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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7/02 14:33:34
Name 靑龍
Link #1 http://blog.naver.com/smh2829/220751699734
Subject [일반] <삼국지> 곽충5사와 교병제交兵制 등에 대한 의견.
곽충이 말한 다섯 번째일(郭沖五事):

위(魏) 명제가 친히 촉을 정벌해 장안에 행차하고, 선왕을 보내 장합과 제군(諸軍), 옹(雍), 량(涼)의 경졸(勁卒-강병, 정병) 30여 만을 이끌고 은밀히 진격해 검각(劍閣)으로 향하게 했다. 제갈량은 이때 기산(祁山)에서 정기(旌旗-깃발)와 날카로운 병기로 험요지를 지키고 있었는데, 10분의 2를 교대해 내려 보내려 하고(十二更下) 남은 군사가 8만이었다.
위군(魏軍)이 처음 진을 펼쳤을 때 깃발과 군사가 때마침 교체되자, 참좌(參佐)들은 모두
‘적군이 강성하여 역량으로 능히 제압하지 못하니 의당 임기응변으로 군사를 내려 보내는 것을 한 달 동안 멈추어 성세(聲勢)를 아울러야 한다.’
고 했다. 제갈량이 말했다,
“내가 군을 통수하고 용병한 이래 큰 신의를 근본으로 삼았고, ‘원(原)을 얻고 신의를 잃는 것’(得原失信)은 옛 사람도 꺼렸던 일이오.
떠날 자들이 행장을 꾸리고 기일을 기다리며, 그 처자들은 학수고대하고 날짜만 헤아리는데, 비록 정벌에 임해 어려움이 있다 해도 의(義)를 폐할 수는 없소.”
그리고는 모두 조속히 보내주도록 영을 내렸다. 이에 떠날 자들은 감격하여 남아서 일전을 치룰 것을 원하고, 남을 자들은 분용(憤踴-분격)하여 죽기로 싸울 것을 다짐했다. 서로 말했다,
“제갈공의 은혜는 죽음으로도 다 갚을 수 없다.”
싸우는 날에 이르자 칼을 뽑고 선두에 서지 않는 이가 없었고, 일당십(一當十)으로 싸워 장합을 죽이고 선왕을 물리쳤다. 한번 싸움으로 대승을 거두니 이는 제갈량의 신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비판한다. 신 송지가 보건대, 제갈량이 예전 기산으로 출병했을 때(228년 1차 북벌) 위 명제가 몸소 장안에 도착했으나 이 해에 다시 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제갈량의 대군이 관(關), 농(隴)에 있는데 위인(魏人)들이 어찌 제갈량을 뛰어넘어 곧바로 검각으로 향할 수 있단 말인가? 제갈량이 전장에 머문 뒤로 본래 오래도록 주둔하는 법은 없었는데, 바야흐로 병사를 쉬게 하려고 촉으로 돌려보냈다니, 이는 모두 사리에 맞지 않는 말이다.
손성(孫盛), 습착치(習鑿齒)가 같고 다른 점을 수구(搜求-조사하여 찾음)해 빠뜨린 것이 없는데, 그들이 모두 곽충의 말을 기재하지 않았으니 그 말에 어그러짐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교병제란 단어는 제가 임시로 만들었습니다)

곽충의 일화는 배송지에 의해 비판을 많이 받는다. 그리하여 그 사료의 신뢰도 여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붙고 필자 역시도 어느정도는 수긍하는 편이다. 그러나 배송지에 대해 살펴보면, 본인이 이해할 수 없거나 이해가 되지않으면 극렬하게 비판하는 바가 있기에 집록자로서의 배송지는 언터쳐블로 생각하나 논평자로서의 배송지에 대해선 일정부분 의문을 갖고 있다.

본 글에서 집중적으로 다룰 부분은 아래와 같다.

제갈량은 이때 기산(祁山)에서 정기(旌旗-깃발)와 날카로운 병기로 험요지를 지키고 있었는데, 10분의 2를 교대해 내려 보내려 하고(十二更下) 남은 군사가 8만이었다.

본 내용을 살펴보면 곽충의 일화들 자체는 아무래도 제갈량을 찬양하거나 부풀리는 식의 기록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현대에도 지도를 직접 보지않으면 지리적 위치에 대해 착각하기 쉽다. 곽충은 워낙 고대의 사람인데다 전해진 풍문을 듣고 제대로 된 고찰없이 기록을 남겼으리라 여겨진다. 곽충5사는 제갈량에 대한 사실보다는 위상 정도로 보는 것이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본 곽충5사에선 국가적 시스템이 기록되어있다. 조운별전 등도 종종 신뢰도 여부를 의심받는 사료이나 논문, 연구저작 등에서 '독강주'와 같은 국가적 시스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않으므로 비슷한 견지로 '교병제'란 체계를 살펴보게된 것이다.
사서에서 제갈량이 북벌군을 운용한 것을 號10만이라고 하는데 이 '호'란 것은 실질보다 부풀릴때 종종 쓰여지는 한자다. 따라서 8만여 병력을 호 10만이라 칭해도 틀리다고 할 수 없다. 제갈량군은 비록 전쟁에선 이기지못했으나 전투에선 매번 이겼고 또 지더라도 큰 패배가 없던 것은 팔진도로 병사들을 훈련시키고 원융병, 목우유마 등을 사용했으며 '교병제'를 통해 휴가를 보장했기에 사기가 높아서 그랬던 것은 아닐까? 해당 기사를 근거한다면 북벌군은 총 10만 정도였으되 2만의 병사는 5조 1교대제를 실행하여 실질적으로는 8만명의 군대를 유지했을 것이다. 간혹 아래에 대한 기록으로 제갈량의 북벌군을 20만으로 생각하는 이가 있다.

제갈승상은 홍의충장(弘 毅忠壯-포부가 크고 굳세며 충성스럽고 장렬함)하여 자신의 몸을 잊고 나라를 걱정하니, 선제(先帝)께서 그에게 천하의 일을 맡겨 짐을 위해 힘쓰도록 하셨다. 이제 그에게 모월(旄鉞-백모와 황월. 군권을 상징)의 중임을 주고 전명(專命-임의로 명령함)하는 권한을 맡겨, 보기(步騎) 20만 군사를 통령하고 원융(元戎-병거)을 동독(董督-감독,통솔)해 천벌(天罰)을 행하게 하니, 우환을 제거하고 난을 평정해 옛 도읍을 회복하는 일이 이번 거행에 달려있도다.
- 후주전 주석 -

그러나 위의 기사는 촉나라의 전병력을 통령한다는 의미이지 북벌군 병력이 20만이라는 얘기는 못된다. 북벌군 10여만 정도에 지방에서 징발할 수 있는 방위 병력 포함한 촉나라의 전 병력이었을 것이다.


p.s

삼국지에 보이는 1만, 10만 같은 병력규모는 전투요원만 나타낸 것일까 아니면 지원병까지 포함한 병력일까? 개인적으론 전자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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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욜롱
16/07/02 15:50
수정 아이콘
애초에 오나라도 어렵게 꾸리는 원장군이 20만에 위나라도 20만이 넘은 병력을 출병한 것도 그리 많지가 않은데 촉의 북벌군이 20만이나 될 것이라는 점은 말이 안된다고 봅니다.

진수만 해도 제갈량의 북벌을 옹호하며 대군을 대적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말이죠.
스덕선생
16/07/02 16:15
수정 아이콘
몇몇 사람들은 촉이 붕괴한 이유를 [위에 위협을 가할 정도로 대군을 계속 일으켰다]로 보더군요. 상황상 어쩔 수 없었다 치더라도
인구수면에서 몇배 뒤지는 촉이 위에 위기감을 줄 정도로 계속 병력을 움직였다면, 내부 경제가 파탄날 수 밖에 없었겠죠.

제갈량이 아니라 그 누가 다스려도 절대치가 다르니까요
Liberation
16/07/03 17:38
수정 아이콘
일으키지 않았으면 시나브로 먹혔을 겁니다. 싸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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