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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 17:03
제 아버지가 아직도 종종 술 취하시면 하는 얘기가 제가 어릴때 한번 된 감기에 걸려서 병원서 링겔 맞는데 쪼끄만게 힘들어서 헥헥 하는게 하도 불쌍해서 어려운 형편에 불이 번쩍거리면서 소리가 나는 총 장난감을 사줬는데 제가 병원서 집으로 오는길에 다음에도 또 아파서 병원 가서 링겔 맞고싶다고 했다고.....
20/06/09 17:42
강호동 얘기가 생각나는데..
강호동이 고교 때 잘 나가다가(스카우터들이 문전성시였다고) 오토바이 사고가 나서 발목을 크게 다쳤답니다(당연히 스카우트 제의는 다 사라짐) 수술실에 들어갈 때 아무렇지 않은 척 했는데, 수술을 끝내고 잠에서 깼는데, 아버지는 병실 창밖만 한숨쉬며 보고 있고, 어머니는 발목을 잡고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고. 그래서 자기는 프로에 빨리 가서 돈을 벌어야겠다고 결심했고, 평생 그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고. 아, 강호동은 그 다음해 천하장사가 됩니다.
20/06/09 18:11
사람은 태생이 강철로 태어나는 사람이 있고 유리로 태어나는 사람이 있어서, 강철로 태어난 사람은 두드리고 담금질하면 강해지고 유리로 태어난 사람은 두드리면 깨지기에 살살 잘 닦아야 빛난다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시련을 줘서 강하게 키운다는 방법이 누구에게든 통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한 이야기였던걸로 기억합니다.
글쓴이는 아마 강철로 태어나신 분이겠지요.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견뎌내실수 있으셨던것에 다행스러움을 느낍니다.
20/06/09 20:01
너무 좋은말이네요. 엄청 공감하면서, 또 그 사람이 어떤 유형인지를 알기가 정말 쉽지 않다는 것도 살면서 많이 느꼈네요..
저는 강철도 유리도 아닌 것 같지만요... 엄청 두들기면 스트레스받고, 살살 달래면 제멋대로 하는 스탈이라...
20/06/09 19:15
저도 국민학교 1학년때 처음 신발주머니를 가져갔는데 친구들은 캐릭터 그려져 있는 신발주머니를 가지고 왔고, 저는 세탁소집 애라 남는천 미싱으로 박아서 만든 신발주머니였는데 (지하실 단칸방 살 때) 속으로 아쉬웠지만 싫은 내색 못하고 아버지한테 아냐 내거가 더 좋아~ 했던게 생각나네요.
이렇게 쓰면 어릴때부터 철든것 같지만 사실 누구보다 말썽 많이 피웠던 아이였던걸 보면.. 사람은 하나로 판단할 수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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