허씨는 한 줄기에서 뻗은 가지인 셈이다.

아울러, 김해 허씨의 후손 중 하나가
고려 태조 왕건의 딸과 결혼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이 이씨로 개명하여 인천 이씨의 시조가 되었기에
이들도 한 집안 사람으로 보았다.

그래서 한 집안 사람들끼리는 혼인할 수 없다 하여
이들 집안은 서로간의 혼인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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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년+@ 전의 이야기입니다만
하루는 같은 동네 살던 고등학교 동창 친구가
밤에 저를 불러내서 치킨을 뜯자는 겁니다.

공짜 치킨 아싸 조쿠나 해서 나가보니
오늘 선 봤던 여자분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는 썰을 풉니다.
2살 연상 누님인데,
여자분이 골수 와우저고 (친구놈 정공 뛰던 와우 폐인)
건담 애니를 그렇게 좋아하더랍니다 (친구놈 우주세기 오타쿠)
외모도 완전 자기 이상형이라는 건 덤.

제가 못 믿겠어서 '니가 먼저 덕밍아웃한 거 아니냐'고 물어보니
결단코 아니라면서 그쪽이 먼저 말했다네요. 헐.

그럼 뭐야 잘됐네, 축하한다,
지금 왜 나랑 치킨을 뜯고 있냐 그 누나랑 놀아야지
라고 별 생각 없이 제가 말했는데 그 친구 왈

야 근데... 그 누나 만날 수가 없어... 만나면 안 돼...
[내가 양천 허씨인데, 그 누나가 김해 김씨래]

뭔 븅신같은 소리여 하고 제가 벙쪄 있으니까
위에 소개된 썰을 진지하게 풀더라고요.
걔네 집안이 4대가 유림-유학자인 집안이라
얘는 대학교 졸업하기 전에 휴학하고
본가 서당에 내려가서 대학-중용 커리큘럼부터
마쳐야만 했던 친구였습니다 ㅠ.ㅜ

자기가 아무리 그 누나를 마음에 들어해도
집안에 말조차 못 꺼낸다고... OTL

지금은 다른 분과 결혼해서 잘 삽니다만
형수가 겜알못에 애니 싫어한다 해서 ㅠㅠ
가끔 만나면 그때 그 누나 얘기 합니다 크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