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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10/13 19:58:01
Name 상록일기
Subject [일반] 여러분들은 어떤 동기로 행동하십니까
동기부여를 말하는 강사들이나 자기개발서 저자들은 말합니다. "너의 꿈을 가져라" "미래를 간절하게 원해라" "가슴 두근거리는 일을 해라"

들으면 희망차고, 나의 밝은 미래가 그려지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잠시뿐이지만요.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저를 충동하고 행동하게 한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미래에 대한 꿈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되고 싶은 무언가에 가슴 두근거려본 적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저를 움직이게 한 것은 오히려 공포였습니다.

중산층의 끝자락에 걸친, 노동계급의 부모를 둔 저로서는 성공에 대한 기대보단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저를 더 많이 움직였습니다. 공포가 저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막다른 길이란 절박함이 저를 성실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식의 원동럭이 건강한건지 모르겠습니다. 동기부여를 해준다는 호르몬인 도파민은 저의 뇌엔 별로 없거나 잘 작동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는 망가진걸까요.

여러분들은 어떤 식으로 움직이십니까. 공포입니까 희망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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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평화를
22/10/13 19:59
수정 아이콘
관성과 타성 입니다
카즈하
22/10/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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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딱 100일이 되는 딸보면 희망만 생깁니다 크크
22/10/13 20:00
수정 아이콘
호기심이요
똥진국
22/10/13 20:00
수정 아이콘
본능+공포+희망입니다
싸고 싶다는 본능
빨리 도착해서 싸지 못하면 팬티와 바지가 다 똥에 젖는다는 공포
싸면서 기분 좋아질거라는 희망
화서역스타필드
22/10/16 07:37
수정 아이콘
ah..
무한도전의삶
22/10/13 20:07
수정 아이콘
심리학, 종교, 과학, 철학을 배워 세상을 한 뼘씩 더 확장해 알아가는 게 즐겁습니다.
나와 결혼해준 여자가 보면 볼수록 나보다 더 큰 사람이고 놀라운 사람이라 잘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삽니다.
해맑은 전사
22/10/13 23:28
수정 아이콘
뭐야.. 제가 쓴 글인줄...
jjohny=쿠마
22/10/13 20:0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중산층의 끝자락에 걸친, 노동계급의 부모를 둔 저로서는 성공에 대한 기대보단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저를 더 많이 움직였습니다. 공포가 저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막다른 길이란 절박함이 저를 성실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와 같은 환경에 따른 영향은, 사람마다 다르게 발현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부부교사의 자녀로 성장해서, 성장과정에서 특별한 부족함이나 특별한 부침을 경험하지 않았고, '막다른 골목'이라는 감각 자체를 느껴본 기억이 잘 없습니다. 한편, 제 아내는 노동계급 중에서도 생계가 순탄치 않은, 상대적으로 빈곤한 환경에서 성장했고, 이런저런 막다른 골목에 부딪혀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부부를 움직이는 동기를 보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의해 움직이는 것은 주로 저이고, 성공에 대한 기대에 의해 움직이는 것은 주로 제 아내입니다. 아마도 저는 '내가 누려온 평이한 생활을 상실하고 싶지 않다'는 사고에 따라 그런 성향을 가지게 된 것 같고, 아내는 '뭐라도 지금보다는 낫겠지' 하는 사고에 따라 그런 성향을 가지게 된 것 같더라고요.
22/10/13 20:17
수정 아이콘
이거 정말 좀 그런 것도 같습니다.
이재에는 딱히 재능이 없으셨지만 나름 전문직으로 계신 부모님 밑에서 자라난 저희 형제는 의도했든 안했든 공직으로 나가서 금전적으로는 둘이 합쳐서 겨우 당신 한분께서 버시는 금액 정도 아슬아슬하게 벌며 살아가고 있는데, 학창시절에 금전적으로 그다지 넉넉하지 않았던 친구들과 친척들은 대기업을 들어가거나 전문직을 한다든가, 투자 같은 부분도, 예를 들어 코인같은 영역에서도 과감하게 잘 하더라고요. 그렇다고 나름대로 노력을 안했던 것도 아닌데, 뭔가 그 의지의 한끝 차이가 부족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jjohny=쿠마
22/10/13 20:27
수정 아이콘
아 형제를 언급하셔서 생각났는데 저와 거의 비슷한 성장환경을 누렸던 제 동생은 이 부분에서 저와 정 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생 사는 걸 보면, 모험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항상 진취적으로 사는 것 같더라고요. 이런저런 투자도 해밨고, 장래에 자기 사업을 할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 같고요. (반면 저는 실패가 두려워서 절대 사업이나 투자 같은 건 손도 안 대고 살아 왔습니다)

물론 사람에게 있어서 환경이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크지만, 그 환경을 통해 어떤 것을 학습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개인차도 적지 않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 '개인차' 조차도 환경에 영향을 받는 측면이 있기도 하겠지만)
22/10/14 00:09
수정 아이콘
첫째냐 둘째냐에 따른 성격 차이도 있다고도 하더라고요
jjohny=쿠마
22/10/14 02:21
수정 아이콘
하긴 첫째냐 둘째냐 하는 것도 일종의 환경 차이로 볼 수가 있겠네요. 보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2/10/13 20:39
수정 아이콘
성장 환경 영향도 크겠지만 기질이나 성격 차이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라멜로
22/10/13 20:13
수정 아이콘
글쎄요
절대 다수의 사람들은 그냥 살지 않을까요
거창한 동기부여는 자기포장에 가깝다고 생각하는지라... 사회적으로 대단하게 성공한 사람들은 다르려나요
바부야마
22/10/13 20:21
수정 아이콘
재미요
꿀행성
22/10/13 20:25
수정 아이콘
자기애 라고 해야할까요?
내가 나를 좋아하니, 어제보다 좀더 나은 내가 되기위해 죽을때까지 내자신을 유지보수 한다는 마인드입니다.
전 개발자도 아닌데 왜 이런 성향인 것인지..?
jjohny=쿠마
22/10/13 20:31
수정 아이콘
본문의 도파민 이야기를 보고 생각난 건데,

저는 성인 ADHD 환자이자 기면증 환자입니다. ADHD 환자는 뇌내 도파민 보상 회로에 이상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고요.

제가 주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의해 움직이는 것은, 제가 ADHD 환자인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선후관계/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jjohny=쿠마
22/10/13 20:3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좀 다른 얘긴데요,

저는 본문을 보고는 본문 작성자분이 특별히 망가진 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데요, 혹시 본인이 어딘가 망가진 게 아닐까 싶을 때는 정신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료를 통해 병증을 발견하게 되면 병증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고요, 만약 특별히 병증에 해당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진단을 받는다면 '나는 망가진 사람일까' 하는 생각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겠죠.

저는 25살에 기면증 진단을 받으면서 삶의 질이 상당히 향상되었고, 32살에 ADHD 진단을 받으면서 또 한 번 삶의 질이 향상되었습니다. 진단받기 전의 시간들이 정말 아까울 정도로요.

본문 제목에 대한 답변과도 관련이 있는데, (과장을 조금 섞자면) 일상 중에 저를 행동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동력은 기면증 및 ADHD 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약물들에서 오는 것도 같습니다. 복용했을 때와 복용하지 않았을 때의 차이가 정말 큽니다.

위에 쓴 답변과 결합해보자면, 저는 보통 (1)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자극되고 (2) 약물을 복용한 상태에서 가장 열심히 움직입니다.

한편, (1)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자극되지 않는 상황에서 (2) 약물 복용까지 까먹었을 때는 가장 형편없는 퍼포먼스를 냅니다.
상록일기
22/10/13 21:22
수정 아이콘
저도 낮은 수준의 ADHD 증상이 있어 한동안 통원치료를 한 적이 있습니다.제가 가진 질병이 제 기질의 원인일 수 있겠네요. 감사합니다
달과별
22/10/14 14:34
수정 아이콘
댓글이 아주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평소에 먹던 약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잘 안듣게 된지 두달이 되어 가면서 일이 커지고 있었는데도 방치하고 있었습니다. 당장 병원에 가야겠어요.
개좋은빛살구
22/10/13 20:51
수정 아이콘
저는 욕심이요
윗분들과 비슷한 뉘앙스로, 어릴적 너무나도 부족하게 살아왔던게 한이 된 느낌입니다.
상대적으로 동년배에 비해 근로소득은 높은편이지만, 상대적으로 기반이 부족하기에 더 채우고 더 채우고 싶어 하는게 엄청 큽니다.
그러면서도,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고,
그런데 xx 때문에 안되네? 그럼 xx 도 해결하자
이런 욕심이 저를 계속 이끌어가고 있네요.
그 닉네임
22/10/13 21:34
수정 아이콘
솔직히 말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살아갑니다.
오히려 삶의 목적이 뚜렷한 사람들이 희귀한 케이스구요.
Lord Be Goja
22/10/13 21:55
수정 아이콘
의외로 답이 먼저 나온 문제인가보네요

https://i.imgur.com/Fu29FYb.png
재미있지
22/10/13 22:45
수정 아이콘
타산 타성 타협 3T
22/10/13 22:49
수정 아이콘
살아지니 사는거죠. 골짜기를 지나면 산도 나올것이고.
wish buRn
22/10/13 23:15
수정 아이콘
공포요
The Unknown A
22/10/13 23:34
수정 아이콘
옛날에 저명한 임상 심리학자인 조던 피터슨의 강의를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오래되어서 기억은 잘 안 나지만 확실히 글 쓰신 분에 말한 것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내가 무언가를 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고, 그것에 대한 공포심을 동기로 해서 일을 해 나가라 대충 그런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직도 영상은 남아 있을 테니 시간 되시면 한 번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무한도전의삶
22/10/14 07:33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공포든 성과에 대한 기대든 중요한 건 해야 할 일을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일(항상 드는 비유로 용의 굴로 찾아가 대적하는 일)이고, 그것만 된다면 긍정 동기든 부정 동기든 나쁘게 볼 건 아니라고 합니다.
메가트롤
22/10/13 23:36
수정 아이콘
꿈이요
해맑은 전사
22/10/13 23:36
수정 아이콘
제가 이상한지 모르겠는데 요 근래 사는게 재미있습니다.
스피노자에 관심이 생긴 것도 좋고, 이어령선생님 마지막 책 보며 눈물 나오는 것도 좋습니다.
가족이 너무 좋고, 회사도 좋습니다. 바쁘긴 하지만...
제 일이 결과가 거의 나오지 않는 맨땅의 헤딩 같습니다. 이 점이 오히려 마음 편히 하고픈 업무를 기획해서 도전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의욕이 없어서 40대 호르몬 때문인가 고민했습니다. 지금과 당시를 비교해 보면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굳이 꼽아보면 회사에서 책임감이 필요한 업무로 옮겨졌고 마음가짐이 능동적으로 바뀌었습니다.
22/10/13 23:39
수정 아이콘
동기가 없는 것이 동기죠.
도들도들
22/10/13 23:59
수정 아이콘
저는 의무감입니다. 세상에 대한 의무감이요.
여우사랑
22/10/14 00:40
수정 아이콘
별 생각없이 그냥 하루하루 삶니다. 일도 바쁘고 아들 둘 키우느라 정신없습니다. 미래계획? 그런건 마눌님한테 맡기고 안짤리기를 바라며 별 생각없이 살고 있습니다.
닉넴바꾸기좋은날
22/10/14 01:18
수정 아이콘
숨쉬니까 사는거긴 하죠.
그냥 하루 할거하거 하고싶은 거 하면 즐거우니까요.
집으로돌아가야해
22/10/14 04:10
수정 아이콘
최대한 에너지가 덜 드는 방향으로..
녹용젤리
22/10/14 07:55
수정 아이콘
[되면 한다]
위원장
22/10/14 07:58
수정 아이콘
회사안에서는 공포 회사밖에서는 희망이네요
비올라
22/10/14 08:49
수정 아이콘
생존이죠.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현실에서 해야 한다는 생존.
벌점받는사람바보
22/10/14 09:58
수정 아이콘
좀 단기적인건 요동치는 감정이나 계획을 처음시작하거나 끝날때
장기적인건 리스크 관리를 위한 계획 인거같네요
우울한구름
22/10/14 11:31
수정 아이콘
뭐 거창한 동기는 없고 관성에 즐거움 몇 스푼 정도인 거 같아요
Fabio Vieira
22/10/14 11:52
수정 아이콘
그냥 뭐 하루하루 정말 열심히 산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그래도 살아야하는 이유가 있으니(와이프,양가 부모님, 자녀는 아직 없어서..유산만 아니었다면...)아무튼 내일은 더 좋아지겠지 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아둥바둥 거리며 살고 있습니다.
middle standing
22/10/14 14:19
수정 아이콘
농담이 아니라 모든 제 동기부여의 근원은 섹스 입니다.
예쁜 여자랑 섹스하려고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왔고
이후에도 계속 더 예쁜 여자랑 최대한 많이 섹스(원나잇or연애) 하려고 고시공부하고 취업하고 이직하고 외모도 꾸미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모든게 따라오더라구요. 돈이든 여자든 명예든 외모든 (물론 대단히 많이 이루진 못했습니다 흐흐)
No.99 AaronJudge
22/10/1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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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성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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