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11/03 17:13:52
Name paauer
Subject [일반]  트와이스 "Likey" 감상문 (수정됨)



지금까지 트와이스 노래의 공통주제는 세련됨과 에너지입니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트와이스 멤버들 고유의 것이라면 세련됨과 리듬감은
블아필이 작곡해준 우아하게, 치얼업, 티티 연타로 트와이스의 정체성이 됬습니다.

이번 노래 라이키는 블아필이 치얼업에서 보여줬던 리듬감, 우아하게에서 보여줬던 트와이스만의 에너지, 티티에서 보여준 세련됨을
새롭게 포장했습니다.

그중에도 메가 히트였던 치얼업과 티티의 인기의 중요한 요소는 비트와 사운드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1. 라이키의 리듬감은 어디서 나오는가?

소위 비트를 잘 뽑았다고 하죠.
블아필곡의 리듬감은 단순하지만 복잡한 스네어,킥,하이햇의 조합으로 나옵니다.
곡의 뼈대는 힙합 비트이지만 이 드럼들이 변칙적으로 들어오면서 곡을 지루하지 않게 해줍니다.
처음 사나의 라이키 훅 이후 모모파트 전까지 이어지는 808을 활용한 비트는 굉장히 훌룡합니다.
걸그룹 노래에 이질감이 들지 않게 중요할때는 드럼을 최대한 감추면서도 전체적으로는 808류 드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스킬이 블아필의 특기라고 생각합니다.
드럼을 숨기지 않았을때 어떤 사태(?)가 발생하는지는 후반 랩 중간에 나오는 다현이의 댑으로 알수있습니다.
마치 이런 트랩비트도 찍을줄 아는데 안만들고 나는 걸그룹 노래 만든다라고 선언하는듯한 재치있는 모습이었죠.
드럼 사운드도 하나만 쓰는게 아니라 굉장히 다양하게 샘플/디자인한게 들립니다.
작곡가 인스타그램 라이브에서 말하길 라이키에 6개월동안 공을 들였다고 하는데 거짓말이 아닌거 같습니다.



2. 라이키는 왜 세련된가?

세련됨은 데뷔곡이 '우아하게' 인 트와이스의 가장 큰 색깔입니다.
곡에서 세련됨이 느끼려면 중요한 건 사운드 디자인입니다.
이번 라이키에서 중심에 있는 사운드는 EDM류 베이스/트랩쪽에서 가끔 들을수 있는 금관악기 소리입니다.
전체적인 사운드는 통통 튀면서 귀여운 드럼/신쓰/샘플을 많이 사용하지만 브라스 소리로 무게감과 비장함을 더했고
사운드 디자인이나 곡 구조나 퓨쳐베이스와 팝 경계에 있는 노래들을 많이 연구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곡 전체가 어떻게 보면 사나의 훅을 강조하기 위한 빌드업으로 짜여있고 이는 EDM의 공식과도 같은 빌드업+드랍 구조와 많이 닮아있습니다.
꽉차게 레이어링된 신스와 비트를 작게 쪼갠 스네어와 하이햇을 이용한 EDM식의 빌드업후 코러스+훅으로 이어지는건 지금껏 블아필이 자주 사용했던 공식이죠.

참조:




후렴(미나 파트)과 훅(사나파트)에서 들리는 퓨처베이스 특유의 supersaw 신스와 전체적인 드럼 디자인을 보면
블아필은 예전부터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들이 활발히 교류하고 있는 최신 사운드들을 많이 참고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사운드 디자인을 최대한 트렌디하게 가져가되 케이팝과 트와이스의 색깔은 지켰기때문에
우아하게와 TT가 섞인거 같다는 초반 반응이 많았죠.


3. 그럼 시그널의 호불호는 어디서 온 걸까?

시그널의 초반 랩파트 (모모,미나)는 베이스를 잔뜩 먹은 808 킥으로 시작합니다.
걸그룹 노래에서 808을 숨기지 않는 패기와 시도 자체는 좋았다고 봅니다만
랩부터 후렴전까지 가는 빌드업에서 정박으로 떨어지는 스네어+박수소리+ 챈트의 단조로움과 (박진영이 작곡한 너무너무너무에서도 이 문제점이 들립니다)
808를 숨기지 않고 전면에 둔 이질감, 그 비트를 살리지 못하는 부족한 랩이 패착이었다고 봅니다.
제와피가 이 곡을 만들때 블아필의 다양한 비트와 사운드 디자인을 이어가려고 하는 시도는 좋았으나 전체적으로 보면 매끄럽지 못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제왑의 명곡들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특유의 멜로디와 후렴이 워낙 훌륭했기 때문에
초반 파트의 이질감이 귀에 익는 순간 역주행할수 있었던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4. 결론

이미 팝시장은 예전의 가사나 멜로디 위주의 곡 트렌드에서 벗어나 비트와 사운드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블아필은 그런 트렌드를 잘 캐치하고 걸그룹 노래에 적용할수 있는 프로듀서고
제왑이 기획한 트와이스의 세렴됨을 강조하기에 최고의 프로듀서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LaLaLand
17/11/03 17:16
수정 아이콘
늘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미사쯔모
17/11/03 17:19
수정 아이콘
훌륭한 평가십니다
홍승식
17/11/03 17:3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런데 시그널은 블아필이 아닌 JYP 작곡이에요. (소근)
17/11/03 17:36
수정 아이콘
네 맞아요. 제왑이 블아필 곡들을 참고로 따라하려고 했다가 실패했다는 의미였는데 수정하겠습니다.
혼자왔니
17/11/03 17:37
수정 아이콘
전 멜로디가 귀에 꽂히는 노래가 좋다보니.. 라이키보다 시그널이 더 좋아요.
너무 많은 소리가 들리다보니 좀 과하달까, 게다가 후렴구 아니면 멜로디가 기억도 잘 안나고..
공고리
17/11/03 18:34
수정 아이콘
저도 시그널이 더 좋아요.
시그널은 익숙해졌고 초반 랩도 적응되었으니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paauer님이 올려주신 같은 류의 곡들도 들어봤는데,
딱히 안 끌리는 것을 보면 라이키 보다는 시그널 쪽이 더 맞는 것 같아요.
17/11/03 17:5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라이키가 트와이스 노래가 아니더라도 좋아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올려주신 다른 곡들을 보니 이쪽 장르가 제 취향이었네요.
우아하게~TT는 지루할 틈이 없도록 한 곡 안에서 계속 바뀌어가는 것도 특징이지만 거의 항상 사운드가 풍부하게 들어차있다는 게 좋았던 거 같아요.
시그널은 랩파트를 제외하더라도 사운드가 그만큼 풍부하지는 않아서 그런지 다른 곡들에 비해서는 별로더라구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17/11/03 18:48
수정 아이콘
TT때도 느꼈지만 약간 정신없다고 해야하나.....
전 시그널이 더 취향에 맞네요
야옹다람쥐
17/11/03 19:08
수정 아이콘
808이 뭔가요?
별이지는언덕
17/11/03 19:34
수정 아이콘
TR-808로 전자악기 사운드를 말합니다.
17/11/04 04:2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원래 808은 윗 분이 맞고 요즘 808이라고 하면 보통 지속시간이 긴 베이스 음역대가 많이 들어간 킥드럼
혹은 베이스 그 자체를 말합니다.
최종병기캐리어
17/11/03 19:15
수정 아이콘
노래는 좋은데 가사가 참....
Betty Blue 37˚2
17/11/03 19:29
수정 아이콘
전 가사랑 안무랑 노래 다 좋다고 생각하는데... 뭔가 인스타를 그런식으로 표현하는게 정말 참신하고 신난다고나 할까요. 아이돌 노래는 가사 듣는게 거의 의미가 없지만 라이키는 가사도 재밌더라구요.
별이지는언덕
17/11/03 19:30
수정 아이콘
저는 음악적 지식이나 표현력이 부족하여 이만한 감상은 작성할 수 없겠지만 paauer님의 감상문에 많은 걸 더 알고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정확하게 위에 쓰신 팝적인 요소와 비트와 사운드 설계가 현재 이번 신곡에 대한 해외에서의 결과가 좋은걸 유발했다고 생각하고
정확하게 똑같은 이유로 한국 사람들의 불호를 유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팝스러움이 강조된 노래랄까요. 멜로디와 디렉팅에 있어서 곡을 듣고 있노라면 한국노래를 들었다기보다는 제가 보통 팝을 들을 때의 느낌을 더 준다고 할까요. 본래도 그런 감이 없잖아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게 더 심화되어 한국사람들에게 어려움을 유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라도는 오버에 나와있는 작곡가 중에서 가장 힙합비트를 다루는 데 있어서 트렌디하고 능수능란한 것 같습니다. 단지 이번 곡은 이 날씨에 듣기엔 너무 밝고 춥지 않나 싶어서 TT처럼 딥하우스 계열로 좀 더 딥하고 다크했으면 좋았겠다란 개인적인 아쉬움도 있지만 그렇다면 라이키보다 심하게 자가복제소리를 듣게 되었겠죠. 그루비룸이나 그레이가 따라잡지 않을까 했는데 제 판단에는 아직은 한참 멀어보이네요.
첫 날 뮤비가 공개되고 거기에도 썼었지만 블아필과 또 작업을 하게되든 어떻게 되든 다들 한꺼번에 만족시키려 하지 말고 팝적인 요소는 살리면서 한국 가요만의 색채를 같이 잘 취합해서 균형을 찾아야 할 필요성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조금 시간이 지나면 대중들이 좋게 받아들이고 팝스러움을 더 강조하는게 옳은 선택이 되어서 제가 썼던 글들이 다 X문가 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이러하네요.
어쨌든 금관악기 사운드 성애자인 저로써는 신곡 나오면 인트로에 금관악기 사운드가 깔렸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너무 좋네요.
17/11/04 01:22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일렉+힙합 사운드를 강조한 스타일이 한국 대중들에겐 충분히 난해할수 있고 반대로 해외에서 폭발적인 반응이 나온 이유입니다.
확실히 계절감이나 후렴 멜로디가 아쉬운것도 맞지만 장기적으로 트와이스의 세련됨을 강조하는 브랜드에 도움이 될거라 나쁘지 않은거 같네요.
응큼중년
17/11/03 19:4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라이키 초반부의 리듬감은 정말 끝내주더라구요
아재 입장에서 '멜로디가 좀 약한가?'
하는 생각이 조금 들었지만
이 정도 리듬감이면 그걸로도 충분하다 싶어요

거기에 엠카 컴백무대는 최고입니다
역시 걸그룹은 직캠입죠!!
LISTERINE
17/11/03 21:14
수정 아이콘
블아필쪽이 취향인지 그동안 블아필곡들도 다 좋았고 likey도 좋네요. 티티보다 조금 별로인 느낌이긴 한데..
물론 아직까지 최고의 곡은 우아하게.. 곡도 곡이고 컨셉도 치어업 - likey보다는 좀 더 나은듯 한데..
낙낙은 왠지 뽕끼가 좀 있어서 좋았는데 시그널은 도저히... 듣다보면 괜찮아지긴 하는데 초반부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요 크크
17/11/03 22:09
수정 아이콘
음...전 시그널까지도 좋았었는데 이상하게 이 노래는 위우.를 부르는 프리스틴이 떠오르면서,
트와이스가 아니라 어떤 현재 걸그룹이 받아도 잘 소화할것 같은 느낌이라서 위화감이 있네요.
그냥 개인 감상입니다 돌던지지 말아주세요. 물론 직캠은 추천이지만, 저는 일본 싱글 One more time이 더 좋습니다(...)
네오유키
17/11/04 00:12
수정 아이콘
후렴이랑 훅이랑 다른거예요?
17/11/04 01:02
수정 아이콘
훅이 후렴일순 있는데 그 반대는 아닙니다.
17/11/04 03:5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음알못입니다. 시그널은 용어는 몰라도 딱 해석하신 느낌 받았었습니다
이번 곡은 사나부분이 좋은데 조금 촌스럽더라도 훅을 더 살렸으면 어땠을까요? 전 오히려 나연(지효가 아니라 미나군요) 파트 때문에 흐름이 죽었다고 느껴져서
17/11/04 04:23
수정 아이콘
장르와 컨셉을 생각하면 노래는 거의 맥시멈으로 뽑힌거 같습니다.
오히려 후렴을 조금만 더 살렸으면 어땟을까 싶네요.
메티스
17/11/04 06:12
수정 아이콘
현재 트와이스의 음원성적은 데뷔곡 제외 5곡(치어업,티티,낙낙,시그널,라이키) 중 최악입니다.
음악성은 어떨지 몰라도 트와이스의 비슷한 컨셉의 노래에 대중들은 지쳤다고 보는 게 맞아요.
됍늅이
17/11/04 12:33
수정 아이콘
그럴수도 있고
1. 일본활동으로 인해 한국에 미세하게 소홀했던 것의 효과
2. 어느덧 몇해가 지나니 경쟁그룹이 많아지고 예전만하기 어려움

일 수도 있겠죠. 사실 음원성적이라는 게 꼭 음원의 문제만은 아닐 테니까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4456 [일반] 비트코인, 세그윗, 2x, 라이트닝 네트워크 [17] 가라한25976 17/11/04 25976 7
74455 [일반] 우려는 매우 크지만 오늘 밤 김어준씨와 유병언 아들이 인터뷰합니다. [93] 삭제됨13988 17/11/04 13988 2
74454 [일반] 한국에서 대안 우파가 커질 수 없는 이유 [64] 레나사14609 17/11/04 14609 9
74453 [일반] 이방인 [6] JKay4227 17/11/04 4227 3
74452 [일반] 신해철 본인이 선택한 [무덤까지 가져갈 내 노래 베스트 11] [20] 친절한 메딕씨8728 17/11/03 8728 6
74451 [일반] 32살에 시작해 33살에 킬리만자로 등반을 마친 수기 [데이터 주의] [54] 로각좁11131 17/11/03 11131 106
74450 [일반] 이해진의 발언으로 촉발된 네이버와 구글의 격돌 [72] 아유13233 17/11/03 13233 9
74449 [일반] 벨푸어 선언과 유대인 로비의 위력 [7] 밴가드8422 17/11/03 8422 8
74448 [일반] [넨도로이드] 메이 간단 리뷰 [12] 김티모8239 17/11/03 8239 5
74447 [일반] 불교에 대한 잡설 #2 [10] 아발로키타4215 17/11/03 4215 2
74446 [일반] 오늘자로 한국당이 박근혜를 출당시켰습니다. [63] 피카츄백만볼트13705 17/11/03 13705 0
74445 [일반]  트와이스 "Likey" 감상문 [24] paauer8380 17/11/03 8380 14
74444 [일반] 文대통령 국정 지지도 73%…취임 6개월 기준 역대 2위[갤럽] [89] 태연이14221 17/11/03 14221 6
74443 [일반] 아주 작은 할아버지 [6] 별하늘에서바라본5288 17/11/03 5288 41
74439 [일반] [가상화폐] 비트코인캐쉬를 추천해 드렸던 이유 [163] Remastered14941 17/11/03 14941 5
74438 [일반] 맛집의 추억.. [4] 카미트리아4670 17/11/03 4670 2
74437 [일반] PGR 맛집 공유 프로젝트(수정_상호가림제거) [105] 원스25181 17/11/03 25181 21
74436 [일반] 차기 대선 후보 지지에 대한 고민 [115] NCS10952 17/11/03 10952 2
74435 [일반] '백제왕성' 풍납토성 복원 길 열리나…법원 "사업인정고시 적법" [7] Marcion6534 17/11/03 6534 0
74434 [일반] [역사] 중국 원조 슈퍼리치, 오병감을 아시나요? [11] aurelius12608 17/11/03 12608 2
74433 [일반] 삼성 미래전략실이 화이트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는 보도 [18] 곰주8886 17/11/03 8886 3
74432 [일반] [책추천] 살로니카, 유령들의 도시: 기독교인와 무슬림 그리고 유대인 [15] aurelius6255 17/11/02 6255 2
74431 [일반] [정치유머] 단 2가지의 유머로 여러분을 웃겨드립니다. [35] 태연이12991 17/11/02 12991 2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