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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7/17 20:32:20
Name 군디츠마라
Subject [일반] 에르도안이 막장은 맞는데 사실 터키도 러시아처럼 대안이 없죠
http://hyukjunseo.egloos.com/3548485

터키 쿠데타 이후 위 블로그 글을 읽어보니 원래 터키 정치는 문제가 많았고 군부 시절에는 사람 잡아가두고 고문하는 등 한국의 박정희-전두환 독재시절과 별 차이가 없거나 더 심각한 상황이었는데

쿠데타의 주역인 군부는 아타튀르크의 강력한 세속주의 덕분에 세계적으로 평은 좋지만 아타튀르크가 세속주의를 내세우면서 오스만 제국을 부정하고 터키 민족주의 끌어올리며 쿠르드족 때려잡은 것도 문제였고 경제정책도 엉망이라 인플레가 높았는데 에르도안이 집권하면서 경제가 나아지고 인플레가 개선되는 걸 본 터키인들이 에르도안을 지지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죠.

에르도안은 푸틴과 달리 군 장악력도 떨어지고 미국과 서방 눈치보느라 대놓고 야당 인사를 홍차로 독살하는 막장짓은 안하는데다 쿠르드 탄압도 이전 터키 정부에 비하면 덜한 편이고 이전 정권 시기 발생한 학살에 대해 사과도 하는 등 나름 온건한 모습을 보이긴 했죠.

또한 터키인들은 어쨌든 오스만 제국의 후예고 오스만 제국이 터키 역사에서 워낙 잘나간지라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터키인도 많고, 어차피 EU가입도 안될거 같으니 오스만의 후계를 자처하면서 중동의 맹주가 되길 원하는 여론이 적지 않은데 에르도안은 이를 잘 이용해 이슬람 원리주의를 적절히 섞어 정권유지에 활용하는 것이죠.

더 큰 문제는 에르도안을 대체할 만한 반대측 인물이 터키에는 없다는 거, 최대 야당인 공화인민당(세속주의)은 지리멸렬한 상태고 다른 야당인 민족운동당은 극우정당...

그나마 대안이라 할 만한 사람은 에르도안의 심복이었다 팽당한 다부토울루 전 총리 정도인데 이 인간도 이슬람 원리주의자인건 마찬가지이니 문제. 그래도 다부토울루는 에르도안보다는 좀 더 낫긴 하다네요. 시리아 난민 문제에서 터키 거주 시리아 난민-유럽 거주 타국가 난민을 1:1로 교환하는 형식으로 메르켈과 협상도 잘한 편이고.

결국 터키도 푸틴의 러시아처럼 별 대안이 없어서 에르도안이 집권할 수밖에 없는 그런 곳이었네요. 야권에서 뭔가 세속주의를 유지하면서 강력한 카리스마로 이슬람주의를 지지하는 여론을 적절히 제어할 만한 인물이 나타나야 정권교체가 성공할 거 같은데 그런 위인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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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산적
16/07/17 20:35
수정 아이콘
이제 군부까지 꽉 잡았죠
쿠테타 실패는 항상 군부숙청으로 연결돼니까요
게다가 군부 쿠테타에 대한 피로도가 터키국민들에게 장난이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이번 쿠테타 실패는 국민의 저항이 100퍼센트 이고요
품아키
16/07/17 21:09
수정 아이콘
그나마 나아진게 지금이죠. 단적으로, 아랍민주화 시기에 터키에서 에르도안에 반대하는 대대적인 시위도 군부세력 입김하에서는 불가능했을 겁니다.

에르도안은 순수 문민 정치인 출신인데 군출신이랑 다름없으며 기본 사상이나 이해관계부터가 비슷한 푸틴이랑 비교할 수는 없죠. 지난 에르게네콘 사건과 금번 쿠데타 사건의 추가로 터키 군부의 세력이 쪼그라들기를 빌어봅니다.

근데 뉴스를 보니 사법부까지도 이번 기회에 숙청하려는 것 같더군요. 견제세력이 하나도 남지 않게될까봐 걱정입니다.
Camomile
16/07/17 21:35
수정 아이콘
EU가 터키를 받아주는 일은 요원하겠군요
Chandler
16/07/18 01:22
수정 아이콘
뭐 현 상황에선 대안은 없다->독재->타락의 시나리오의 시작일 수도 있죠. 김씨왕조의 시작 김일성장군님이 북한으로써 당시의 최악의 선택이였겠습니까. 독재라는게 스노우볼로 굴러서 끝도 없이 구르면 그렇게 되는거죠. 우리나라도 김재규열사의 탕탕봉기나 광주민주화운동 87항쟁으로 전두환을 몰아내지 않았다면 어땠을지는 모르는 일 입니다. 생각보다 우리나라가 북한을 경제력으로 압도한건 얼마 안되요. 블쟈가 와우에서 허구한날 타락떡밥 쓰는건 현실반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견제가 없으면 필히 부패합니다.
Chandler
16/07/18 01:23
수정 아이콘
그리고 세속주의 원리주의 문제도 있지만 에르도안도 독재의 기운이 슬슬 보이고 있죠. 여성인권에 있어서는 여성을 초등학교 이후 교육을 금지하려는 시도도 있다고 들었고, 대통령모욕죄로 표현의 자유는 형제의 나라 답게 남조선과 북조선의 중간지대정도에 있습니다.
구름이가는곳wwww
16/07/18 07:14
수정 아이콘
초등학교 이후 교육금지 쇼킹하네요..덜덜 어느정도는 들은게 있는데 그정도까지일줄은
소독용 에탄올
16/07/18 10:49
수정 아이콘
대안이 없는건지 대안이 될만한 양반들을 너무나 잘 제거하고 있는건지가 일단 문제죠...
-안군-
16/07/18 12:33
수정 아이콘
리비아의 카다피도 집권 초창기에는 괜찮은 지도자였습니다.
독재가 오래되면 타락해가는건 당연한 수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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