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3/16 11:49:33
Name Neanderthal
Subject [일반] 달에서 발견한 미생물 (Moon bugs)
1967년 4월 17일 미국 나사에서 발사한 세 번째 무인 달착륙선 Surveyor 3호가 나흘 뒤 4월 20일에 무사히 달에 착륙합니다. 이 착륙선의 주요 임무는 달 표면의 여러 사진들을 촬영하여서 지구로 전송하고 특히 달 표면을 파고 달의 흙 샘플을 채취해서 그 사진을 찍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그 사진들을 본 지구의 과학자들이 달의 흙의 조성을 연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도였던 것이죠.


260px-Surveyor_3_on_Moon.jpg
Surveyor 3호...


또 여기에는 나중에 발사될 아폴로 12호의 탐사계획과 연계된 중요한 미션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즉, 아폴로 12호의 우주인들이 이 Surveyor 3호 가까이에 착륙해서 Surveyor 3호에 장착된 일부 기기들을 회수해오기로 되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이 미션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왜냐하면 우주 환경에 설치한 구조물이 가혹한 우주 환경에 얼마나 잘 견디면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지, 즉 우주 구조물의 내구력을 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기 때문이었습니다. Surveyor 3호가 달에 착륙한 지 2년이 넘은 시점인 1969년 11월 14일 아폴로 12호가 발사됩니다. 달에 착륙한 우주인들은 예정된 대로 Surveyor 3호의 일부 기구들을 본체에서 분리해서 회수해 왔는데 그 가운데는 Surveyor 3호의 카메라도 있었습니다.


980x.jpg
2년 전에 달에 온 Surveyor 3호를 살펴보는 아폴로 12호 우주인...


그런데 나중에 회수해 온 Surveyor 3호의 카메라를 조사하던 과학자들이 깜짝 놀라게 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 카메라에서 미생물이 발견된 것이었습니다. 발견된 박테리아는 Streptococcus mitis라는 지구에서 흔하게 발견이 되는 미생물이었습니다. 당장 이 미생물의 기원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과연 이 미생물이 달에 있다가 Surveyor 3호에 옮겨 붙은 것인가? 아니면 애초에 지구에서 출발할 때 오염이 된 채로 달까지 간 것인가? 하는 문제가 불거진 것입니다.


surveyor-cam-web.jpg
회수해 온 카메라...


내려진 결론은 "처음부터 지구에서 묻어간 것이다"였습니다. 나사의 우주선 발사 전에 실시하는 비미생물 처리 절차에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이 Streptococcus mitis가  Surveyor 3호의 카메라에 묻어있던 상태로 우주로 가게 되었고 달의 극한 환경 속에서 비활성 상태로 존재하다가 다시 지구로 돌아오자 긴 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한 것이라는 결론이 내려진 것이었습니다. 무려 2년의 넘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생존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사건은 단순한 일회성 해프닝으로만 끝나지는 않았습니다. 미생물이 우주의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사실로서 드러남으로써 지구 생명체의 기원이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 등에 묻어 온 미생물일 수 있다는 이론이 부상하게 되었고 나사의 우주 프로그램 내용에도 변화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한참 뒤에 나사의 목성 탐사 계획의 일환으로 진행된 갈릴레오 탐사선 프로그램에서 탐사선 갈릴레오 호는 2003년 임무를 다 마친 후 목성으로 바로 추락해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 역시 혹시 탐사선을 그냥 나뒀다가 나중에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에라도 추락하게 되었을 때 탐사선에 묻어있을 지도 모르는 미생물이 유로파로 옮겨갈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처였던 것입니다. 나중에 유로파에서 락토바실러스균이라도 발견이 된다면 또 이것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상황을 아예 처음부터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었지요.


1.jpg
갈릴레오호의 최후...ㅠㅠ


미생물...아무튼 독한 놈들입니다...독해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YORDLE ONE
17/03/16 11:53
수정 아이콘
진공에서도 살아진단 말입니카.. 그럼 우주 어딘가에 미생물이 있긴 하겠네요.
열역학제2법칙
17/03/16 12:06
수정 아이콘
진공은 약과죠... 방사능이라는 더 무지막지한 놈들도 있는데
Neanderthal
17/03/16 12:30
수정 아이콘
달의 방사능도 만만치 않습니다. 태양에서 직빵으로 받아서...--;;
토니토니쵸파
17/03/16 11:56
수정 아이콘
물곰이 생각나네요 흐흐
이슬먹고살죠
17/03/16 12:01
수정 아이콘
이봐 잘난친구! 물곰이야! 아주 무지막지한 녀석들이지! 영하 200도에서도 살아날 수 있다고!
아점화한틱
17/03/16 12:22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뜬금없이 빵터지네요
도토루
17/03/16 12:33
수정 아이콘
써주신 내용이 어떤거에요?(패러디인가요? ㅠ)
래쉬가드
17/03/16 12:39
수정 아이콘
스타크래프트2에 나오는 불곰이라는 유닛소개입니다.
도토루
17/03/16 12:40
수정 아이콘
윽.. 스타2 안한 티나네요 크크
감사합니다 ^^
써니는순규순규해
17/03/16 11:57
수정 아이콘
그냥 지구에서 온 우주를 대상으로 미생물을 뿌려버리면 먼 훗날 어느 별에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거 아닐까요?
유유히
17/03/16 12:00
수정 아이콘
닐 암스트롱의 우주복에 미생물이 묻어 있었다면, 10억년후 달나라를 활보하는 미지의 생명체가 지구달을 바라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바카스
17/03/16 12:41
수정 아이콘
태양 수명이 이제 50억년쯤 남았나요?
17/03/16 12:52
수정 아이콘
후 걱정되네요
차라리꽉눌러붙을
17/03/16 16:59
수정 아이콘
저도 쫌 더 살아야 되는 데ㅠㅠ
17/03/16 11:59
수정 아이콘
저 갈릴레오호가 최후를 맞으며 남긴말이
"그래도 지구는 돈다."
맞죠?
귀여운호랑이
17/03/16 12:40
수정 아이콘
천동설은 뉴턴인데요? 사과가 떨어지는 걸 보고 지구-사과의 관계에서 태양-지구의 관계를 유추해냈다는 건 유명한 이야기인데요. . . .
다람쥐룰루
17/03/16 14:08
수정 아이콘
사과의 백터값을 눈대중으로 측정한 결과 수직이 아닌 수평방향으로 힘이 작용한다는걸 발견해서 지동설을 즈징하게 된것 아닌가요?
FreeAsWind
17/03/16 17:49
수정 아이콘
뉴턴이 웬 천동설이랍니까..
유명하기로는 천동설은 Ptolemy, 지동설은 코페르니쿠스, '그래도 지구는 돈다' 는 갈릴레오가 맞죠.
귀여운호랑이
17/03/16 17:59
수정 아이콘
나. . . . 난감하네요.
알테어
17/03/16 18:33
수정 아이콘
미생물을 발견한 갈릴레오호는 최후를 맞으며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유레카~앜.
eternity..
17/03/16 21:37
수정 아이콘
전 이 대사로 알고 있었는데요...

갈릴레오 (갈릴레오) 갈릴레오 (갈릴레오) 갈릴레오 피가로..

마지막엔 마마를 외치며 장렬히...
안토니오 산체스
17/03/16 22:46
수정 아이콘
제일 마지막 대사는 "그래도 지구는 돈다"가 아닌 "어쨌건 바람은 분다"였던 것으로...
몽키.D.루피
17/03/16 12:15
수정 아이콘
역시 인류는 테란이 아니라 젤나가였네요. 현인류가 전우주의 지적생명체의 시조일지도 모릅니다.
17/03/16 12:20
수정 아이콘
문벅하니까 장문복이 생각나네요... 췤!
영원한초보
17/03/16 13:31
수정 아이콘
개봉 예정자 중에 우주에서 미확인 세포 수집해섶성장하는 영화가 있던데 연관 있으려나요
Neanderthal
17/03/16 13:42
수정 아이콘
라이프 말씀이시군요. 알고 봤더니 외계인은 스트렙토코커스균이었다???...--;;
17/03/16 20:50
수정 아이콘
선원들이 한 명 한 명 원인모를 포풍설사로 쓰러지는데....?!
홍승식
17/03/16 14:15
수정 아이콘
지구상의 생명이 운석에 묻은 미생물에서 시작되었다면 그 미생물은 또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요?
이워비
17/03/16 14:29
수정 아이콘
이런걸보면 탐사선이 행성에 갈때 물한페트 흙한줌같은거 가져가서 뿌렷으면좋겟어요.
어쩌면 수억년이지나서 그행성 생명발아에 단초가될지도....
아니면 바퀴벌에나 물곰같은거요
유유히
17/03/16 15:36
수정 아이콘
사실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만약 그 행성이 생명으로 가득찬 곳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져온 물이나 흙에 사는 미생물이 그 생명들에게는 치명적 질병균 혹은 생존경쟁에서의 우위를 점한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마치 유럽인이 아메리카 원주민에게 생화학 병기나 다름없었던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가져간 흙 한줌, 물 한병이 향후 무궁무진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었던 외계 생명체를 짓밟거나, 최소한 아예 다른 모습으로 만들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가 그리 쉽지만은 않은 문제입니다.
이워비
17/03/16 15:39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니 탐사선의 단조로운 탐색으로 비생명행성으로 규정짓기 어렵긴하겠네요.
답변감사합니다
17/03/16 16:00
수정 아이콘
영화 프로메테우스가 떠오르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1141 [일반] 삶 그리고... ① 나는 병신이다 [7] 이성경6560 17/03/17 6560 10
71139 [일반] 세월호 3년만에 인양. 19일 시험인양 실시 [18] 홍승식7897 17/03/17 7897 5
71138 [일반] [키배 특강] 온라인 혐오 비난 배틀에서 살아남는 4가지 방법 [60] Jace T MndSclptr8179 17/03/17 8179 40
71137 [일반] 대구지법, 문명고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효력정지 신청 인용 결정 [188] 타테이아8486 17/03/17 8486 7
71136 [일반] 왜 여자는 권력을 차지하지 못하는가 [171] 손금불산입16636 17/03/17 16636 11
71135 [일반] 동료가 덮어씌운 성추행 누명…자살 내몰린 대학교수 [48] 치열하게12147 17/03/17 12147 1
71133 [일반] 대학 졸업 직전 지난 12년간의 학창시절을 되돌아보면서 (부제: 한국교육 vs 미국교육) [44] 쿠쿠다스7633 17/03/17 7633 3
71131 [일반]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2017) 관람기 "나의 벨은 그러지 않아" (스포無) [24] Dukefleed8794 17/03/17 8794 1
71130 [일반] 맨스플레인(Mansplain) [222] GTA17009 17/03/16 17009 44
71129 [일반] 진짜 해도 해도 너무 합니다 [27] 꼬마산적14976 17/03/16 14976 0
71127 [일반] [자전거] 라이딩의 계절이 돌아 왔습니다. [107] 물맛이좋아요8983 17/03/16 8983 4
71125 [일반] 유사한 소재의 설화, 다른 방식의 전래 [19] 서현127431 17/03/16 7431 2
71124 [일반] WOW! [90] 善兒10548 17/03/16 10548 1
71123 [일반] 달에서 발견한 미생물 (Moon bugs) [32] Neanderthal12530 17/03/16 12530 7
71121 [일반] 도둑 뇌사 사건 유죄 판결의 진실 [211] ZeroOne14851 17/03/16 14851 4
71120 [일반] 자칭 경제적으로 실패하지 않은 정부에 대한 기사 [21] 블랙번 록9519 17/03/16 9519 5
71119 [일반] BBQ 치킨대란은 결국 이런 결과를 부르고야 말았습니다. [104] 서현1220217 17/03/16 20217 17
71118 [일반] 『삼국지』에서도 손꼽을만한, 263년 촉나라 정벌전 [76] 신불해18246 17/03/16 18246 43
71117 [일반] 북미 흥행수입 4억 달러를 가장 빨리 돌파한 영화 Top10 [11] 김치찌개7789 17/03/16 7789 5
71116 [일반] 전 세계에서 부정부패로부터 가장 깨끗한 국가 Top10 [24] 김치찌개7765 17/03/16 7765 2
71115 [일반] 실업자 135만명…IMF 시절로 돌아간 고용시장 [66] 외계소년14570 17/03/15 14570 10
71114 [일반] 세 모자(母子) 사건의 결말 [52] 여자친구14074 17/03/15 14074 3
71108 [일반] "가계부채, 빌린 사람 책임도 있다"..금통위원 작심 발언 [85] 아라가키13724 17/03/15 13724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