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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3/09 21:50:25
Name 이치죠 호타루
Subject [일반] 독일에는 쾨니히스베르크가 없다? - 쾨니히스베르크 + 폴란드 이야기
이세돌 九단의 패배에 PGR이 들썩들썩하군요. 입맛이 몹시 씁니다. 언젠가 올 일이었지만 그게 지금은 아니길 바랬는데 말이죠.



쾨니히스베르크라는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과생이라면 더더욱 익숙한 이름이죠. 그 유명한, 아니 악독한(...) 오일러 때문에요. 그 유명한 쾨니히스베르크의 다리 문제, 오늘날 한붓그리기의 시초가 된 그 문제가 바로 오일러의 손을 거쳐 갔으니까요.

쾨니히스베르크라는 이름, 딱 들으면 독일식 이름이라는 티가 팍팍 나지 않을까 싶군요. 2차대전 당시에 보여준 엄청난 화력과 그에 걸맞는 악랄한 명성(좋은 의미건 나쁜 의미건 말입니다. 화력은 깡패였는데 정비성과 기동성, 특히 기름을 그냥 물먹는 하마마냥 어마어마하게 X먹어서...)으로 이름높은 독일제 쾨니히스티거 전차는 뭇 2차대전 밀덕들이라면 무조건 한 번쯤은 듣게 되는 이름이죠. 그 쾨니히가 이 쾨니히입니다. König. 영어로는 King. 왕이라는 뜻이거든요. 원래 정식명칭은 그냥 티거 2고 쾨니히스티거도 사실 왕호랑이가 아니라 벵갈호랑이라는 뜻이지지만 간지가 난다는 이유로(...) 현지에서도 쾨니히스티거, 쾨니히스티거 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뭐 여하간 어느 다른 도시보다도 이 도시는 독일 소속이다 하는 게 딱 티가 나는 도시명이라 아니할 수 없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전 세계 지도를 주고 쾨니히스베르크를 찾아보세요 하면 눈 씻고 찾아도 안 나옵니다.





요거는 실제로 제가 구글 맵에다가 Konigsberg라고 입력한 검색 결과입니다. 그리고 약간 줌 아웃을 한 거죠. 근데 한 가지 이상한 게 확 눈에 띄지 않습니까? 아니 아까까지 분명히 독일식 이름이 어쩌구저쩌구 쾨니히스티거인지 뭔지가 어쩌구저쩌구해놓고서 웬 칼리닌그라드? 게다가 무슨 키릴 문자가?

오늘 이야기할 게 바로 이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제목에는 폴란드라고 되어 있는데, 그 폴란드 이야기는 왜 언급되었는지 차차 아실 겁니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놀랍다면 놀랍게도 현대로부터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안참 전인, 15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고저 1594년, 그러니까 때는 카를 5세의 말발굽이 로마를 짓밟았던 때로부터 40년 정도가 지났던 때... 독일의 영주들에게 웬 결혼 소식이 하나가 날아듭니다.

"뭐? 브란덴부르크 영방의 지기스문트 공이 프로이센 영방 프리드리히 공의 딸과 결혼한다고?"

"브란덴부르크나 프로이센(유럽사에서 나오는 프러시아가 바로 프로이센의 영어명 되겠습니다)이나 정말 별볼일 없는 땅 아닌가?"
"독일 땅에서도 3류급 영방들이 아닌가베?"
"하하, 그 결혼 한 번 초라하군 그래..."

"두 영방이 합치려 해도 저렇게 떨어져 있으니..."


(이미지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Brandenburg-Prussia)

"합쳐 봐야 다스리기 힘들겠군."
"삼류들의 결혼 대행진... 핫핫핫핫..."

(대사는 오래 된 책인 계몽사 학습만화세계사 11권 엘리자베스 1세와 루이 14세 편에서 인용했음을 밝힙니다.)

아 근데 이 결혼이 먼 훗날 독일의 시초가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세계 최대의 도시 중 하나인 베를린도 이 떄는 시골짝 마을 신세를 못 벗어나던 때였죠. 아무튼 현대 독일의 시초라 볼 수 있는 브란덴부르크-프로이센의 그 프로이센이 지도의 동쪽에 뚝 떨어져 있는 지역이고, 바로 이 곳의 수도가 쾨니히스베르크였던 겝니다. 상세한 이야기를 할 게(오늘 글의 주제는 현대사지 근대사가 아니니까요) 많으니 타임 리프를 좀 써서 시간대를 확확 땡기면... 그 프로이센이 하여간 오래도록 살아남아서 2백 년 후에는 요렇게 되고...


(바로 이 시기에 중원의 깡패라던 폴란드-리투아니아 왕국이 멸망합니다. 이미지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Frederick_the_Great)

그 후에 비스마르크가 등장해서 독일의 통일을 이루면서 제1차 세계대전을 치르기 직전까지는 이렇게 되죠.


(이미지 출처 : http://www.authentichistory.com/1914-1920/1-overview/1-origins/)

그리고 빌헬름 2세, 이 영감탱이가 - 전쟁이 일어날 당시에는 56세였으니 엄밀히 말하면 영감은 아닙니다만 - 제1차 세계대전으로 독일을 대차게 말아먹은 게 복선이 되는 것이죠. 다들 아시다시피 제1차 세계대전은 독일이 완전히 깨졌습니다. 그리고 우드로 윌슨이 민족자결주의를 내세워서 여기저기(특히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령) 독립국을 만들어서 옛다 먹어라 하는 느낌으로(...) 독립국을 많이도 만드는데, 그 중에 폴란드가 끼어 있었습니다. 뭐 그래요. 민족자결주의니 뭐니 거기까지는 좋았다 칩시다.

근데 하필이면 이 쾨니히스베르크 일대는 역사상으로 어째 철저한 독일계라(애초 빌헬름 1세가 말아먹은 제2제국의 발상지가 프로이센... 지도상으로도 몇백 년간 독일의 땅이었죠) 독일에게서 분리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프로이센이 둘이 있는데, 동프로이센과 서프로이센입니다. 브란덴부르크-프러시아 지도(아까 그 결혼 이야기)에서의 동쪽이 동프로이센이고, 동프로이센과 브란덴부르크 사이의 회색지대가 서프로이센인데, 이 지역은 앞서 언급했듯이 200년 가량 걸려서 프로이센이 먹어버렸고, 여기에서 비스마르크와 함께 독일 제2제국이 설립되었던 터라서 독일에게는 일종의 상징성이 상당히 큰 - 백만 프로토스를 상징하는 캐리어만큼이나 - 지역이었거든요. 그러나 인구의 대부분은 폴란드계였습니다. 영문 위키피디아의 Westpreussen 항목에 보면 1819년 폴란드계가 52%, 독일계가 40%로 폴란드계가 우위입니다. 그래서 민족 자결주의에 따라서 이 땅은 폴란드에 들어간 건데, 아 솔직히 독일이 이걸 가만히 납득하고 있었겠습니까? 이게 훗날의 도화선의 일부가 된 거죠.



독일이야 뭐 패전국이고 전후 배상금 내기도 깝깝했던 터라서 - 그 때 많은 사람들이 기록적인 인플레이션 때문에 굶어 죽었습니다 - 폴란드에 이만 득득 갈고 신경쓸 여지는 없었습니다. 이 와중에 폴란드는 폴란드-리투아니아 왕국 당시에 지배하고 있다가 왕국이 멸망되면서 러시아와 독일에게 찢겨나간 영토를 수복합시겠다고 한창 적백내전으로 정신없던 러시아를 건드려서 전쟁을 일으키죠. 이게 1차대전과 2차대전 사이에 있던 폴란드-소비에트 전쟁입니다. 우크라이나의 리비우(Lviv)에서 외세인 폴란드를 끌어들이고, 폴란드군이 들어서자 밀려난 공산주의자들이 붉은 군대에 헬프를 치면서...

이 일대가 좀 복잡해요. 시작은 키예프 대공국이라 러시아에 정당성이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고, 폴란드-리투아니아 왕국이 또 오래 간 것도 사실이라 폴란드가 하는 말에도 일리가 있고... 기실 유럽 일대의 영토가 다 그렇습니다. 우리 나라처럼 몇백 년간 영토가 고정된 게 아니라서. 아마 중국이 갈가리 갈라져서 오늘날 연나라니 제나라니 산서성 군벌이니 운남이니 광서성 군벌이니 등등 했으면 비슷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겠습니다만 중국은 그 갈가리 찢겨나갈 뻔한 걸 하나로 묶어버리는 데 성공했죠. 그래서 유럽 일대와는 역사의 흐름이 달라진 것이구요.

아무튼 폴란드가 서프로이센과 러시아의 영토를 일부 잡아먹으면서, 1930년대의 국경선은 이렇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Second_Polish_Republic)

단치히는 국제 연맹 관할로 남아 있었고, 빌노(Wilno)는 오늘날의 빌뉴스. 리투아니아의 수도인 그 빌뉴스입니다. 말했듯이 폴란드-리투아니아는 원래 한 나라 - 뭐 사실 연맹에 가깝긴 했습니다만 - 였고 빌노 자체가 폴란드계가 다수였던지라 빌노가 폴란드령이 되는 것은 그렇게까지 이상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이 빌노가 폴란드령이 된 과정이 마치 남의 집에 눌러앉고서는 지 꺼라고 우긴 격이라서 그렇지... 그럼 단치히는 왜 폴란드에 남아 있지 않았느냐 하면, 단치히는 독일계가 주 인구를 차지하고 있었거든요. 1923년 당시 단치히 인구가 33만 5천 가량이었는데 이 중 32만 7천 명이 독일인이었으니(...) 이걸 뭔 수로 폴란드에 넣는단 말입니까. 그렇다고 단치히를 독일에 넘겨주자니 애초에 발트 해로 나가서 무역을 하겠답시고 으쌰으쌰하는 폴란드가 시설 좋고 장비 좋은 단치히의 존재로 손가락 빨게 생겼으니... 그래서 일단 단치히를 자유시로 잘라놓고, 폴란드에게 권한을 줘서 폴란드의 무역 루트로 써먹는 꼼수를 쓴 거죠. 폴란드가 단치히를 원했기는 했습니다만 워낙 독일인이 많아놔서... 이것도 베르사유 조약의 일부였습니다. 일단 독일의 힘은 최대한 빼 놓고 보아야 했고 폴란드에게 바다로 나갈 땅을 주기로 이미 합의가 끝난 상황이었으니까요.

하여간 이 과정 때문에 프로이센의 영토가 분리됩니다. 영토가 분리되면 참 골치가 아픕니다. 당장 제주도를 떠올려 보시면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배 타고 통통대며 가던가 비행기를 타고 가던가 해야 하는데 이게 어디 보통 골치입니까. 특히 화물이 그렇죠. 비행기는 상당히 비싸고, 배는 싸기는 한데 내려놓고 육로로 다시 운송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으니까... 괜히 떡밥으로 진도에서 제주도까지 가는 해저터널을 뚫네 마네 하는 게 아닙니다(실효성은 거의 제로지만). 그 짓을, 그것도 멀쩡히 자기 땅이었던 서프로이센을 눈 뜨고 남에게 삥뜯겨서 - 아 물론 자기가 자초한 것입니다만 그게 머릿속에 들어올 리가요 - 귀찮은 일을 감수하던가 통행료를 내야 한다니, 독일 입장에서는 당연히 미치고 펄쩍 뛸 노릇이었겠죠. 동프로이센을 포기하자니 거기는 독일의 발상지라서 함부로 포기할 수도 없고 말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큰 비극이 발생합니다. 독일에서 보헤미아 출신의 하사였던 웬 미친 놈이 권력을 잡아버린 거죠.

이를 득득 갈면서 여기저기 영토 내놓으라고 삥을 뜯다가(라인란트, 주데텐란트, 클라이페다 등등...) 드디어 독일이 폴란드에게...

"야, 거기 원래 우리 땅이잖아. 내놔."
"미쳤어?"
"맞고 줄래 그냥 줄래?"
"그냥은 못 줘!"
"오냐 너 어디 한번 두고봐라. 전군 진격!"

이렇게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합니다.

발발 보름 후 전세계를 뒤집어놓는 대형 뉴스가 터졌는데, 이번에는 소련이 폴란드로 진군하기 시작한 거죠. 원래는 느긋하게 보다가 "야 이러다가 쟤들이 폴란드 다 처먹게 생겼다"라며 서둘러 진군한 거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여하간 독일과 소련은 폴란드를 갈라먹기로 전쟁 전에 미리 합의를 본 겁니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몰로토프-리벤트로프 조약(Molotov - Ribbentrop Pact)이죠. 앞서 폴란드가 혼란했던 소비에트를(해당 전쟁 당시에는 연방이 성립이 안 되었던 때라 소비에트가 맞습니다) 침공했고 여기서 스탈린이 탈탈 털렸으며 이 패전의 책임을 두고 니 탓이네 네 탓이네 공방을 벌이던 게 바로 스탈린과 트로츠키 + 투하체프스키라서(물론 둘 다 스탈린의 마수를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한 명은 암살, 한 명은 대숙청 과정에서 끔살) 스탈린이 폴란드에 대해 악감정이 없을 리도 없었거니와, 현실적으로도 독일의 영토 확장에 적당히 제동을 걸고 바쿠의 유전으로부터 좀 떨어뜨려놓을 필요가 있었는데다가 스탈린 자체가 영국/프랑스와 독일 사이에서 누구와 손을 잡아야 하나 간보기를 하다가 워낙 영국/프랑스가 외교상으로 삽질을 하는 통에(참고문헌 - 리처드 오버리, <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 독일과 손을 잡은 것이거든요. 이 참에 영토도 좀 먹고 독일에게 협조하면서 저놈들에게 잘 보여야 우리가 떵떵거리며 살 만하다... 이 정도의 계산이었죠.

하여간에 그렇게 폴란드 땅을 갈라먹은 결과는 이렇게 됩니다.


분홍색 선이 1930년의 폴란드, 파란색이 독일, 갈녹색이 소련입니다. (이미지 출처 : http://info-poland.buffalo.edu/classroom/maps/task8.html)

그리고 보헤미아의 하사가 빨갱이들을 유럽에서 싹 쓸어버리겠답시고 덤벼들면서... 이하생략.



전쟁은 다들 아시다시피 붉은 군대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하스스토에서 이겼을 때 들을 수 있는 그 우와~ 하는 장병들의 환성은 환성이고 이제 유럽의 국경선을 정리할 일이 남았는데... 이게 다 동프로이센 때문이다라고 생각했던 수뇌부들은 아예 동프로이센을 갈라먹자고 작정합니다. 전쟁으로 많은 독일인이 죽었고(아 물론 독일이 전쟁을 일으켰으니 반쯤은 자업자득이지만 사실 민간인 개개인에게는 좀 가혹하죠), 남은 사람들은 강제로 독일 본토로 쫓겨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은 독일이 점령했던 주데텐란트와 서프로이센에서도 벌어졌죠. 특히나 주데텐란트는 주민들이 주로 독일계였던 체코의 국경지대였는데, 여기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켜서 독일군이 진군할 빌미를 주는 바람에(그 결과가 뮌헨 조약입니다) 결과적으로 체코가 독일의 손에 떨어진 터라... 체코인의 독일인에 대한 증오심은 꽤 컸죠. 다른 지역에서도 쫓겨나기는 매한가지였지만 여기는 정말로 아예 목숨이나 살아서 본국으로 도망치면 다행인 수준이었습니다.

하여간 이참에 아예 폴란드 일대에서 독일의 씨를 말려야지 하면서 동프로이센의 독일인을 죽죽 밀어붙여 쫓아냈고, 스탈린은 안되겠소, 가릅시다!를 외치면서 동프로이센을 남북으로 갈라서 남쪽은 폴란드에게 넘겨주고(그게 현 폴란드의 엘블랑크, Elblag입니다. 독일식으로는 엘빙, Elbing. 물론 단치히도 그단스크로 이름이 바뀌어서 폴란드행) 북쪽은 소련이 먹게 됩니다. 그래서 북쪽의 경계선이 완성됩니다. 그리고 동쪽의 경우는... 물론 먹은 방식이 독일과의 합의에 의한 몰로토프-리벤트로프 조약을 통해서 군사적으로 먹은 거라 말이 좀 있기는 합니다만 일단 소련은 승전국이었고(...) 그 동네의 왕초, 큰형님 격이라서 소련이 밀어붙이면 폴란드는 알아서 설설 기어야 했죠. 그리고 인구 비율도 그렇고 역사적으로 봐도 키예프 공국이니 폴란드-소비에트 전쟁이니 하며 소련도 이 지역에 상당한 정당성을 확보해 두고 있었기 때문에 소련이 먹는 게 아주 말이 안 되는 것도 전혀 아니었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그 땅은 소련이 그대로 가져갑니다. 대신, 오데르 강 동쪽의 독일 영토를 폴란드에 할양하게 되죠. 그래서 바르샤바는 동쪽으로 치우치게 되었고, 폴란드의 영토는 전체적으로 서쪽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요렇게요. (이미지 출처 : http://www.stampworldhistory.com/maps/country-specific-maps/europe-poland-1939-present/)

위 지도의 짙은 녹색은 폴란드 독립 당시부터 쭉 폴란드 땅이었던 곳, 연한 녹색은 1945년에 폴란드가 가져간 곳, 오른쪽의 황토색은 몰로토프-리벤트로프 조약으로 소련이 가져갔던 곳입니다. 아, 맨 서쪽의 슈테틴(Stettin, 폴란드 식으로는 Szczecin)은 소련이 반쯤 강제로 삥 뜯은 곳인데, 원래는 오데르 강 동쪽의 땅을 소련에게 넘기기로 약조한 상태였지만 오데르 강 서쪽의 슈테틴이 항구도시라서 폴란드에게 준 겁니다.

그래서 이 과정을 통해서 많은 도시들이 폴란드식으로 이름을 바꾸게 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슈테틴은 슈체친으로, 브레슬라우(Breslau)는 브로츠와프(Wroclaw)로, 오펠른(Oppeln)은 오폴레(Opole)로... 근대의 7년 전쟁 이래로 계속해서 독일의 영토였던 슐레지엔도 이 때 폴란드에 넘어갑니다.

여담인데, 얼마 전에 e-스포츠 관련 대회가 열렸던 카토비체(Katowice)도 슐레지엔 지역에 있는데, 1918년 폴란드 독립 당시에 이 지역은 전반적으로 독일계에 남아 있기를 원했지만 가장 큰 지역에서 근소한 차이로 폴란드 편입파가 승리를 거둔 이유로 폴란드에 남아 있었습니다. 독일령이었던 오폴레로부터의 거리는 불과 100km 남짓. 국제연맹의 일 처리가 이런 식이었다는 게죠(...)

아, 그러고 보니 리투아니아 이야기를 빼먹었군요. 리투아니아는 이미 1940년, 그러니까 독소전쟁이 발발하기 전에 소련에게 합병당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소련이 동프로이센을 먹었어도 그 때에는 별 문제가 없었던 거죠.

그런데...



세월이 한참 지나서 이번에는 소련이 망하고 공중분해가 되면서(...) 리투아니아, 벨로루시, 우크라이나 등등 큰 나라들이 뭉텅이로 독립해버리게 됩니다(...) 가장 먼저 발트 3국이 독립했고 나머지는 독립 국가 연합을 이루다가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동프로이센 땅이 본토와 뚝 떨어진 육지의 섬 같은 느낌이 되어 버린 거죠. 지도에서 보듯이.

그래서 이 동프로이센 땅은 현재 러시아령이 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독일색을 지우기 위해서 이름까지 갈았죠. 그 이름이 칼리닌그라드(Kaliningrad)입니다. 왜 칼리닌이냐, 물론 실권은 스탈린이 쥐고 있었지만 명색이 소비에트 의회의 의장이었던(=명목상의 국가원수) 미하일 칼리닌의 이름을 따서 칼리닌그라드라 한 겁니다.

현재 독일은 이 프로이센 및 오데르 강 동쪽의 구 독일령을 완전히 포기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선언한 터라, 이 일대의 영토는 웬 미친 놈이 독일의 정권을 잡아서 국제 사회에서 깽판을 쳐대지 않는 이상 이 상태로 영영 고정될 겁니다.



이런 과정으로 독일의 쾨니히스베르크는 지도상에서 사라지고 없는 도시가 되었고, 오늘날에는 칼리닌그라드가 남아 있을 뿐이죠. 네 가지 여담으로 글을 마무리짓고자 합니다.





요건 제가 VPN까지 써 가면서 러시아 사이트를 돌면서 어렵게 구한(...) 독립 국가 연합 + 발트 3국의 철도 노선도를 번역 중인 제 자료의 일부입니다. 원본 자료가 키릴 문자로 아주 도배가 된 터라(...) 러시아어를 읽을 수 없는 제가 낑낑대면서 번역기 돌리고 있는 건데, 그 과정의 일부입니다(여기저기 이름이 빠지고 구멍이 뻥뻥 뚫린 게 그 이유). 파란색 선은 국경선의 역할도 겸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각 철도회사(러시아의 경우 땅덩어리가 워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넓어서 우리 나라처럼 한 공기업이 모든 철도를 관할하는 시스템이 아닙니다)의 권역입니다. 녹색은 현 러시아의 영토이구요. 보시다시피, 서쪽의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본토 러시아를 육로로 가기 위해서는 한 나라도 아니고 어떻게든 두 나라나 - 바로 옆의 리투아니아, 그 위의 라트비아, 그리고 벨로루시 중 택2 - 거쳐서 가야 합니다. 당연히 통치하는 입장이나 통치받는 입장이나 무진장 골치죠. 뭐 어쩌겠습니까. 소련이 망한 걸... 이건 여담의 여담이지만 역식질이 이렇게 빡셀 줄은 전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요건 또다른 부분인데... 지도에 Lviv Railways라고 되어 있는 부분과, 북쪽 벨로루시의 바라노비치(Baranovichi)-루니네츠(Luninets, 지도상에는 이름이 조금 잘려 있군요) 라인 서쪽이 바로 옛 폴란드의 영토입니다. 그 북쪽으로는 리다(Lida)까지. 여기서 말하는 옛 폴란드 영토란 1930년 당시의 폴란드 영토를 말합니다.



옛 소련의 영웅들의 이름을 딴 도시들은 스탈린 격하 운동 및 소련의 폭망을 거치면서 소련에서 떨어져나간 각 나라가 죄 원상복구를 시킵니다.

레닌그라드(Leningrad)는 상트페테르부르크(St. Petersburg)로,
스탈리노(Stalino)는 도네츠크(Donetsk)로(거 왜 크림 반도의 여파로 시끌시끌했던 거기 맞습니다),
스베로들로프스크(Sverdlovsk)는 예카테린부르크(Ekaterinburg)로,
프룬제(Frunze)는 비쉬케크(Bishkek)로,
스탈리나바드(Stalinabad)는 두샨베(Dushanbe)로,
미하일로프그라드(Mihaylovgrad)는 몬태나(Montana, 불가리아)로,
고리키(Gorky, 그 막심 고리키에서 따온 이름 맞습니다)는 니즈니 노브고로드(Nizhny Novgorod)로,
큐비셰프(Kuibyshev)는 사마라(Samara)로,
칼리닌(Kalinin)은 트베리(Tver)로,
스탈린그라드(Stalingrad)는 볼고그라드(Volgograd)로 등등... 이게 다 소비에트 혁명기 당시의 영웅들의 이름에서 따온 거거든요(미하일 프룬제, 야코프 스베로들로프, 레닌, 스탈린, 발레리안 큐비셰프, 미하일로프, 미하일 칼리닌 등등). 소련은 아니지만 티토그라드(Titograd)는 포드고리차(Podgorica)로 바뀌었죠. 물론 여러분이 아시는 바로 그 요시프 티토 아저씨에서 따온 티토그라드.

근데 이 칼리닌그라드만큼은 대체 어떻게 손쓸 수가 없었는지 그대로 칼리닌그라드로 놔둡니다. 하긴 뭐 쾨니히스베르크라고 바꿔서 독일인들, 특히 실향민들을 자극할 이유도 없고... 구 공산권의 이름을 이런 거물급 도시(인구수 43만. 러시아가 워낙 땅이 커서 순위로는 40위지만 의정부 인구수가 43만입니다. 인구로 보나 역사적으로 보나 특기해야 할 도시는 맞죠)에 붙이는 게 찜찜하긴 합니다만 뭐 별 수 있습니까. 그러게 처음 이름을 지을 때 잘 지었어야지... 하긴 심비르스크(Simbirsk)가 울리야노프스크(Ulyanovsk, 레닌의 본명이 블라디미르 일리치 울리야노프입니다)로 개칭된 이래 죽 쓰이는 걸 보면 러시아가 아예 신경을 안 쓰는 것일 수도 있겠구요. 뭐 하긴 그 울리야노프란 도시는 레닌 태생지라 일부러 안 건드리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하나 또 놓쳤는데 위 칼리닌그라드 지도에서 체르냐홉스크(Chernyakhovsk)라고 된 건 이반 체르냐홉스키 원수의 이름을 딴 겁니다. 천재적인 젊은 원수였는데 독일 진공 중에 바로 여기서 전사하죠.



그리고 이 일련의 국경선 대혼란이, 묘하게도 국제 축구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오펠른. 앞서 말했듯이 1700년대 이래로 죽 독일의 땅이었던 슐레지엔 지역이지만 2차대전 패전 결과 폴란드에게 내줬던 땅. 여기에서 한 독일 축구 선수와 폴란드 핸드볼 국가대표 여자선수가 연애를 하게 되고(근데 이 아버지도 폴란드 슐레지엔 출신), 여기에서 한 명의 아들이 태어납니다. 아버지를 따라 독일의 축구선수가 되어 마침내 국가대표가 된 인물. 시작은 미약했지만 우리 시대에 결과적으로 전설이 된 인물. 또 저처럼 독일 전차군단의 팬인(해외축구를 보는 일이 손에 꼽을 정도기는 하지만 호감가는 팀을 꼽으라면 꼭 독일을 꼽고는 합니다) 사람으로서는 더더욱 잊을 수 없을 전설.



그가 바로 미로슬라프 클로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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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카우파이넌스
16/03/09 22:02
수정 아이콘
문과에선 쾨니히스베르크 하면 칸트 아재가 살던 동네로 통하는데...
이치죠 호타루
16/03/09 22:07
수정 아이콘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그 아재 이과생한테도 유명하죠. 수학은 직관의 학문이라고 선언한 일도 있고...
복타르
16/03/09 22:04
수정 아이콘
유로파로 브란덴부르크나 다시 해야겠군요.
이치죠 호타루
16/03/09 22:08
수정 아이콘
저는 어여 호이2 둠스데이 아이언 크로스를... 하아 이놈의 역설사는 왜 가끔씩 역설신이 강림하는지 원 ㅠㅠ
도연초
16/03/0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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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유로트럭을 하면서 이 지역이 러시아의 월경지이자 구 동프로이센의 영역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는데, 이렇게 복잡한 역사가 얽혀있는줄은 몰랐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치죠 호타루
16/03/09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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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차 대전기에 제가 아는 역사 정도면 충분하겠지 했는데 찾아보니까 훠어어얼씬 복잡하더라구요. 폴란드-리투아니아 왕국이 갈라먹힌 일과 키예프 공국까지 끼어들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16/03/0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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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독일 프로이센을 다스린 게 호헨촐러른 왕조인데 이 가문의 발상지가 현 독일의 바덴 뷔르템부르크/ 슈바벤 지역이라고 하네요.
가문을 상징하는 호헨촐러른 성도 남독일에 있구요. 예전에 독일갔을때 찾아 가보려고 했는데 대중교통 접근성이 안 좋더군요. ㅠㅠ
이치죠 호타루
16/03/09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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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했더니 슈바르츠발트 인근이네요... 거기 일대가 구릉지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숲도 꽤나 있는 걸로 아는데요. 슈바르츠발트면 그 옛날 로마의 바루스가 아르미니우스에게 제대로 걸려서 몰살당한 곳 아닙니까. 불편할 만 하죠.
16/03/10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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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있는 퓌센처럼 기차역이 있으면 좋겠는데,
기차역도 없고 셔틀버스가 운행하진 하지만 오랬동안 기다려야 했거든요.
글은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다음 글도 기대가 되네요. ^_^
뻐꾸기둘
16/03/09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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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킹2에서 독일인 빙의해서 기믹 플레이 할 때 이교도들 토벌해 가면서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카멜리아 시넨시스
16/03/09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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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크킹2 땡기네요. 독일 영주로 유럽이나 통일할까...
표절작곡가
16/03/09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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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알러 여러분~
독일에서 역사 안배우는 걸 다행으로 아셔야 합니다...크크크
이치죠 호타루
16/03/0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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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까놓고 이야기하면 역사 시간에 경상북도의 역사, 전라남도의 역사, 강원도의 역사, 자강도 양강도의 역사 뭐 이딴 식으로 배우는 꼴 아닙니까(...)
표절작곡가
16/03/09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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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사야 뭐~ 삼국 통일 이후에 계속 중앙 집권 왕조라~
헷갈릴 일이 없지만....크크크
무무무무무무
16/03/10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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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고구려의 역사 백제의 역사 신라의 역사에 발해의 역사까지.... 통일해서 천만다행입니다.
코죠삐
16/03/1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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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2 DHR을 많이 해서 영토 변화가 눈에 확 들어오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잘 만든 게임입니다. 호이4도 빨리 나왔으면 좋겠네요. :)
Sgt. Hammer
16/03/1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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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정성 가득한 글이다 제 추천을 받으세요
도로시-Mk2
16/03/10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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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봤습니당. 추천 드렸습니다.
수면왕 김수면
16/03/10 03:15
수정 아이콘
기-승-전-클로제군요. 역시 유럽 역사의 끝은 축구...
이치죠 호타루
16/03/1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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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독일 국대 애국자(?)인 포돌이도 폴란드 슐레지엔 출신이죠.
무무무무무무
16/03/10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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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결혼식 대사 왜 이렇게 낯이 익나 했더니 국민학교 때 맨날 붙잡고 다녔던 계몽사 역사만화 크크크크
애들보는 책임에도 만화 퀄이 엄청났던 기억이 나는데 생각난 김에 질러야겠네요.
달과별
16/03/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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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칼리닌그라드는 독일 색채를 찾아보기가 힘든 도시가 되버렸죠.
일단 도심 한복판의 정교회 교회(Храм Христа Спасителя (Калининград))부터 압권으로 다가오니까요.
쾨니히스베르크 성당 근처마저 러시아식 양식의 건물들, 그리고 러시아군의 기념물 때문에 도저히 독일스럽지 않구요. 칸트의 무덤이 성당 바로 뒷편에 위치하고 있는데 생각 이상으로 썰렁합니다.

2차대전 이전 건물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데, 소수의 남아 있는 건물에 제작 연도를 표기해놓는 것은 나름 재밌었습니다.
그단스크(단치히)와 비교도 되구요. 그단스크의 엄청난 복원의지 vs 복원을 포기한 칼리닌그라드가 극명하게 대비가 되더군요.
또 하나 인상이 깊었던 것은 아직도 구공산 체코슬로바키아제 트램이 운행되고 있었다는 거였구요.

그나저나 벨로루시-러시아 국경은 국경이 개방되어 있어서 철도로 러시아 본토로 간다면 체감으로는 2개국을 거치는 것이 아닌 리투아니아만 거치는 느낌만 나긴 합니다. 크크.

우크라이나 리비우는 정말 유럽 한복판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러시아권의 입김이 적은 곳이죠. 유럽에서 가장 좋아하는 도시중 하나입니다.
이치죠 호타루
16/03/1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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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로는 애초에 벨로루시는 소련 붕괴 당시 독립을 원한 것도 아니었고 지금도 러시아와 통합하고자 한다고 하더군요. 하기사 스탈린이 애정을 가지고 특별히 신경써서 육성했던 도시가 민스크였고(그래서 독소전쟁 당시 민스크가 떨어지자 노발대발했다고), 소련 붕괴 이후 CIS의 수도 역할을 하고 있었기도 했으니까요.
크리넥스
16/03/1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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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랑은 살짝 떨어져있지만 전후 폴란드의 국경조정도 흥미로운 주제죠. 읽다가 갑자기 폴란드볼의 한 에피소드가 생각나서 한 말입니다. 크크
http://polandball.gorekun.com/post/117217247054/폴란드-mk-3
이치죠 호타루
16/03/1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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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링크해주신 것 전편이 어제 자료 뒤지다가 제가 읽었던 부분이네요. 누가 그리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참 짧고 쉽게 요약하는 솜씨가 대단한 만화입니다.
겨울삼각형
16/03/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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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2가 생각나는 주제군요.

프로이센, 오스트리아등으로 만들수 있는 대독일 이라거나
폴란드,리투아니아로 만들수 있는 폴리투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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