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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9/25 21:10:53
Name Nybbas
Subject [일반] 본격 추석연휴 요양기 - 9월 병원 콜렉팅의 마무리
0. 정확하게 추석 직전의 상태가 이랬었습니다.
https://pgr21.co.kr/zboard4/zboard.php?id=freedom&page=1&sn1=&divpage=5&sn=on&ss=on&sc=on&keyword=Nybbas&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5072

1. 저기에 추가적으로, 16일(목)에 심장초음파, 24시간 심전도 체크, 혈액검사 등을 받았습니다.
결과는 27일(월)에나 나온다는 말에 좌절; 홀터를 달고 다니는데 이거 엄청 신경쓰이고 불편하고 귀찮더군요. -_-;
신경쓰이는 것이 늘어난 결과 소화불량으로 직결; 점심에 김밥 반 줄, 저녁에 사과쥬스 500ml와 과자 조금 먹은게 다였습니다.

밤에 잠은 개고생한 끝에 어찌어찌 5시간쯤 수면...

2. 17일(금)에 홀터를 떼니까 살만...해지기는 했는데 이미 위에 적었다시피 밥을 제대로 못먹은지라 몸상태는 맛이 갈대로 간 상태...
인데 이날 대만에서 회사 손님들이 와서 회의가 있었습니다. 저도 동석해야 되는 회의...시간내내 정신이 혼미하더군요;
게다가 회의가 끝나고 나서 보니 대만 본섭 버그리스트가 와있는데 임시점검이 필요한 수준. OTL
서버팀 프로그래머(경력, 나이 모두 많습니다. 어흑)의 엄청난 압박을 받으면서 임점준비를 하느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
테이블을 보니 숨겨진 버그가 또 있고...어허허...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20일(월), 24일(금) 휴가를 모두 쓰고 금요일에 업무 끝나자마자 인천에 있는 부모님 집으로 도망갔습니다.

3. 부모님 집앞 버스정류장에서 형수님과 어머니께서 조카를 데리고 기다리고 있는데, 내리는 절 보시는 어머니 표정이 참...
1년에 몸무게 변동이 1kg 이내인 사람이 3주만에 몸무게가 2.5kg이 빠지고 제대로 못먹어서 혈색이 완전히 맛이 가있던 상태였습니다.
집에서 속 편하게 해준다고 따뜻하게 끓인 물에 밥을 말고, 간단하게 채소반찬 두어개 챙겨서 먹는데 먹으면서 눈물이 나려고 하더군요..
1주일만에 '입에서 거부반응이 없는 식사'를 했더니 말이죠..

정말 1주일만에 잠다운 잠을 잤습니다. 새벽에 가슴에 약간 증상이 나타나긴 했습니다만, '부모님 집'이 주는 안정감 덕에
그냥 무시하고 자게 되더군요...

4. 간만에 제대로 자고, 토요일에 가볍게 여자친구를 만나서 추석선물 하나 쥐어주고 바로 집에 왔습니다.
신경정신과에서 처방해준 약은 모두 안먹는 상태로 전환한지 오래...
(프로작이 소화불량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고나니 먹을 엄두가 안났습니다; 그리고 수면용으로 처방받은 항불안제는 부정맥 부작용이
있더군요...심장신경증(홧병)인데 실제 부정맥 부작용이면;; )
간만에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방에서 환타지 소설을 읽으면서 굴러다니니 심리적으로 확실하게 안정되더군요.

5. 한 이틀 푹 쉬어서 괜찮나 싶더니, 21일(화)에 갑작스레 몸살이 들었습니다.
진짜 말 그대로 '지옥을 구경했습니다'. 전반적인 컨디션이 많이 저하된 상태에서 몸살감기에 걸리니까 이건 뭐...
뭘 먹을수도 없고, 말하기조차 힘들고, 팔 한 번 휘젓는데 온몸의 힘을 다 쏟아야 되는 느낌;
저녁까지 혼수상태로 있어서 응급실에 갈까 고민할 정도였습니다.
다행히 점심에 약국에서 먹은 약이 좀 잘 들어서 저녁때 회복했네요.

6. 추석때 간단하게 다니고, 적당히 먹을거 챙겨먹었습니다.
몸살까지 지나가고 나니까 드디어(!!) 먹는데 문제가 안생기더군요. 이 감격적인 순간...

7. 그리하여서 '즐거운 마음으로 월요일을 기다린다'라는 해피엔딩이 되나 싶었는데,
컨디션이 계속 회복되서 잠깐 정줄을 놓았는지 아버지와 친구분들이 쇠고기를 먹으러 갈 때 따라갔다가 너무 과식을 해버렸습니다.
어제 점심에 체했는데, 아직도 먹을때 조금만 들어가면 답답해지네요..ㅠㅠ
주말은 또 허기만 간신히 면하는 상황을 유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27일에 정확한 검사 결과가 나오겠습니다만, 한의원쪽의 진료는 3군데 정도 다른 곳을 다녀봤지만 일관된 진단이 나오더군요.
'홧병'
양의학 쪽의 진단은 아직 확신은 못하고 있습니다만 갑상선 기능 항진상태와 약간의 부정맥 가능성 정도를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병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심리적인 안정'을 찾는 거더군요.
부모님 집에 있으면서 안정 상태를 유지하니까 바닥을 찾지 못하고 계속 떨어지기만 하던 컨디션이 급격하게 좋아지는 것이
스스로도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아직 좀 더 두고봐야 하고,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미 눈에 보이는 증세가 나온 상태에서 오랫동안 관리를 해야 되겠습니다만,
2010년 9월의 고통스러운 병원행, 그리고 추석 연휴기간의 안정적인 생활이 준 깨달음은 잊지 말아야 되겠습니다.


결론 : 부모님 사랑이 최고의 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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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프의대모험
10/09/25 21:58
수정 아이콘
정확한 진단이 안나오는게 몸을 계속 괴롭힌다는게 진짜 죽을맛이더라구요...
사신아리
10/09/25 22:17
수정 아이콘
병원에 가는것 자체가 진짜 체력 소모가 엄청 되니까요..
수고하셨습니다. 아프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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