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0/04/22 23:04:08
Name 페가수스
Subject [일반] 한국 프로야구 레전드 스토리 - 16. 부산의 혼, 작은 탱크 박정태
프랜차이즈 스타. 한 구단이나 한 연고지에서 오랜 기간동안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에게 붙이는 말입니다.

30여년이 되어가는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수많은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명멸해갔고 또한 새로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 지역을 대표할정도로 거대한 존재감을 주는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있습니다.

부산의 박정태, 대구의 양준혁, 광주의 이종범, 대전의 장종훈, 인천의 김경기.

그 중 박정태라는 선수가 주는 존재감은 다른 선수들과 사뭇 다릅니다. - 물론 위에 언급한 선수들도 연고지 팬들에게 주는 존재감이 타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

일단, 타 지역에서 박정태라는 선수를 어떻게 바라볼까요?

그 기이한 타격자세, "오늘은 무조건 이기야 한다" 라는 명언으로 유명한 1999 플레이오프 7차전, 허슬플레이어, 지독한 악바리, 31경기 연속 안타, 추신수의 외삼촌.

그리고 부산지역에서 바라보는 박정태......

"부산의 혼" 이라는 말로 표현이 될 선수입니다. - 아니 그 말밖에 할 수 없습니다.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돌지만 딱히 어떤 말을 해야할 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

그가 그라운드를 누볐던 기간은 13시즌에 지나지 않았고 그나마도 8시즌 정도만 100경기 이상 출장했지만 부산의 야구인들에게 박정태는 영원한 부산의 주장이며 부산의 혼입니다.

그렇다면 그가 어떠한 모습을 보였기에 부산의 야구인들에게 그토록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을까요?

아주아주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박정태, 1969년 1월 27일생, 동래고와 경성대 졸업.

대학시절의 박정태는 1년 선배 - 나이로는 2년이지만 생일이 빨라서 1년 - 공필성과 함께 경성대의 내야를 굳건히 지켰으며 그와 동시에 날카로운 방망이를 휘두르며 모교를 최강으로 이끌었던 선수였습니다.

박정태하면 제일 먼저 떠오를 이미지는 바로 오리타법. - 딱히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백문이 불여일견이기에..... -

이 타법은 그가 배트스윙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타격자세로 사실, 그를 지도했던 감독들은 그의 타격자세를 고치려 했지만 그 기이한 타법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기때문에 나중에는 교정을 포기하게 됩니다.

박정태는 나중에 이 타격자세때문에 고민 아닌 고민에 빠지게 되는데 그 이유는 그의 플레이를 보고 자란 어린 야구선수들이 너나할것없이 그의 타격폼을 따라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선수생활 말기에 이 타격자세때문에.......

1991년, 그 실력을 인정받아 박정태는 롯데자이언츠의 1차지명을 받고 프로무대에 데뷔하게 됩니다.

신인이지만 순식간에 100경기 이상 출장, 그러나 박정태는 신인답지않은 활약을 보이며 롯데의 2루를 건실하게 지킵니다.

1991 박정태 : 122경기 출장, 타율 0.285, 출루율 0.346, 장타율 0.464, OPS : 0.811, 528타석 463타수, 132안타, 2루타 29개, 3루타 6개, 14홈런, 74타점, 69득점, 43볼넷, 몸에 맞는 공 5개, 3도루

타율 20위, 출루율 24위, 장타율 10위, OPS 14위, 최다 타석 3위, 최다 타수 4위, 최다 안타 4위, 최다 2루타 1위, 최다 3루타 11위, 홈런 14위, 타점 6위, 득점 9위, 볼넷 28위, 몸에 맞는 공 20위

신인답지않은 준수한 활약을 보였지만 이 해에 신생팀 쌍방울을 홀로 이끌어나가다시피 했던 조규제에 밀려 신인왕 수상에는 실패합니다. 그대신 2루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합니다.

마운드의 터줏대감 윤학길, 불직구의 박동희가 마운드를 이끌었고 "자갈치" 김민호, 5번째 수위타자에 도전했던 이적생 장효조, 타자 전향한지 3년이 된 김응국, 그리고 박정태의 활약에 힘입어 롯데는 1984년 한국시리즈 우승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됩니다.

상대팀은 삼성라이온즈, 4차전에서 윤학길이 팀 선배였던 김용철에게 역전 홈런을 얻어맞는 바람에 아쉽게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하게 됩니다.

박정태는 4경기에 출장, 타율 0.167, 출루율 0.211, 장타율 0.222, 3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합니다.

1992년, 박정태는 작년보다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이며 이 해에 롯데가 보유했던 남두오성 - 전준호, 이종운, 박정태, 김민호, 김응국 - 의 핵심멤버로 활약하게 됩니다.

3할을 훌쩍 넘긴 타율,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2루타 생산능력, 그리고 내가 2루에서 포스아웃당하더라도 베이스 커버를 한 내야수의 송구를 방해하여 병살타를 막기위한 독한 근성의 슬라이딩, 홈 승부가 벌어질시에도 상대 포수를 박살낼듯한 슬라이딩, 안타성 타구라도 끝까지 쫓아가는 모습.

롯데 타선의 핵심이 바로 이 박정태였습니다.

1992 박정태 : 124경기 출장, 타율 0.335, 출루율 0.424, 장타율 0.539, OPS : 0.963, 529타석 445타수, 149안타, 2루타 43개, 3루타 3개, 14홈런, 79타점, 91득점, 69볼넷, 몸에 맞는 공 5개, 고의사구 2개, 7도루

타율 2위, 출루율 6위, 장타율 5위, OPS 5위, 최다 타석 4위, 최다 타수 7위, 최다 안타 2위, 최다 2루타 1위, 최다 3루타 16위, 홈런 20위, 타점 5위, 득점 4위, 볼넷 7위, 몸에 맞는 공 26위, 고의사구 17위

참고로 이 해에 박정태가 때려낸 43개의 2루타는 1987년에 김용철이 때려낸 32개의 2루타를 넘어선 단일시즌 최다 2루타 기록이며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은 기록입니다. - 1999년에 이병규, 2003년에 이종범이 타이기록을 세웁니다. -

박정태는 이 해에도 2루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2년연속 골든글러브를 차지합니다.

한편, 롯데는 타선에는 남두오성, 마운드에는 신인 염종석과 터줏대감 윤학길을 앞세워 또다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합니다.

이번의 상대도 삼성라이온즈. 그러나 염종석과 박동희가 완봉승을 기록하며 이번에는 롯데가 삼성을 2 : 0으로 물리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합니다.

박정태는 2경기에 모두 출장, 타율 0.429, 출루율 0.556, 장타율 0.429, OPS : 0.984, 3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합니다.

플레이오프에서 롯데가 만난 상대는 해태타이거즈. 그러나 염종석의 역투를 앞세워 롯데는 혈전끝에 3 : 2로 해태를 물리치며 2번째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합니다.

박정태는 전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0.375, 출루율 0.548, 장타율 0.438, OPS : 0.983, 6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합니다.

한국시리즈에서 롯데는 빙그레이글스를 상대로 2승 1세이브를 기록한 박동희를 앞세워 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손에 쥐게 됩니다.

참고로 이 해의 롯데의 우승을 결정짓는 공을 받은 사람은 바로 박정태입니다.

박정태는 한국시리즈에서도 전경기에 출장, 타율 0.381, 출루율 0.435, 장타율 0.429, OPS : 0.863, 8안타, 2타점, 4득점, 1도루를 기록하며 무시무시한 불방망이를 휘두릅니다.

그러나 1993년, 박정태는 선수인생을 끝장낼 수도 있었던 끔찍한 부상을 당하게 됩니다.

시즌 중반에 접어들려하던 무렵, 상대팀은 태평양돌핀스였습니다. 1루에 출루해있던 박정태는 후속타자가 땅볼을 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리다가 2루베이스에 격한 슬라이딩 - 상대를 잡아먹을듯한 - 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슬라이딩과정에서 박정태는 2루 베이스커버를 하던 태평양의 내야수 염경엽과 부딪히게 되고 그 후 곧장 들것에 실려나가게 됩니다.

발목이 거의 으스러지다시피한 복합골절....... 어쩌면 이대로 박정태란 선수가 쓸쓸히 사라질 지도 모를 순간이었습니다.

1993 박정태 : 31경기 출장, 타율 0.359, 출루율 0.459, 장타율 0.48, 123타석 103타수, 37안타, 1홈런, 18타점, 1도루

한창 방망이에 불이 붙던 박정태였으니......

그러나 여기에서 포기할 박정태가 아니었습니다.

발목에 철심을 박아넣으며 으스러진 발목을 다시 일으켜 세웠고 그리고 피나는 재활훈련을 거치면서도 박정태는 하루도 빠짐없이 방망이를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그냥 포기했을 지루하고 고통스러웠던 재활훈련, 하지만 박정태는 이 재활훈련을 결국 마치고 다시 한번 그라운드에 돌아오게 됩니다.

1995년, 2년이 조금 넘어서야 다시 야구장에 돌아온 박정태. 2년이나 쉬어버리는 바람에 방망이에 감이 떨어졌을것이라고 우려하는 주변의 반응을 비웃기라도 하듯 첫 경기에서부터 불방망이를 휘두릅니다.

1995 박정태 : 50경기 출장, 타율 0.337, 출루율 0.408, 장타율 0.472, 201타석 178타수, 60안타, 2홈런, 34타점, 2도루

비록 홈경기에서만 출장했지만 이미 예전의 공백을 무색하게 만드는 활약이었습니다.

돌아온 박정태, 1993년에 이어 2번째로 도루부문 타이틀을 수상한 전준호를 앞세운 팀 도루 220개의 기동력을 앞세워 롯데자이언츠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합니다.

(4위팀 해태타이거즈와 4.5경기차이가 났기때문에 해태와의 준플레이오프는 생략되었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 롯데는 LG트윈스를 4 : 2로 물리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게 됩니다.

박정태는 전경기에 출장, 타율 0.292, 출루율 0.346, 장타율 0.417, 7안타, 1타점, 6득점을 기록합니다.

롯데는 한국시리즈에서 OB베어즈를 맞아 7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펼쳤지만 아쉽게도 3 : 4로 패배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실패합니다.

박정태는 전경기에 나섰지만 타율 0.074, 출루율 0.107, 장타율 0.074로 부진했고 게다가 7차전에서 3회말, 상대타자 김종석이 보낸 땅볼타구를 처리하려다 그만 뼈아픈 실책을 범하게 되었습니다.

웬만한 선수라면 이런 뼈아픈 실책을 범할 경우, 그로 인해 계속해서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마련이지만......

1996년, 박정태는 100경기 가까이 출장하며 날카로운 방망이를 휘두르며 롯데의 타선을 지탱해 나갑니다.

1996 박정태 : 94경기 출장, 타율 0.309, 출루율 0.367, 장타율 0.423, 405타석 366타수, 113안타, 5홈런, 61타점, 2도루

다시 한번 2루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게 됩니다.

1997년, 그러나 박정태는 부진에 빠지게 됩니다.

1997 박정태 : 102경기 출장, 타율 0.229, 출루율 0.293, 장타율 0.296, 384타석 341타수, 78안타, 3홈런, 40타점, 2도루

이 해에 롯데는 수준급 선두타자 전준호를 현대유니콘스에 넘긴데다가 에이스 주형광의 부진, 임수혁과 김응국의 부상까지 겹치며 추락하게 됩니다.

1998년, 그렇지만 박정태는 다시 재기에 성공하며 자신이 최고의 2루수임을 증명합니다.

그리고 올스타전에 출장, 8할의 타율에 2루타 1개, 3루타 1개를 보탭니다. - 홈런이 없어서 아쉽게 사이클링 히트는 실패합니다. - 그리고 그 활약에 힘입어 올스타전 MVP에 오르게 됩니다.

게다가 2루수부문 골든글러브를 또다시 차지하게 됩니다.

1998 박정태 : 113경기 출장, 타율 0.318, 출루율 0.394, 장타율 0.483, OPS : 0.876, 473타석 406타수, 129안타, 2루타 24개, 3루타 2개, 13홈런, 79타점, 56득점, 52볼넷, 몸에 맞는 공 4개, 고의사구 3개, 1도루

타율 3위, 출루율 6위, 장타율 11위, OPS 7위, 최다 타석 28위, 최다 안타 19위, 최다 2루타 17위, 최다 3루타 25위, 홈런 22위, 타점 10위, 볼넷 9위, 고의사구 15위

1999년, 박정태는 이 해에도 변함없이 날카로운 방망이를 휘둘렀습니다. 그리고 외국인 타자 펠릭스 호세, 정확성과 파워를 겸비한 마해영과 함께 중심타선을 형성하며 상대 투수들을 두들겼습니다.

게다가 이 해의 올스타전에도 또다시 주전 2루수로 출장, 타율 0.500, 2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하며 또다시 올스타전 MVP에 올라 2년 연속 올스타전 MVP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게 됩니다. - 김용희에 이어 2번째로 올스타전 MVP 2회수상, 그리고 처음으로 2년 연속 올스타전 MVP를 차지하게 됩니다. -

그리고 이번에도 2루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5번째로 2루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하게 됩니다.

한편, 박정태는 1999년 5월 5일부터 6월 9일까지 31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김기태의 26경기 연속안타를 뛰어넘는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1999 박정태 : 127경기 출장, 타율 0.329, 출루율 0.409, 장타율 0.452, OPS : 0.860, 540타석 456타수, 150안타, 2루타 17개, 3루타 3개, 11홈런, 83타점, 83득점, 63볼넷, 몸에 맞는 공 6개, 0도루

타율 7위, 출루율 6위, 장타율 28위, OPS 23위, 최다 타석 21위, 최다 타수 23위, 최다 안타 11위, 최다 3루타 15위, 타점 21위, 득점 15위, 볼넷 13위

롯데는 김응국으로 시작해 박정태 - 호세 - 마해영이 버티고 있는 중심타선, 그리고 17승의 문동환, 13승의 주형광, 11승의 박석진이 이끄는 투수진으로 드림리그 2위에 올라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됩니다.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팀은 삼성라이온즈.

순식간에 2경기를 내주며 위기에 몰린 롯데, 3차전에서 대승을 거두었지만 4차전을 잃으며 1 : 3으로 절체절명의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끝날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라는 말대로 5차전에서 기적적으로 터진 호세의 역전 끝내기 3점 홈런, 6차전에서 박석진이 기록한 7이닝 퍼펙트 투구로 롯데는 동률을 만들고 7차전으로 승부를 끌고 갑니다.

그리고 벌어진 7차전.

적진에서 벌어진 경기, 그리고 선발투수 문동환이 4회말, 이승엽과 김기태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맞으며 위기에 몰린 상황. - 경기는 삼성쪽으로 기울고 -

구원투수 기론이 삼성을 묶어두는 동안 - 롯데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는 심정으로 기론을 다시 투입한다. -

6회초, 호세의 솔로 홈런. - 롯데 반격의 물꼬를 튼 것은 호세의 중앙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 -

하지만...... - 이 때, 홈런 축하세례를 받는 호세에게 관중석에서 던진 음식물이 날아들었다. 분을 못 이긴 호세는 과격한 행동을 하고 만다. 호세에게 퇴장명령이 내려지고 롯데 선수들은 걷잡을 수 없이 흥분했다. -

결국 주장이었던 박정태는 이 상황에 분노, 선수단에게 철수명령을 합니다. - 대구구장은 경기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혼란으로 빠져들었다. -

그러나......

그 당시 감독이었던 김명성 감독의 만류, 게다가 윤동배 매니저가 순식간에 박정태에게 달려가 롯데 선수단 철수를 하지 말라고 설득했고 생명의 은인이던 윤동배 매니저의 말을 도저히 거절할 수 없었던 박정태는 선수단 철수를 철회합니다.

그리고 다시 가방에서 글러브를 꺼내드는 선수들에게 박정태는 한 마디 말을 남깁니다.

"오늘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 사실 부산 사투리로 "오늘은 무조건 이기야 된다, 알긋나?" 라고 했습니다. ^^;;; -

박정태가 한 이 말로 인해 롯데 선수들의 분노는 순식간에 경기를 향한 투지로 바뀌었고 호세 다음이었던 마해영이 멋진 동점 홈런을 때려냅니다. - 그러나 곧이어 터진 마해영의 동점 홈런 -

사족으로 마해영이 홈런을 치고 홈을 밟고 나서 했던 헬멧 세리머니는 정말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전율을.......

게다가 7회초, 김응국이 임창용에게서 때려낸 역전타.

하지만 기론이 지치면서 구원등판한 박석진이 그만 전 경기의 피로를 못이기고 김종훈과 이승엽에게 랑데뷰 홈런을 얻어맞고 말았습니다. - 이어 라이온킹 이승엽이 롯데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고 나섰다. -

웬만한 상황이었다면 그대로 경기가 끝났을 상황......

그렇지만.....

9회초, 공필성의 출루 후, 강성우의 타석에 대타로 나섰던 임수혁의 멋진 우월 홈런 - 삼성 김종훈과 이승엽의 랑데뷰 홈런이 터지고, 롯데는 5 : 3으로 뒤지는 상황에서 마지막 9회를 맞는다.

7차전 그리고 2점을 뒤지는 상황, 승리의 여신은 삼성에게 미소를 짓는가 같았던 그 시간...... 공필성이 제 몫을 해주고 난 뒤 대타로 나선 임수혁에게 롯데는 마지막 모든 것을 걸었다.

결과는 임수혁의 동! 점! 홈! 런! -

경기는 연장으로 이어집니다. - 승부는 다시 원점, 스코어는 5 : 5, 롯데 마운드는 에이스 주형광이 차고 앉았다. -

10회말, 1사 만루의 위기에서 구원등판한 주형광이 삼진, 그리고 유격수 김민재가 정경배의 깊숙한 타구를 깔끔하게 처리해 2루수 박정태에게 송구, 롯데를 위기에서 구해냅니다.

11회 - 운명의 시간 연장 11회, 임재철이 2루에 있는 상황에서 김민재의 천금같은 2루타가 터졌다. 장장 4시간 30분, 롯데는 무서운 저력으로 삼성을 따돌렸다. -

한 편의 대하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던 그 경기.

사실 이 경기에서 박정태는 6타석 6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하는데 그쳤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무조건 이기야 된다." 라는 명언을 남기면서 롯데 선수단의 투지를 이끌어 내는 명장면을 연출해냈습니다.

이 플레이오프에서 박정태는 전경기에 출장, 타율 0.355, 출루율 0.412, 장타율 0.613, OPS : 1.025, 11안타, 2홈런 - 플레이오프 1차전과 3차전 - , 6타점, 6득점의 무서운 불방망이를 휘둘렀습니다.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여 삼성을 4 : 3으로 따돌린 롯데는 한국시리즈에서 한화를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삼성과의 혈투로 힘이 빠져버린 롯데는 결국 1 : 4로 패배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하고 맙니다.

한국시리즈에서 박정태는 전경기에 출장했지만 피로를 못이겼는지 타율 0.191, 출루율 0.191, 장타율 0.286, 4안타, 2득점으로 부진했습니다.

2000년, 꾸준한 모습을 보인 박정태지만 약간 힘이 달리는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2000 박정태 : 107경기 출장, 타율 0.285, 출루율 0.362, 장타율 0.381, 439타석 386타수, 110안타, 6홈런, 53타점, 3도루

롯데는 매직리그 2위에 올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삼성라이온즈에게 1 : 2로 패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합니다.

박정태는 전경기에 출장했지만 타율 0.167, 출루율 0.167, 장타율 0.167, 2안타로 부진했습니다.

2001년, 서서히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박정태......

2001 박정태 : 118경기 출장, 타율 0.247, 출루율 0.331, 장타율 0.382, 415타석 356타수, 88안타, 7홈런, 59타점, 1도루

그리고 2002년....... 박정태는 엄청난 시련을 맞게 됩니다.

롯데 10대 감독으로 부임한 백인천..... 그는 자신의 타격폼을 롯데의 모든 선수들에게 강요합니다. 주장이었던 박정태 역시 예외는 아니었고 특히, 그 특유의 타격자세로 인해 더 큰 마찰을 빚게 됩니다.

2002 박정태 : 103경기 출장, 타율 0.262, 출루율 0.356, 장타율 0.401, 308타석 267타수, 70안타, 7홈런, 38타점
2003 박정태 : 50경기 출장, 타율 0.278, 출루율 0.349, 장타율 0.389, 86타석 72타수, 20안타, 2홈런, 17타점
2004 박정태 : 26경기 출장, 타율 0.278, 출루율 0.519, 장타율 0.278, 27타석 18타수, 5안타, 0홈런, 3타점

그리고 2004년을 끝으로 박정태는 선수생활을 마무리짓습니다.

13시즌에 걸친 박정태의 기록을 살펴보겠습니다.

통산 1167경기 출장, 타율 0.296(18위), 출루율 0.373(28위), 장타율 0.433, OPS : 0.806, 4458타석, 3857타수, 1141안타, 2루타 228개(27위), 3루타 23개, 85홈런, 1670루타, 638타점(29위), 531득점, 475볼넷, 몸에 맞는 공 35개, 고의사구 13개, 22도루, 희생타 34개, 희생플라이 57개(10위), 실책 87개

포스트시즌과 올스타전의 기록을 살펴보겠습니다.

포스트시즌

44경기 출장, 타율 0.260, 출루율 0.325, 장타율 0.350, OPS : 0.675, 198타석 177타수, 46안타, 2홈런, 15타점, 24득점, 16볼넷, 1도루

올스타전

8경기 출장, 타율 0.320, 출루율 0.346, 장타율 0.560, OPS : 0.906, 26타석 25타수, 8안타, 1홈런, 7타점, 1볼넷

박정태라는 선수는 기록만 살펴보면 조금 잘한 선수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록지 위의 숫자만으로 그를 살펴보기에는 그가 보여주었던 모습 하나하나가 투지가 넘치고 모든 관객들의 피를 끓게 했으며, 특히 비장미가 넘치던 그 모습은 기록지 위의 숫자만으로 한 선수를 살피기에는 그 일이 얼마나 소견이 좁은 지를 우리들에게 알려주게 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2루수논쟁에 언제나 끼게 되는 박정태.

그를 지켜본 사람이라면 반드시 적어도 한번쯤은 그의 플레이를 직접 다시 보고 싶어할 것입니다.

NEXT : "염종석의 멈추지않았던 17년간의 도전"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0/04/22 23:07
수정 아이콘
같은 교회라서 가끔씩 뵙니다 ^^
FuroLeague
10/04/22 23:21
수정 아이콘
언젠가 꿈꿔봅니다. 롯데가 아니라 부산자이언츠로서

감독 : 최동원
투수코치 : 윤학길
타격코치 : 박정태
밉쌍덩어리
10/04/22 23:59
수정 아이콘
아... 백인천...
언젠가 보았던 유머에 백인천 감독이 다른 팀 한 번씩 맡아봤으면 한다는 말을 본 기억이...
10/04/23 00:03
수정 아이콘
진짜 말그대로 혼입니다 혼..
훗날 이대호도 그렇게 될수있을까 의구심을 품을 정도로 박정태선수의 상징성은 장난 아니죠..
부산사람도 아니었고 경남 거제살던 당시 중학생이던 저도 박정태 선수 하는거보면 왠지 모르게 그 근성과 투지에 감동했는데
부산분들은 오죽했겠습니까..^^'나는 갈매기'영화보니까 조성환선수가 가장 존경하는 선수가 박정태 코치님이라고 하던장면도 나왔고 추신수선수도 외삼촌 박정태선수를 은사 조성옥감독님과 함께 가장 존경한다던데 이것만봐도 박정태가 롯데에 끼친 영향은 대단하다고 볼수있겠네요..
투혼의 99플레이오프와 그 주축이었던 박정태 호세 마해영 라인은 정말 잊지 못할것같네요.
제가 타이거즈팬이지만 아직도 잊지못하는 시리즈 두개가 99플레이오프와 작년09한국시리즈 두갭니다;;
10/04/23 01:23
수정 아이콘
대구 출신의 부산사람으로서[???] 가장 존경하는 부산 싸나이 중 하나입니다.
물론 그가 출전한 경기 몇번 본 적이 없지만 그런다고 모르는 건 아니니까요 흐흐.
10/04/23 01:58
수정 아이콘
존재 자체가 롯데팬들에겐 전설인 남자 탱크 "박정태"..
10/04/23 02:16
수정 아이콘
후 백,,, golf,,,
부산출신을 삼성빠가 되게 해주신 감독님이죠. 그래도 항상 삼성 다음으로 롯데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근성과 투지 이 두단어가 한국프로야구 역사에서 가장 잘 어올리는 롯데 자이언츠 현 2군 감독인 박정태 감독.
그가 롯데 자이언츠 감독으로 부임한다면 다시 롯데로 돌아올지도 모르곘습니다.

사족이지만
어릴 적에 롯팬으로 야구를 볼떄는 주형광 선수를 너무 좋아해서 나중에 투수코치가 되어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현 재활군 코치시니 언젠가는 투수코치가 되어서 마운드에 걸어 올라갈 수 있는 모습도 볼수 있겠죠?
ROMANMAX
10/04/23 08:00
수정 아이콘
그특이한 타법 인상깊은선수죠...
성야무인Ver 0.00
10/04/23 09:50
수정 아이콘
제가 롯팬이 아니라서 그런지 몰라도 박정태선수를 기억하는건 특이한 타격자세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전준호선수를 더 높게 쳤는데, 아쉽게도 현대유니콘스로 이적하고 나서 프랜차이즈로 남지못했네요.

지금은 아니지만 제 머리속에 있는 2000년이전의 롯데는 투혼의 투수가 즐비했지만 그에 비해 빛나는 타자들은 타팀에 비해 많이 부족했던것 같습니다. (순전히 타팀팬으로의 제 주관적인 이미지입니다~~)

그나저나 타자만 친다면 롯데의 상징은 미스터 올스타라고 불린 김용희 전롯데겸 삼성감독이 아니었던가요? 김용희 전감독의 경우 80년대 프로야구 뿐만 아니라 운동선수들중에 머리가 가장 좋았다고 합니다. 80년대 퀴즈프로그램에 나오면 거의 휩쓸다시피 했다고 하는데 머리 좋은것하고 역사에 남는 감독이 되는것하고는 약간 거리가 있는가 봅니다.
정Marlowe
10/04/23 10:11
수정 아이콘
성야무인Ver 0.0009님//
롯데에서 몇년 전에 감독 오퍼가 있었습니다.
몸이 안좋아서 못하신 것으로 알고 있고 그나마 건강이 회복되어 지금 해설위원 활동 하시는 거라고 합니다.
95년도 롯데 참 화끈했지요. 어떻게 보면 로감독님하고도 비슷한 컬러인듯..
10/04/23 13:13
수정 아이콘
성야무인Ver 0.0009님// 김용희 전감독님은 프로와서 그렇게 뛰어난 성적은 거두지 못하신걸로 압니다.
오히려 김용철 선수가 더 잘했죠.
롯데팬들에겐 투타 모두 합쳐도 최동원 선수보다 인기가 많은게 박정태 선수인거 같네요.
10/04/23 16:37
수정 아이콘
참.. 이선수는 다른거 다 필요 없이 타격폼만으로 호감이 가는 선수..네요=_=;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1780 [일반] 지역비하 표현의 대중화 혹은 명문화 [350] 드라고나11274 11/09/17 11274 0
29886 [일반] 덥네요. [3] 밀레이유부케3424 11/06/22 3424 0
29830 [일반] [야구] 로이스터 감독님이 밉습니다. [30] 눈시BB12149 11/06/19 12149 0
29406 [일반] 2011년 어느 늦은 밤 - 그냥 만남 - [3] fd테란3904 11/05/29 3904 0
29033 [일반] [EPL]리버풀을 이끄는 완소 남미 3인방 [59] 아우구스투스5969 11/05/10 5969 0
28582 [일반] 롯데의 타격부진 이유? 데이터가 보여줍니다 [39] 논두렁질럿6337 11/04/21 6337 0
28241 [일반] 여러분의 기억에 남아있는 별명은? [53] Cand4698 11/04/07 4698 0
27251 [일반] 역사에 대한 잡상 (9) 황산벌, 백제의 멸망 [20] 눈시BB7521 11/02/12 7521 2
26965 [일반] 평양성 감상 (스포 최대한 없게 할게요) [15] 눈시BB5529 11/01/27 5529 1
26957 [일반] 황산벌 추억 - 평양성 개봉에 앞서 [16] 눈시BB7447 11/01/27 7447 1
26002 [일반] [상담글]부산에서 전라도 출신으로 살아가기 [97] Alexandre11112 10/10/25 11112 0
25903 [일반] 싸이의 신곡(뮤직비디오 추가), 소녀시대의 모든 컨셉사진이 공개되었습니다. [14] 세우실7322 10/10/21 7322 1
25829 [일반] 간만에 쓰는 영화평 <심야의 FM><그랑프리><슈퍼배드><무적자><방가방가> [29] 한아6081 10/10/17 6081 0
23861 [일반] 뜬금 드라마 추천 - 크크섬의 비밀 [15] 석양4258 10/07/30 4258 0
22867 [일반] 인간 김제동이 사람과 사랑, 그리고 말과 웃음, 틀의 파괴를 이야기하다. [17] 루크레티아4360 10/06/12 4360 4
22221 [일반] 홍어드립. [36] 필리온7420 10/05/25 7420 1
22030 [일반] 서정범 교수님에 대해 [44] 항즐이6148 10/05/19 6148 0
21528 [일반] f(x)의 신곡 "NU ABO"와 서인국의 신곡 "사랑해 U"의 티저가 공개되었습니다. [29] 세우실4942 10/04/30 4942 0
21342 [일반] 한국 프로야구 레전드 스토리 - 16. 부산의 혼, 작은 탱크 박정태 [18] 페가수스4305 10/04/22 4305 0
20058 [일반] 유행처럼 번지는 '기승전병'의 즐거운 병맛코드와 라쿠고. [15] nickyo7848 10/03/09 7848 6
19982 [일반] 그들은 반란을 꿈꾸었을까? [24] happyend8996 10/03/06 8996 28
19979 [일반] 애니메이션으로 일본어 공부하는 법 [25] 에텔레로사23541 10/03/06 23541 0
18921 [일반] 추노 진짜 물건인데요. [70] 파벨네드베드8813 10/01/14 881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