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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7 21:48
21세기 소설 도입부 최고봉은 마션입니다!
I'm pretty much fucked. That's my considered opinion. Fucked.
20/12/17 21:50
그는 멕시코 만류에서 낚시 하지마루요
야메로 이런 고기잡이는 모 야메룽다 84일동안 호라 모 젠젠 물고기 안잡히자나 도시테 콘나 꼬라지니 낫탄다요
20/12/17 21:53
하늘을 불사르던 용의 노여움도 잊혀지고
왕자들의 석비도 사토 속에 묻혀버린 그리고, 그런 것들에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생존이 천박한 농담이 된 시대에 한 남자가 사막을 걷고 있었다.
20/12/17 23:14
저 작품들은 워낙유명해서 혹시 몰라서 20프로 잡았고 전 상위 5%이내도 든다고 봅니다
아직 독서인구가 꽤 남아있고, 예전에 읽은 사람들도 제법 있어서 0.01%는 너무 박한거 같아요 :)
20/12/18 02:00
모비딕 진짜 어려운 소설입니다 흐흐흐... 얼마전에 대학원생으로서 접했는데 진짜 이건 책 이상의 물건이다 싶더라고요...
분량이 엄청 길고 두껍고, 장르가 여러가지 섞여있는 것도 문제인데 (기본적으로는 소설인데, 중간에 사전이 되었다가, 뜬금없는 이야기가 한 챕터 나왔다가, 갑자기 (지시문: 에이허브 선장이 무대에 들어온다) 하면서 연극 각본이 되지 않나...), "나를 이스마엘이라고 불러다오"라는 첫문장이 회자될 정도로, 이야기를 다 따라가고 나면 정상적인 독자라면 "그래서 얘 이름이 이스마엘은 맞나? 진짜인가?" 하면서 머리를 긁적이게 됩니다. 모비딕이 단순하게 보자면 포경선에서 '고래 잡는 소설'인데, 현실하고 환상하고 장르의 경계가 챕터 몇개마다 슉슉 바뀌니까, 주인공의 정체에 대해서도 진짜 할말이 많아져요.
20/12/17 23:21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밤의 밑바닥까지 새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췄다."
저는 이 도입부가 인상적인 이유로 크게 2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로, 일단 시각적 임팩트가 있습니다. 그 임팩트는 더 나아가서 촉각적입니다. 어두운 곳에서 새하얀 곳으로의 이동이 가져다주는 시원한 공감각적 충격이 있다고 할 수 있죠. 둘째로, 주어의 부재와 터널이라는 소재가 주는 몰입감입니다. 첫 문장을 읽는 순간 독자는 통로를 통해 소설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체험합니다. 그리고 그 착각이 끝나는 동시에 앞서 말했던 감각적 임팩트를 느끼는 거죠. 자 여기서부터는 현실과는 완전히 다른 또 하나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그냥 터널인 게 아니라 국'경'의 터널인 것이죠. 새로 도착한 세상에 기차는 멈춰서고 이제 독자는 거기서 내릴 일만 남습니다. 이상으로 꿈보다 해몽이었습니다 수고요
20/12/18 03:20
전공자입니다. 내공이 부족한지 이런 통속적이라고 폄가받는 서두가 가장 멋집니다. 심지어 여주도 매력적..
운영이랑 심생전의 최씨녀 이후 최고의 매력녀..
20/12/17 23:10
찰스 디킨스 두 도시 이야기가 없네요. 보통은 항상 있던데.. Rhetorical device들을 사용한 교과서 같은 도입부라고 생각하는데... 번역또한 원문을 그대로 느낄수 있는 최고의 번역이라고 봅니다
20/12/18 00:29
https://pgr21.co.kr/humor/392190#5785149
예전에 피지알에서 봤던 백경의 도입부와 관련한 아주 인상깊은 댓글입니다. 생각나서 찾아봤는데 간만에 봐도 멋진 풀이네요.
20/12/18 02:09
백경 도입부 진짜 한 문장의 아름다움 그 자체지요. 이번 글에서는 빠졌지만, 두 도시 이야기도 그렇고, 제5도살장도 그렇고, 1984도 그렇고... 진짜 결말을 다시본 다음에 그 첫문장들만 다시 읽어봐도 진짜 소름이 돋게 분위기를 잘 잡아주죠, 멋져요.
20/12/18 11:38
"크아아아아"
드래곤중에서도 최강의 투명드래곤이 울부짓었따 투명드래곤은 졸라짱쎄서 드래곤중에서 최강이엇따 신이나 마족도 이겼따 다덤벼도 이겼따 투명드래곤은 새상에서 하나였다 어쨌든 걔가 울부짓었따
20/12/18 13:31
인간이 달 위를 처음 걸었던 것은 그해 여름이었다. 그때 나는 앞길이 구만리 같은 젊은이였지만, 어쩐지 이제부터는 미래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위태위태한 삶을 살고 싶었다.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본 다음, 거기에 이르렀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보고 싶었다.
달의 궁전 (폴 오스터) 아무도 인정하지 않겠지만, 제게는 최고의 소설 도입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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