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pgr21.co.kr/freedom/95545 -1- : 46번 국도 서울에서 양구까지
길고 긴 터널과 교량의 향연을 넘어 양구읍 시가지로 진입하기 직전 46번 국도는 동쪽으로 고개를 틀고, 이어 국토정중앙면(옛 남면)에서 다시 남쪽으로 방향을 틉니다. 양구에서부터 인제까지의 46번 국도는 상당히 돌아가도록 노선설정이 되어 있는데, 원래 양구읍과 인제읍은 동서방향으로 거의 같은 위도상에 나란히 위치해 있지만, 이 둘을 직접 잇는 역할은 광치령을 터널로 넘어가는 31번 국도가 담당하고, 46번 국도는 양구에서 정남향으로 인제 남면(신남)으로 향합니다. 춘천-양구 구간의 옛 46번 국도마냥 이 구간 또한 소양호변을 따라 구불구불하게 도로가 나있고, 이 구간은 민가도 정말 드물어서 교통량이 적습니다. 한적하게 경치감상하기 제격인 구간 중 하나. 신남 시가지로 들어서기 직전에 매우 심한 급경사 급커브가 있으니 주의.
신남에서 46번 국도는 44번 국도와 합류하여 신남-인제-원통을 차례대로 통과합니다. 인제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의 그 원통 맞습니다.(...) 44번 국도는 홍천-인제-양양(속초)을 잇는 간선축 국도라 왕복 4차선으로 시원하게 뚫려 있고, 비슷한 곳을 지나가는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교통량을 죄다 뺏어간 덕에 교통량도 적어 시원하게 달릴 수 있습니다. 이런 류의 국도가 으레 그렇듯 과속이 횡행하니 조심.
원통을 지나면 도로가 크게 세갈래로 나누어집니다. 제일 먼저 한계교차로에서 44번 국도가 갈라지고, 뒤이어 용대교차로에서 다시 56번 지방도와 46번 국도가 분기합니다. 이렇게 세갈래로 나누어진 도로는 여러분들도 한번쯤은 다들 들어보셨을 영동 북부의 삼대장 고개인 한계령, 미시령, 진부령을 넘게 되고, 이 중 46번 국도는 제일 북쪽의 고성으로 가는 진부령을 넘게 됩니다.
진부령은 남한 내에서 민간인이 자유롭게 넘을 수 있는 고개 중 가장 북쪽에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뭔가 험해 보이지만, 실은 태백산맥을 넘는 고개 중에서 가장 낮은 주행 난이도를 자랑하는 고개이기도 합니다. 해발 고도(520m)도 태백산맥의 고개 중에서 가장 낮은 편이고, 경사도나 도로 선형도 다른 삼대장 고개인 한계령이나 미시령에 비하면 아주 완만한 편입니다. 물론 그래도 태백산맥의 고개이니만큼 정상 부근에서 헤어핀 커브 두어개 정도는 각오하셔야겠지만요. 제 차(아반떼 하이브리드)의 회생제동으로 배터리 다 안채우고도 넘어갈수 있는 고개니 말 다한 수준입니다.(한계령이나 미시령은 반도 채 못내려와서 배터리 꽉차서 회생제동 안돌아가고 엔진브레이크 돌려야 합니다.) 정상 부근이 꽤나 평탄한 편이라 정상 인근에 군부대도 있고, 미술관도 있습니다. 원래는 알프스리조트라는 스키장도 있었지만, 지금은 문닫은지 오래라 폐점한 스키렌탈샵 같은 휑한 풍경을 볼 수도 있습니다.
진부령을 내려와 쭉 가다 보면 고성군의 군청 소재지인 간성읍에 도착하고, 이곳에서 46번 국도는 7번 국도와 만나면서 종료됩니다. 7번 국도는 명목상 북한 온성까지 뻗어 있지만, 그건 당연히 명목상의 종점이고, 남한 내에서 일반인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실질적 종점은 간성보다 25km정도 위로 올라가야 나오는 제진검문소까지입니다. 고성군이 세로로 길게 늘어진 편이라 7번 국도의 고성군 구간도 꽤 긴 편인데, 동해안을 따라가는 만큼 당연히 관광지가 많습니다. 다만 의외로 도로에서 동해를 조망하기는 쉽지 않은 구간이기도 하더군요. 여하간 길게 늘어진 4차선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보면 어느 순간 속초시로 진입하게 됩니다.
속초부터 삼척까지는 3편에서 다뤄보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