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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5/15 17:25:21
Name TAEYEON
Subject [똥글] 사도세자 입장에서 바라보기


* 사도세자를 옹호하려는 글이 아닙니다. 그가 미치광이가 되면서 사람을 죽인건 옹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음


 사도세자는 노론음모론자들이 참 좋아하는 인물입니다.
 노론에 의해 성군이 될 수 있었던 세자가 희생당했다고 하지만....
 그건 개소리일 뿐이고 실제로는 그냥 미치광이었습니다. 근데 그 사도세자가 그냥 할일 없이 미치광이가 되었을까요?그럴리가요.. 실록의 기록에서 왕세자에 대해 나쁘게 쓸 순 없으니 어릴때부터 총명하고 머리가 좋았다는 식으로 서술되어있습니다. 근데 이게 꼭 아예 틀린말은 아닐것입니다. 다만 사도세자 본인이 영조처럼 공부벌레에 유교 경전같은 걸 읽는걸 좋아한다기보단 무인에 가까운 인물이었을 뿐이죠. (효종이 쓰던 활을 유일하게 땡겨~ 할 수 있었던 사람이라 하니)

 당장 이 시기는 이미 붕당 자체가 이미 노론 일색이 되었고 소론은 연이은 강경파들의 반란획책과 영조에 대한 조롱을 일삼으면서 개작살이 나고 조정에는 소수의 개인이 남아있을 뿐 정치적 의리를 상실한 채 숨죽이고 있었을 뿐입니다. 아니 사실은 그 이후로도 쭉 숨죽이고 있다가 소멸되죠(..)
(이후의 벽파와 시파는 그냥 노론 벽파와 노론 시파로 벽파는 물론이고 시파도 노론이 주류입니다.)
  
 이 시기 기록을 보면 영조가 얼마나 사도세자를 갈궈대는지 보다못한 신하들이
 "왕이 세자를 대하는게 너무 지나치게 가혹하다"
 "신하들 보는 앞에서 지나치게 세자를 질책한다"
 "세자가 왕이 온다는 말만 들어도 벌벌 떤다는 데 오죽하면 그러겠냐"
 "일반 백성들도 자식을 그렇게 대하지 않는 데 너무 한거 아니냐"
 라는 식의 말들이 나옵니다. 아예 대놓고 신하들이 눈물을 보이면서 제발 그만좀 해달라고 하나 왕의 반응은 한결같이 "이게 다 세자가 덕이 없어서다"라면서 세자핑계를 댑니다..-_-;

 오죽하면 신하들이 왕에게 이럴까요?아래에는 실록 및 한중록(..)에 기록된 것들인데 대충 간략하게 적어보자면

그 날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온다
영조 : 이게 다 세자가 부덕한 탓이다.

그 날 날씨가 천둥이 내리치는 등 사납다
영조 : 이게 다 세자가 부덕한 탓이다.

그 해 가뭄이 들어 흉년이 왔다
영조 : 이게 다 세자가 부덕한 탓이다.

그 해 농사가 대풍이고 여러모로 좋아보인다
영조 : 이제 나 왕 그만해도 될거 같다 세자보고 왕하라 해라

 궁궐의 문을 닫고 병사들로 하여금 지키게 한 뒤에 일방적으로 선위 통보
깜작 놀란 신하들이 모두 궐 앞에서 무릎 꿇고 머리를 내리치며 결사반대
당연히 사도세자도 나와서 거적을 깔고 대죄를 청하면서 울면서 결사반대
수일을 이래도 영조가 나몰라 하면서 왕 그만할거라고 아득바득 우기다가 왕대비가 나서서 이야기하자 그제서야 "아 나 권력에 미련없는데 크.."하면서 명령을 거두거나 심할 떈 세자보고 니가 진실로 대죄를 청하는게 사실이라면 내가 시를 읊는 동안 눈물을 흘려 효심을 증명해라 증명하면 그만할거고 안하면 왕 때려칠거니깐 그렇게 알라고 협박(..) 세자가 눈물을 보이면 신하들도 같이 울면서 세자가 증명했으니 그만해달라고 빌고 그럼 그제서야 마지못하다는 듯이 명령을 거두는데 그것도 바로 거두는게 아니라 시간을 더 들인담에 거둠

x 반복


영조 : 니는 한나라 문제랑 무제중 누가 더 훌륭하다 생각함?
사도 : 문제가 훌륭하다 생각합니다.
영조 : 지랄마라 니 기질상 당연히 무제를 좋아하고 통쾌하게 여길텐데 문제라고 답하는 건 거짓으로 나를 속이려드는거다
x 반복

영조 : 너는 책읽는게 좋음 싫음?
사도 : 싫을 떄가..좀 더 많습니다
영조 : 아 진실로 말하니 내 마음이 참으로 기쁘다. (아님)

 정성왕후 서씨의 환갑잔치를 해야하지 않냐고 당시 우의정이던 김상로가 건의했는데 영조가 쿨하게 조까라면서 씹어버렸고 그 씹은 뜻을 사도세자에게 전달하면서 니 어미(적모) 환갑이라고 하례까지 받게 할 필요가 있냐?라면서 세자를 깝니다(..) 세자가 그 소식을 듣고 매우 실망하여 내가 자식으로써 도리를 다 지키지 못했다는 말을 했다는것과 잠도 제대로 못잤다는 소식을 신하로부터 들은 영조 왈 "세자의 행동이 지나치다"

 정성왕후 서씨 (영조의 정비, 사도세자의 적모)가 오늘내일 할 때 사도세자가 울면서 간호하고 있었는 데 영조가 온다는 소식에 깜짝놀라 부들부들 떨면서 숨다가 영조에게 들키고 갈굼당합니다.
정성왕후 서씨가 결국 죽자 장례에서 곡을 하며 슬퍼하고 있는데 영조 와서 한다는 말이 "니는 세자라는 놈이 옷꼬라지가 그게 뭐냐?"

 매년 사도세자의 생일이 되면 신하들을 불러모아 사도세자의 잘잘못을 따지며 신하들 보는 앞에서 갈굼

 자기가 제일 사랑하는 딸인 화평옹주나 화완옹주를 보러 갈떄 세자가 무엇이든 물어보고 세자가 그것을 대답하면 귀를 씻고 양치를 한 다음 그 물을 화협옹주(미움받는 딸)이 거처하는 방향으로 버려버립니다. 이거 근데 세자가 보는 앞에서 했다고..
* 오죽하면 사도세자와 화협옹주가 만나면 서로 울면서 우리는 귀씻는 물이라고 자조했다는 기록이..


 사도세자가 눈병이 걸려 세자의 스승들이 영조에게 보고하며 치료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지만 영조는 세자가 꾀병을 부린다며 거부 
 결국 보다못한 신하들이 세자의 눈병을 치료하게 해달라며 영조에게 말해보지만 영조 왈  "세자 그놈 책만 보면 눈아프다고 하니깐 치료할 필요 없으니깐 두번다시 말하지말라"


 어느 날 밤에 영조가 동궁을 들이닥치면서 술 쳐마시자말라고 갈구기 시작
 너무 억울했던 사도세자는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하지만 영조는 요지부동 계속해서 사도세자를 갈구는 데 그걸 보다못한 동궁의 상궁이 마사지도 않은 술을 마셨다고 하는건 지나치니깐 한번 냄새맡아봐라 세자가 술을 마셨는가?라는 식으로 영조에게 대드는 사건이 발생했는 데 이를 본 사도세자는 그래도 영조가 아버지라고.. 아버지가 상궁에게 욕을 당했다 생각한건지 상궁에게 한소리 한 뒤 물러가게 했는데 이를 본 영조가 "어른 앞에선 견마도 꾸짖지 못한다 했는데 아비 앞에서 뭐하는 짓거리냐?"라면서 역으로 세자를 갈구기 시작하며 동궁의 신하들에게 세자 교육 똑바로 시키라며 욕하며 떠납니다...;;;

 이때는 세자도 어지간히 열받았는지 방에 들어가 동궁의 신하들을 모조리 다 내쫓고 혼자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촛대가 쓰려저 동궁이 불타는 사건이 벌어지는 데 보고 받은 영조는 다시 신하들 보는 앞에서 세자를 불러 "이놈이 이제보니깐 완전히 불한당이다 왜 아주 그냥 온동네 다 불을 지르고 다니지 그러냐?"라고 끝도없이 갈구기 시작


 대리청정이 결정되고 영조는 세자에게 군사와 형벌 경장을 요하는 일을 제외하면 사도세자에게 맡긴다면서 대리청정 첫날부터 세자에게 "그거 내가 정한건데 그렇게 막 바꿔도 되겠냐?"라면서 갈구기 시작하였고 이 갈굼은 신하들이 보는 앞에서 더더욱 거세었다. 세자의 권위따윈 안중에도 없는 왕은 틈만나면 세자를 욕했고 오죽하면 대신들이 세자가 잘하고 있는데 그 책망이 너무 과하다면서 세자를 감쌉니다. 이건 노론 소론 남인 가리지 않습니다. 그냥 당시엔 한 마음 한 뜻으로 모두가 세자를 보호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틈만나면 사도세자를 갈구고 욕하고 마음에 안들어하면서도 세자 외에 대안이 없던(;;;;;) 왕은 이렇게 화내다가도 곧잘 칭찬을 하고는 합니다. 물론 칭찬 1번 할동안 욕은 1000번을 했으니 그걸 칭찬을 했다고 봐야할지 의문입니다만..(..)
 여러분 생각해보십시오 일반 가정집에서도 부모가 저정도로 자식들을 몰아붙히면 그 자식들의 마음이 얼마나 피폐해지는 지는 뉴스와 방송등 여러 매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물며 그 아버지가 절대 권력을 가진 왕이라면? 생각만 해도 끔직합니다.
 이렇게 갈굼받던 사도세자는 싸이코패스 정신병자로 각성하여 동궁에서 틈만나면 사람 죽이는 살인귀가 됩니다. 살인을 저지른 사도세자의 행위자체를 옹호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된 원인도 영조에게 있었고 그 책임 역시 세자는 물론이고..영조에게도 있다고 봐야합니다.


 시간이 흘러 훗날 정조가 되는 손자가 태어납니다. 처음엔 손자조차 싫어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영특하고 총명한 모습을 보이면서 총애하기 시작했죠.
 당시 세손이던 정조를 예뻐한 영조는 틈만나면 손자를 불러 이것저것 질문을 하고 영조와 닮아서 공부를 좋아하던 정조는 영조의 기대를 뛰어넘는 답변을 하면서 영조를 기뻐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 시기를 기점으로 그나마 의례적으로 세자에게 칭찬 한마디씩은 해주던 것도 그만둡니다. 아니 칭찬이든 갈구는거든 그냥 세자에 대한 관심자체를 꺼버린것처럼 보였습니다.
 
 이때는 또 세자가 아프다는 핑계로 왕의 문안도 안간지 벌써 여러달이 지났는데 대신 앞에서 한탄하듯 말을 꺼낸거 외엔 (다만 대신들은 기겁을 하면서 세자를 설득하겠다고 했습니다.) 별 말이 없었는데 세손은 좀만 못봐도 빨리 데려와라 보고 싶다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이때 세손과 신하들이 보는 앞에서 영조 말합니다
 "지금의 세손을 보니 진실로 성취한 효과가 있다. 300년 명백이 오직 세손에게 달려있다."

 네 영조 본인이 마음에 들지 않던 세자의 확실한 대안을 찾은거죠. 아이러니하게도 그건 세자의 아들이었던 세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사도세자는 영조 몰래 관서에 갔다옵니다. 그리고 이 관서행은 온갖 추문이 꼬리에 꼬를 물기 시작하며 사도세자를 옥죄는 일이 되고 맙니다. 훗날 정조는 이것이 변란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만 실제로는 그냥 한탕 놀다온거였죠.
 (이는 사도세자에게 직접 소를 올려 사도세자를 꾀어내서 관서행을 종용한 자와 그 시기 세자를 대신하여 비답을 내린 내시들을 빨리 처벌해야한다는 말에서 드러납니다.)

 이때가서야 세자는 그간 아프다는 핑계로 하지 않던 서연을 열고 1년만에 영조를 알현하고 세자는 이 일을 여기서 덮어두고 싶었지만 어디 그리 쉬운일일까요? 이 소문은 계속해서 드러나고 세자는 그때마다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근데 웃기게도 이 일을 모르는 건 오로지 영조뿐이었습니다. 조정의 대신들은 물론이고 백성들도 다 아는 사실을 영조가 알게 된 건 몇달이 지난 뒤였습니다..(..) 원래같았으면 대폭발하여 세자를 갈궜겠지만 영조는 세자를 갈구지 않고 이 사건을 덮습니다.
 그리고 영조가 이 사건을 덮은 지 1년이 좀 지나 세자는 자신의 거처를 뒤주로 옮기게 됩니다. 
 네 조선 역사상 왕실의 가장 엽기적인 사건 임오화변이 터진겁니다.



 똥글의 번외글
 
 사도세자의 광증이 극에 달하던 시점에서도 신하들은 세자를 쉴드치고 있었습니다.
 영조가 그러했듯이 신하들도 사실은 대안이 없었기때문입니다.
 다른 왕족이 있지 않냐?고 하겠지만 국본인 세자와 다른 왕족은 격이 다릅니다. 하물며 경종과 연잉군(영조)의 권력다툼과 택군현상 그로 인한 노론 소론의 대립과 피의 숙청을 경험한 왕과 신하들은 그런 판단을 내릴래야 내릴 수가 없었습니다.
 소위 노론 음모론에선 사도세자를 노론이 음해했다고 하지만 만약 정말로 그러했다면 모두가 알던 사도세자의 비행을 영조만 몰랐을리가 없습니다. 
 없는 사실을 지어낼 필요도 없죠 관서행만 해도 그냥 곧바로 왕에게 알렸으면 이보다 더 효과적인 게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나경언의 고변이 있었을 때 영조는 어지간히 열받아하면서 신하들을 향해 "오늘 조정의 신하들은 모두 죄인이다." "내게 고한 사람이 하나도 없으니 부끄럽지 않느냐?"라고 신하들을 깝니다.
 세자가 왕에 의해 뒤주에 갇히기 직전까지도 당파를 떠나 신하들은 세자를 쉴드치고 있었습니다. 왜? 미래의 왕이니깐
 당시 영조의 나이는 이미 역대 왕중에서 가장 오래 살았고 당장 내일 죽는다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였으니깐요.
 오죽하면 임오화변이 일어나기 몇년전에 이휘중이란 자가 상소를 올려 세자를 비판했을 때 영조는 칭찬을 하고 상을 내렸지만 그 누구도 부러워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걱정했죠 저놈 저거 나중에 무슨 꼴을 당하려고? 하면서요
 

 그러나 대안이 생깁니다. 바로 세손의 등장이죠. 그것도 아주 똑똑한
 신하들 입장에서도 사도세자는 다소 난감한데가 있었습니다. 단지 놀기 좋아하는 임금이라면 재론의 여지가 없지만 사람을 함부로 죽이는 임금이라면 경우가 달랐죠. 당장 연산군만 해도 씀씀이가 해프고 놀기 좋아하던 시절엔 반정은 누구도 생각지 않았지만 갑자사화 이후 폭주하여 사람을 죽이기 시작하자 참다못한 신하들이 반정을 통해 임금을 갈아치운거처럼 노는 것과 죽이는건 차원이 다른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세자를 대신할 아니 세자를 훨씬 뛰어넘는 확실한 대안이 눈앞에 나타납니다.
 세자도 바보는 아니라서 이런 상황을 눈치채는 데 이는 한중록에도 나옵니다.
 
 사도 : 아마도 나는 무사하지 못할것이오. 세손을 귀히 여기시니 내가 없다한들 세손이 있는데 크게 상관하시겠는가?
 혜경궁 : 세손은 저하의 아들이며 부자는 화복이 같은 법 아닙니까?
 사도 : 자네는 모르네 나를 폐하고 세손을 효장세자의 양자로 삼으시면 어쩌겠는가?
 두고보시게 자네는 귀여워하시니 별 일이 없겠지만 나는 병이 이미 이러하니 어찌 살게하겠는가?

 사도세자의 걱정은 현실로 나타나고 말죠.
 
 그리고 운명의 날
 "정리에 구애되어 참고 견디었다가 변란이 일어나게 된다면 장차 신민들이 병과 광기의 소치라 하여 용납하겠느냐?"
 "용납하지 못한다면 장차 어느지경이 이르겠는가? 삼종(효종, 현종, 숙종)의 혈맥을 보전하지 못할 것이며 400년 종사는 또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변란의 기미는 이미 위태로운 염려가 극에 달했으니 부득이 만고에 없던 일을 행할 수밖에 없다."
 
 영조는 세자의 장인이자 총애하던 신하 홍봉한에게 이와 같이 말합니다. 사도세자를 제거할 것임을 분명히 한거죠. 
 세자의 관서행과 나경언의 고변에서도 세자를 질책할지언정 대충 덮어놓았던 영조는 이때에 이르러 세자를 확실히 제거하려고 했죠. 관서행이나 나경언의 고변이나 세자를 제거하는 극단적인 수를 쓸 정도의 명분이 되어주지 못했는 데 이때에 이르러 세자의 생모였던 영빈 이씨의 고발을 듣고 그것을 명분삼아 일을 실행하기로 결심합니다.
 
 그 날이 있기전 궁궐이 어수선하고 갑자기 유언비어가 들끓었다고 합니다. 한중록에 묘사된 세자는 이 당시 "수구를 통해 윗 대궐로 가리라" "내 반드시 '???' 하고 말 것이다." 와 같은 말을 했다고 전하고 있으며 그 날 영빈 이씨가 다급하게 혜경궁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옵니다.

 "어젯밤 소문이 더욱 무서워 큰일입니다. 일이 이리 된 후이니 내가 죽어서 모르면 또 모를까 살아있으면 종사를 붙들어야 옳고 또 세손을 구하는 것이 옳으니 내가 살아서 빈궁을 다시 볼 줄 모르겠습니까"

 정확히 어떤 말들이 오고갔는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한중록에서도 그 부분은 블라인드 처리가 되어있고(..) 이 일이 기록됐을 법한 승정원 일기도 훗날 세손이 영조에게 부탁하여 전부 세초해버렸기때문입니다. 다만 영조와 영빈 이씨의 발언을 생각해본건데 (설사 홧김에 한 소리라 해도)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발언들이었음은 분명합니다. 세손을 보호해야한다는 말을 한걸 보아 왕은 물론이고 세손에게까지 위협이 가해질만한 말이었다고 볼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여튼 영빈 이씨는 세손이라도 지키기 위해 영조에게 울면서 고합니다.
 "세자의 병이 점점 깊어 바라는 것이 없사옵니다. 어미 된 정리로 차마 드리지 못할 말씀이오나 성궁을 보호하고 세손을 건져 종사를 편안히 하는 하는 일이 옳으니 대처분을 하시옵소서."
 "하지만 부자간의 정으로 차마 이러하시지만 다 세자의 병이옵니다. 병을 어찌 책망하겠나이까? 처분은 하시되 은혜를 끼쳐 세손 모자를 편안하게 하시옵소서."

 영빈의 말에 더해 영조는 정성왕후의 영령(..)을 핑계삼아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버립니다.
 본래는 세자가 스스로 자결하게 만들어 일을 깔끔(?)하게 만들려고 했으나 자결하려는 세자를 동궁의 신하들이 목숨을 걸고 막아서면서 실패하고 맙니다. 

 사도세자는 "아버님 살려주시옵소서 글도 잘 읽고 이후로는 잘하겠습니다."라며 울부짖습니다. 왕에게 전하가 아닌 아버님이라 부르며 애원한거지만 영조는 끝내 아들의 절규를 외면하며 그를 뒤주에 가둬버립니다. 뒤늦게 달려온 세손이 울면서 아버지를 살려달라고 영조에게 매달렸지만 영조는 누가 이 자리에 감히 세손을 데려왔느냐며 신하들을 질책한 뒤 세손을 데리고 나가라고 소리칩니다.
 결국 그렇게 뒤주에 갇힌 사도세자는 8일 뒤 죽고 맙니다.

 이때 영조는 정말 무서운게 본래 성격이 지랄맞긴해서 신하들을 상대로도 온갖 욕을 다하고 열받으면 파직시키고는 했으나 변덕이 워낙 심해  일주일도 안되서 용서하고 다시 관직을 주고는 했습니다. 근데 이때 당시엔 자기 아들을 뒤주에 가둬놓고선 아예 관심도 안주고 편히 밥먹고 편히 잠잤죠 그리고 죽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폐세자에서 다시 위호를 회복시키고 사도라는 시호를 내립니다. 이떄 한 말이 가관입니다.

 "보고를 들었다. 어찌 30년 가까운 부자의 정을 생각하지 않겠느냐? (????????????) 대신의 뜻을 헤아려 그 호를 회복하고 시호를 사도세자라 하겠노라."

 영조는 자신이 계획한 대로 모든 일을 진행시킵니다. 해당 일은 모두 종사를 위한 일이었다는 변명과 함께 모든 신하들이 곡에 참여하라고 명하며 사도세자를 역으로 몰 수 없게 조치를 취한 뒤 곧 세손을 동궁의 명호를 내리고 그를 효장세자의 양자로 입적시키면서 세손의 정통에 흠이 가지 않도록 확실한 조치를 취하죠.

 이후 영조는 틈만나면 세손(정조)에게 다짐을 받습니다.
 어느날은 신하들을 불러모으고 세손 앞에서 이렇게 다짐을 받습니다.
 "위호를 회복하고 사당을 세워줬으니 니 아비에겐 할만큼 다 했다." (???????????????)
 "이 뒤에 그 일을 들추는 자는 곧 역신이며 너 또한 그런 말에 동요되면 할아비를 잊고 아비를 잊은 불효자가 됨을 명심하라"
  
 세손의 속내야 어떻든 왕이 이렇게 말하니 세손이 뭐 어찌할 수 있었겠습니까?
 무엇보다 왕은 이를 "종사를 위한 대의"라고 말했기때문에 아버지가 죽었음에도 장례때 곡을 할 때를 빼면 대놓고 슬퍼할 수도 없었습니다. 어디까지나 종사를 위한 대의니깐요. 그리고 이것은 끝내 정조가 사도세자를 왕으로 추존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맙니다. (사도세자는 1899년 고종때 가서야 왕으로 추존됩니다.)
 참고로 얼굴도 모르는 효장세자는 즉위하자마자 진종으로 바로 추존합니다. 참고로 이는 영조가 살아생전 정조에게 당부한 일이었기도 했습니다. (물론 영조 본인은 정조의 정통성을 위해 한 말이라고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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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5 17:43
수정 아이콘
조선 왕가에서 정신병으로 유명한 사람을 셋만 꼽으라면 연산군, 광해군, 사도세자죠
근데 이 세가지 케이스 모두 부왕의 책임이 크다는 게 참...
그나마 후계자(?)는 잘 만난 게 사도세자지만, 정작 정조가 수구로 빠져든 것도 역적아들 컴플렉스 때문이 아닐까 싶더군요.
23/05/16 16:54
수정 아이콘
광해군은 다른 형제들이 더 미치광이들이었으니까 좀 봐주죠 크크
23/05/15 17:45
수정 아이콘
사실 임오화변 관련해서는 영조가 정신병자죠. 똑똑하고 잘생기고 오래 살기까지한 위인이 인간성만 어찌 그리 파탄난건지..
일각여삼추
23/05/15 17:48
수정 아이콘
관련 기록을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비록 악행도 저질렀지만 사도세자도 피해자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Liberalist
23/05/15 17:53
수정 아이콘
사도세자와 가장 유사한, 그러면서도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양반이 프리드리히 대왕이죠. 아비가 한 막장해서 정신질환 올 정도로 온갖 구박을 받았다는 점은 같은데, 사도세자는 못 견디고 스스로 자멸했다면, 프리드리히 대왕은 악깡버로 존버해서 명군이 되었다는 차이가 꽤 재미있습니다. 영조가 어쩌면 사도세자에게 프리드리히 수련법을 시키다가 실패했던건...? 흐흐흐;;
23/05/15 19:19
수정 아이콘
그래서 감자세자와 뒤주대왕이 나왔던 거군요...!
담배상품권
23/05/16 10:0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사도세자가 27살즈음에 죽었고, 프리드리히가 28살에 즉위했는데, 둘의 가장 큰 차이점 세가지만 꼽으라면

1.사도세자는 궁궐을 못벗어났지만 프리드리히는 아버지 손에 동성애인 목이 잘린 후(...) 약 10년간 나가살았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그중 2년은 감금) 사도세자처럼 계속 같이 살았다면 프리드리히도 미쳤거나 아버지 손에 죽었을겁니다. 아님 아버지를 죽였던가.

2. 영조는 사도세자 죽고 정조가 장성할때까지 오래 살았지만 프리드리히의 아버지 빌헬름은 건강관리에 실패해 말년에 침대신세였고 적당히 살다 갔습니다.

3. 프리드리히는 친어머니가 왕비였고, 부왕보다 오래살았으며, 죽을때까지 프리드리히의 든든한 아군이었습니다.
23/05/15 17:54
수정 아이콘
솔까 영조가 싸이코..
내년엔아마독수리
23/05/15 18:08
수정 아이콘
미치래서 미쳤는데, 미치니까 주겨버림...
VictoryFood
23/05/15 18:16
수정 아이콘
이게 다 명성왕후의 유전자 때문입니다?
23/05/15 18:21
수정 아이콘
볼수록 저같아도 미쳤을것 같더군요,
영조의 편집증적인 성격 생각해보면
솔직히 후천적으로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23/05/15 18:21
수정 아이콘
제 3자인 나도 역모마렵네
23/05/15 18:2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오늘도 열심히 근무지를 개척 중인 공붕이.

공붕이의 특기는 업무 거부하기.

취미는 반말하는 민원인에게 반말로 응수하기.

윗선에 항의해서 짤라버리겠다는 민원인에게 제발 좀 짤라달라고 조롱하던 그가,

눈을 떠보니 사도세자가 되었다.

‘어차피 뒤질거면 평소처럼 꼴리는대로 하자.’

공붕이는 그렇게 마음먹는데…






"밥은 먹었냐?"

"예."

- 철퍽!

'또 지랄이군.'

영조는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을 들으면 꼭 물로 귀를 씻었다.
자식을 액받이 취급하는 영조를 보면서도 아무 생각 없는 공붕이.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는 법.

영조를 아버지가 아니라 미친정신병자게장xxx라고 생각하는 공붕이에게는 별 타격이 없다.






"너는 무제가 좋으냐, 문제가 좋으냐?"

"문제가 좋습니다."

"이는 나를 속이는 것이다. 너의 마음은 반드시 무제를 통쾌하게 여길 것인데, 어찌하여 문제를 훌륭하다고 하는가?"

이건 뭐 답정너 병xx끼도 아니고.
라고 생각하며 공붕이는 박수를 친다.

"경하드립니다!"

"무엇을 경하한다는 말이냐?"

어리둥절해서 묻는 영조.

"저도 모르는 제 마음을 꿰뚫어보시다니! 우리 전하께서 천하의 갖은 학문에 통달하시더니 비로소 관심법까지 대성하셨습니다. 이것을 경하드리는 것입니다."

영조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다.

"네가 감히 나를 놀리느냐!"

"어찌 소자가 전하를 놀리겠습니까?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 청국이 눈치보고 왜국은 전전긍긍할 것입니다."

얼굴이 시뻘개져서 온갖 욕설을 하지만 공붕이는 정신을 빼고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린다.

민원인 앞에서 자주 쓰던 스킬이다.









"저하, 주상 전하께서 많이 노하셨습니다. 어서 가서 용서를 비십시오."

"제가요?"

"예."

"용서를요?"

"예."

"왜요?"

"..."

'어쩌라고 xx 폐세자 시킬거야?'

다른 자식도 없는데 이런거 가지고 폐세자 운운하면 지만 병신되는거지.

공익 때처럼 배째라 시도하는 공붕이다.









가뭄이 들자 세자를 탓하는 영조.

"세자가 덕이 없어서 가뭄이 드는 것이다."

여기에 공붕이는 지지 않고 답한다.

"주상 전하, 부디 신을 청나라로 보내주십시오."

"?"

"그럼 청나라에 가뭄이 들테니 그 틈을 타 북벌의 대업을 이룰 수 있지 않겠습니까?"

영조는 나랑 장난하느냐며 노발대발하지만 정색 빨고 장난이 아니라 진심이라고 대답하는 공붕이.

허리 아프다고 구라치고 병가 3일씩 끊던 연기력은 어디 가지 않는다.

본인이 꺼낸 이야기지만 이런 병신 같은 주제로 입씨름하려니 골치가 아픈 영조. 결국 소리만 지르다가 끝난다.











드디어 대리청정이 시작된다.

영조는 앉아서 지켜보기만 하겠다고 선언하지만 속으로는 그럴 마음이 전혀 없다.

"함경북도 성진 방영(城津防營)은 도로 길주(吉州)에 소속시키는 것이 편리합니다."

"육진(六鎭)으로 통하는 길은 모두 9갈래가 있는데, 길주는 요충에 해당하지만 성진은 단지 3갈래 길만 막을 수 있습니다."

병영을 옮기라고 하면 왜 멋대로 정하냐며 호통을 칠 것이고, 그렇다고 자신에게 물어보면 대리청정의 의미가 없다며 갈굴 작정이다.

그러나 공붕이는 눈을 끔뻑이면서 묻는다.

"길주가 어디요?"

"..."

공무원이 엑셀로 생계급여 대상자표를 만들라고 하자 엑셀이 뭐냐고 묻던 공붕이의 실력은 여전하다.

참고로 공붕이는 컴활 1급이다.












최후의 수단으로 '양위'를 꺼내든 영조.
이것은 그야말로 조선왕들의 대세자병기나 다름없다.

양위를 받으면 천하의 불효자에 반역자가 되니, 안받겠다고 버티는 세자를 죽기 직전까지 괴롭힐 수 있는 최강의 비책인 것이다.

"나는 우둔하고 두려워 감히 대위를 맡을 수 없소."

과연 이렇게 울음을 터뜨리는 공붕이.

역시 필살기 양위쇼에는 공붕이도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드디어 허리를 굽히고 영조의 갈굼에 시달려야 하는가?

공붕이는 말한다.

"하지만 다행히도 세손이 총명하니 본인은 세손에게 선위하겠소. 나는 태백(太伯)이 왕위를 버리고 형산(衡山)에 숨은 예를 본받아 지방으로 내려갈 터이니 전하께도 그리 전해주시오."

기억해라.
공익은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다.

그런게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떠넘길 뿐.

공붕이는 그 길로 산천유람을 떠나고 소식을 들은 영조는 고혈압으로 쓰러졌다고 한다…
=====
답은 공익세자다.

출처 : 공익갤러리
ioi(아이오아이)
23/05/15 18:45
수정 아이콘
사실 공익세자 였어도, 정조가 천재로 태어난 시점에서 죽음은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긴 한데

언제 봐도 저런 강철멘탈은 타고나야 된다고 느낍니다.
동굴곰
23/05/15 18:46
수정 아이콘
저래 암것도 안해버리면 죽일 명분이 없어서 죽이진 못할듯.
무능한게 죽을죄는 아니라서
ioi(아이오아이)
23/05/15 18:50
수정 아이콘
사도세자가 살아있는데 정조한테 왕위를 줄 방법이 있을까요?
23/05/15 18:55
수정 아이콘
있었으면 영조가 세자를 죽이고 신하들이 거기에 동조하진 않았겠죠
세자는 제외하고 세손에게 승계하고 싶었으니깐 세자를 죽이는 엽기적인 일이 발생한거라고 봐야..
동굴곰
23/05/15 18:56
수정 아이콘
없죠. 근데 저래버리면 죽일 방법도 암살같은거밖에 없음.
티아라멘츠
23/05/16 10:19
수정 아이콘
없고 그래서 뒤주라는 답이 나온건데
몰래 독살 암살 같은거 안하는 이상 무능하다 멍청하다 맘에 안든다 따위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양녕도 다들 참참못하다 내린거라서
23/05/15 18:35
수정 아이콘
역모 어떻게 참았냐?
룰루vide
23/05/15 18:37
수정 아이콘
이미 사도세자를 따르는 세력은 숙청되었죠
동굴곰
23/05/15 18:45
수정 아이콘
싸이코가 만든 싸이코살인마
별가느게
23/05/15 18:51
수정 아이콘
사이코 짓거리한 행적은 솔직히 쉴드불가지만, 사이코가 된 원인 중 99.9%는 저 미치광이 아버지 탓이라고 봐야죠.
번아웃증후군
23/05/15 18:55
수정 아이콘
어디 전각에 가둬놓는것도 아니고 어떻게 사람을 뒤주에 가둬 죽였나 싶어요.
뒤주에 갇혀죽은 이야기가 워낙 익숙해서 몰랐는데, 사람을 김치냉장고에 넣어 굶겨죽였다고 생각해보라는 얘기를 보니 진짜 엽기적인 일이었더라구요.
23/05/15 18:56
수정 아이콘
원래 처음엔 깔끔하게 자결시키려고 했죠 그래야 세손의 정통성에도 문제 안생기면서 폐세자 안하고 그냥 죽일 수 있으니깐
그렇다고 사사 하거나 참형시켜버리면 그건 그거대로 세손의 정통성에 치명타가 될 수 있으니깐 그런 엽기적인 방법을 쓰게 된거라고..
23/05/17 00:28
수정 아이콘
자결이 불가능해진 순간, 사도는 죽어야했지만 죽여서는 안되었습니다.
죽이면 처형이되고 이는 역적이 되니 세손의 정통성에 영향이가죠.
하지만 반드시 죽어야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들어가자마자 죽지는 않지만 오래 살아서는 안되는 공간이어야 했습니다.
창고 같은 곳에 가두면 굶겨죽이는거야 가능했지만 뒤주보다 오래 살았을 것이고,
자결을 말리던 사람들이 음식이나 물을 주며 돕는걸 뒤주만큼 감시할 수는 없었을테죠.
그래서 생각한 공간이 뒤주였고, 왕이 뒤주에 가두라 했지 죽이라 한건 아니니 더이상 신하들도 따지지 못했죠.
그렇게 조금은 더디지만 확실히 죽는게 모두에게 좋은 일이었기에 다들 사도의 죽음을 기다렸을겁니다.
유일하게 슬퍼한 사람은 아마 세손이 아니었을까요.
당시엔 혜경궁 홍씨조차 세손을 보호하는게 급선무였습니다.

그부분이 소름끼치죠.
뒤주라는게 절대 즉흥적으로 나온 공간이 아니라 영조가 다 계산한 공간이라는 겁니다.
번아웃증후군
23/05/17 00:48
수정 아이콘
뒤주에 가둔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다 계산된 행동이었다는게 진짜 소름이네요.
호우기
23/05/15 19:06
수정 아이콘
신하들도 저 일에 동참하면 정조가 즉위했을 때 무슨 불이익을 당할지 몰라서 최대한 영조를 말리는 쪽으로 갔죠
그러다 보니 영조가 주도적으로 할 수 밖에 없었고, 방법도 그만큼 거칠 수 밖에 없었죠...
아이폰12PRO
23/05/15 19:14
수정 아이콘
조선 역대 최악의 왕중 영조는 무조건 들어가야…

암만봐도 싸패에요 저인간 크크..
오은영 쌤이 죽빵갈겼을듯
23/05/15 19:17
수정 아이콘
왕으로서는 또 백성들에게 좋은 임금이긴 했다는게...(..) 물론 영조 전반기와 후반기의 갭이 좀 크긴한데
좋은 왕이라고 좋은 아버지는 아니라는 예시이긴합니다.
(이 반대가 순조..)
내년엔아마독수리
23/05/15 19:22
수정 아이콘
숙종도 그렇고 영조도 그렇고 개인사로 보면 알짤없는 싸패인데 백성들 입장에서는 좋은 시절로 기억되니...
12년째도피중
23/05/15 23:55
수정 아이콘
조선 역대 군주 중 최악의 아버지
but, 동시에 조선 역대 왕중에 민생을 살피기로는 세종 다음가는 성군
국수말은나라
23/05/16 09:3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최악의 아버지 1위는 선조입니다 2위는 인조 그 다음이 영조구요
영조는 성군이 되라는 압박을 아들한테 풀었다면 선조는 시기 질투까지 한 미친왕이었죠
그리고 지 아들을 청에 볼모로 보내놓곤 게다가 성군의 자질까지 있는 아들에 열등감 느껴 며느리 손자까지 독살한 인조가 2위구요

그런거보면 태종은 참 인간적이었습니다 양녕대군을 그대로 둬서 수양대군이 세조가 되긴 했지만
12년째도피중
23/05/16 14:54
수정 아이콘
저는 선조는 광해군만 빼면 자식들에게 무한 애정을 준 아버지라고 봐서요. 딱 광해군한테만 그랬습니다. 그리고 그 괴롭힘이 영조보다 더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질투의 영역이 아닙니다. 사색당파를 가른 것이 정치적 영역이듯 말이죠. 또한 인조에 대한 국수님의 평에도 동의하게 어렵군요. 성군의 자질? 열등감? 글쎄요. 관점의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국수말은나라
23/05/16 17:2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임진왜란을 수습한 아들에 대한 시기심 그 후 선위파동을 생각하면 유독 광해군한테 박대했던 선조의 인성이 잘 보이죠 그럴꺼면 세자를 시키지 말았어야...
인조의 소현세자는 뭐 워낙 유명해서 드라마 추노 중 유일한 팩트이다보니...
아버지 대신 청에서 볼모 그러나 거기서 조선인 챙기고 청의 신임을 받고 왕재감으로 불리며 서학 등 각종 학문을 습득...개혁 군주의 부푼 꿈을 안고 예비 국모와 환향 그러나 인조 등의 박해 후 알 수 없는 병과 음독 추정으로 절명 아내 강씨도 사망 아들 셋 중 막내 제외 삭탈 및 병사
봉림대군이 북벌북벌한건 자기 형처럼 되기 싫었기 때문인게 설득력 있는 점을 보면 소헌세자는 인조가 치운거죠 그게 열등감이든 청조와 친한거에 대한 왕권 위협이든
12년째도피중
23/05/16 17:5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청나라야 볼모로 잡아간 입장이니 별 말을 다 할 수 있죠. 청의 왕재감 이야기는 립서비스로 봐야합니다. 유명한 것과는 상관없습니다. 일부 사가를 제외하고는 개혁군주론도 별 반 증명될 바가 없는 희망사항으로 보고 있는데요. 설사 개혁의 의중이 있었다손 치더라도 상황상 실현은 불가능입니다. 개혁의 부재를 인조 한 명에게 책임을 씌울 일이 아닙니다. 대동법과 가장 관련이 깊었고 호포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진 시기의 군주였음을 생각해보세요. 그 정도가 한계였던 겁니다. 국론 전체가 오랑캐라면 치를 떠는 상황에서 여론을 저버리고 '매국'의 길을 지향하는 일이 과연 가능했을 것 같습니까? 폼만 가득한 북벌의 기치를 백 년이 지나도 내리지 못했던 것은 여론의 문제입니다. 한국전쟁 직후에 통일을 국시에서 내리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지금도 그런 명분을 내려놓는 일이 쉽지 않은데 하물며 그 시절에, 정변으로 정권을 잡은 왕이, 전쟁에서 패한 왕 또는 그 아들(북한물 먹고 왔다 생각하시면 됩니다.)이 그 오랑캐 냄새가 나는 정책을 시도한다?
그러면 그건 개혁군주가 아니고 왕조 셔터 내리겠다는 멍청이죠.
12년째도피중
23/05/16 18:10
수정 아이콘
(수정됨) 군주 개인에게 자꾸 모든 일의 원인을 묻다보면 해결이 안됩니다.
선조의 경우도 딱 광해군 하나 빼고는 자식들에게 무르디무른 아버지였습니다. 광해군도 세자에 오르기 전까지는 그렇게 못할 것도 없었죠. 세자에 오른게 문제고 그 다음은 영창대군을 얻은게 문제고 영창대군을 얻고 빨리 죽어버린게 문제입니다. 역사를 잘 아시니 임해군과 순화군의 이야기도 아실 것입니다. 사람을 죽여도 오냐오냐 지 할머니 장례식 장 옆 창고에서 궁녀를 범해도 오냐오냐(물론 사가로 내쫓기는 했지만) 광해군도 세자만 아니었으면 이런 대접을… 아 그건 모르겠네요.
영조도 정조가 약간이나마 성장하기 전에 원래 계획대로 다른 왕자를 얻는데 성공했더라면(딸이 대신 나왔지만요) 지금보다 평가가 더 나빴겠죠. 그 경우는 어떻게 일이 돌아갔을지 가늠이 안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제가 영조였으면 일단은 정조부터 죽였을 것 같아요. 나온게 딸이라 그렇게는 안돌아갔지만. 명군의 자질을 보여줬다? 그건 그 시점에서는 그저 가능성일 뿐이죠. 어쨌든 if는 접어두고 영조는 아들을 직접 죽인 왕이라는 점에서 다른 왕들과 비교가 안될 것입니다.
최악의 할아버지는 인조 맞습니다. 그런데 그게 영조가 될 수도 있었죠.

사실 이 이야기 전체가 그냥 아버지와 아들 관계가 아니라 왕과 세자의 관계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기는 합니다. 그 관계속에서 부자지간의 정을 찾는다는 접근 자체가 무리였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국수말은나라
23/05/17 00:50
수정 아이콘
처음부터 세자가 왕권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했으면 그만한 미션을 주면 안되었죠
선조는 광해군에게 분조를 주었고 대북파 옹호를 받으니 왕권 위협
인조는 소현세자한테 볼모 미션을 주었더니 임청 옹호를 받아서 왕권 위협
통상적 부자 관계와 다르고 권력은 나누지 못한다는 속성이 있더라도 왜 저 두왕만 저 짓을 했을까요?
숙종이 경종 미워했어도 저 지경은 아니었고 태조가 태종을 미워했어도 공은 인정했습니다
영조는 완벽컴플렉스에 노론 눈치를 보는 포지션이니 가혹했다 쳐도 선조나 인조의 행동은 후세가들한테도 욕을 먹었습니다
결국 무능해서 전쟁에서 패했고 장수들이나 세자가 수습하니까 위협을 느껴 제거했는데 아들 갈구는거와 아들 자체를 위협으로 느끼는거와는 다른 문제 같습니다
그래서 전 선조나 인조가 영조보다 더 최악이라고 보는거구요
물론 셋다 적장자 포지션이 아니라서 컴플렉스가 더 강했다고 보긴 합니다
12년째도피중
23/05/17 01:2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선조와 인조는 전쟁에서 졌으니까요.(임란은 이긴거긴 하지만) 후세가들이 욕하는 주된 이유가 전쟁에서 져서 아닙니까. 그 후세가들이 누군데요? 조선이 망하고 나서의 사람들 아닙니까? 그 전이야 당연히 연산군 광해군이 조선 최고의 암군이라는게 주된 평가였고요. 고종보고 무능하다무능하다 해도 앞의 순헌철 3인방보다 무능했겠습니까. 누구는 상황참작되고 누구는 안되고 다 전쟁에서 져서 그런거죠.
왕조를 망하지 않게 지켜냈다는 것이 최대관건이었던 시대와 민족과 영토를 얼마나 어떻게 지켜냈는가가 평가의 기준이 되는 시대가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말하고 싶지만... 이 이야기가 핵심은 아니니까 이 쯤 해두겠습니다.
여하튼 선조나 인조나 적장자도 아닌데 전쟁에 진 군주라는 왕권에 치명적인 오점을 안았던 상황에서 후계구도가 벌어질 수 밖에 없던겁니다. (둘이 잘했다는 소리가 아닙니다. 애초에 그렇게 만든게 잘못이죠.)

그리고 태종 숙종 이야기를 하셨는데 아시다시피 숙종은 조선에서 가장 정통성이 높은 적장자입니다. 그에 비해 선조와 영조는 불안하기 짝이 없었죠. 경종이요? 경종의 정통성은 숙종의 정통성에서 내려오지만 불안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숙종의 정치 방식이 그다지 상식적으로 평가받지 않는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죠. 까놓고 경종을 내버려둔 숙종이 이상한게 맞지만 적장자 중의 적장자였던 숙종이 딱히 신경썼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경종이 10년 이상 재위에 있었어 보십시오. 그 후에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진짜 숙종이 만들어놓은 후계구도가 무난한 걸로 여겨졌을까요?
태조-태종의 관계는 조사의의 난으로 이야기가 다 된것 같습니다. 난의 배후에 태조가 있었음은 말하나마나 뻔하고 공을 인정하건 안하건 아들을 상대로한 역모에 가담했다면 그게 할 수 있는 최대치 아니었을까요? 뭐 공이야 인정했겠죠. 태조가 인정안하면 어쩔겁니까. 힘이 없는데.

그나저나 아버지로서의 관계와 왕으로서의 관계가 딱 잘라서 평이 안되는군요. 그러니까 애초에 망한 이야기에요. 저도 이 얘기를 하면서 이게 정답이다 생각하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아버지'라는 주제에서 이미 휙 벗어난 것 같기도하고.
뭐랄까... 다만 별 생각없이 올린 댓글이었습니다만 생각 이상의 쓸모가 있긴 하네요. 요새 이런 거 하기 쉽지 않아서.
국수말은나라
23/05/17 09:51
수정 아이콘
역사라는 것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만 있다면 관점이 다른것은 충분히 이해되죠 좋은 의견 잘 들었습니다
23/05/15 19:21
수정 아이콘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임전즉퇴
23/05/15 21:44
수정 아이콘
영조는 정말 끔찍하게 성실한 군주였습니다.
후기 조선의 그 종법도 참 끔찍하게 뻣뻣했습니다. 왕권 좋다지만 정말로 왕권이 막강했으면 세손에게 다이렉트 패스하는 게 뭐 문제 있습니까. 크킹에서도 왕권의 극의는 후계자 자유선택권이죠.
물론 정통이라는 것은 어렵기도 합니다. 절대권력의 표상 북한도 김정남이 뭐 할 인물이 못 되건만 끝내 비명횡사했죠.(백두세손은 어디 잘 있나? 무소식이 희소식)
12년째도피중
23/05/15 23:59
수정 아이콘
조선시대 배경으로 한 크킹없냐. 우리나라 개발진 뭐하냐.
내가 어린 시절 꿈꾼 게임들 다 현실화 되었는데 이것만 없어! (물론 가능성 없음)
국수말은나라
23/05/16 00:12
수정 아이콘
오이디푸스 컴플렉스가 아닌 이상에야 영조가 사이코인거죠
저렇게 구는데 살아남으라는게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로메로
23/05/16 01:50
수정 아이콘
애초에 아버지 영조부터 머리가 비상한 왕이었고 아들 정조는 조선에서도 손꼽는 천재였는데 사도세자가 공부를 싫어하긴 했어도 둔재였을 가능성은 희박하죠. 유전이 어디 가나요.

정조도 세손이라서 예쁨을 받은거지 영조같은 아버지 밑에선 누가 세자였어도 마찬가지가 되었을겁니다. 조금만 밉보여도 인격말살 수준으로 갈구는 아버지 밑에서, 그것도 반항 한번 할 수 없는 유교 법도 아래서 35년.. 미치지 않는게 오히려 이상하죠.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랜슬롯
23/05/16 05:01
수정 아이콘
사람을 죽인건 당연히 잘못한거고, 실드받지 못할행동이지만, 솔직히 위에 분 말씀대로 저렇게 구는데 어떻게 살아남으라는건지도 의문이긴합니다. 사도세자가 일방적인 피해자는 절대 아닐지 몰라도, 사도세자를 그렇게 만든건 영조죠. 이건 아마 그 누구도 부정못할겁니다.
닉네임바꿔야지
23/05/16 08:27
수정 아이콘
크킹 하면 게임적으로는 이해가 되긴 합니다. 아무것도 유전 못 받은 아들에 천매강 손자. 이러면...근데 게임이니까 그러는거지 현실에서 덜덜덜
퀀텀리프
23/05/16 09:00
수정 아이콘
끔찍하군요. 악마가 따로 없네요.
김연아
23/05/16 09:11
수정 아이콘
이건 영조가 사도세자를 정신병 들게 만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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