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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3/09 13:07:17
Name 홍승식
Subject [일반] [역만없] 고구려가 삼국통일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 역사의 IF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IF 중의 하나인 고구려가 삼국통일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에 대한 얘기입니다.

어찌보면 우리 역사는 경주에서 시작한 신라가 영토확장을 하는 역사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신라 - 통일신라 - 고려 - 조선으로 점점 영토를 넓혀왔죠.
물론 삼국시대, 남북국시대도 있기는 합니다만, 고구려, 백제, 발해는 망했으니까요.

0.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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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고구려가 삼국통일을 한다면 장수왕 시절(412-491)이나 문자명왕(491-519), 안장왕(519-531) 때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당시가 고구려의 최전성기이기도 했고, 아직 중국은 남북조시대가 끝나기 전이니까요.
수나라(581-619)가 중국을 통일한 이후에는 백제, 신라가 중국과의 연계를 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통일은 어려웠을 것 같네요.
그러니 6세기 초에 고구려가 통일을 했다고 가정하죠.
그리고 왕조는 바뀌더라도 국가는 계속 유지하는 걸루요.

1. 수-당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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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가 산지가 많다고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평야도 큽니다.
특히 영산강-금강-한강-대동강 유역의 평야들은 상당히 비옥하죠.
이 땅을 모두 가진 고구려는 수-당에 그다지 꿀리지 않는 국력을 가지게 되었을 겁니다.
한반도의 농산물과 만주의 말이 합쳐지는 거니까요.
중원을 도모하지는 못해도 공격을 퇴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것 같네요.


2. 송-원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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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라는 요(거란), 금(여진), 원(몽골)의 북방국가에게 많이 시달렸죠.
만약 고구려가 있었다면 거란과 여진은 고구려에서 같이 살게 되기 때문에 동아시아가 좀더 안정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백두산 분화가 950년 전후라고 생각해 보면 그때 고구려는 상당히 큰 피해를 입고 만주 지역의 지배권이 약화되었을 가능성도 있겠네요.
어쨌든 그럼에도 한반도의 생산력을 기반으로 북방 영토를 잘 유지했다고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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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명 파괴자 몽골이 왔습니다.
전세계를 휩쓸고 고려도 결국 식민지가 된 몽골을 고구려라고 막을 수 있었을 것 같지는 않네요.
고구려는 몽골의 침입에 그대로 쓰러졌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징기스칸이 몽골을 통일하고 처음 한 것이 거란, 여진 등의 유목 민족을 공략한 걸 생각하면 만주를 가지고 있던 고구려를 그냥 두지는 않았을 거예요.
고려처럼 부마국이 되었을지, 아예 망하고 칸국이 되엇을지는 모르지만 만주의 특성을 봐서는 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3. 명-청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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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라가 망하고 명이 중국을 회복했을 때 고구려 역시 독립했을 겁니다.
그 이전까지는 거란족, 여진족과 함께 살았을 텐데 몽골 이후에도 같이 살게 되었을 지는 의문이네요.
여진족은 그 강역이 만주 동북쪽이라 우리와 동화되었을 가능성이 높은데, 거란족은 아니었을 거 같아요.

아마도 명나라는 북원과 여진족을 분리통치했던 것처럼 한반도와 만주도 분리통치하려고 노력했을 가능성이 컸을 겁니다.
명나라 입장에서 유목민족이 모이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가장 뼈저리게 느꼈을 테니까요.
이때 우리가 기존의 강역을 유지할 수 있었을지가 가장 큰 의문입니다.

4. 결론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을 했으면 우리가 현재의 모습보다 더 약화되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압록강-두만강이라는 천연의 국경선이 유지된 것은 그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한반도와 만주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하나로 뭉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네요.
통일 고구려는 식량이 부족한 만주를 유지하기 위해서 꾸준히 한반도의 식량과 주민을 북쪽으로 옮기려 했을 거고, 그것은 필히 남쪽에 살고 있던 사람들의 불만을 가져왔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특정 관련 글들을 다음 페이지로 밀기 위한 뻘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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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smaster
18/03/09 13:12
수정 아이콘
매우 흥미롭고 다양한 예측이 오갈 주제군요.
저는 역알못이니 천천히 댓글들을 감상하겠습니다.
수메르인
18/03/09 13:15
수정 아이콘
정작 삼국시대에도 고구려가 땅은 가장 넓었을지언정 가호수는 백제가 더 많았어서... 만주땅이 쓸모 있는 땅으로 개간된건 시대가 꽤나 지난 이후의 일이라 IF를 이야기한다면 백제가 더 가능성이 있었을 것 같네요.
드라고나
18/03/09 13:15
수정 아이콘
이 땅을 모두 가진 고구려는 수-당에 그다지 꿀리지 않는 국력을 가지게 되었을 겁니다부터가 오류네요.
만주 한반도 합쳐도 수나라 당나라 국력은 전혀 못 따라갑니다
홍승식
18/03/09 13:19
수정 아이콘
그 다음 줄인 대륙을 도모하지는 못해도 공격을 퇴치할 수는 있었다 라는 걸로 이해해 주세요. ^^;
18/03/09 13:16
수정 아이콘
백제가 삼국을 통일했더라면 . . ?

후속편 기대하겠습니다.

>_<
홍승식
18/03/09 13:20
수정 아이콘
대 해양제국의 건설???
Normalize
18/03/09 13:43
수정 아이콘
일본 규슈 정도는 대 해양제국 백제에 합쳐져있다 몽골 침공 때 남백제 같은 식으로 망명정부가 생기지 않을까요.

고구려를 손실없이 모두 흡수했었더라도 망명정부에 북방 민족들이 반발해서 떨어뎌나가 조선보다 규모가 작아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껀후이
18/03/09 13:16
수정 아이콘
매우 흥미롭고 다양한 예측이 오갈 주제군요.
저는 역알못이니 천천히 댓글들을 감상하겠습니다. (2)
StayAway
18/03/09 13:17
수정 아이콘
이미 대륙을 평정한 대쥬신제국이 있어서..
Lighthouse
18/03/09 13:25
수정 아이콘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더라도 굉장히 고통받았을 것같네요. 북방의 이민족들과 당나라의 압박, 그리고 백제/신라에서 남은 잔존세력의 반란까지. 고구려의 영토를 보면 한반도에 사는 저희들로써는 와 정말 멋지고 고구려가 통일했었어야하는데 라는 생각을 하기 쉽지만, 그때당시의 기술이나 토지의 상태등을 고려했을때 없는 것과 다를바 없는 땅들이 많아서 북방으로 더 올라가기보다는 요동쪽으로 진격해서 당나라와의 전선을 좁히면서 천천히 북방 땅을 잃고 현재와 같이 결국에는 압록강과 두만강 근처로 경계선이 유지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뱀마을이장
18/03/09 13:2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한 때는 고구려 짱짱을 밀었지만 역사는 냉혹하더군요

발해 강역으로 볼 때 간도랑 연해주가 편입될 순 있겠지만 요동이랑 만주는 잃었을거고

거란 여진 몽골 만주족에 러시아까지 물리쳐야 그 영토를 유지할 수 있는데
그 전에 반란으로 도로 삼국시대가 되지 않았을까...시나리오를 써봅니다

그리고 그 강토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편입되기보단 소위 남방계 북방계 국가로 쪼개졌을 것 같습니다 마치 신라 발해처럼요
18/03/09 13:34
수정 아이콘
극단적으로 다 밀려버릴 수 있겠지만 되려 여진의 청처럼 중원을 지배했을 수도 있지요.
그럼 청처럼 중국에 동화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카와이
18/03/09 13:37
수정 아이콘
지금이랑 별반 다를게 없거나 한반도가 중국땅이거나 둘 중 하나일꺼 같습니다. 중국의 통일왕조가 등장하면 아직 왕조가 건강한 초창기-전성기 때는 위협이 될만한 주변 국가들을 미리 잡초 뽑기 하듯이 개박살내는게 여러번인데 한반도의 국가가 중국에게 위협이 될만한 국력이면 개박살 났을꺼고 그렇지 안다면 지금처럼 쭈그리고 있었겠죠.
한종화
18/03/09 13:38
수정 아이콘
당시 고구려에게는 백제나 신라나 중국이나 왜나 여진족, 거란족 세력이나 다 타국(타세력)임은 똑같았기 때문에 굳이 신라와 백제만 쏙 골라서 하나로 복속해야할 필요나 명분이 없었겠죠. 다만 그시절 국력으로 뻗어나갈 수 있었던 한계가 저정도였을 뿐.
후에 신라와 당이 힘을 합쳐 고구려를 멸망시킨 것을 두고 외세를 끌어들여 같은 민족을 친 사대주의 나쁜 신라..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는데 신라 입장에서도 당이나 고구려나 타국(타세력)임은 똑같았을 거구요.
어렸을 때 사회과부도를 보며 누구나 해봤던 가정인 거는 맞는데... 모든 역만없이 그렇듯이 무의미한 가정이라고 봅니다. 환독(환빠)이 널리 퍼지게 된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RainbowWarriors
18/03/09 13:39
수정 아이콘
원래 만주벌판 우리껀데 신라가 통일해서 빼았겼어. 이런류의 말들 요즘은 덜 들리는거 같아서 좋습니다.
18/03/09 13:42
수정 아이콘
저는 고구려가 통일했을 경우 이후 전개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1) 통일중국보다 국력은 약하고 거리상으로는 가까우니 유목민족들이 공격하기 딱 좋음.
2) 한반도 안에 있는 것이 아닌, 만주에 떡하니 자리잡아 국경을 맞댄 국가는 통일중국이 보기에 눈엣가시.
-> 유목민에게 두들겨맞다 통일중국의 한타를 맞고 멸망. 잔존세력은 한반도 남쪽으로 후퇴. 결국은 한반도 안으로.
Chandler
18/03/09 13:43
수정 아이콘
딜조절이 어렵죠 크크

가상 고구려가 너무 쎄면 중원까지 다먹엇다가 동화되어버렷!이고

그렇다고 원명청으로 이어지는 왕조로 부터 만주를 지킬정도로는 강해야지 의미있는 가설이라...
으와하르
18/03/09 13:43
수정 아이콘
고대 국가의 경우 국가의 중심지가 되는 수도의 경제력과 무력이 얼마나 지방을 아우를 수 있는가가 통합의 척도가 되는 법입니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음에도 상당한 생산력을 지닌 옥토인 평양 인근 대동강 유역을 방치시킬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수도가 지나치게 남쪽에 치우쳐 북쪽에 투사할 수 있는 영향력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죠.
평양을 중심으로 한 대동강 유역, 국내성을 중심으로 한 압록강 유역의 경제력으로 과연 삼남과 남만주, 요동 등의 넓은 지역을 아우를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은 그런 점에서 생각해 볼만한 문제입니다. 보다 우세한 국력의 중국을 상대하기 위해 군의 주력은 요동에 박아둬야 하고, 또한 그 상황에서 돌궐 등의 강력한 북방세력이 동진하는 것은 어떻게 대처, 말갈 거란 숙신 등의 복속세력이 이탈하는 것은 어떻게 제어했을지, 경제력에서는 오히려 고구려를 능가할 삼남의 호족세력에 대해서는 또 어떻게 대응해야 했을지. 그런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한반도 남부의 점유는 고구려에게 과확장이 되어 빠른 해체를 부추겼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해 볼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삼국을 통일한 고구려가 요동 남만주 한반도의 거대한 강역을 유지하려 하면 대동강, 압록강 유역의 생산력만으로는 부족하고 최소한 임진강 한강 유역의 개발까지는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고구려계 인물들로 그 자리를 채웠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 와중에서 있었을 백제계 인사의 포섭과 배제라는 마찰까지는 당연히 감수해야 했었을 테고 말입니다.
으와하르
18/03/09 13:57
수정 아이콘
그리고 한반도, 요동, 만주라는 우리 꿈의 삼위일체(...)가 사실상 이루어지기가 참 힘든 것이, 개마고원이라고 하는 더러운 지형의 존재 때문에 한반도와 만주의 연결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점도 한몫 합니다. 한반도와 만주를 잇기 위해서는 두만강 유역쪽 길은 사실상 무리고 - 저 더러운 고산지대는 철도 생기기 전에는 제대로 된 육로 형성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몇 사람 오가는 길 정도가 아니라 세금을 마차로 운송하고 유사시에 수만 단위 군대를 보낼 수 있는 큰 도로 말이죠 - 상대적으로 길이 좀 덜 더러운 (그래봐야 수많은 강 때문에 글자 그대로 덜 더러운 정도에 불과하지만) 압록강 쪽 길을 이용해야 하는데, 압록강 인근의 유지를 위해서는 요동의 점유가 필수입니다.
그런데 요동은 그 교통상의 이점 때문에 중국이고 몽골이고 기타 북방세력이란 북방세력들은 다들 군침 흘리는 요충지 중의 요충지거든요. 더불어 요동 내부의 생산력만으로는 절대 자생이 불가능한, 한마디로 국가 예산 잡아먹는 하마이기도 하고요.
러블리맨
18/03/09 13:47
수정 아이콘
고구려가 통일이 되었다면 일본이 약했겠네요.
야요인인들이 일본으로 넘어가지 않았을테니까요.
그리고 만약 고구려가 북방이민족을 잘 흡수해서 비려 말갈을 완전히 동화시켰다면, 1000년대 거란 여진이 없을테니 몽골의 흡수될만한 북방세력이 약해서 몽골제국 또는 이후 여진에 의한 청제국이 형성되지 못했을 수도 있겠죠.
역사의 여러가정들이 나비효과처럼 복잡해서 토론이나 논쟁할 주제가 되긴 어렵다고 봅니다.
wish buRn
18/03/09 13:47
수정 아이콘
백제,고구려,신라의 국력은 어디가 쎄다고 봐야될까요?
영토넓이보단 (부양가능한)인구수가 더 중요할까요?
18/03/09 13:54
수정 아이콘
무조건 인구수=국력입니다.
물론 영토가 넓을수록 인구수는 증가하겠지만요
18/03/09 13:49
수정 아이콘
정약용이 말한 것처럼 생산력이 떨어지는 만주지역을 계속 유지하려고 했다면 필히 고통받는 역사가 되었을 겁니다. 인구 밀도는 떨어지는데다 남방의 정주민과 이질적인 유목민을 포용하는 국가체계를 유지해야 하는 부담+지나치게 넓은 국경선. 유목민의 공세를 만주에서 걸렀던 원역사와 달리 몽골을 차지한 유연 선비 돌궐 몽골등의 파상공세를 항시 받았을테니까요.
18/03/09 13:4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원글에 이어, 명대에도 고구려를 계승한 한반도-만주 국가연합체 (편의상 후고구려라고 합시다)가 조각나지 않고 이어졌다면:

후고구려는 조선처럼 유교를 근간으로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사대외교를 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자연히 명과의 관계는 그리 매끄럽지 않았을 것입니다. 반면 통일된 일본의 국력이 외부로 투사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이었을 것입니다. 이는 임진왜란의 패색이 짙어짐을 뜻합니다. 운이 나쁘다면 여기서 고구려 역사 끝!

여기서 다행히 평행세계에 충무공급 명장이 여럿 있어 임진왜란을 승리했다면:

청은 아예 역사에 등장할 수가 없습니다. 한반도-만주 국가 연합체가 이미 천 년 이상 지속된 상황이므로, 평행세계의 누르하치가 통합하고 말고 할 유목민족의 정체성이 당대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러-청 국경분쟁 대신 러-후고구려 분쟁이 발발했을 것이고 아마 이 분쟁은 지금보다 러시아에 더 유리하게 진행되었을 것입니다.

중국에는 청 대신 명 왕조가 그대로 이어지거나, 이자성의 난 이후 생겨난 신왕조가 들어섭니다. 이 국가의 국력은 필연적으로 청보다 약했을 것입니다.
티베트와 위구르 지역은 정복되지 않고 독립국가로 발전합니다.

후고구려는 조선처럼 조용한 아침의 나라로 남을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는 몸집이 너무 큽니다. 따라서 아편전쟁이나 흑선에 해당하는 서구 열강의 외침을 얻어맞았을 것입니다. 또한 후고구려는 유교에 기반한 국가가 아니고, 이미 러시아와도 직접 분쟁을 겪어 본 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대원군과 같은 쇄국정책을 행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제국주의 시대 후고구려가 일본만큼 급성장했으리라는 예측은 무리가 있고, 아마 현실의 청 정도였을 것입니다. 이런 국력으로 후고구려-일본 전쟁을 승리하기는 힘들고, 결국 외세에 휘둘리는 역사는 피하기 어려웠을 듯합니다.

20세기까지 오면 역사에 너무 변수가 많아서, 재미로 해보는 수준에서조차 예측이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확실한 건 실제 역사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는 정도입니다.

-이상 크킹 500시간 유로파 500시간 호이 100시간의 커리어를 갖춘 역알못
뱀마을이장
18/03/09 14:14
수정 아이콘
이성계 정도전에 준하는 인물이 있어서 원 명 교체기에 후고구려를 세워서

이성계2가 여진을 완전 동화 ㅡ 누르하치 후금 건국 ×(위에 언급된대로)
정도전2가 후고구려를 설계 ㅡ 실제 조선에 준하는 지배 체제 확립해서 남북방 통합

요동뿐아니라 만주 땅에 발 걸치는 것만으로 명에 어그로를 먹으니 한반도에 간도 연해주 일부만 차지
명이 왜란2에서 원군을 파병해서 국가 유지 ㅡ 청이라는 신흥세력은 없으나 러시아 제국의 확장으로 네르친스크 조약에 준하는 조약 체결

얼마나 깨인 군주가 나타날진 모르겠지만 러시아 제국이 부동항 차지한다고 남하하면 게임 셋...
태평양을 끼고 있으니 미국을 일본보다 빨리 만나 개국을 일찍하면 일본에 먹히지 않겠지만
청 멸망 이후 군벌 세력 다툼에 휘말려서 간도랑 연해주를 상실 ㅡ 결국 지금과 비슷할 거 같네요

후고구려라 함은 유목민 정체성을 띤 국가일텐데 통일 중국에 어그로 끌었으면 100퍼 멸망이고
한반도를 바탕으로 사대하면서 근대화를 빨리 이루었으면 명줄이 더 길 수도?

과거애 저를 포함하여 만주 먹었으면 우리 짱짱!은 이루어지지 않았을겁니다
한반도에 간도 연해주 붙어있다고 그걸 자랑스러워하면서 살아갔을지는 의문이네요
치열하게
18/03/09 13:55
수정 아이콘
이거 참 '토크멘터리 전쟁사'를 추천 안할 수가 없군요. 좀 더 몰랐던 재미난 내용을 추가적으로 알 수 있으니 꼭 추천드립니다. 예를 들어 여진이 생각 외로 농경민족이었다든가 중국은 결국 만주를 주기적으로 정리해줘야 한다든가 동만주가 비옥하다든가 하는 것들을 알 수 있죠.
제 짧은 추측으로는 중국과는 진짜 원수국이 아니었을 까 싶습니다. 게다가 일본 중국의 합동전도 나올 거 같고. 거란의 여진 탄압, 여진의 몽골 탄압 을 생각해보면 칭기스칸의 등장도 불투명해지겠죠?
겨울삼각형
18/03/09 13:55
수정 아이콘
그냥 장미빛예측으로만 한다고 하면,

만주+한반도 국력으로는 중국대륙 터트리긴 버거우니
일본을 공격한다. 큐슈나 쥬고쿠정도는 뜯을수 있겠지
아직 대륙은 버거우니 동남아쪽으로 진출
필리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확보
쿨이 되었어니 일본을 공격한다.

어느정도 원기옥을 모았으니 대륙을 터트린다.
오오 대공아공영권 오오

딱 유로파 초기 조선으로 승천하는 루트죠.
하다보면 뭔가 익숙함이 느껴집니다.



거의 일본 군부가 집권한이후 브레이크없이 폭주할때의 모습이죠.
러블리맨
18/03/09 15:05
수정 아이콘
근데 만주+한반도를 중세까지 유지할 국력이면 중원점령도 가능하다고 보이네요.
거란 여진같은 유목민족을 우리가 갖고 있으니까요.
겨울삼각형
18/03/09 15:19
수정 아이콘
거란이나 여진이 통일고구려의 국민으로 고분고분 살았을지는 알수 없죠.

반란일으켜서 내전이 터질 확률쪽이 높아보입니다.
러블리맨
18/03/09 19:39
수정 아이콘
그니까 모든게 가정이잖아요. 고구려는 반농반목의 다민족국가였으니까요. 그런 반란까지도 잠재워야 중세까지 유지를 하죠. 상상하기 나름이니까요.
로즈엘
18/03/09 14:00
수정 아이콘
중국 역사를 괴롭힌 이민족이나 그 이하가 될 가능성이 높겠죠.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하고 여러 이민족들을 통합했으면 모를까 그게 쉬운 일은 아닌거 같고, 넓은 국경선과 중국과 직접적으로 맞닿게 되니 지속적인 싸움이 될텐데, 그 싸움에서 중국을 이기고 통일왕조를 지속적으로 구축했을리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초의인간
18/03/09 14:01
수정 아이콘
외부의 위협도 위협이거니와, 언제든 남북국으로 쪼개질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삼국이 같은 민족이었다’라는 명제는 현대에 민족 개념이 도입되면서 만들어진 신화이기도 하고, 중국과 북방 또는 중국과 삼한지역만큼은 아니지만 압록강 이북과 삼한지역 사이의 역사적 공동체로서의 이질감, 문화적 이질감도 무시 못하니까요.
18/03/09 14:11
수정 아이콘
제목보고 든생각이 본문과 비슷하네요.

모난돌이 정맞는다고 아무리 행복회로 돌려도 중원정복은 무리고 국력이 더 쎄봤자 더 크게 망했을 것
18/03/09 14:20
수정 아이콘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당이 고구려를 멸망시켰지만 발해를 결국 못 밀고 그럭저럭 지내게 된거 보면 중국 쪽에서 투사할수 있는 힘의 한계는 분명 존재하고 삼국을 통일한 고구려의 국력이라면 연개소문 수준의 트롤링이 없다면 요하를 낀 방어선을 구축한 채로 독립은 유지했을것 같습니다.
거란, 몽골의 유목민의 공세도 만리장성이 뚫린 상태로 유목민을 막아야 했던 북송, 남송이 길을 열여준 상태로 방어해야 했던 금과는 달리 명은 멸망할때 까지 산해관을 지켰다는 점을 생각하면 자연방어선인 요하를 낀 상태로 방어선을 구축한 통일고구려가 멸망 당할것 같진 않네요. 또한 만주 주변을 계속 통치하고 있었다면 세력이 약한 유목민을 흡수해서 힘을 불리는 유목민 특성상 흡수할 부족이 없다면 세력은 자연히 줄게 되니까 역사에 등장했던것 보다 힘은 약해지는 만큼 방어는 충분히 할것 같네요.

사실 별의 별 우연으로 역사의 판도가 정해지는게 많아서 트롤러 한 두명 튀어나오는것 만으로도 국가가 망할수 있어서...
Lord Be Goja
18/03/09 14:2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중국을 제패한 여진족이나 한족에게 굴욕을 선사한 흉노 혹은 만주를 호령한 거란족이 지금 어떻게 되었나를 생각하면 무조건 좋다고 하긴 힘들겠죠
Chandler
18/03/09 14:33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니

만민앞에 평등했던 역대급 온문명 죽창 몽고가 한바탕 휩쓸고 난뒤엔 어찌되었을지는 진짜 아무도 알 수 없네요.
강미나
18/03/09 14:34
수정 아이콘
전 결국 기후를 벗어날 수 없다고 봐서.... 만주일대를 충공깽으로 몰아넣은 10세기 백두산 폭발로 큰 타격을 입고 망했을거라고 봅니다.
남부에선 나제 유민들이 대거 들고 일어났을거고 유목민족들이 남하하면서 샌드위치 신세가 되었겠죠.
승률대폭상승!
18/03/09 14:36
수정 아이콘
현상유지지 약화는 없을거같은데
재활용
18/03/09 14:55
수정 아이콘
고구려가 존속했어도 실제 역사와 지배계층이 누구냐 차이만 있지 시대흐름상 역사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이 거란 여진하고 뭐가 달랐을지 모르겠네요.
코우사카 호노카
18/03/0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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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어차피 13~14C에 몽골한테 아작나는건 기정사실이고 그뒤로 어떻게 되는가에 대한 문젠데 킹 세종 안 나오는 확률만큼 약해진다고 봅니다.
지금 한반도도 킹 세종이 4군6진 개척하면서 만들어놓은거라..
노련한곰탱이
18/03/0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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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만없이라는건 행복회로 돌리라고 있는거죠. 고구려가 삼한일통하고 북방 정리한 다음에 몽골세력 흡수해서 중원 평정하고 중동 유럽까지 진출하고... 태평양 건너서 아메리카 대륙 점령하고... 환국 가즈아아!!!!
닉네임세탁기
18/03/0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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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통일하고 동해로 진출해서 알래스카로 넘어가 아메리카를 선점하즈아!!!
라이언 덕후
18/03/0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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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예상으로 고구려 당 서로 죽도록 싸우다 동로마쪽 포기한 이슬람 제국에게 사이좋게 멸망하고 동북아의 이슬람문명화 되는 시나리오 써봅니다
-안군-
18/03/0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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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예상: 중국 제외하고 동아시아 - 동남아시아를 아우르는 대제국 건설
부정적인 예상: 몽골제국에게 폭☆망
엄격근엄진지
18/03/0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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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인적으로 한강을 수도로 하고 있던 백제가 삼국을 통일했거나 또는 남한과 평양까지 먹어서 고구려는 만주로 밀어낸 형태가 가장 강한 통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그랬다면 일본과 산둥, 요서에 영향을 미쳤다는게 더 크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꽤 대국이었을듯
낭만없는 마법사
18/03/0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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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엔 만약이란 게 없지만.... 그래도 이런 상상은 참 재미있긴 하네요. 재미난 의견들 잘 보고 갑니다.
약쟁이
18/03/0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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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저는 역만없 중에
히틀러가 소련침공 안 하는 가상의 루트처럼 일본이 미국과 문제 생기지 않게 아시아 적당한 선에서 멈췄다면
조선이 스스로의 힘으로 해방할 수 있었을지가 제일 궁금하더군요.

솔직히 서구의 압박(?)으로 일본이 조선에서 손 떼는 모양새면 모를까 스스로 가능했을까요?
고타마 싯다르타
18/03/0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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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절대불가능이죠. 연합군이 일본패망시킨거 아니였으면 조선이 일본에게 독립가능할리가 없죠.

우리가 외교독립론, 실력양성론, 문화운동은 무시하고 무장독립투쟁이 짱짱이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현실은 한반도 땅의 단 1cm도 무력투쟁으로는 회복하지 못했어요.
18/03/09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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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광복은 못했을거고 빠르면 60년대 늦으면 90년대 소련해체와 함께 독립했을 것 같습니다.
처음과마지막
18/03/10 10:41
수정 아이콘
절대 불가능하죠
2차대전 전범국 독일 다음가는 일본을 무슨수로 이길수가 없죠 당시 일본 항모에 함재기에 만주독립군만으로는 불가능해요
당장 육이오만해도 유엔군과 미군 아니였다면 대한민국은 끝날뻔했죠
약쟁이
18/03/1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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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는' 가장 중요한 걸 빼먹었네요.
45년 광복같은 건 일본이 아시아 적당한 선에서 멈췄다는 가상의 루트니 아예 불가능하다 보고
다른 열강들의 식민지 국가들을 보면, 지금까지 해방을 못했을 것 같진 않고요.

알제리가 프랑스에서 독립한는 식으로라도 가능했을지 궁금하긴 합니다.
고타마 싯다르타
18/03/10 15:36
수정 아이콘
그러기에는 한국과 일본은 너무나 가깝고 내선일체 일선동조론이라면서 하나의 나라로 만들려고 했으니깐요.
오버로드두둥실
18/03/0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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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랑 싸워 이기고 잘나가던 민족들은 많지만 결국은 다 소멸하고 중국인이 되어버렸죠. 애초 중국과는 최대한 얽히지 않는 게 생존의 핵심이었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통일 고구려는 지나치게 어그로를 끌지 않나 싶어요. 한글도 확실히 없을 테고...
블랙번 록
18/03/09 18:22
수정 아이콘
강하면 우린 한족이 되었고 약하면 현재 국경+- 수준
아칼리
18/03/09 18:29
수정 아이콘
1. 우선, 저를 포함한 pgr회원들과, 한국사람들의 대다수는 '고구려'라는 말 자체를 몰랐을 겁니다.

'고구려'는 장수왕이 평양으로 수도를 바꾼 이후 국명을 '고려'로 바꾸게 됩니다. 수나라 103만 대군을 막아내고 당태종의 침입을 역관광 낸 나라를 많은 사람들이 '고구려'라고 생각합니다만, 실상은 자신들도, 남들도 모두 '고려'라고 불렀습니다. 통일신라 이후 성립된 '고려'와 구분하기 위해 이 '고려'를 편의상 '고구려'라 칭했습니다만(처음 생겨난 조선을 고조선이랑 부르는 것과 비슷한 이유입니다), 고려가 백제, 신라를 누르고 삼국을 통일했다면 굳이 그렇게 구분할 이유가 없죠. 오히려 '고구려'라는 국명도 있었다는 걸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을 겁니다.

2. 통일 고려는 통일 중국의 어그로를 좀 더 끌었으되, 그 때문에 멸망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통일 중국의 힘만으로 서북한 일대의 생산력 + 완충지대가 될 요동방어선을 가지고 있는 고려를 복속시키는 것이 불가능함은 이미 수나라와 당나라의 실패로 증명이 되었습니다. 고려가 백제, 신라를 흡수하면 거기에 호남평야의 생산력까지 추가됩니다. 양면전쟁이 아니고서는 중국조차도 자력으로 무너뜨리는 건 불가능하고, 백제, 신라가 없는 상황이기에 같이 고려를 공격해 줄 동맹을 구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일본은 통일 중국과 손잡아 고려를 무너뜨리는 것보다는 자국과 중국제국의 사이에 완충지대를 남겨놓는 것을 선호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중국의 동맹이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 고려는 중국 중심의 조공질서에 얌전히 편입되는 길을 택했을 겁니다. 중국은 어마어마하게 강력한 제국이며, 이건 고려의 국력에 호남평야의 생산력이 추가된다고 어찌해볼 수 있는 격차가 아닙니다. 한반도 국가가 대륙세력과 평원에서 회전을 벌여 이겨본 것은 귀주대첩이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고구려조차도 당태종한테 회전을 걸었다가 탈탈 털린 적이 있었죠. 일부 환빠들 생각처럼 만주를 점유하고 있다고 중원을 도모해보기는 힘들 겁니다.(고구려는 농본주의 국가였고, 두 번에 걸쳐 금나라를 세운 여진족처럼 나라 전체를 전투기계로 재편성하여 인구의 열세를 극복하는 식의 기적을 보여주는 건 불가능합니다.) 오히려 요동을 점유하고 있는 탓에, 중국에서 왕조 교체가 일어날 때마다 연례행사로 침공에 시달리게 됬을 수도 있습니다. 통일 중국의 입장에서 요동과 한반도를 같은 세력이 동시에 점유하고 있다는 건 정말 눈에 거슬리는 일이니까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원래 역사보다 더 고생스러운 길로 걸어가게 되는 셈입니다.

4. 몽골제국이 발흥하기 시작하면, 통일고려 역시도 비참하게 짓밟히고 복속되는 길을 밟게 될 것입니다.(통일고려의 존재로 금이 성립하지 않게 된다면, 오히려 송나라는 생존이 가능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고려는 몽골을 격퇴하기에는 그들과 너무 가깝고 약하죠)

사실 고려가 부마국이 된 것 자체도 꽤 운이 좋은 축에 속했기 때문에, 정말 재수가 없으면 실제 역사보다 더 비루한 대우를 받는 속국이 됬을 수도 있습니다.(그래도 국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쿠빌라이가 고려의 항복을 받고 '당태종도 못한 일을 내가 해냈다!'라고 뛸 듯이 기뻐했다는 기록을 보며 '뭔가 오해하고 있네'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어지겠군요)

원나라가 탐라와 쌍성총관부를 뜯어갈 때 요동도 같이 뜯어가는 건 충분히 있음직한 일이고, 원나라가 다시 중국의 한족왕조로 교체될 때 요동을 다시 수복하지 못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만약 이때 고려가 한반도 이북 땅을 수복하지 못한다면, 이때부터 역사는 실제와 별로 다르지 않게 흘러갈 공산이 높아보입니다. 아마도 한반도 이북 땅을 잃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 시나리오도 여기서 끝나는 게 맞겠지만...

5. 정말 운 좋게 원나라의 손아귀에 벗어나 독립할때 국토를 온전히 지킬 수 있다면... 이때부터는 한국사를 벗어나 세계사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원의 공백기를 틈타 신진사대부가 무인세력과 결탁해 왕조가 유교국가로 교체되기는 할 것 같습니다. 명나라를 정복한다는 말도 안되는 망상에 젖어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이 조금 더 강한 나라라고 침략하지 않았을리가 없으니, 임진왜란은 일어납니다. 명나라 입장에서 조선은 자국의 1차 방어선인 번국이었지만, 대체 역사의 조선까지 그렇게 생각해줬을지는 의문입니다. 최악의 경우 '두 오랑캐가 싸우면 천조로서는 이득이다'라며 방관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조선이 실제 역사보다는 조금 더 상무정신이 있는 나라여서 자력으로 수비가 되었을지, 이순신이 태어나지 않아서 원래 역사보다도 훨씬 더 고생했을지는 아무도 모르겠지요.

확실한 건 만주가 포함된다고 한들, 이 시점에서는 통일 일본의 국력이 통일 한반도의 국력을 상회할 것이라는 겁니다. 물론 일본이 한반도를 완전히 집어 삼키는 건 역시 어려울 것이고, 정말로 상황이 그렇게까지 약화되면 명나라도 조선의 SOS를 팔짱끼고 구경만 하고 있진 않겠죠.

6. 만약 임진왜란을 어찌어찌 실제 역사처럼 잘 넘기게 된다면, 병자호란은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누르하치가 통합해야 할 삼여진이 한반도 국가에 복속되어 있거나(건주여진이 종족 정체성조차 가지고 있을지 의문입니다), 적어도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상태일 테니까요. 청나라가 이자성의 난이라는 천운에 힘입어 명을 대체하는 일은 일어날 수 조차 없게 됩니다.(사실 실제역사에서도 청이 명을 대체한 건 정말 천운이었죠.)

그렇다면 명은 다른 한족 왕조로 교체될 테고... 이 통일 왕조는 적어도 19세기 말엽에 청보다 군사적으로 강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물론 영토는 더 좁았겠지요) 청나라는 지배집단인 만주족이 한족에 동화되는 걸 막기 위한 온갖 시도로 팔기군이 유명무실해지면서 덩치에 비해 군사력이 지나치게 약해지고 말았고, 결과적으로 서구 열강에 너무 쉽게 짓밟히게 되었죠.

만약 제국주의 시대에 중국이 한족 국가로 남아있었다면, 서구와 중화제국 사이의 과학기술, 군사력의 격차는 실제 역사보다는 줄어들었을 공산이 큽니다. 일단 한족을 억압할 필요가 없으니, 동원력부터가 체급이 달랐을 겁니다. 아닌 말로 중국의 인력이 제한받지 않는 상황이면 무기 기술의 격차가 1세기 이상 난다 하더라도 베이징이 동네북이 되는 신세는 충분히 면합니다. 아무리 비관적으로 가정해도 대영제국이 아편전쟁에 투입한 예산이 마오리족을 상대하는데 쓴 예산만도 못한 코미디같은 상황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다면 중국이 계속해서 지역패권국의 자리를 지켰을 수도 있고,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제국이 중국을 이기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한민족은 최대의 흑역사인 일제시대를 겪지 않아도 됬겠죠. 대신 한국이 중국 대신에 러시아에게 땅을 좀 뜯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7. 브레진스키가 지적했듯이, 현대세계의 패권국인 미국의 입장에서 한국의 핵심적인 지정학적 역할은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매우 큰 잠재력을 가진 일본을 미국의 보호국으로 묶어두는 것'입니다. 한반도가 중국의 영향력에 완전히 넘어간다면, 미국으로서도 일본의 재무장을 막을 길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한반도 남단이 미국의 영향력 범위내에 들어오게 된 것은 상당히 부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중국이 조금만 더 강했어도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죠. 하물며 한반도가 일본에 먹히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부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따라서 대체역사에서 한국은 친중국가로 남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마도 공산주의 국가였을테고, 당연히 경제력도 지금 한국에 비해 뒤쳐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만주를 달고 있는 게 혹이 되었던 셈이 되는 거죠. 이미 말했듯이 늦어도 몽골제국의 침략때 빼앗긴 후 회복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요.
윌로우
18/03/09 19:23
수정 아이콘
뭐 고구려유목민족에 눌려 원나라가 발흥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죠.
독한혀들의전쟁
18/03/09 19:23
수정 아이콘
19세기 영프러가 달라붙으면 버틸수나 있으려나
먼치킨
18/03/09 23:04
수정 아이콘
기본적으로 중세까지의 전쟁에서 고려해야 할 가장 첫번째 요인은 큰 강 또는 큰 산맥이고, 두번째가 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그렇기 때문에 고구려가 아닌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다고 생각하거든요.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어봐야
신라보다 더 비참한 꼴을 맞이했을거라 봅니다.
9년째도피중
18/03/10 00:50
수정 아이콘
위에 여러 분들이 잘 적어주셨네요. 멀리 갈 것 없습니다. 요와 금이 걸어간 길을 보면 됩니다.
18/03/31 16:39
수정 아이콘
일단 고구려가 그럴 능력이 없습니다. 못합니다.
그리고요. 저당시엔 저 지도에 나오는 평야들 상당수는 존재 하지도 않았습니다.
천 몇백년전 이야길 하면서 지금이랑 지형 지리가 같았다고 생각한다는게 말이 됩니까?
수당에 그리 끌리지 않는 국력도 말도 안되고요
수나라 인구가 기록마다 다르지만 4500~5000만 사이라고 합니다
고구려 인구가 기록마다 다르지만 맥시멈도 300~400만이고 100만 이하설도 많습니다.
백제도 대충 비슷하고 신라는 기록이 없지만 비슷하도 쳐도 셋이 합쳐도 천만 남짓인데
무슨 수로 수당에 꿀리지 않는 국력이 가능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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