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6/16 02:15:52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130190824
Subject [일반] <플래시> - 감지덕지거나 아쉽거나.(스포!)

<플래시>를 보고왔습니다. 짧게 감상을 남기자면, '괜찮다와 괜찮은가의 공존'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하 스포일러 있습니다.


매력적인 중반부

영화의 강점은 중반부의 전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찐따미'가 살아있는 애즈라 밀러의 플래시도 괜찮구요.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은 말할 것도 없구요, 자칫하면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사용될 위험성이 있는 크립톤인의 배분도 나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중반부, 두 플래시가 달리는 장면까지도 저는 되게 좋았고, 영화팬이거나 혹은 DC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다양한 시간선이 충돌하는 지점까지 낄낄거리거나 혹은 감동하실만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 일정부분은 이 영화는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 컷>의 플래시 이야기와 <노웨이홈>, 또는 <엔드게임>의 일부분을 섞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이 부분까지는 저는 괜찮은 수준을 넘어서서 굉장히 즐겁게, 흥미롭게 봤습니다.


짜게 식은 결..말부?

그런데, 개인적으로 결말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타임 패러독스를 이용한 매체들이 너무 많았고, 이 이야기에서도 타임 패러독스에 대한 이야기를 귀에 딱지앉도록 얘기를 해놓고 이야기를 바꿔놓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그러니까, 어찌보면 마무리라는 측면에서 해피엔딩을 캐릭터에게 선사하고 싶었다,라고 말한다면 그럴 수는 있겠지 싶다가도, 또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은 생각도 동시에 드는 작품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해피엔딩을 선사하는 방식도 아쉽고, 엔딩 장면을 꼭 그렇게 넣었어야 했냐도 동시에 아쉽습니다. 그러니까, 기껏 좋은 이야기와 좋은 방식의 전개를 보여주고선 그걸 스스로 무너뜨린 느낌이 없잖아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보이는 단점들.

그래서, 이 영화는 좋으면서도 동시에 아쉬운 영화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저는 제 스스로 영화를 아주 엄격하게 보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결말도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방식'이지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히어로물을 왜 보냐, 라고 묻는다면, 어떤 쾌감을 위해 본다고 대답할 수 있을텐데. 스스로 그 쾌감을 걷어차버리면 영화의 단점이 보이게 됩니다.

그러니까, 많은 부분을 흥겨움으로 넘어가고 있어요. 혹은 편의주의적으로 넘어가든가요. 보는 동안은 눈 감아 주고 넘어가고픈 단점들이 짜게 식어버리는 결말에서 걸리기 시작합니다. 이야기의 방식이나, CG가 프리 렌더링 되어 제작되는 영화의 질이라기 보단, 실시간 렌더링으로 보는 (제 소박한 노트북으로 돌리는) 게임의 퀄리티인 느낌 등등(정확하게는 <데드풀> 1편이 생각나는 CGI 퀄리티). 그래서 괜찮다고, 좋다고 말하면서도 열광하기 아쉬운 영화가 되어버렸어요.


또 하나는 '소재의 아쉬움'입니다. 그러니까, '플래시'잖아요. 그리고, (만화는 잘 모르지만) '플래시포인트'라는 이벤트를 빌려온 것 같은데, 이 영화의 가벼움, 이미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아버린 DCEU라는 측면에서 더더욱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러니까, 연결고리의 역할도, 혹은 팬서비스의 역할도 되게 애매하다고 생각해야할까요. 이 영화가 팬서비스가 좋다는 평가를 받지만, 정작 이 영화를 보기 위해 <배트맨 대 슈퍼맨>이나, <저스티스 리그>를 좋아했던 사람들에 대한 팬서비스라기보단, 팀 버튼의 <배트맨>, 혹은 영화 외적으로 그냥 DC를 좋아하는 팬들에 대한 서비스가 더 두드러지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DCEU의 이야기 마무리로, 또, 하나의 세계관 개편 이벤트로서 가져온 영화치고는 소모의 느낌이 두드러집니다. 그러니까, 양쪽 다 만족시키기 쉽지 않은 건 인정하지만, 동시에 양쪽을 다 노리다 둘 다 애매하게 잡은 느낌입니다. 그러니까, 대단원으로는 지나치게 소박하고, 변곡점이라기에도 아쉽고, 결국 이도저도 아닌 매장 마감 전 재고떨이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이건 지금까지의 DC 필름즈의 갈팡질팡 행보를 까야하는 문제 같긴 합니다만.


그래서, 저는 솔직하게 말하자면, 지나치게 정석적이었던 <원더우먼> 1편이나, 혹은 (저에겐) 지나치게 과다했던 <맨 오브 스틸>보다 오히려 DC 영화 중에서는 취향은 맞지만 마니아틱할 수 있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함께 가장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아쉬움도 많이 남는 기묘한 감상이 되었네요.


P.S. 이사를 한 근처에 메가박스가 재개장해서 타 도시의 MX관, 그러니까, 코엑스의 MX관의 장비를 뜯어왔다고 하던데, 감상이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아 포인트 분산되는 거는 좀 아쉬운데... 앞으로 아이맥스와 MX를 병행할 수 있으려나 싶네요. 크크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부스트 글라이드
23/06/16 02:22
수정 아이콘
결말은 애초에 리부트라는 사명을 가지고 온 영화인만큼 어쩔수없다고 생각들었는데
잭스나의 저스티스 리그로 계속 진행했음하는 그 아쉬움과 똑같은 그러한 아쉬움이었습니다.
aDayInTheLife
23/06/16 02:24
수정 아이콘
아니 근데 결말에 등장하는 인물이… 아 모르겠어요. 팬서비스를 하기에는 그.. 그 영화가 좀 그랬고 근데 리부트를 진지하게 할거면 굳이 그렇게 가벼운 톤을 해야했나 싶어서요. 크크크
부스트 글라이드
23/06/16 02:27
수정 아이콘
풍설로는 에즈라 밀러와 제이슨 모모아는 다음 리부트 유니버스 그대로 가려고했는데
에즈라밀러 사건이 터지고 에즈라 밀러와 손절하기 위해 그렇게 급조했다는 카더라가 있더군요.
만찐두빵
23/06/16 02:46
수정 아이콘
더 잘만들 구석이 엄청 많은 영화였다고 보는데 쩝.... 그래서 그런가 결말부가 더더욱 별로여서 영화가 안좋게 느껴지는거 같네요. 진짜 경주월드 드라켄이라는 롤러코스터 같은 영화 입니다. 초반부 cg퀄보고 바닥에서 시작했다가 중반부에 꼭대기까지 올라가고 엔딩에서 90도 수직낙하 해버리는 크크크
aDayInTheLife
23/06/16 06:46
수정 아이콘
괜찮고, 괜찮은데 더 괜찮을 수 있었고 더 괜찮아야 했던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놈헬스크림
23/06/16 07:30
수정 아이콘
전 피오라와의 결투를 기대했는데... 엥? 하면서 짜게 식었습니다
aDayInTheLife
23/06/16 08:40
수정 아이콘
저도 그건 좀 아쉬웠어요.
23/06/16 07:3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별로 재미없었습니다


왜 평론가들이 나름 칭찬하고 어째서 관객들이 나름 호평하는지는 알겠습니다만...


매우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범죄도시 3보다 못한듯 합니다. 범도3는 너무 만화 같아져서 이젠 좀 심하지 않나 싶었지만 그냥저냥 지루한 파트는 별로 없었거든요.

망작보다는 위, 수작보다는 아래인 느낌인데 DC의 마지막 희망이라기에는 에... 여러모로 아쉬웠습니다
aDayInTheLife
23/06/16 08:41
수정 아이콘
뭔가 진짜 괜찮은데, 안 괜찮았어요.. 허허 저는 따지자면 호인데도 그렇네요.
이쥴레이
23/06/16 08:39
수정 아이콘
맨오브스틸 이야기를 가져오면서 동일한 빌런들이 나오는데 액션이 좀 아쉽죠. 잭스나이더가 한번 더 찍어줬다면....
그래도 배트맨 액션은 제가 여태 본 배트맨 시리즈중 가장 괜찮았습니다. 노장의 맛이랄까...
배트맨이 초인적인 빌런을 상대로 할수 있는 액션이 도구를 이용한 슈퍼맨 VS 배트맨 이었다면.. 그거보다 더 현실(?) 적인
액션이었습니다.

결말이 정말정말 아쉬운 영화입니다. 중반까지 정말 기대치가 확 올라갔는데.... 마지막 원하던 그림이 아니다보니... 아쉽더군요.
그래도 플래시와 엄마의 마트씬은 주위분들 대부분 훌쩍이는거보니 감동적인 장면은 맞습니다. ㅠㅠ
aDayInTheLife
23/06/16 08:41
수정 아이콘
그니까 거기까진 참… 좋았는데 결말이… 아니 진짜?
Rorschach
23/06/16 09:40
수정 아이콘
나름 재밌게 보긴 했는데, 원작 플래시포인트랑은 비교하기 좀 미안할 정도이긴 합니다.
aDayInTheLife
23/06/16 10:28
수정 아이콘
그게 뭐 저도 잘 모르지만 이름은 들어봤던 빅 이벤트니까요.
Anti-MAGE
23/06/16 09:43
수정 아이콘
원래 엔딩은 법정 앞에서 슈퍼걸과 마이클 키튼 배트맨이 기다리고 있는 장면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엔딩을 바꾼거죠.. 분명 문제가 많은 에즈라 밀러를 배척하기 위한 엔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뭐 어차피 다 갈아 엎을꺼 팬서비스 신나게 하고 마무리 한걸로 보여지네요.
aDayInTheLife
23/06/16 10:29
수정 아이콘
그게 명예로운 퇴장, 잘 만든 작별인사기보단, 뭔가 마무리 전 재고처리의 느낌이 저는! 들더라구요. 그 마무리의 방식이 아쉬웠습니다. 차라리 말씀하신 엔딩이 좋아보이기도 하네요.
Betelgeuse
23/06/16 11:27
수정 아이콘
이 엔딩이였으면 엄청 좋은 그림이였을꺼 같은데 아쉽네요 흐..
DownTeamisDown
23/06/16 12:41
수정 아이콘
메가박스면 돌비시네마입니다. 아이맥스는 CGV만 들어가거든요.
돌비시네마는 너무 상영관이 적긴합니다 전국에 5개 밖에 없어요.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는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aDayInTheLife
23/06/16 12:47
수정 아이콘
네네 흐흐 제가 포인트 때문에 나눠져있어요 크크
23/06/16 14:29
수정 아이콘
CG는 제가 워낙 막눈이라 별 신경 안 쓰였는데 진짜 엔딩은 좀...
시사회 때도 엔딩은 제외하고 나왔다더만 고르고 고른게 이거면 ㅡㅡ;
aDayInTheLife
23/06/16 14:57
수정 아이콘
아니 이거 일단 단편으로 끝 아닌데… 낄낄거리는 엔딩 이상의 의미가 있나 싶더라구요.
그리드세이버
23/06/16 14:56
수정 아이콘
다시원복시키려고 했는데 토마토를 옮겨?
그래놓고 원래대로 세계가 돌아갈줄 알았다니..경솔함을 바로잡으려는 행동치고는 너무멍청...
aDayInTheLife
23/06/16 14:57
수정 아이콘
그 방식도 이상하고 결론도 저는 좀 그랬습니다.
알파센타우리
23/06/16 20:15
수정 아이콘
슈퍼걸 너무 매력적입니다
솔로무비 함 드가죠?
aDayInTheLife
23/06/16 20:29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크
23/06/16 23:01
수정 아이콘
오늘 보고 왔는데 이정도면 이정도면 충분한 수작이라고 봅니다..마블로 봐도 이정도급은 몇편 안된다고 생각함.
개인적으로는 가오갤3보다 낫다고 봐서...노웨이 홈보다 낫다고 생각함.
aDayInTheLife
23/06/17 00:47
수정 아이콘
저는 딱 더 좋을 수 있었다. 더 좋았어야 했다. 인데 약간은 뜨듯미지근 하게 봐지더라구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9011 [정치] 윤석대씨가 수자원공사 사장이 되었습니다. [48] 검사14998 23/06/19 14998 0
99010 [일반] 브루노 마스 공연보고 왔습니다~ [16] aDayInTheLife8880 23/06/19 8880 1
99009 [일반] 뉴욕타임스 6.12. 일자 기사 번역(미국은 송전선을 필요로 한다.) [4] 오후2시9206 23/06/18 9206 7
99008 [정치] [단독] 尹, ‘수능 난이도’ 논란 [이주호 엄중 경고]…‘이주호 책임론’ 확산 [92] 졸업17594 23/06/18 17594 0
99007 [정치] 구소련이 동해에 무단 투기한 방사능 폐기물 [239] 숨고르기21108 23/06/18 21108 0
99006 [일반] [팝송] 비비 렉사 새 앨범 "Bebe" [1] 김치찌개7285 23/06/18 7285 4
99005 [정치] 양수발전 [13] singularian11840 23/06/18 11840 0
99004 [일반] <익스트랙션 2> - 계승과 가능성 탐구의 연장선. [9] aDayInTheLife7215 23/06/17 7215 0
99003 [일반] 로지텍 지프로 슈퍼라이트 핫딜이 떳습니다. [46] 노블13004 23/06/17 13004 1
99002 [일반] 도둑질 고치기 (下편) (도둑질 후기) [10] 두괴즐8240 23/06/17 8240 12
99001 [일반] 생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15] 번개맞은씨앗8192 23/06/17 8192 10
99000 [일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OST가 나왔었네요. [13] 제가LA에있을때8526 23/06/17 8526 0
98999 [일반] 가상 KBO 대진표 짜보기 (브레인스톰편) [7] 2'o clock6543 23/06/17 6543 4
98998 [일반] (강아지 입양홍보) 보신탕집 탈출견이 산속에서 낳은 귀한 아가들의 가족을 찾습니다. [19] 델타 페라이트9493 23/06/17 9493 23
98997 [일반] <엘리멘탈> - '스트레스 적은 이야기'의 장단점.(최대한 노스포) [6] aDayInTheLife7032 23/06/17 7032 3
98996 [일반] KBS 수신료 환불받았습니다. [36] 토마스에요12308 23/06/16 12308 10
98995 [정치] BOJ 대규모 완화정책 유지…원·엔 환율 800원대 코앞 [34] 기찻길12803 23/06/16 12803 0
98994 [일반] 교회는 어떻게 돌아가는가:태신자 초청(중소교회편) 목사님 첫 만남썰 [13] SAS Tony Parker 9139 23/06/16 9139 3
98993 [일반] 일본 락덕후들의 축제! 일본 락,메탈 밴드들이 개최하는 페스티벌 모음집 [8] 요하네9363 23/06/16 9363 9
98992 [정치] 尹, 올초부터 “수능 쉽게 내라”… 이행 안한 교육부 大入국장 경질 [128] 톤업선크림17737 23/06/16 17737 0
98991 [일반] 인텔, 차세대 CPU를 위한 새로운 "Core" 브랜딩 발표: 메테오 레이크에서 최초 적용 [28] SAS Tony Parker 9804 23/06/16 9804 1
98990 [일반] <플래시> - 감지덕지거나 아쉽거나.(스포!) [26] aDayInTheLife7400 23/06/16 7400 0
98989 [정치] "정부가 강물이 되어달라" 김예지 의원 질문 영상 [77] 빵pro점쟁이14344 23/06/15 1434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