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12/08 23:38:35
Name 우주전쟁
Subject [일반] 역시 인생은 한방인가?...;; (수정됨)
첼시 배닝이라는 한 무명 작가가 처음으로 자신의 소설을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기쁜 마음에 오프라인에서 작가 사인회를 개최했는데 달랑 2명만 나타났습니다. 사인회 소식을 전했을 때 온라인 상에서 꼭 가겠다고 대답했던 사람은 37명이었지만 정작 행사장에 나타난 것은 작가의 친구 2명 뿐이었습니다. 사인회를 준비한 사람들에게도 면이 안섰을 것이고 속된 말로 쪽팔렸을테지요. 작가는 이런 속상하고 민망한 마음을 트윗에 담습니다.

OP5siNS.jpg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스티븐 킹, 마거릿 애트우드 같은 유명 작가들이 예전 자신의 민망했던 작가 사인회의 에피소드들을 공유하면서 첼시 배닝을 격려해 주기 시작합니다. 스티븐 킹은 자신의 두 번째 소설 [살렘스 롯]의 첫 작가 사인회를 했을 때 딱 소년 한 명이 왔었는데 그 소년이 자신에게 다가와서는 "아저씨, 나치 관련 책들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 라고 물어봤던 일화를 공유했고 [시녀 이야기]의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는 자신의 예전 작가 사인회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스카치 테이프를 사려고 했던 한 남자가 거기에 있던 마거릿 애트우드를 가게 점원으로 착각했다는 일화를 공유했습니다.

9th0Age.jpg
m4WQgiM.jpg

이런 자기고백과 위로의 트윗이 여러 유명인들의 동참으로 물결을 타고 번저나가기 시작했고 ABC, CNN,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등의 매체에서 첼시 배닝의 이야기를 다루게 됩니다. 이 덕분인지 첼시 배닝의 판타지 소설 [Of Crowns and Legends]는 판매량이 갑자기 치솟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구매 인증샷을 올리기 시작합니다. 작가는 쏟아지는 격려의 메시지에 몸 둘 바를 모르고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합니다.

hd5xcWa.jpg
ldmpJmD.jpg

첼시 배닝이 만약 그 트윗을 올리지 않고 속상하고 창피한 마음을 그냥 속으로만 삭였다면 아마도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는 않았겠지요? 참 알다가도 모르겠는 게 우리네 인생인 것 같습니다.

9798985728019.jpg?height=500&v=v2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2/12/08 23:45
수정 아이콘
인터넷 세상이 도래하면서 과거에는 상상도 못 할 기회들이 펼쳐졌다는 좋은 예시가 되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고오스
22/12/09 00:02
수정 아이콘
영어권에 속한 사람은그 자체로 얼마나 많은 기회가 있는지를 증명하는 사례이기도 하네요
알렉스터너
22/12/10 20:03
수정 아이콘
영어권에서도 흔하게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어서 재밌는 에피소드 아닐까요? 사실 영어로 쓰여진 책이 아니어도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해석은 다소 비약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영어권에서도 벼락 인기를 끄는 사례야 많고 많죠.
길위의사람
22/12/09 00:08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잘 읽었습니다
무한도전의삶
22/12/09 00:20
수정 아이콘
그래서 무조건 기록을 남기기 위해 노력합니다. 낚싯대 늘려가면 누군가는 물겠죠(?)
이경규
22/12/09 00:32
수정 아이콘
그냥 인싸용 유행처럼 저렇게 뭔가 가벼운 관심이라도 묻히는거보단 좋겠죠? 흠...
22/12/09 00:39
수정 아이콘
역시 영어가 최고다.
22/12/09 02:56
수정 아이콘
퍼거슨 일단 1차전에서 패배합니다.
minyuhee
22/12/09 07:10
수정 아이콘
역시 서울이 최고다.....?
지방인들은 서울인들만큼 기회가 없죠. 언어의 서울은 영어니까.
22/12/09 08:29
수정 아이콘
이런 트위터의 순기능이 한 기업꾼에 의해 사라질 위기에 있으니..
호랑이기운
22/12/09 08:46
수정 아이콘
책의 평가는 어떨런지
22/12/09 16:27
수정 아이콘
킹생한방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7387 [일반] 하루하루가 참 무서운 밤인걸 [20] 원미동사람들12611 22/12/12 12611 24
97386 [일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보았습니다~ [4] 포졸작곡가8858 22/12/12 8858 7
97384 [일반] [리뷰] 슬램덩크 극장판 짧은 리뷰 (약스포) [48] 아케이드13061 22/12/11 13061 5
97382 [일반] 2022년 노벨 수상식 개회사 (번역) [4] No.99 AaronJudge10955 22/12/11 10955 10
97381 [정치] 대구 도시계획과 대구의 부동산 [32] 김유라18229 22/12/11 18229 0
97380 [일반]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 현실과 융합하는 판타지.(최대한 노스포) [6] aDayInTheLife9667 22/12/11 9667 1
97379 [정치] 혐오는 민주주의의 아이러니한 도덕이다 (부록: 유전자결정론에 대한 생각) [31] 계층방정13966 22/12/10 13966 0
97378 [정치] 서울시가 전장연 시위 지하철역 무정차를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148] 만수르22209 22/12/10 22209 0
97377 [일반] [팝송] 테일러 스위프트 새 앨범 "Midnights" [4] 김치찌개9321 22/12/10 9321 5
97376 [정치]  尹, 인구소멸 해결 나선다…해법은 ‘이민’ [292] Taima27712 22/12/09 27712 0
97375 [정치] 1. 사건은 우리 옆을 스쳐 지나간다. [33] 노틀담의곱추11977 22/12/09 11977 0
97374 [일반] 코로나19 백신(BA 4/5) 4차 접종 후기 [46] Regentag13156 22/12/09 13156 1
97372 [정치] 화물연대 현장 복귀…"투표 결과, 파업 종료 결정" [180] 핑크솔져22442 22/12/09 22442 0
97370 [일반] 주식 초보자의 2022년 하락장에 대한 소감 [34] 보리야밥먹자13650 22/12/09 13650 5
97369 [일반] 학폭위 10년.. 지금 우리 학교는 [25] 택배13204 22/12/09 13204 5
97368 [일반] 38년 돌본 뇌병변 딸 살해…"난 나쁜 엄마" 법정서 오열 [103] will17100 22/12/09 17100 11
97367 [일반] 사랑했던 너에게 [6] 걷자집앞이야10442 22/12/09 10442 40
97366 [일반] 역시 인생은 한방인가?...;; [12] 우주전쟁16181 22/12/08 16181 10
97365 [일반] 요즘 본 영화 감상(스포) [4] 그때가언제라도9018 22/12/08 9018 1
97364 [일반] 위린이 1년 결산 [10] 요슈아12311 22/12/08 12311 3
97363 [일반] 나는 안걸릴 줄 알았는데... [37] EZrock12172 22/12/08 12172 2
97362 [일반] 게으른 완벽주의자에서 벗어나기 [14] 나는모른다12354 22/12/08 12354 19
97361 [일반] 희석식 소주에 대한 생각 [77] 梨軒10698 22/12/08 10698 1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