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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5/03 05:38:33
Name 잠자는숲속의
Subject [일반] [까칠한곰주씨] 이 쪼잔한 세상? 이 꼼꼼한 세상?
시간이 날때마다 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제목대로, '무언가에 대한 까칠한 생각'을 말하는 글이기 때문에,
미묘한 톤으로 싸움닭같은 어투가 종종등장할 수도 있음을 명시합니다.

논쟁을 일으키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가능한 backspace버튼을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
1.
한국사람으로서, 아니 남자에게 있어서 가장 듣기 싫은 말은 무엇일까?
많은 표현들이 있겠지만, 적어도 본인에게는

"이 쪼잔한 놈"

이라는 말이 되겠다.

쪼잔하다라는 말은 사전적의미로 "치사하다의 경상도 사투리이나 전국적으로 사용되는 말"
이라고 한다 (네이버 국어사전). 유사한 말로 좀스럽다(도량이 좁고 옹졸한데가 있다)정도가 있겠다.

보통 이말은 어떨경우 사용되는가?
    a. 짠돌이 같이 너무도 계산적으로 자신의 손해를 극도로 피하려고 하는 경우
    b. 융통성없이 사소한 일에도 트집과 지적을 이행하는 경우
    c. 꽤 오래지난 일임에도 반복적으로 기억을 끄집어내어 이슈화 하는 경우

정도일까나? 본인의 경험상으로는 위의 세경우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경우인 듯 하다.


2.
2년전 한 친구가 술자리에서 나에게 이런말을 했다.

"학문적 계층의 상승에 따라서 인간은 쪼잔해 질 수 밖에 없다."

아주 쉽게 이야기 해서, 학사->석사->박사 로 진행될수록 인간은 쪼잔해진다는 이야기이다. (그는 얼마전 박사가 되었다)

왜냐는 나의 질문에-현재 박사과정입학예정인 본인으로서는 그당시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 그친구는,

"하나의 fact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눈에 불을 켜야하는 직업상의 이유"

라는 말을 하였고, 동시에 "소심해지기도 한다"라고 하였다.

더 좋은 표현도 있는데 왜 굳이 쪼잔 혹은 소심같은 별로 듣기 싫은 말을 쓰냐는 나의 투정에
그친구는 "꼼꼼하다, 탐구력이 있다, 재확인하다" 같은 예를 나에게 제시하였으나
아쉽게도 쪼잔하다라는 그 단어의 의미와 동일하면서 긍정적 의미를 내포한 최고의 단어를 찾지는 못하였다.

그나마 꼼꼼하다는 것이 최상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밤을 지새웠더랬다.


3.
개인적으로 즐겁게 읽는 글을 적어주시는 한 분의 글에는 언제부터인가 이런 말머리가 붙어있다.

       [* 아직 팬들은 감독님들의 사과를 듣지 못했습니다.

        * 전동희. 재훈호. 이택수. 지봉철. 황재훈. 박명기. 윤아름. 오상직. 고용준. 남윤성. 등등의
           기자님들께. 독자는 바보가 아닙니다. 그리고 붕어도 아닙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쉽게 잊는 존재가 아닙니다.

         *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는 것은 프로리그 자체가 아닙니다. 프로리그를 주3일에서 주5일로
           확대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입니다. 프로리그와 개인리그의 '공생'을 원하는 것 뿐입니다.]


두개의 별도의 글이 더 있지만, 본문의 길이가 길어지는 것을 막기위해 여기까지만 펌하겠다 (Felix님 문제시 된다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사이트 역시 위의 사건과 맞물려 한동안 문을 닫았었다. 그리고 글쓰기가 허용된지 어느 덧 한달이 지났다. 운영진의 오프모임까지 야기시킬 정도로 뜨거운 논쟁도 이제는 잊혀져가는 이야기 주제가 되었다.

그리고 얼마전 수많은 팬을 두패(중립을 지키신 분들을 합치면 세패)로 나누어 싸움을 일으켰던 소위 ppp사건도 있었다. 정황과 의혹을 확실히 밝혀야 한다는 이야기는 인신공격성 멘트와 맞물려서 "악플" 혹은 "까"로 규정지어지며 물 밑으로 가라앉았다.


지금 이 사건들을 다시한번 반추한다는 것은 쪼잔한 행동일까? 아니면 꼼꼼한 것일까?



두 단어의 긍정/부정적 이미지에서 기인하는것이겠지만 결론 짓고자 하는 바는 똑같다.

"명확하게 결론지어주라. 사과좀 한마디 하고, 의혹은 풀어주라"

쪼잔한 놈이라 해도 좋고, 꼼꼼한 놈이라 해도 좋다.

이(e) 세계의 팬으로서 찝찝한건 싫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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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등짝
07/05/03 07:42
수정 아이콘
1번에 대공감입니다. 한국 남자들에게 쪼잔하다는 말은 심한 모욕이죠
ㅡ_ㅡ;;;
2번도 일정 부분 동의합니다. 지식이 증가할 수록 작은 팩트 하나하나에 집착하게 되는건 어느 분야나 비슷한가 봅니다.
3번의 경우... 저는 최소한의 요구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정도를 벗어난 행동을 한 사람들에게 이 정도 요구하는건 당연한거 아닐까요? 물론 이를 계속 기억하고 상기시켜 주는 Felix님은 꼼꼼하신게 맞다고 봅니다
키스!!
07/05/03 10:44
수정 아이콘
오 좋은 글입니다 공감합니다
sway with me
07/05/03 11:13
수정 아이콘
어떤 사람의 치밀한 성격이나 행동이,
이기적이거나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동으로 비칠 때 아마 '쪼잔하다'고 하고,
일을 빈틈없이 잘 해내는 것으로 비칠 때, '꼼꼼하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 아닐까요?

일에 있어서는 꼼꼼한 것이 덕목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사람 살아가는데는 가끔은 꼼꼼함이 피곤함이 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사건들을 반추한다는 것은, 그 반추가 어떤 성격을 가진 행동인가에 따라서 '쪼잔함'도 '꼼꼼함'도, 혹은 어떤 사람들이 얘기하는 '철저함', '쿨하지 못하'거나 '꼬리가 긴' 것도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잠자는숲속의
07/05/03 12:37
수정 아이콘
sway with me님// 쿨하지 못하다는 것이 결코 나쁘다 혹은 좋다라고 평을 내리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어떠한 일이 발생했을 경우 최소한 '확실하게 결론'내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는 것에 대한 변호아닌 변호로서 이 글을 적어본 것입니다.

말 그대로, 사교의 목적을 가진 집단 내에서의 꼼꼼함은 말씀대로 피곤함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은 심히 동감합니다.

그러나, 일처리에 있어서 만큼은 꼼꼼함이 필요한 것이 사실일 것입니다.

그에 근거하면, 제가 본문에 말씀드린 일련의 사건들은 단순히 사교적 모임의 이벤트가 아닌
엄연한 비지니스의 테두리에 속한 사건들입니다.

일처리의 확실한 마무리. 단지 그것을 바라는 것이 쪼잔하게 보여진다(혹은 보여질 수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마술사
07/05/03 13:49
수정 아이콘
추게로!
카오루
07/05/03 21:25
수정 아이콘
하지만 세상일 모두다에 그렇게 꼼꼼해질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한번 웃어넘길수있는일과
그렇지 않은일
을 구별해놓고 사는게 아닐까요

중요한건 꼼꼼하다 아니다가 아니라 어떻게 구별하냐가 아닐까싶습니다
잠자는숲속의
07/05/04 00:25
수정 아이콘
카오루님//
의견에 동의 백만번 날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별이라는 명목아래 대부분의 사건이 망각되어버리는 사실 또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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