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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8/12 15:23:04
Name 별마을사람들
Subject [일반] 똥 싼 놈이 잘못한 겁니까, 똥 밟은 놈이 잘못한 겁니까?
제가 요즘 신경이 많이 날카로와져 있습니다.
먼저 사과부터 드립니다.

20년 가까이 되었지만, 스물 넘기면서 점점 어른들의 세상을 알아가기 시작할 때
제가 스스로에게 정한 세 가지 원칙이 있었습니다.

술먹고 게임하지 말자
술마시고 시 쓰지 말자
그리고, 술먹고 사랑고백하지 말자

위의 사항들을 간간히 어겼을 땐 정말이지 자신에게 너무나도 부끄러웠던 뒷 감당을 해내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제가 눈팅족의 대표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눈팅족의 마음을 대변할 수는 있지 않을까 싶어서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게임큐에서 피지알로 넘어왔다가 탈퇴하고 재가입한게 2003년 이군요.
그동안 숱하게 불타오르던 글들이나 혹은 내 가슴에 분노의 불을 붙이던 많은 글들에도 절대로 댓글을 달지 않았습니다.
그냥 남들의 생각이나 표현방식을 훑어보면서 저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나완 정말 생각이 다른 사람도 있구나...
어쩌면 소심한 성격이고 그런 피튀는 전투에 참여할 용기도 없는 비겁자 일 수 도 있습니다.
그냥...좋았던 글이나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과 부대낄 필요 없이 나의 몇마디 말이 도움이 될 만한 글에만 간간히 댓글을 달았을 뿐이었죠.
이런 성향은 나이가 들면서 더 심해 진 것 같습니다.

불혹의 나이면 정말 주변에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말고, 또한 스스로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참, 가슴속에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올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그러다가 올해 들어선 정말 스스로가 참기 힘들 만큼 가슴을 쓸어내리는 글과 댓글들을 자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엔 게시판에 씌여지는 글들 뿐만 아닌 운영에 관한 부분도 가끔 더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전투에 참여하지 않은 저에게 직접적으로 공격을 하진 않았지요.
그 공격이 무서워서, 혹은 그에 대한 반격이 부담스러워서 계속 눈팅족으로 남아있길 원했던 저의 태도도 문제가 되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시간 만큼은 이 말이 하고 싶었습니다.
"일 더하기 일은 삼입니다."
라고 정중히 이야기 하면 벌점을 먹지 않습니다.
아니, 최소한 반말로 버릇없이 지껄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피드백 안해도 됩니다. 괜히 피드백 했다가 감정 상해서 자칫 험한 말 하면 벌점 먹으니까요.

똥을 쌌는데, 잘먹고 건강한 사람이라 품위가 있습니다. 똥냄새도 아주 좋습니다.
하루에도 수만명이 오가는 보도블럭 한 가운데에 싸 놨습니다.
어지간하면 피해가면 좋겠는데, 사실 똥이란게 누구나 좀 가까이서 보고 싶어하는 마력이 있습니다.
혹은 시간과 발품을 팔아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똥이 묻었습니다.
똥 싼 놈은 어디로 튀었는지 알 길이 없는데...똥 묻은 사람은 주변사람들로부터 고통 받고 있습니다.
우리편 투정글 투미드인데 혼자 봇에서 타워끼고 씨에스 절하며 먹다가 4인 다이브 당해서 죽었는데 욕먹습니다.
안 사리고 뭐했냐고...

이제 나도 떠날 때가 된건가 하고, 몇 년만인지 자게에 글 하나 남기려고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또 이렇게 마무리 할 때가 되니...참 뭐랄까...애틋한 마음이 드는군요.

아무래도 하나 더 추가 해야 할 듯 싶습니다.

"술먹고 피지알에 글 쓰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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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버리
15/08/12 15:27
수정 아이콘
저도 술 마시고 PGR에 똥 한번 거하게 싸서 많은 분들 기분 나쁘게 해드렸던 적이 있어서 매우 죄송하네요. 에휴...;; 술 마시고 어디에 글쓰는게 아니라는걸 그 때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별마을사람들
15/08/12 15:43
수정 아이콘
저 역시 그런 경험이 한 두번이 아닌지라...그렇다고 죄송하실 것 까지야
15/08/12 15:29
수정 아이콘
똥 밟은 건 죄가 아닌데 똥 밟고 빡쳐서 싼 놈 때리면 죄죠.
별마을사람들
15/08/12 15:46
수정 아이콘
그렇죠. 한편 뭐랄까, 그게 참 어려운것 같습니다. 참는 다는 것...그것이 직접적으로 표출되지 않더라도 말이죠.
드라고나
15/08/12 15:29
수정 아이콘
무시가 간단하고 편한 답이라고 봅니다.
별마을사람들
15/08/12 15:47
수정 아이콘
한두번이야 그러려니 하지만 반복적으로 오래도록 지속되면 참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드라고나
15/08/12 16:35
수정 아이콘
스팸메일에 욕설 섞인 답장 보낸다고 화가 풀리지는 않잤습니까
완성형폭풍저그가되자
15/08/12 15:34
수정 아이콘
똥 밟은건 어그로성 글을 본 것과 같고, 어그로성 글에 반응해서 비꼼과 맞 어그로를 끄는 것은 자기가 똥 밟았다고 열받아서 여기저기 똥싸면서 다니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저도 가끔씩 멘붕되서 똥 밟으면 여기저기 똥쌀때도 있지만.. 또 출동하셨군요, 역시 어쩌시군요. 같은 말보다는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는게 낫죠.
습관적으로 어그로성이거나 나와 너무 달라서 볼 때마다 힘들다면 차단하는 방법도 있고요.
많은 대안이 있는데 무시하고 같이 반응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질 뿐입니다.
별마을사람들
15/08/12 15:51
수정 아이콘
밟았다는게 굳이 반응을 한다는 것만을 이야기 하려는 건 아니었습니다.
아무 반응 없는 눈팅족이라도 그 똥을 보고 냄새를 맡았던 것으로도 기분 나쁜 건 사실이거든요.
보통은 그냥 거기에서 끝나지만....아니라면 또 꼬이고 힘들어지는 것이겠죠
15/08/12 15:36
수정 아이콘
무 한 반 복
PGR은 역시 게임 사이트라 전사가 탱킹을 정말 잘하는것 같아요. 어그로 수급 능력이 네임드공대 메인탱커 클라쓰입니다.
15/08/12 15:40
수정 아이콘
똥이 묻었다고 똥싼사람에게 설사를 뿌린 꼴이라고 해야하나요. 어렵죠.
별마을사람들
15/08/12 15:52
수정 아이콘
설사를 뿌린 사람이 싼 사람보다 나쁜 건 맞다고 생각합니다.
라이즈
15/08/12 15:43
수정 아이콘
술을 끊으면 모든걸 안할수가있군요 !
별마을사람들
15/08/12 15:53
수정 아이콘
술을 끊으면...다 할 수가 있는 것이죠~
15/08/12 16:06
수정 아이콘
크크크
가자구 ! 어서 !
이쥴레이
15/08/12 15:48
수정 아이콘
술을 먹고 여자한테 전화하지 말자가
20대때 가장 잘한일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별마을사람들
15/08/12 15:54
수정 아이콘
제가 유일하게 지켰던 게 3번이었습니다.
고백할 대상이....?
시노부
15/08/12 16:29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반성하게 되는 글이네요. ㅠㅠ;; 왜 나는 똥을 피하질 못하는가
감전주의
15/08/12 16:34
수정 아이콘
나이가 들면 들수록 똥이 더러워서가 아니라 무서워서 자꾸 피하게 되네요..
이명박
15/08/12 16:51
수정 아이콘
피지알이잘못한걸로...
솔로10년차
15/08/12 17:09
수정 아이콘
바로 얼마전에 술 먹고 피지알에 글을 싸지른 저로선 마지막 줄에 깊은 공감을 보냅니다.
보라색비
15/08/12 17:40
수정 아이콘
싼놈이 잘못일수도 있고
밟은놈이 잚못일수도 있지만
중요한건 똥에겐 죄가 없습니다.
스타나라
15/08/12 17:50
수정 아이콘
똥이라니....지극히 PGR스러운 표현을 하셨네요^^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부기나이트
15/08/12 17:52
수정 아이콘
전 만취상태일때만 쓰게되던데..
최근글도 월차낸날 거하게 낮술하고 썼죠.
히히히.
현호아빠
15/08/12 18:43
수정 아이콘
전 술먹고 전화했더니 제아이의 엄마가 되어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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