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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11/09 08:27:09
Name 슈테판
Subject [정치] 세계화와 장벽의 정치 (수정됨)
트럼프가 재선되었습니다. 트럼프의 선거 구호는 "Make America Great Again",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였습니다. 트럼프의 정책의 심볼은 "장벽"입니다. 트럼피즘은 자민족우선주의, 자국이익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 반세계화, 반이민, 반난민, 몬로주의, "우리민족(Nation)끼리", 다시 말해 모든 종류의 "장벽" 세우기를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가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운다고 할 때, 장벽 설치의 가능성과 비용성을 따지면서 말도 안 된다고 비판하는 것은, 장벽이 "상징"이라는 것을 간과했던 것입니다. 

트럼피즘은 전세계적인 변화의 경향을 대표할 뿐입니다. 브렉시트부터 시작해서 유럽의 우경화-프랑스의 르펜, 이탈리아의 멜라니, 독일의 대안당 등-. 푸틴의 제국주의적 민족주의. 중국의 시황제 체제 등. 이들 모두 장벽을 요구하고, 장벽을 환영합니다. 

이 모든 변화를 추동하는 요인은 "세계화가 초래한 피로에 대한 극단적 반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세계화가 초래한 결과에 피곤해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세계화를 가속화하고 세계화의 수혜를 누리면서, 그것을 나누지는 않는 "글로벌 엘리트"들에게 염증이 납니다. 난민 또는 이민은 세계화의 다른 이면입니다. 난민 또는 이민은 세계화의 결과이며 증상이며 본질입니다. 세계화는 상품과 서비스의 전지구적 이동에서 "장벽"을 없애는 과정인데, 이는 다시 말해 서비스, 용역, 노동을 제공할 수 있는 노동력, 인간의 전지구적 이동에 "장벽"을 없애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필연적으로, '세계화 = 더 많은 난민, 이민'입니다.

사람들은 전세계가 국제공용어를 사용하여 디지털 미디어로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일처리하는 광경을 가리키며 그것을 세계화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글로벌 대표 메트로폴리스들의 대형마트마다 세계의 온갖 상품이 진열된 것을 가리키며 그것을 세계화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과 그 근처에서 위협을 조성하는 실업자들의 민족적, 인종적 구성이 다양해져 온 것은 세계화라고 부르기보다는 이민자들 문제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둘은 항상 동전의 양면이었습니다.

"장벽"이란 바로 이 세계화를 저지하거나 번복하려는 모든 시도를 대표하는 상징입니다. 트럼프가 제시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방법도 바로 이 장벽입니다. 장벽은 세계화로부터 손해를 입었거나 입을 것이라고 두려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호소력이 있는 상징입니다.

세계화는 상품과 노동력의 장벽없는 유통입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같은 상품을 더 싸게 사고 같은 노동력을 더 싸게 부립니다. 이민자들이 들어와 내 일자리를 뺏어갑니다. 외국의 상품들이 들어와 내가 팔던 상품이 밀려납니다. 외국의 공장들에서 지어진 싱품들이 들어와 내가 몸담은 공장을 없애 버립니다. 이것은 실제로 벌어지는 일들입니다.

사회 전체적으로는 편익이 증가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같은 물건을 더 싸게 사거나 같은 값에 더 좋은 외제를 사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 반대편에는 실제로 일자리를 잃어버리고 빼앗긴 누군가가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장벽이 있던 시절이 더 좋았습니다. 난민들이나 이민자들이 쉽게 쉽게 들어와 내 일자리를 빼앗지 못하던 시절이 더 좋았습니다. 외국에서 만든 물건에는 비용이 붙어 쉽게 쉽게 사지 못하고 내 시장을 갈라가지 않던 시절이 더 좋았습니다.

소비자로서의 나는 장벽이 없을 수록 좋습니다. 그러나 노동을 공급하는 공급자, 노동자로서의 나는 장벽이 높을수록 좋습니다. 

생각해보면 장벽이 나의 경쟁력입니다. 국적이라는 장벽, 언어라는 장벽, 민족과 인종이라는 장벽이 높고 튼튼할 수록 좋습니다. 불법체류자가 아닌 나를, 영어를 구사하는 나를, WASP이자 백인 출신인 나를 채용하고, 멕시코에서 담넘어온 히스패닉을 채용하지 않도록 하는 장벽, 바로 그 장벽이 아예 사라진다면 나는 더이상 아무것도 아니고 대체되어 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이너리티들조차도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내가 흑인이나 히스패닉이어도 한번 미국에 안착하게 되면 기존의 장벽이 내게 유리합니다. 유럽의 반이민 정당들의 지지층 중 상당수는 이미 유럽 사회에 안착해 기존 일원에 준하게 된 이민자들이라고 합니다. 미국에서도 흑인 남성들과 히스패닉들 중 상당수가 트럼프에게 표를 던졌습니다. 어제의 마이너리티가 오늘의 메이저리티입니다. 소수자는 삶의 모든 국면에서 소수자이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소수자성이 있다면 우리 모두에게 다수자성도 있습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올 때는 장벽이 원망스럽지만 내가 사다리를 거의 다 타고 올라와 사다리를 걷어찰 때는 장벽이 아쉽습니다.

트럼프의 승리와 전세계적 우경화에 대해, 경제난을 원인으로 진단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경제는 늘 어려웠습니다. 문제는 그 어려움의 양상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세계화는 고통분담의 양상을 바꿔놓습니다. 경제는 늘 어려운데 세계화는 그 어려움에 따르는 고통의 배분을 전혀 다르게 만듭니다. 과거에는 나라가 다같이 어렵거나 어렵지 않아 보였습니다. 이제는 나라가 어려워져도 글로벌 엘리트들은 더욱 잘 나가고 내 일자리를 뺏는 이민자들만 살만해지고 '나만' 어렵습니다. 

세계화에 대한 피로감이 정치적 극단화의 강력한 동인입니다. (낙태권 논쟁이라는 문화전쟁은 그에 비하면 미국에 특수한 이슈였고 상대적으로 사소한 이슈였습니다.)

정체성 정치라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체감됩니다. 정체성 정치도 결국은 세계화의 문제, 장벽의 문제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정체성의 존중을 요구하는 정치가 지향하는, 인류의 다양한 정체성을 존중하는 '인권 규범'이란, 세계화 시대를 같이 잘 살아내기 위해 요구되는 규범이면서, 동시에 장벽을 허물고 사람들과 물자들의 유통을 더욱 원활하게 만드는 세계화의 윤활유 역할도 합니다. 

오늘날 정체성 정치는 국제적 보편적 규범을 각국에 "무차별적으로" 관철하는 양상으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를 관철하는 제도들 중 일부는 쿼터제의 형태로 실현되는데, 때에 따라 사람들의 밥그릇과 일자리를 건드리기도 합니다. 

트럼피즘과 전세계적 우경화에 공감하는 이들이 느끼기에는, 어느날 갑자기 "글로벌 엘리트"들이 유엔 인권선언 같은 외국의 규범들을 들먹이면서 다양한 정체성들을 관용하자고 하는데, 심지어 "내" 자원과 일자리를 나눠주면서까지 관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회사의 이사회 구성부터 시작해서 마트 청소부 자리에 이르기까지 갑자기 내가 알지도 못했던 온갖 정체성의 소유자들이 튀어나오면서 자신의 몫을 주장하며 한 목소리로 "차별의 철폐"와 "장벽의 타파"를 외칩니다. 이런 일이 반세기쯤 일어나다 보니 "다수"는 불현듯 장벽이 공고했던 옛날이 좋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영국에서 사람들은 "Control"을 "Take Back"하기를 원하며 브렉시트를 결정했고, 미국에서 사람들은 "America"를 "Make Great Again"하기를 원하며 트럼프를 두 번이나 선출했습니다. 장벽이 더욱 높고 견고했던 좋았던 옛날에 대한 향수가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에서 "We Won't Go Back"이라고 외쳤지만, 명백히 미국 유권자의 다수는 미국을 "옛날처럼" 만들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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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밀다
24/11/09 08:37
수정 아이콘
전체 부가 증가한 건 좋은데 그 부가 고루 나눠지지 않아 내가 이 모양 이 꼴이니 이제 잘난 체하는 엘리트들(대충 대학물 먹고 경제가 어쩌고 하는 놈들)에게 속지 않겠어
슈테판
24/11/10 16:55
수정 아이콘
이런 심리도 강하게 작용할 것 같습니다
크레토스
24/11/09 08:39
수정 아이콘
막상 세계화로 저렴해진 물가에 익숙해졌고 그게 계속되길 바라는 사람들이 반세계화를 지지하는게 모순이자 비극이죠.
당장 이번 트럼프 재선에 바이든 시기 인플레이션이 매우 큰 영향을 미쳤을텐데..
트럼프가 본인 말대로 관세 정책을 진짜 하면 바이든 시기랑은 비교도 안 되는 인플레이션을 볼 수 있을겁니다.
깃털달린뱀
24/11/09 11:14
수정 아이콘
트럼프 경제 정책의 결과는 잘하면 미국 경제의 유럽, 일본화고 나쁘면 악랄한 스태그플레이션이죠. 물론 아예 실업 상태이던 사람들은 물건값이 비싸지고 경기가 나쁘더라도 일자리라도 얻었으니 감내하겠지만 나머지 대다수는...
슈테판
24/11/10 16:56
수정 아이콘
위의 글에서 지적하지 못한 측면인데
소비자들이 세계화에서 입을 수 있는 수혜로 세계자유시장론자들이 약속하는 바가 바로 저물가일텐데,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인지 민주당 정권에서도 물가를 제대로 잡지 못한다고 느껴지니 소비자들조차도 민주당을 버린 것이라고도 봅니다.
Liberalist
24/11/09 09:32
수정 아이콘
솔직히, 세계화 꿀빤 계층이 그간 자기네가 쌓아올린 부를 배분하는데 너무 무관심했던, 이걸 넘어서서 니들이 부 못 쌓은건 죄다 니들이 멍청해서, 노오오력을 안해서 그래~ 이러고 소외 계층에게 일방적으로 손가락질해대던게 쌓이고 쌓이다가 터져나온게 오늘날의 트럼피즘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문에서의 피로감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세계화라는게 내 삶에, 내 미래에 도움되는게 대체 뭔데?]라는 의문을 해소하지 못한데서 온거니까요. 세계화의 이득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는건 비교우위 운운하는 경제학원론 수준의 지식으로도 충분하지만, 그래봐야 그런 류의 설명은 본인의 삶이 실시간으로 황폐화되고 있는 사람들 앞에서는 그저 공리공담, 숫자놀이에 불과할 뿐입니다.

사실은 10년도 더 전에 월가를 점령하라 운동 같은 전조 증상이 보였을 때 세계화를 주도하던 엘리트들이 여기에 적절하게 대응했어야 합니다. 이때부터 지속가능한 세계화가 과연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지에 대한 반성적인 고민이 있었어야 했죠. 그때 어영부영 넘어가고서 이미 기차 떠나간지 오래인 지금에 와서는 뭐, 트럼피즘이 뉴노멀이 된 현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트럼프 2기 정권의 성패와는 무관하게, 세계화는 이미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습니다.
슈테판
24/11/10 16:59
수정 아이콘
역시 위 글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측면을 잘 짚어 주셨습니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평평한 세계]를 말하는 이들은 결국 비교우위이론으로 세계화의 이익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수치상으로야 그럴 것입니다.
아마도 1명의 미시간 노동자가 중국 공장에 일자리를 뺏기면 9명의 미국 소비자들은 그러한 세계적 분업의 혜택을 누릴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일자리를 뺏긴 1명의 분노는 강한 원한이 되지만, 세계화의 혜택을 누린 9명은 그 혜택에 민감하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글로벌 엘리트들은 전체 편익을 강조하며 그 1명의 원한 감정을 방치해 온 것입니다.
그 결과가 세계의 극우 포퓰리즘, 트럼피즘, 브렉시트 라고 생각합니다.
위대함과 환상사이
24/11/09 09:47
수정 아이콘
(수정됨) 글 잘 읽었습니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였던가요?
토머스 프리드먼인가 뭔가 하는 사람이 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세계화는 '황금 구속복'이네, 뭐네 했던 것 같은데요. 세상이 많이 변하긴 변했어요.

'유엔인권선언'과 '정체성의 정치'를 같이 엮는 건, 그저 하나의 비유겠으나 좀 핀트가 많이 어긋나는 것 같습니다.
인권선언은 2차대전 직후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부인인 미국의 퍼스트레이디가 주도해서 un회원국들이 체결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인권은 그 개념의 속성상 불가피하게 그 권리의 보편성과 추상성을 핵심으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권선언은, 인종, 성별, 민족, 나이, 직업 등의 모든 현실적 차이에도 오직 인간이기 때문에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하는 권리가 있다는 규범적 선언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정체성의 정치' 는 그와 정확히 반대되는 이야기를 합니다. 보편적, 추상적 인간 같은 건 없다. 자율적, 이성적 주체로서의 개인 같은 것도 없다. 모든 인간과 개인은 오직 특정 인종, 특정 성 등으로 환원되는 일정한 집단에 소속될 뿐이다라는 게 '정체성 정치'의 핵심관점입니다.
그래서 양자를 같은 반열에 놓고 이야기하는 건 난센스에 가깝습니다.

추가) 이해를 위해 다시 한 마디 덧붙이자면, '인권선언'은 그 모든 현실적인 차이와 분열 속에서도 결국 우리 모두는 동등한 인간이라는 한 가지 공통성에 집중하는데 반해 '정체성의 정치'는 우리의 그 모든 인간적 공통성에도 결국 우리 각자는 특정 성, 특정 인종으로 나뉘어 질 수밖에 없다는 차이와 분열에 집중합니다.
슈테판
24/11/10 17:02
수정 아이콘
중요한 차이를 잘 짚어 주셨습니다.
2차 대전 직후의 인권 담론과 최근의 정체성 정치, 소수자 담론 사이에도 근본적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트럼프의 잠재적 지지층들의 입장에서는, 서로 다른 위 두 담론이, "글로벌 엘리트들이" "수혜는 자기들이 누리고, 손실은 우리에게 전가하며" "우리에게 도덕적일 것까지 요구하면서 비용을 부담시키며" "장벽을 허물고" "세계화를 더 스무스하게 만들기 위해" "도덕적 담론을 가져다가 우리를 정죄한다"는 측면에서 동일하게 느껴졌을 것이라는 진단이었습니다.
24/11/09 10:18
수정 아이콘
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소위 진보진영의 아젠다였던 반세계화가 이제 소위 보수진영의 아젠다로 바뀌었다는게 신기합니다.
24/11/09 15:10
수정 아이콘
그냥 단순무식하게 생각해보면, 선진국의 서민들이 화를 내야 할 곳은 부를 점점 더 독식하는 자국의 기득권과 시스템인데 엉뚱한 곳으로 분노를 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보이기도...
안군시대
24/11/09 16:1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세계화가 결과적으로 물질적인 풍요를 가져오긴 했지요. 과거였다면 엄청난 고가의, 극소수의 사람들의 전유물이었을 초고성능 전자기기 등을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한 건, 전 세계적인 유통망 구축 및 무역장벽의 철폐 등이었습니다.

20세기까지의 생산방식은 한 지역 안에 여러가지 물품을 생산하는 단지를 만들고, 그 안에서 각각 부품을 생산하여 조립하고, 그걸 유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여러 군데에 "공단"들이 생겼고, 거기서 서로 시너지를 내며 물건을 생산했죠. 하지만, 지금은 국제적인 교역을 통해 그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중동에서 원자재를 수입해 와서, 한국에서 중간재를 만들어내고, 중국에서 조립해서, 미국에 파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전 같았으면 이런 방식이 오히려 비용의 증가를 가져왔을 겁니다만, 물류 시스템의 고도화와 FTA 등이 이를 가능하게 했죠.

그러나, 이 과정에서 "소비"를 주로 담당하는 나라들, 대표적으로 미국과 유럽 등의 서구 국가들의 경우엔 투자자들, 브랜드를 가진 기업들 및 서비스 제공자들은 이 과정에서 부를 축적할 수 있겠으나, 기존에 생산을 도맡았던 노동자 계층들의 경우엔 자기들의 일자리를 빼앗기게 되는 결과가 나타난거죠. 그들 나라의 인건비로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 등의 저임금, 대량생산과 경쟁이 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자신들의 임금이 내려가거나 직장을 잃게 되는 결과가 나타날겁니다. 그로 인해 반감이 쌓여오다가 유럽 극우정당들의 약진과 트럼프의 당선이라는 결과로 나타난 게 아닌가 싶어요.

전 세계의 GDP, 특히나 미국의 GDP의 경우. 숫자적으로는 계속 우상향 해 왔으나, 이게 실질적으로 근로자들의 임금 증가와 1:1로 맞물렸는지는 의문입니다. 물론 미국 내 평균임금도 엄청나게 상승한 것은 맞습니다만, 과연 그게 나스닥 지수의 상승률과 비교했을 때 동일하게 증가했을까요? 물론 자산을 나스닥에 투자했다면 그만큼의 수익을 얻었겠지만, 그건 자산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이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별도로 주식 등에 투자할 만한 여력이 없지요. 금융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사실 상위 20% 정도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80%의 사람들은 버는 족족 소비에 쏟아붓기에도 빡빡하고, 그런 와중에 슈퍼리치들은 엄청난 부를 축적해 왔죠. 트럼프는 이런 부분을 잘 건드렸는데, 슈퍼리치들을 겨냥한 게 아니라 중국 등 미국에 수출을 하는 국가들로 화살을 돌려버렸고(트럼프 자신도 슈퍼리치죠), 그게 또 먹혔네요.
신성로마제국
24/11/09 17:48
수정 아이콘
(수정됨) https://slownews.kr/73438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war&no=1511124
전 세계화에 관해서는 항상 이런 글들이 생각납니다.
서울에서 자라서 인서울 4년제 대학을 나온 저로서는 세계화란 게 외국 유학가고, 외국인 유학생과 팀플듣고, 외국인 교수 수업듣고, 외국계 회사에 취직하고 외국 출장다녀오고 이런 거만 생각나는데, 블루칼라계층과 지방에서 겪은 세계화는 그와 사뭇 다르더군요.
저에게 외국인은 서비스제공자,동료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내 노동력을 더 저렴한 값에 대체할 수 있는 경쟁자겠죠.
김삼관
24/11/10 12:40
수정 아이콘
링크 감사합니다 읽는 동안 글에 흠뻑 빠졌습니다
신성로마제국
24/11/10 16:0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마 민주당 지지자 엘리트,대졸 화이트칼라와 공화당 지지 블루칼라의 간극은 저 글에서 나온 한국의 도농 세계화 격차보다 더 매운맛일테니 국제화,이민에 대한 그들의 세계관은 완전히 다르겠죠. 한국도 이런 미래를 대비해야 할 겁니다. ~계 한국인이라는 참 어색한 단어가 이제 곧 현실입니다.
김삼관
24/11/10 16:46
수정 아이콘
읽으면서 많은게 느껴졌습니다 일본에도 동남아계 2세가 상당히 많더라구요! 앞으로 우리도 비슷하게 가겠거니 생각됩니다 
안군시대
24/11/11 15:32
수정 아이콘
하긴.. 우리나라는 사실 그 격차가 미국에 비하면 그렇게까지 크지는 않을거거든요.
하지만 미국이라면 대졸 엘리트, 월가에서 일하는 금융계 사람들과 러스트벨트의 근로자간의 차이가..
슈테판
24/11/10 17:03
수정 아이콘
예전에 읽었던 글인데 다시 읽어도 참 좋은 글입니다.
한국도 세계화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비서울 갈등, 도-농 갈등이 어떤 형태로건 또다른 형태의 트럼피즘으로 분출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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