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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10/23 11:08:30
Name realwealth
Subject [일반]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수정됨)
'인간의 삶에는 별 의미 없다'가 시작이었어요.

어떻게 하면 행복해지지? 아니, 행복은 도대체 뭐지? 행복에는 의미가 있나?
로 생각이 이어져서,

'행복의 기원'을 읽었습니다.
  
읽다보니,
읽게 된 동기와 유사한 말이 나와서 신기했습니다.
“우리는 아무런 ‘이유 없는 우주 pointless universe’에서 살고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만 세상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라는 말이 나와요.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생존과 번식, 행복은 진화의 산물이다’가 부제입니다.

진화심리학의 눈으로 행복에 대해 논합니다.
행복에 대한 메타인지를 높일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 아닐까 싶어요.

일단, 내용을 요약해 봅니다.

1. 행복은 거창한 관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험이고, 그것은 쾌락에 뿌리를 둔, 기쁨과 즐거움 같은 긍정적 정서들이다.
  행복을 가치나 관념으로 생각하는 오해가 진짜 행복을 추구하는데 장애물이 된다. 가치 평가의 잣대가 타인의 평가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2. 행복에 대한 이해는 인간이라는 동물이 왜 쾌감을 느끼는지를 이해하는 것과 직결된다.
  인간은 다양한 곳에서, 심지어 쇼팽과 셰익스피어에게서도 쾌감을 느끼지만, 가장 본질적인 쾌감은 먹을 때와. 섹스할 때, 더 넓게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온다.
  뇌에서 쾌감(행복)을 만들어내는 이유는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행동을. 계속하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3. 인류는 돈의 발명을 통해 사람 뿐 아니라 돈으로도 생존과 번식을 추구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 원시적인 뇌는 적응이 덜 되었고, 그 안의 행복전구는 돈 자체에 관심이 없다.
  오히려 돈에 대한 생각을 할 수록 사람에 대한 관심은 줄어든다.
  결국 행복에서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4. 행복은 크기보다 빈도가 중요하다.
  행복은 성취의 크기에 비례해서 나타나지 않고, 그마저도 곧 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돈이나 출세 같은 인생의 변화를 통해 생기는 행복의 총량을 과대평가한다.

5. 행복과 불행은 별개의 조건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돈이나 건강은 일상의 불편과 고통을 줄여주지만, 행복도를 높여주지는 않는다.

6. 행복도는 타고난다.
  왜냐하면 외향성이 행복도의 가장 큰 요인이며, 유전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내향적인 사람들도,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더 높은 행복감을 느낀다.

7. 친구가 무조건 많은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몇 명의 ‘진짜 친구’가 있는지가 중요하다.
  만남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어쩔 수 없이 만나는 사람들보다 만나고 싶어서 만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8. 문화적 특성 중 행복감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개인주의다.
  국가 소득이 높을 수록 행복도가 높지만, 이는 소득과 개인주의가 대체적으로 비례하기 때문이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예외)
  개인주의적 성향을 통계적으로 제거하면, 국가 소득과 행복의 관계가 거의 소멸된다.

9. 가치 있는 삶과 행복한 삶은 전혀 별개의 것이고,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것은 타인의 관점에서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도록 만든다.

10. 타인의 평가를 너무 중시하게 되면, 어느새 삶을 경험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살게 된다.
  행복의 주요 요건 중 하나는 내 삶의 주인이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11. 행복을 한 장면으로 담는다면, 그것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장면이다.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행복과 불행은 이 장면이 가득한 인생 대 그렇지 않은 인생의 차이다. 나머지 것들은 주석일 뿐이다. the rest are details

꽤 재밌게 읽은 책입니다.
대부분 동의할 수 있었고, insight를 얻을 수 있었어요.
제가 얻은 insight는 아래와 같습니다.

1. 큰 목적을 위해 희생하는 삶은 불행해질 가능성이 크다. 과정도 행복해야 한다.
2. 눈 앞의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충분히 즐기면서 살자.
3. 사람이 행복이다. 특히, 주변 사람과의 관계부터 소중히 하자.
4. 꾸준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자리를 환경 설정하자.
5. 타인의 시선과 의견을 존중하되, 내가 결정해야 책임지고, 행복할 수 있다.
6. 맛있는 걸 사먹되, 혼자먹지 말고 같이 먹자. ^^

정도 됩니다.

다만, 행복을 동물적 쾌락에 초점을 맞춰서 너무 좁은 의미로 해석한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다양한 행복을 다 담아서 설명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책의 논리로는 그것도 진화의 산물이다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진화의 산물이라고 해서 살펴볼 필요가 없는 건 아닐 것 같아요.
  조금 더 행복에 대해 탐구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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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3 11:10
수정 아이콘
행복은 만족에서 옵니다.
만족할줄 모르면 행복할수 없죠.
realwealth
23/10/23 13:40
수정 아이콘
행복은 쾌감과 만족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굿라이프')에 그렇게 나오는데, 저는 동의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쾌감 쪽에 집중해서 풀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resgestae
23/10/23 11:34
수정 아이콘
저 책 좋죠
realwealth
23/10/23 14:16
수정 아이콘
벌써 읽어보셨군요.
저도 재밌게 읽었어요.
23/10/23 11:42
수정 아이콘
플로리시라는 책도 추천합니다.
행복에 대한 심리학 - 긍정심리학에 대한 책인데, 행복에 대한 탐구를 많이 하고있죠.
realwealth
23/10/23 13:28
수정 아이콘
추천 감사합니다. 꼭 참고할게요.
23/10/23 11:48
수정 아이콘
스트레스라는 행복의 대립물이자 필수 요소, 이로 인해 일어나는 모순적 운동이라는 차원까지는 못 갔네요. 아울러 인간의 특질은 적응에 있습니다. 무뎌지는 거죠.
안군시대
23/10/23 12:03
수정 아이콘
만약 행복이라는 감정조차도 그냥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에 반응하는 작용일 뿐이라면?
그렇다면 마약을 하는게 정답인...가?
realwealth
23/10/23 13:29
수정 아이콘
개그이신건 알고 있지만, 지속성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
안군시대
23/10/23 14:23
수정 아이콘
뭐, 마약 얘기는 당연히 개그고요, 저런 의미에서 도파민 민감성(?)에 따라서 행복을 느끼는게 달라지는 건 아닐까 하는 뇌내망상을 가끔 하곤 합니다.
realwealth
23/10/23 14:36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해봤는데요. 결국 그것도 유전? 일까 싶기도 해요. 하하.
23/10/23 12:39
수정 아이콘
탄수화물이요
realwealth
23/10/23 13:29
수정 아이콘
딩동!!!
계층방정
23/10/23 12:4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외향성이 행복의 가장 큰 요인이라는 얘기는 비판도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realwealth
23/10/23 13:32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렇군요.
저도 좀 의아하긴 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요인이 외향성이더라도 별 상관 없다고 생각하긴 하는데요.
왜냐하면 어차피 바꿀 수 없다면, 그냥 할 수 있는 걸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참고로 저는 꽤 내향적입니다.)

어쨌든 관을 잡는데 조금 확장하면 더 좋을 것 같아서 지금 다른 책을 읽고 있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아이폰12PRO
23/10/23 17:04
수정 아이콘
수많은 i들의 버튼을 누르는 소리죠 크크
오타니
23/10/23 13:11
수정 아이콘
2주간 당류를 먹지 않다가, 방금 라떼한잔 먹었는데 이게 행복이구나 싶네요.
realwealth
23/10/23 13:29
수정 아이콘
딩동딩동!!
황금동돌장갑
23/10/23 13:30
수정 아이콘
금방 책 주문했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
realwealth
23/10/24 10:29
수정 아이콘
재미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일반상대성이론
23/10/23 14:10
수정 아이콘
뭐든 적절한 인내와 고통을 거쳐야 행복이 오래 깊게 가는거 같아요
realwealth
23/10/24 10:31
수정 아이콘
비교 대상이 있어야 지금이 행복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 맞습니다.
무냐고
23/10/23 14:17
수정 아이콘
행복에 대한 얘기라 정말 좋네요.

고통의 해방에서 오는 행복은 쾌락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강렬하지만 지속되진 못하죠. 가성비도 떨어지구요.
행복한 사람이 되려면 일상 전반에서 소소한 행복을 많이 느껴야 되는것 같아요.
realwealth
23/10/24 10:31
수정 아이콘
그게 행복이죠~~!!
야통이
23/10/23 14:52
수정 아이콘
저 책 재밌죠~!! 특히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다는 메시지가 좋았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면서 행복을 전부 다 포괄해서 설명하지는 않은 것 같다 는 생각을 저도 해보면서 행복 관련 글을 좀 더 찾아봤었죠. 그 중 pleasure 과 enjoyment의 차이에 대해 다룬 글을 메모해둔 기억이 나서 이하 남깁니다

- 플로우 5장 각주 이카루스 콤플렉스 中

어쨌든 우리의 동기를 한줌의 유전학적으로 프로그램된 욕구들로 인해 생기는 쾌락(pleasure)의 추구 때문이라는 가설의 논리적 결과는, 인간이 다른 동물 종족과 구별되는 많은 행동들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기쁨(enjoyment)의 역할을 고찰하는 것이 매우 유용하다.

(..)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은 미리 결정되지 않는다. 즉 우리의 유전자에 프로그램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의 목적은 우리의 잠재적 능력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발견된다.

즐거움(enjoyment)은 자연 도태 과정이 우리에게 진화를 통해서 더욱 복합적인 존재가 되라고 제공해준 기제인 것 같다. 먹기로부터의 쾌락은 더욱 먹고 싶게 만들고, 육체적인 사랑으로부터 오는 쾌락은 우리가 더욱 X스하고 싶게 만드는 것처럼, 즐거움(enjoyment)은 우리에게 현재를 넘어서 미래까지 우리의 존재를 확장하는 동기를 준다.

단지 쾌락의 추구만이 '자연스런' 욕구의 원천이며, 그 어떤 다른 동기는 그것의 아류일 뿐이라는 설명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서 오는 보상은 고전적 욕구에 대한 보상 못지 않게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realwealth
23/10/24 10:33
수정 아이콘
저와 비슷한 부분을 말씀 하셨네요. 저도 이 책 내용에 공감하면서도, 뭔가 부족한데?? 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메모 하신 것도 직접 써주시고 감사합니다~!!
23/10/23 14:56
수정 아이콘
전반적인건 공감하나 외향성은 잘 모르겠습니다. 본인이 매력이 있는사람에겐 플러스가 되긴하는데 그게 아니라서 본인은 소통하고 싶은데 주변분들이 호의로 대해주질 않으면 오히려 불행해질수도 있는 변수라고 보고 실제로도 그런분들 봐서 말이죠.
realwealth
23/10/24 10:35
수정 아이콘
제가 내성적인 측면이 있어서 그런지, 저는 외향성이라는 말을 보고,
나는 그럼 안 행복한가? 싶기는 하더라고요.
행복을 너무 동물적 쾌락에 초점을 맞춰서 좁게 해석한 탓이 아닌가 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똥진국
23/10/23 20:49
수정 아이콘
기분이 저기압일때는 고기앞으로 식당 제목 말이 맞긴 합니다
그리고 나를 달래주는 야구동영상~
realwealth
23/10/24 10:35
수정 아이콘
맛있겠다. 오늘 저녁은 고기입니다. 딩동댕~!!
짐바르도
23/10/23 22:40
수정 아이콘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똥 잘 싸고.
- 행복의 비결, <괴물>에서 -
realwealth
23/10/24 10:36
수정 아이콘
마음이 편하고 건강한게 최고라는 거겠죠?
돈가스의 탄생
23/10/23 23:09
수정 아이콘
제가 만나는 사람마다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는 책입니다. 감명 깊은 책이었어요
realwealth
23/10/24 10:36
수정 아이콘
저만 그런 게 아니라서 좋습니다.
퍼블레인
23/10/24 00:25
수정 아이콘
타인과의 비교성 우위입니다
23/10/24 08:13
수정 아이콘
나름 주변 사람들에게 평소에 꽤나 긍정적이라는 얘기를 듣기도 하고 감정 기복이 덜한편입니다. 전 '인생의 디폴트는 불행이고 행복은 플러스 알파다'라는 다소 극단적인 생각을 갖고 있을 때 군대에서 행복의 기원을 읽고 행복에 대한 관점을 더 명확히 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도 그 실체가 뭔지 뚜렷하지 않은데 행복자체가 목적이 되어 인생이 불행한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결국 하루하루 조그마한 경험들 속에서 기쁨을 찾는게 중요하고, 외향성 이야기를 하시는데 이와 관련해서 개인적으로 외향성보다는 사회적 동물으로서 숫자가 많든 적든 타인들과 정서적인 교감을 '진정'으로하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요즘 점점 더 하게 됩니다 .
realwealth
23/10/24 10:40
수정 아이콘
행복하기 위해서는 주체적으로 살아야 하고,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나의 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디폴트가 불행'이라는 건 행복하기 위해서 꽤 유리한 관이 아닌가 합니다.
로메인시저
23/10/24 17:30
수정 아이콘
(수정됨) 행복과 영혼, 신성은 메타인지에서 옵니다. 놀랍게도 이러한 상위 단계의 뇌 활동은 명상, 어린아이의 뇌, 조현병, 우울증, 그리고 사이키델릭 약물 상태에서 발현됩니다. 그리고 수십년 도를 닦은 티벳 승려들과도 같지요. 그리고 이 중 행복한 상태는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이 억제되고 세로토닌이 우세한 상황에서 나타납니다. 나와의 명상이나 내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의 대화, 좋은 장소, 좋은 음악, 좋은 음식, 요가와 같은 정적인 운동 등 특별하지 않은, 편안한 환경이 이러한 릴랙스, 트랜스 상태 혹은 dmn이 활성화되도록 만들어줍니다. 릴랙스와 관련된 건기식이나 일반의약품이 큰 도움이 됩니다. 뇌기능 향상에 관련된 누트로픽, 스트레스 수인성을 높여주는 아답토젠 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삶이 고통이라는건 사실 거짓입니다. 괴롭기 때문에 삶이 고통스럽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행복한 사람은 삶을 지속적인 행복을 위한 시련으로 받아들입니다. 짐 캐리의 명언을 소개합니다. [Life doesn't happen to you, it happens for you.]
행복은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호르몬과 뇌신경망의 조화일 뿐이기 때문에 유전자와 유아기에 형성되는 경험에 의해 사람마다 다른 신경망이 구축되게 되며, 그렇기에 각자의 행복은 각자의 뇌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사회가 강제하는 스탠다드한 삶에서 오는 행복이란 것은 그래서 존재할 수가 없죠. 다양성을 배격하는 프로파간다는 그래서 언제나 위험합니다.
23/10/25 17:05
수정 아이콘
진실을 보는 것이리고 생각했습니다
realwealth
23/10/26 07:00
수정 아이콘
진실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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