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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9/10 20:04:34
Name atmosphere
Subject [일반] 늦었지만 엘리시움을 보고 왔습니다 (스포있음)
사실 가기 전에 인터넷에서 많은 혹평을 보아서 걱정했는데요.
그런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무척 만족했습니다.


#1
조디 포스터는 정말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웃는 것도 예쁘고 표정연기도 참 좋더라구요.
전형적인 권력추구형 인물의 클리셰 (탐욕스럽고 비열하거나 아니면 젠틀하지만 아주 의뭉스럽거나)
에서 벗어난 현실적인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구현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인 캐릭터를 사용하려다보면 임팩트가 떨어지게 마련인데 외모때문에 그런 부분이 커버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
우주선 격추하는 장면이나 드로이드와 싸우는 장면, 크루거와 대결 장면만 봐도 벌써 엔돌핀이 솟더라구요.
아, 참고로 저는 어려운 영화보다는 닥치고 때려부수는 단순한 영화를 더 좋아하는 단세포형 인간입니다 흑흑.
영화 초반에 우주선 터뜨릴 때는 뭔가 조마조마한 기분이 되기도 했습니다.
보면 굉장히 엘리시움에 가까운 곳에서 터지는데 '저러다가 파편으로 메테오 샤워하게 되는 거 아닌가' 싶더라구요.


#3
주제에 대해서는 집에 와서 많이 생각해 보았는데,
솔직히 개연성이 없다고 까일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부자들이 악역으로 그려지고 빈민층들이 가난하고 피폐하게 사는 것이 부자들 때문인 것으로 묘사되는 부분에 대해서,
빈민층들의 고난이 부자들 때문인지에 대한 충분한 개연성이 없다는 비판이 블로그들에 많은데요.
이 부분은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현실에서도 아머다인같은 엘리시움의 기업들이,
빈민층인 노동자들의 노동을 착취하여 재화를 생산하고 부자들은 그 이윤을 누립니다.
작업반장 때문에 방사선을 쬐어서 죽게 된 주인공이 웅변적으로 노동자들의 희생을 대변하고 있죠.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희생시켜 그들의 지위를 유지한다는 것을 비유로 풀어낸,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계속되는 전투신과 폭발신에 일단 눈이 즐거웠구요 크크.
근데 좀 부럽더라구요.
우리나라에서도 좋은 SF영화를 찍을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CG기술 같은 게 아직은 넘사벽일 듯 합니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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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메시스
13/09/10 20:12
수정 아이콘
이 영화에 대한 혹평은
감독의 전작인 <디스트릭트9>으로 인한 기대치 때문이라 볼 수 있죠.
그 영화가 워낙 잘 나온 작품이라서요.

앨리시움은 그에비해 너무 전형적이고.. 갈등구조도 좀 단순한 면이 있죠.
Zakk WyldE
13/09/10 20:19
수정 아이콘
조디 포스터만 아니었으면 정말 영화 보는 재미가 하나도 없었을 겁니다. 그 정도로 조디 포스터는 매력적인 배우죠.

조디포스터가 죽기 전에 살료고 하는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이던데 왜 그랬을까요? 저는 그 장면이 아직도 궁금합니다.
의료기기에 들어가기만 하면 살 수 있으니 응급처치를 하게 두었으면..
개미핥기
13/09/10 20:53
수정 아이콘
저는 굉장히 실망스러웠습니다...
지구에서 진행되는 전반부는 아주 만족스러웠는데 반해, 엘리시움으로 가면서부터 영화의 격이 확 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너무 '쉽게쉽게' 진행돼요. 그렇게 하려다보니 논리적으로 말이 안 돼서 몰입을 방해하는 장면도 많이 나오구요... 몇 가지만 들어 보면, (물론 스포 포함임)

1. 포로를 즉시 사용 가능한 (엘리시움 시민 인증해야 사용 가능한 것도 아닌) 무기가 널려 있는 무기고에 가두고
2. 해커인 갱 두목은 초반부에 나오는 밀입국 우주선과는 달리 아무런 저항 없이 엘리시움에 도착하고
3. 처음 봤을 게 분명한 엘리시움 통제 프로그램을 너무나도 손쉽게 사용하고
4. 무슨 놈의 정부 건물이 지키는 사람/로봇 하나 없으며
5. 막판에는 대통령이 직접 경호원을 끌고 (그것도 3-4명만) 잡으러 오질 않나
6. 만능의료기기가 가득 설치된 셔틀이 몇 대나 이미 준비가 돼 있고

등등입니다. 사실 설국열차보다 이걸 더 기대했었는데...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영원한초보
13/09/10 23:19
수정 아이콘
이 영화는 개연성 측면에서는 좀 욕을 먹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전작인 디스트릭트9과 비교하면 기발함도 많이 떨어집니다.
디스트릭트9이 이민자들 이야기였는데 영화가 재미만 있어서? 사람들이 이런거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서 그런지
이번에는 메세지 전달에 비중을 많이 두다 보니 이야기에는 허술함이 많이 드러난 것 같습니다.
엘리시움은 미국 의료현실에 대한 비판을 기본으로 깔고 혜택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아픔을 강조하다보니
이야기 자체의 힘은 좀 떨어집니다.
주인공이 방사능에 노출되었을 때는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가 백혈병 걸린분들 생각 나더군요.
액션신은 너무 화려함에 치중하지 않고 담백한 편이라서 좋았습니다.
13/09/11 04:46
수정 아이콘
팟캐스트 씨네타운 나인틴에서의 이영화에 대한 분석을 이렇게 했죠.
(http://www.podbbang.com/ch/3909)

"헐리우드 영화 제작 시스템이 얼마나 감독들의 재량권을 막는지 보여줄 수도있는 좋은 예"

요약하면, 디스트릭트9의 제작자는 나름 권위있는 피터잭슨이었기 때문에 감독의 재량권을 어느정도 보호해 줄 수 있었으나, 이번 영화는 그런 방패막이가 없었기 때문에 제작자와 투자자의 입김이 너무 많이 들어갔을 것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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