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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11/07 14:10:07
Name 랜슬롯
Subject [LOL] 아름다운 패배란 환상이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힘냈다고 칭찬이라도 듣고 싶은 거냐. '졌지만, 우리들은 노력했어'라고 자기위로라도 할 셈이야? 이기기위해 하는 거다. 이길 생각도 없이 노력하는 것 따윈, 아무런 의미도 없다."  -히루마 요이치




제가 가장 재미있게 읽은 만화 중에서, 아마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실 만화인 아이실드 21이라는 만화가 있습니다.

후반가서 좀 산으로 갔다 라고 평가가 나오기도 하지만 저는 정말 좋아하는 만화였는데, 그 이유는 기본적인 스토리틀이나, 소년만화의 정석, 패배, 좌절, 승리, 성장등 정말 많은 요소들이 함께 잘 어우러져 나와있기때문입니다. 물론, 그 이상으로 이 만화의 각 캐릭터들의 개성이 잘살거나, 작화가 멋있거나 하는 부분들도 있지만요. 소년만화들이 그러하듯, 이 만화 역시, 사실 아마 피지알러분들도 다 아실 권투만화인 더파이팅처럼 소위 근성론과 함께 지금은 좀 올드한 명언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 만화에서 저는 나이를 먹고 다시 만화를 읽어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좋아하는 말인

"필드에서 플레이를 하는 모두가 반드시 한두 번의 굴욕을 맛보게 될 것이다. 굴욕을 맛본 적이 없는 선수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일류선수는 수많은 노력을 해서 그걸 빨리 극복한다. 평범한 선수는 극복하는게 좀 늦다. 그리고 패자는 언제까지나 그라운드에 누워서 일어설 줄을 모른다.
-텍사스대 미식축구 감독 대럴 로얄

도 그러합니다.




개인적으로 기억이 남는 대사 중 하나는 일본 미식축구 협회장이라는 인물이 말한 "미식축구는 우승 이외엔 첫 시합에서 진 것과 다를게 없다. 정의는 단 하나. '이겨라!'" 라는 말입니다.

이 우승이외엔 첫 시합에서 진 것과 다를게 없다. 라는 대사는 저희가 아주 잘 아는 인물의 대사를 오마쥬한 걸로 보이는데요,
바로 맥아더 장군이 육사 교장 시절 풋볼을 정규과목으로 가르치도록 하고, 학교의 모토로 만든

In War, There's No Substitute For the Victory, 전쟁에서 승리외엔 대안이 없다, 라는 말을 살짝 바꾼걸로 보입니다.
실제로 웨스트포인트는 대학 풋볼의 최강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제 삶을 돌이켜보면, 저는 아름다운 패배라는 건 거의 경험을 못해본거같습니다. 제 특유의 강한 승부욕때문인지 모르겠지만요. 게임 대회를 나가서 패배를 하고 좌절을 겪고 물론 시간이 지나서 그것 또한 하나의 안주거리가 되어서 그런 일도 있었지, 라고 말을 하게 되긴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당시에는 정말 좌절하고 힘들었던 적이 참 많았습니다. 주위에서 그래도 잘싸웠어. 열심히 했잖아. 수고했어. 라고 등을 두들겨줘도 안좋고 나쁜 생각들이 참 많이 들때가 많았죠. 


만화에서 우승이외엔 첫 시합에서 진 것과 다를게 없다는 만화적인 과장입니다. 준우승은, 물론 우승만큼 가치가 있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가치가 있고 존중을 받을만합니다. 그 준우승조차도 차지 못하고 쓰러진 선수들이 정말 많으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배가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건, 최소한 직접 패배를 직접 경험했던 사람에겐 참 받아들이기 힘든 말일지도 모릅니다.
왜냐면 인간이란 과정이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결과 역시 중요하거든요. 내가 시험 공부를 정말 죽을만큼 열심히 해도 시험의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뭔가 더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때 과정의 내 자신조차 의심을 하게됩니다.

그래, 정말 난 최선을 다했어. 정말 이보다 더 열심히 할 순 없을정도로 열심히 했으니까, 내가 원하는 결과가 아니라도 만족하자.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게 말할 수 없는 사람들도 정말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건, 저는 그 패배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것도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믿습니다.

제가 인생을 정말 많이 길게 산건아닙니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피지알러분들 중에서 저보다 나이가 많으신분들도 매우 많을거라고 생각하구요. 하지만 제가 제 삶을 살면서 느낀건 인생이란 정말 우리가 생각한 것이상으로 긴 여정입니다. 삼국지 영걸전에서 나오는 우리가 잘 아는 "좌절감이 사나이를 키우는 것이다" 라는 말은 전 결코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패배는 패배이고, 아무리 아름답게 포장해도 쓰라리고, 고통스럽고, 스스로에게 화가나는게, 그런게 패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인생이라는 여정에서 그 패배는 사람을 더더욱 강하게 달려나가게,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지난시즌 섬머 준우승, 롤드컵 4강, 이번시즌 스프링 우승, MSI 준우승, 섬머 준우승, 롤드컵 준우승. 이 성적표를 놓고 많은 분들은 충분히 성공한 성적표라고 말을 하실테고
또 티원에게 기대치가 더 많은 분들은 이 성적표를 놓고 티원정도의 팀이 롤드컵 준우승이라면 결국에 실패한 성적표가 아니냐 라고 주장을 하실분들도 있을겁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이시점에서 이 준우승이란 성적표는 선수들 본인에겐 아쉬운 성적표일수도 있습니다.
선수들 본인들에게는 상처일 수도 있고, 아픔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패배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건, 앞으로의 활약입니다.
만화 아이실드21에서 히루마가 말한 "마지막까지 힘냈다고 칭찬이라도 듣고 싶은 거냐. '졌지만, 우리들은 노력했어'라고 자기위로라도 할 셈이야? 이기기위해 하는 거다. 이길 생각도 없이 노력하는 것 따윈, 아무런 의미도 없다." 라는 대사는, 현실과는 다릅니다. 데이몬 데빌배츠가 가을대회에서 패배를 하고 탈락을 하고나면 그건 만화의 종료이지만,

티원에게는 아직 새로운 시즌이 남아있습니다. 선수들에게는 아직 미래가 남아있죠.
그 패배가 나를 이렇게 더더욱 강하게 성장시켰다. 라고 말할 수 있을거라고 믿습니다.

니체는 What does not kill me makes me stronger.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파일:2022_LCK_Spring_T1.png


패배에 슬퍼하되, 본인들이 이번 시즌 흘린 땀과 노력을 다 의심하지말고, 이 아픔을 딛고 일어서서 더더욱 강해진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더더욱 성장할 수 있는 본인들의 가능성을 의심하지말고, 앞으로 나아갑시다!

이번 시즌, 정말 모든 선수들, 감독님들, 스태프들 다 정말 수고 많이하셨고
다음에 어떤 모습이 되든, 더더욱 강하고 성장한 팀으로 볼 수 있을거라고 믿습니다. 티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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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i(아이오아이)
22/11/07 14:15
수정 아이콘
이 세상에 아름다운 패배가 있다는 건 이미 몇년 전에 페이커의 눈물로 증명된 사실이라고 봅니다.
22/11/07 18:42
수정 아이콘
17 롤드컵 페이커의 눈물은 슼팬에게는 아름다운 패배일지 모르지만 크라운과 그 팬들에게는 우승자의 영광을 받지 못한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페이커가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말이죠.
이웃집개발자
22/11/07 14:18
수정 아이콘
그냥 내년에도 이 멤버라는게 참 좋습니다
Baphomet G
22/11/07 14:27
수정 아이콘
내년엔 감코진 정말 제대로 꾸려서 전력을 다해 달려봤으면 좋겠습니다.
22/11/07 14:33
수정 아이콘
저도 정말 아쉬웠지만
케리아가 우는 모습을 보고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을거라 확신했습니다.
앨마봄미뽕와
22/11/07 14:41
수정 아이콘
뭐.. 패배의 아픔도 당연히 상황마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페이커와 T1의 5년만의 월즈 탈환이 실패한게 너무나도 크게 다가올수도 있는거고.. 선수들이 얼마나 최선을 다 했는지 알기 때문에 그냥 덤덤하게 받아들여지는 저 같은 사람도 있는거구요. 물론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지금 이 순간이 아쉬운거지.. 다시 또 준비하고 경기하고 응원해야죠. 그들은 프로고 우리는 팬이니까요.
1등급 저지방 우유
22/11/07 14:41
수정 아이콘
어디서 본 댓인지 모르겠는데..

2등은 기억되지 않으니 의미없다고 하지만
적어도 1등만큼은 그 치열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테니
슬퍼하지 말아라...

뭐 이런 뉘앙스의 댓을 봣거든요
5꽉 마지막 역전을 노리는 텔까지
drx선수뿐 아니라 수많는 팬들이 지켜봤으니
티원도 너무 슬퍼할 필요는 없을듯합니다
개념은?
22/11/07 14:59
수정 아이콘
결국엔 패배해버려서 잊어버렸었는데...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불리한 상황에서 백도어까지 하면서 대역전극 노린거면 선수들은 진짜 할건 다해본것 같네요.
다시마두장
22/11/07 15:27
수정 아이콘
진지한 분위기에 초치는 것 같지만
그래서 20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홍진호를 까고 있는 임요환... 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크크.
1등급 저지방 우유
22/11/07 16:20
수정 아이콘
전 이런면도 좋다고 봅니다
아직도 깐다?지만
그만큼 둘은 스타1 필드에 있어서 계속 회자되니까요
몽키매직
22/11/07 14:49
수정 아이콘
T1 많이 아쉽겠지만 솔직히 T1 걱정은 안됩니다.
이 친구들 젊어서 아직 기회가 많아요.
개념은?
22/11/07 15:00
수정 아이콘
데프트는 10년만에 우승한건데 아직 많이 젊죠 크크크
네~ 다음
22/11/07 16:46
수정 아이콘
T1 2군보다 나이가 어리죠.
Betelgeuse
22/11/07 15:02
수정 아이콘
패배로 끝나면 그건 아름다울수 없겠죠. 승리로 향한 과정 중에 겪는 성장통으로 받아들여야합니다. 데프트도 저 위치에 서기까지 많은 패배를 겪었지만 결국 아름다운 승리로 올해를 마무리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입니다!
22/11/07 15:05
수정 아이콘
아름다운패배는 팬들입장에선 얼마든지 있을수있죠.
관계나자 당사자가 그렇게 못느끼는것일뿐
그럼에도 티원은 앞으로도 잘 나아갈거 같습니다.
DeglacerLesSucs
22/11/07 15:17
수정 아이콘
패배가 그 자체로 아름답다기보단, 그동안의 여정이 아름다웠기에 패배조차도 아름답다고 여길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이번이 끝이 아니니까요. 지금은 이게 최종 패배같지만 이 아픔조차 과정이라고 느낄 수 있는 순간이 또 와줄 거라 생각합니다.
shooooting
22/11/07 15:21
수정 아이콘
그냥 매년 발전하는거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폰독수리
22/11/07 15:28
수정 아이콘
신포도같은거죠
22/11/07 15:39
수정 아이콘
아직 어린 팀이니까요. 저는 페이커 제외한 네명이 아직 전성기도 안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해 한해 성장하는 선수들을 보는 것이 정말 즐거울 것 같습니다.
나른한날
22/11/07 16:14
수정 아이콘
패배한 팀과 관계인들을 다음 승리 전까지 맘껏 즐기고 뜯어먹고 뼈까지 부러트리는 팬 문화는 롤판에서라더도 좀 안봤으면 좋겠습니다만.. 쉽지 않죠.
푸틴사망
22/11/07 16:59
수정 아이콘
피지알 2배너의 위치선정 악몽
멍멍이개
22/11/07 17:10
수정 아이콘
패배가 아름다울 땐 보통 최강팀에게 지거나 최강팀이 졌을때 보는 사람이 재밌었으니까 나오는 소리고.. 대부분의 패배는 비참하기만 하죠.
가갸거겨
22/11/07 17:22
수정 아이콘
인생에 대한 이야기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2/11/07 17:54
수정 아이콘
사실 저는 아름다운 패배가 적용되는게 DRX가 될줄 알았습니다. DRX라면 결승에서 져도 과정도 그렇고 아름다운 패배가 될수도 있다 생각했거든요. 이미 결승까지 올라가는 과정이 너무 드라마틱 해서요. 그런데 우승을 할줄은 몰랐어요. 저는 DRX팬으로서 정확히는 데프트 팬으로서 응원은 할지언정 준우승만 해도 잘했다고 만족했을겁니다. 솔직히 우승을 못했어도 아쉽진 않았을거에요. 아마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행복의 총량을 따져보면 티원이 우승하는게 더 좋았을겁니다. 티원은 우승을 해야 하는 팀이었고 DRX는 이미 기적을 일으킨 팀이었으니까요. 티원도 과정은 좋았지만 이미 팬들의 기대감이 우승이 아니면 만족을 못하니까요. 솔직히 오브젝트 스틸을 보면서 하늘이 티원편인줄 알았는데 결과가 이리 나올줄은....
22/11/08 03:47
수정 아이콘
한경기 때메 몇십억 날리면 누구라도 멘탈터지고 울거 같긴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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