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썼던 드라마글뒤에 종종 댓글들을 보고 시간이 조금 날때마다 잠깐씩 한드를 보다가 보면 저에게 한국드라마는 꼭 두 종류로 나누어집니다.
하나는 외장하드로 넣어두고 계속 꺼내어보고 싶은 작품
다른 하나는 몇회 보다가 재미가 없어서 다운받은 시간에 비할바없이 빠른 속도로 하드에서 삭제되는 작품
그러던 중에 갑자기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속 커플들에 대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뜬금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아주 주관적으로 선정한지라 이렇다하게 아래의 커플들에게서 공통점을 찾아내기도 힘들었습니다. 저는 보통 애절한 주인공들의 사랑보다는 뭘해도 안되는 조연들의 사랑 얘기를 더 좋아하는편인데 정작 꼽아놓고 보니 죄다 주연 커플들인지라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구요.
킬링타임용으로 부담없이 읽으실 만한 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래 다섯 커플의 정리 순서는 연도별입니다. 드라마가 방송된 연도가 빠른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사진 밑의 순서는 드라마명-극중 배역 이름-드라마 방영기간-평균시청률-설명 순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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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발리에서 생긴일
-1) 이수정(하지원) - 정재민(조인성)
-2) 2004/01/03 ~ 2004/03/07
-3) 26,8%
: 발리에서 생긴일은 참 여러모로 흥미로운 작품이였습니다.
[천년지애]로 쓴맛을 본 소지섭씨,
[다모]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하지원씨,
[피아노]로 간을 보고
[별을 쏘다]로 단계를 밟아가던 조인성씨, 이렇게 당대 이름 좀 있던 청춘스타 3명이 함께 만난 작품이였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당시로서는 정말 충격적인 결말로 말도 참 많았구요.
전 이 드라마에서 가장 정이 가던 캐릭터는 정재민(조인성)이였습니다. 이른바 아무리 잘해주고 모든걸 다 해봐도 제1주연에게 안되는 제2주인공 격의 캐릭터의 전형이기 때문이죠. 사랑하기에 살갑게도 굴었다가 자기가 자기 화를 참지못하고 분노하다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와 만나는 걸 슬프게 기다리고 쳐다보는 나름 불쌍한 캐릭터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직선적이고 솔직하게 표현하고 자신이 가진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정재민과 그것에 마음이 동하던 이수정 간의 묘한 기류와 사랑이 참으로 흥미로운 드라마였죠.
이제는 다들 손에 꼽을만한 스타가 되는데 주요한 작품이 된 걸 보면 발리에서 생긴 일이 참 인기가 많긴 많았구나 싶습니다.
2. 햇빛 쏟아지다
-1) 지연우(송혜교) - 김민호(류승범)
-2) 2004/02/11 ~ 2004/04/01
-3) 18.3%
: 어떻게 보면 제가 쓸 이 글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남자 캐릭터가 바로 류승범이 연기한 김민호입니다. 발리에서 생긴일 에서의 정재민(조인성)은 그나마 가진 거라도 많은 캐릭터였지만
여기서 김민호는 가진 거라곤 소꿉친구인 지연우 뿐입니다. 경찰관이 된 것도 자신이 좋아한 지연우의 아버지를 죽인 살인범을 찾기 위해서였고 자기가 살던 제주도에서 서울로 올라온 것도 지연우 때문이였죠.
그런데 그렇게 십몇년을 받쳐 좋아하던 지연우에게 김민호는 그저 제일 좋은 친구일 뿐이였고 어디에서 잘살다가 약혼녀 찾으러 한국에 굴러들어 온 정은섭(조현재)과 뜬금없이 사랑하게 되면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됩니다.
지연우 동생의 수술비를 대줄려고 장기까지 팔려고 했더니 정작 돈은 정은섭이 떡하니 내놓고, 정은섭 도와준다고 같이 다쳤더니 지연우는 정작 정은섭이 다친것에만 호들갑을 떨고..
아주 전형적인 불쌍하게 바라만 보는 남자 주인공 캐릭터입니다. 그래도 주인공이기에 마지막에는 끝내 여자주인공인 지연우가 김민호에게 돌아오지만 김민호는 그 사이에 실연의 쓴 맛에 온 몸에 안맞아 본 곳이 없고 마지막에는 지연우를 구하고자 칼까지 맞죠.
아마 현실에서면 진작에 때려치고 눈에 거들떠도 안볼텐데 역시나 드라마이기에 참으로 지고지순한 사랑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사세-연애시대 다음으로 극 중에서 남자 주인공이 하던 나레이션이 가장 와닿던 드라마였습니다. 송혜교씨 2003년 올인 때는 화장탓인지 아직은 미모가 빛을 발하지 못했는데 여기서부터 여신급으로 등극합니다. 정말 너무 예쁘게 나오는 드라마가 아니였나 싶을정도로요. 거기에 제가 손에 꼽게 좋아하는 남배우인 류승범씨와의 조합인지라 당시에 본방을 기다리면서 보던 생각이 드네요.
아쉽게도 류승범씨는 이 뒤로 여전히 드라마는 찍고 있지 않네요.

3. 미안하다 사랑한다
-1) 차무혁(소지섭) - 송은채(임수정)
-2) 2004/11/08 ~ 2004/12/28
-3) 20.3%
: 개인적으로는 드라마에서 무슨 병이나 기타 이유 때문에 하지도 않은 이별을 억지로 했다가 다시 만나는 스토리의 커플을 정말 싫어합니다. 어쩌면 그래서 미사의 커플들이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얘들도 마지막에는 별의 별 쌩쇼를 다합니다만...
차무혁은 호주에서 자신이 사랑하던 약혼녀의 결혼식에서 대신 머리에 총을 맞고 기적적으로 살아나지만 그 총알을 머리에 둔채로 살아가죠. 이후 한국에서 자신의 어머니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접근하다가 부딪히게 되는 송은채를 사랑하게 되구요. 그런데 자신은 이제 길어야 3달을 살 수 있는 상황.. 여기서 보통 드라마와 다르게
차무혁은 자신의 3개월을 오직 사랑하는데 쓰려고 합니다. 가장 솔직한 마음을 따라서 말입니다. 다른 드라마 같으면 처음부터 그것때문에 모질게 대하고 일부러 헤어지려는 행동의 반복일텐데도 말이죠. 이러한 사랑예기에 흘러나오던 박효신씨의 주제가는 정말이지 사람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데 재주가 있었습니다.
역시나 아쉬움이 남는 건 결말인데.. 왜 여주인공을 함께 죽는 결말로 보냈는지는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정리해보면 애틋한 신은 여타 드라마들의 커플보다 횟수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였는데 참 여러모로 보다보면 안타까움이 절로 들던 드라마였습니다.
무엇보다 이들 둘을 캐스팅한건 정말 역대급이 아닌가 할정도...
덕분에 소지섭씨는 발리에서 생긴 일에 이은 2연타 신드롬으로 무섭게 네임밸류를 높였고 장화홍련으로 브레이크 했지만 아직은 무언가 A급에는 부족함이 있던 임수정씨는 이 작품으로 스타덤에 오르게되죠. 임수정씨는 참 드라마도 어울린만한 배우가 아닌가 하는데 이 뒤로는 아직 드라마를 찍고 있지 않은 것 또한 아쉬운 점입니다.
그나저나 전 이 드라마가 방송될 떄 이걸 안보고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를 보고 있었으니... 에휴 -
4. 연애시대
-1) 이동진(감우성) - 유은호(손예진)
-2) 2006/04/03 ~ 2006/05/23
-3) 14.0%
: 이혼하고 난 뒤에도 종종이 아니라 자주 다시 얼굴을 맞부딪히는 이상한 사이. 서로를 여전히 맘에 두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다른 연인들을 만나보고 그 후로 다시금 자신의 원래 상대를 떠올리는 이 커플들의 얘기는 정말이지 물이 흘러가듯이 자연스럽습니다.
이동진은 덤벙대다가도 침착해지고 소심하다가도 필요할 때는 남자다워지는, 한번 이혼한 경력만 빼면 어디에나 흔할 법한 남자이고 예쁜 얼굴에 비례하듯 한 성깔하면서도 내면은 그 누구보다도 여자이고 툭툭 던지는 가벼운 말에도 따뜻함과 함께 뼈를 담고있는, 한번 이혼한 경력만 빼면 주위에서 깊이 보면 있을법한 여자인 유은호.
어쩌면 이 드라마는 본래 얘기보다도 이동진을 연기한 감우성 그리고 유은호를 연기한 손예진이 완성시켜낸 드라마가 아닌가 생각될때도 있습니다. 이혼하고 다시 만나는 커플을 얘기하는 것은 정말 흔하지도 않은 얘기이고 그렇게 아름답지 만도 않은 얘기일텐데 이동진과 유은호가 극 중에서 하는 걸 보고 있자면 참 소소하면서도 저렇게 사랑하는 방법도 있겠구나 라는 걸 은연중에 머리에 깔고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헤어진 후에도 끝없이 만나가면서 끝내 서로를 다시 확인하게 되는 이 뻔한 관계마저도 왠지 흔히들 있을 것 같은 착각을 만들어줄정도였으니까요.
앞으로 얼마나 좋은 드라마들이 많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마음을 담담하게 나레이션 하던 은호의 목소리와 알게 모르게 친절하게 은호를 받쳐주고 밀어주던 동진이의 얘기를 담담함과 자연스러움 그리고 편안함에서 저에게 연애시대의 커플을 이길만한 커플이 나올런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서인지 손예진 씨가 이 뒤로 했던 드라마인
[스포트라이트]나
[개인의 취향]은 크게 아쉬움이 남았고 이 뒤로는 사극 한편 찍으면서 구설수에 많이 올랐던 감우성 씨가 참 여러모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보니 어느덧 손예진씨도 31살....
정말 대한민국 여신들은 이제 모두 30대에만 있는건지...
5. 그들이 사는 세상
-1) 주준영(송혜교) - 정지오(현빈)
-2) 2008/10/27 ~ 2008/12/16
-3) 6.1%
: 노희경 작가가 완고한 대본을 가지고 촬영을 시작하면 이런 드라마를 만들어 낼 수 있구나라고 늘 감탄하게 되는 드라마.
극 중 방송국 PD 선후배인 정지오와 주준영은 어느면으로는 꼬였지만 한없이 솔직한 캐릭터들입니다. 하지만 조금 솔직한 분야가 다른데 평소에는 주변 챙기고 늘 손해보는 스타일인 정지오는 의외로 솔직하고 당당하고, 평소에도 거칠것 없이 솔직한 주준영은 연애에 있어서도 할말은 다하고 아파도 엄청 아프고 기뻐도 엄청 기뻐하는 정말 대범하고 솔직함 그 자체입니다.
이 둘의 공통점이라면 연애에 있어서만은 솔직했다는 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이 커플들은 연기도 괜찮았지만 정말로 노희경 작가가 제대로 만들어낸 커플이라고 봅니다. 특히나 극 중 정지오나 주준영이 하는 나레이션은 정말이지 극 뿐 아니라 시청자의 마음을 관통하고 있고 커플들이 표현하는데 있어서는 정말로 솔직하지만 극을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는 뒷여운도 정말로 잘 살리는 놀라움도 보여줍니다.
그런걸 배제하고서라도 극 중의 정지오와 주준영이 하는 사랑을 보고 있자면 정말 저걸 연기하는 배우들이 없던 사랑도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로 한편으로는 눈에 부시고 한편으로는 참 정감이 가는 커플입니다. 연애시대의 커플이 조금은 담담했다면 그사세의 커플은 정말 솔직하면서도 보는 시청자들을 빨아들이는 그런 면을 지니고 있다고 할까요...
비록 시청률은 현빈씨와 송혜교씨의 필모그래피 안에서 가장 저조할지라도 제게 있어서는 현빈씨와 송혜교씨의 작품 중에 가장 기억에 남을만한 작품이 아닐까합니다. 그러고보니 송혜교씨가 손예진씨와 동갑이더군요... 정말 대한민국 여신들은 이제 다 30대인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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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외에도 많은 커플들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커프의 공유-윤은혜&이선규-채정안, 최고의 사랑의 차승원-공효진, 시크릿가든의 현빈&하지원, 49일의 이요원&조현재, 환상의 커플의 한예슬&오지호, 내이름은 김삼순의 김선아&현빈, 김탁구의 윤시윤&유진, 아이리스의 이병헌&김태희, 개와 늑대의 시간의 이준기&남상미, 부활의 엄태웅&한지민 그리고 소울메이트의 신동욱&이수경까지....
그런데도 개인적으로 시간이 나면 다시 돌려보는 드라마 커플들은 위의 정도가 있는 것 같네요.
가볍게 쓰려고 했는데 쓰고보니 내용에 비해 시간이 너무 걸렸네요. 요즘 야구도 삼성이 두산에게 스윕당하면서 우울한 판에 아이스크림이나 하나물면서 선풍기와 함께 이 폭염을 헤쳐나가봐야겠습니다.
한국드라마를 많이 보셨을 여러분들은 어떤 커플을 가장 커플답게 보셨는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