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25/04/16 02:58:35
Name Kaestro
Subject [PC] 퍼스트 버서커 카잔에는 기연이 없다 - 던파의 시선에서 본 소울라이크(1) (수정됨)

유닛 구성



어제자로 퍼스트 버서커 카잔 엔딩을 봤습니다. 게임 자체는 꽤나 재밌게 하긴 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액션 RPG AAA 게임으로써 이건 하자라고 봐야 할 만한 부분도 꽤나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게임이 아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문득, “이 게임은 왜 던파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되더군요. 그리고 이 게임들의 많은 부분들은 결국 던전앤파이터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이자 동시에 던전앤파이터(이후부터는 던파로 줄여 사용하겠습니다)의 제작진이었기 때문에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던파는 온라인 rpg 게임이고, 이 때문에 가능한 많은 유저가 공평한 경험을 하도록 설계됩니다. 물론 무너진 밸런스를 통해 수요를 만드는 것이 많은 rpg 게임에서 사용하는 방식인 것은 사실이지만, 최소한 온라인 rpg 게임이 지키는 근간 중 하나는 ‘노력한 것에 어느 정도는 비례하게 강해진다’는 공식을 지켜준다는 점입니다.

또 던파는 특정 구간에서의 경험을 강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등러 어둠의 썬더랜드를 플레이하는 유저는 1차 전직을 아직 못한 상태에서만 플레이해야하고, 무기는 노강템만 사용해야하며, 아바타나 펫의 기능이 해금되는 등의 경험도 특정 구간을 진행해야만 얻을 수 있습니다. 이는 게임에서 학습해야할 것이 굉장히 많고, 학습하는 것 자체가 즐거움보단 장벽과 노동으로 받아들여질 때에 취하게 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들을 기반으로, 퍼스트 버서커: 카잔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어차피, 이 게임이 어떤 점에서 액션성이 뛰어난지와 같은 이야기들은 이미 저보다 뛰어난 많은 분들께서 영상 자료를 첨부해서 만들어 주신 좋은 컨텐츠가 많으니까요.



[기연이 없는 장비 파밍 구조]

소울라이크는 소위 현 시대의 가장 어려운 게임을 나타내는 장르로 자리 잡아왔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정작 소울라이크의 현재 정점이라 부를 수 있을 프롬의 메가히트작 엘든링의 경우, 기본편의 엔딩을 본 유저가 전체 구매자의 약 40% 가까이 되며 히든 보스 중 고난이도로 악명을 떨친 말레니아 조차 36.8%나 되는 유저가 도전 과제를 달성했다는 사실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반면 카잔의 경우 현재 엔딩을 본 유저는 고작 14.1% 밖에 되지 않습니다.

유닛 구성



엘든링이 카잔에 비해 전투의 측면에서만 놓고 본다면 분명 쉽고, 더 친절한 게임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엘든링이 카잔보다 쉬운 게임이냐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엘든링의 필드는 카잔보다 훨씬 복잡하게 얽혀있고, 퀘스트를 깨기 위해서는 수많은 제대로 설명해주지도 않는 미지의 세계를 헤쳐나가야 합니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엘든링에서 그런 역경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즐거움으로 받아들여지는데 반해, 개인적으로 카잔에서 퀘스트는 유비식 rpg 게임들이 으레 비난 받듯 지루하고 일로 느껴지는 반복 노동에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그 차이가 근본적으로 레벨 스케일링 방식의 파밍 시스템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구간이 평등한 난이도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레벨이 올라가면서 장비가 강해지는 이 시스템은 보상의 체감이 약해지는 결과를 낳기 쉽습니다. 이런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제가 개인적으로 즐겨보는 스트리머, 누구를 보여줘도 부끄러운 멀럭킹의 잘 만든 게임에 대한 의견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해당 영상의 핵심 내용은 잘 만들어진 게임의 핵심 요소 중에는 ‘플레이어의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성장, 난이도, 컨텐츠라는 세 가지 요소를 적절하게 배합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두 글자로는 기연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엘든링은 게임을 하다보면 일견 치트처럼 보이는 무기나 전회들이 즐비해있는 게임입니다. 게임 초기에 밤불검이라 불리던 밤과 불꽃의 검이 그랬고, 서리밟기가 그랬습니다. 이처럼 엘든링에서는 맵을 탐험하다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마치 무협지에서 기연을 얻어 환골탈태를 하듯 어마어마한 성장을 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카잔에서 파밍 구조는 정직합니다. 강해지기 위해서는 맵에 있는 모든 요소를 샅샅이 뒤지면 생명력 회복량 +2%, 팬텀의 스킬이 해금되고, 스탯이 올라가고, 세트 아이템을 맞추고, 아이템에 좋은 옵션을 붙일 수 있습니다. 이런 성장 시스템은 온라인 rpg 게임에서 소위 내실이라 말하는 형태와 굉장히 맞닿아 있습니다.

레벨 스케일링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연이 없지만은 않습니다. 스카이림의 경우 에보니 블레이드와 솔리튜드 방패 등 다양한 아이템이 있고, 야숨의 경우 마스터 소드와 각종 신수 스킬 등이 있습니다. 이런 기연이 없이 단순히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세트의, 원하는 옵션이 붙은, 원하는 부위의 아이템이 나올 때까지 반복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은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아쉬웠습니다.

아마 제가 글을 쓸 의욕이 꺾이지 않는다면, 이어서는 카잔의 스킬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해볼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 25/04/16 08:4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카잔 평에 대해서 나올때마다 하는 이야기이긴 한데 카잔 제작진은 단 한번도 카잔을 소울라이크라고 칭한적이 없습니다.
저도 엔딩은 못봤지만 중반이상까지 진행한 경험에 따르면 카잔은 프롬식 소울라이크라기 보다는 인왕식 액션RPG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인왕도 소울라이크인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저는 인왕은 팀닌자 스타일의 액션RPG로 생각하거든요.
스테이지 방식의 진행 구조, 중간중간 찾게되는 고다마, 장비의 스탯이나 옵션으로 세팅을 맞춰야하는 파밍방식에 전투스타일까지 팀닌자 스타일의 그것을 꽤 많이 차용했습니다.
그리고 인왕이나 와룡에도 기연급 아이템은 없죠. 그저 지금보다 조금더 쓸만한 옵션과 스탯의 아이템을 파밍할뿐.
그리고 이 방식은 던파에서도 마찬가지구요.
위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카잔에서 제공한 특성변환과 계승스시템을 보자면 세팅을 하려면 파밍하렴. 대신 최소한의 편의성을 제공해줄게.라는 제작자의 의도가 너무 명확해보입니다.
즉, 카잔은 던파라는 IP를 활용하고 던파라는 게임을 액션RPG에 녹일때 어떤 부분을 차용할까...시스템에 대한 고민의 결과라고 보인다는거죠.
물론 이 시스템이 정말 잘 만들어 졌느냐는 차치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소위 소울라이크라고 불리는 게임에도 기연이라고 할만한 템이 없는 게임이 대부분입니다.
엘든링은 제외한 닼솔, 블본, 세키로(심지어 얘는 파밍이란게 없죠), 그리고 최근의 P구라까지.
조금 더 스타일에 맞고 강한템이란건 있겠지만 기연이라 불리는 템은 없습니다.
엘든링때문에 좀 많이 희석되었지만 프롬스타일이야 말로 한땀한땀 올리는 스탯과 그러면서 몸으로 습득하는 경험치로 게임을 진행해나가는거죠.

다만, 소울라이크 게임과 팀닌자 스타일의 액션RPG의 차이라면 소울라이크는 템파밍이라는 행위가 필요없고 (획득하고 강화하면 끝), 팀닌자 스타일은 끊임없이 강해지기 위해 디아블로처럼 폐지 줍기를 해야한다는 차이가 있겠네요.
그리고 쓰신글을 보고 생각해봤을때 소울라이크에서도 기연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경험했던 소울라이크라는 게임에서도 기연을 통해 강해진다는 경험을 한건 엘든링 말고는 기억에 잘 안남기도 해서요.

저또한 카잔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건 아니지만 위에 말씀해주셨던 기연에 대해서는 저와 생각이 달라서 몇글자 끼적여 보았습니다.
+ 25/04/16 09:03
수정 아이콘
사실 소울라이크라는게 저도 좋은 표현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액션 rpg가 더 맞는 표현이라는데는 동의합니다.

인왕을 해본지 좀 오래돼서 생각을 좀 되짚어봤는데 진짜 인왕 장비 시스템이랑 완전히 똑 닮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근데 인왕은 최소한 맵을 다 뚫었을 때 스탯 올려주는 것 같은 시스템은 없었던 것 같은데, 이건 제 착각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는 이 시스템 너무 온라인 rpg 내실 같으면서, 어떻게든 맵을 다 돌게 만들려는 수작으로 보여서 좀 별로더라구요. 그럼 맵이나 좀 돌고 싶게 만들어줬으면 좋았을텐데...

아 그리고 저도 이 장르의 게임에 기연 자체가 필요 없다라는 부분은 동의합니다.
그래서 저도 글 다 쓸 때 쯤에 예시 들면서, 이거 근데 다 액션rpg랑 소울라이크가 아니라 오픈월드 rpg네 싶긴 하더라구요.
+ 25/04/16 09:54
수정 아이콘
이렇게 누추한 멀럭 영상이 귀하신 피쟐에 올라오다니...크크크크
글과는 상관없는 이야기긴 하지만 멀럭은 어제부터 엑스껌 롱워 리벨을 다시 시작했...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댓글잠금 통합 규정(2019.11.8. 개정) jjohny=쿠마 19/11/08 404225 0
공지 게임게시판 운영위원회 신설 및 게임게시판 임시규정 공지(16.6.16) [3] 노틸러스 15/08/31 474506 4
공지 공지사항 - 게시판 글쓰기를 위한 안내 [29] 항즐이 03/10/05 641726 13
81114 [PC] 퍼스트 버서커 카잔에는 기연이 없다 - 던파의 시선에서 본 소울라이크(1) [3] Kaestro1152 25/04/16 1152 2
81113 [LOL] 25년 롤의 두번째 테마는 아이오니아 입니다. [10] 다레니안2376 25/04/16 2376 3
81111 [기타] 마비노기 모바일 직업 평 [24] fefeT3982 25/04/15 3982 1
81110 [발로란트] 동생을 위해 이겨야만 하는 형 [1] 김삼관2752 25/04/15 2752 0
81109 [기타] 마비노기 모바일 오픈 3주차 미세먼지 팁 [8] 겨울삼각형2361 25/04/15 2361 0
81108 [모바일] [블루 아카이브] 4/15(화) 업데이트 상세 안내 (아이돌 업데이트!) [5] 캬옹쉬바나1842 25/04/15 1842 3
81107 [LOL] 지금까지 어떤 싸움을 해온걸까... [32] Arcturus7671 25/04/14 7671 17
81106 [발로란트] VCT 퍼시픽 스테이지 1 / 4주 3일차 경기 요약. 일렉트1451 25/04/14 1451 0
81105 [LOL] kt 연승 행진 종료, 젠지의 약진... 짤막한 CL 소식 [5] 비오는풍경3069 25/04/14 3069 4
81104 [오버워치] 창단 첫 우승을 기록한 T1 [6] Riina1791 25/04/14 1791 0
81103 [발로란트] 뿌슝빠슝 써보니까 좋네 한국인 유망주 선수 [2] 김삼관1715 25/04/14 1715 0
81102 [콘솔] [철권] STL CLUB BATTLE 매치업 & 라인업 (4.19~20) [5] 염력의세계884 25/04/14 884 0
81101 [발로란트] VCT 퍼시픽 스테이지 1 / 4주 2일차 경기 요약. 일렉트2163 25/04/13 2163 0
81100 [발로란트] 인기의 일본 순혈팀 ZETA에 영입된 T1 TENTEN [4] 김삼관3244 25/04/13 3244 1
81099 [LOL] 4월 13일 일요일 경기 후기 [41] 하이퍼나이프5371 25/04/13 5371 5
81098 [발로란트] T1의 무패행진도 끝. [2] 김삼관2574 25/04/13 2574 0
81097 [발로란트] 인생 첫 퍼시픽 직관, 4주 1일차 경기 요약. [4] 일렉트3496 25/04/13 3496 3
81096 [발로란트] 무패 DRX vs 무패 BME 이기는 놈이 무패행진이다. [7] 김삼관2597 25/04/12 2597 0
81095 [LOL] 4월 12일 토요일 경기후기 [55] 하이퍼나이프7490 25/04/12 7490 8
81094 [LOL] POG를 POM으로 바꾼 게 좋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35] 수퍼카6869 25/04/12 6869 1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