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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5/04 23:38:33
Name 아린이
Subject [일반] 나는 김밥이 싫었다. (수정됨)
나는 태어날 때부터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해 형은 엄마가 데려갔고 갓태어난 나는 입양을

보낼까 하다가 나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극구 반대하며 데려와서 키우게 되었다

그냥저냥 지내고 없으면 없는 데로 어린 나이인데도 꽤 많은 걸 받아 들인것 같다

하지만 유일하게 가장 나를 힘들게 하는 순간이 있었다.

바로 소풍이었다 소풍 갈 때는 김밥을 싸서 가야 하는데 칠순이 접어든 우리 할머니는

아무래도 김밥을 싸는 스킬이? 많이 부족했다

옆구리는 안 터졌으나 도시락에 담긴 모습이 넘나 별로였다. 지금은 그냥 그렇게 보일 수도

있는데 그때 당시에는 너무나도 별로였다. 점심시간에 김밥을 꺼내 먹는데 다들 신나게 먹었지만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먹었던 것 같다

평소에는 주어진 환경에 받아들이고 아니 어쩜 숨기고 살았지만

그 순간만은 나의 실체 나의 현재 처한 상황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인 것 같다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참….

싸기 위해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김밥을 준비하고 하나하나

숙제검사 맡는 아이마냥 이렇게 하면 되냐고

물어보던 할머니가 아직도 생각이 난다. 죄송합니다. 할머니 아니 할매

오늘따라 그 김밥이 너무 먹고 싶은 하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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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야타
18/05/04 23:56
수정 아이콘
ㅜㅜ
올리브카레
18/05/04 23:59
수정 아이콘
그리움이 아련히 느껴지네요
1q2w3e4r!
18/05/05 00:18
수정 아이콘
ㅠㅜ ..찡하네요 ..
거믄별
18/05/05 00:18
수정 아이콘
ㅠㅠ
맥주귀신
18/05/05 00:38
수정 아이콘
이렇게하면 되냐고 묻는 할머니 말씀이 짠하네요
기쁜마음으로 해주셨을겁니다
18/05/05 00:54
수정 아이콘
천냥김밥...이 유행하면서 김밥의 의미(?)가 변했지만
애틋한 음식이긴 하죠.
소풍의 필수품이기도 했고. 상한 김밥 한 번씩은 다들 먹어보는거고...
외국 나오니 더 생각 나는 음식이긴 합니다.
한 줄에 만 원 하는걸 먹을 수가 없어요...ㅠㅠ
아마존장인
18/05/05 01:00
수정 아이콘
외할머니 찹쌀부침개 너무 맛있었어요 고맙습니다
크르르
18/05/05 02:08
수정 아이콘
김밥은 아니지만 도시락이 제게 그런 의미였어요. 할머니의 계란말이가 먹고 싶네요....
찬양자
18/05/05 02:09
수정 아이콘
암말기에 복수가 가득차서 배가 불렀는데도 군대휴가나와서 뵈러갔을때 "왔나" 하고 주위에 친척들 보시면서 "내 손주 잘생겼재" 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봉투에 용돈 넣어주시면서 적은 제이름을 '제'를 '재'로 쓰신건 함정... 할매..23년동안 제 이름 잘못알고 계셨어요ㅠㅠ
catharine
18/05/05 02:44
수정 아이콘
말없이 추천
현직백수
18/05/05 08:43
수정 아이콘
추천이나받으세요
18/05/05 11:54
수정 아이콘
할머니 생각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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