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고1 남학생과 대화할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멀쩡한 얼굴인데 수능 끝나면 성형수술을 꼭 하고 싶다고 말하더군요.
그 때 무심코 제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남자는 얼굴보다 능력이야. 성형수술 같은 거에 쓸 돈 있으면 차라리 그 돈 모아서 하루라도 빨리 집 살 생각을 해라~"

헐...말해놓고 오히려 제가 더 놀랐습니다.
이렇게 꼰대스러운 대답이라니...ㅠ.ㅠ
흙수저로 태어나 쥐꼬리만한 월급모아 서울에서 내집마련 하려다보니 스트레스가 쌓인건가 싶기도 했지만,
어쩌면 이렇게 다들 꼰대가 되어가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최근 이슈가 되고있는 진보언론들의 작태를 보면서 저 역시 참 많은 실망을 했습니다.
조중동이나 한경오나 결국 그놈이 그놈이구나...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면서 문득 20대 시절의 저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 때의 저에게 한경오는 조중동이라는 거대악을 상대하는 의로운 용사님이었거든요.
만약 지금의 제가 20살의 저와 대화를 한다면 조중동이나 한경오나 그놈이 그놈이라고 말하겠죠.
마치 저희 어머님이 저에게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이나 다 똑같은 놈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말이죠.

나이를 먹을수록 보수적으로 변한다고들 합니다.
제가 나이를 먹으면서 보수적으로 변하는 것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들을 조금씩 더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만은 사실인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