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과같이7은 굉장히 훌륭한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한살 한살 더 먹어가고, 게임 불감증이 걸리는 저에게 거의 몇년만에 처음으로 엔딩을 본 작품 중 하나입니다. 롤이나, 와우, 오버워치같은 멀티플레이어 게임들 위주로 하고, 심지어 그 멀티 플레이어 게임들 조차도 나이를 먹어가니 뭔가 "배워서 게임을 한다." 라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됬습니다. 피지알의 연령대를 감안하면 아마 동의하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게임을 하는 것보다 보는게 편해지는 세대가 된 느낌입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이라도 막상 할려면 손이 안가고 억지로 해봐도 5~10시간이 넘어가면 지쳐서 접어버리는... 그런 나이가 된 제가 최근 몇년만에 처음으로 완결을 본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했고, 미리 방송으로 스토리를 다 봤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에서 못본 부분들을 체험하면서 하니까 즐거웠습니다.
이게 방송을 보면 뭔가 게임을 한 느낌이라 사실 굳이 이걸 다시 할까 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본것과 한 것은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아무리 인방으로 게임 스토리를 다 보더라도 제가 직접 게임을 잡고 해보니까 인방에서 못봤던 대사들, 못봤던 장면들, 디테일들등 다양한 부분에서 와 감탄하면서 게임을 끝을 냈습니다.
몇년만에 엔딩을 보게 만드네..
용과같이 시리즈는 사실 나름 이름있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매니아적인 유명세라는 느낌이 꽤나 강합니다. 대중들에게 게임 스트리밍 문화가 발달하면서 나름 이름을 얻기 시작하긴 했지만 첫 용과같이의 시작이 2005년이였던 것을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이름이 알려지게된게 한참 뒤였던걸 감안했을때 약간은 의아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오픈형 월드의 게임에, 준수한 성우들, 다양한 사이드 퀘스트들등, 사실 게임을 즐기다보면 그 완성도에 비해 인기가 없는 거같다 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 용과같이 시리즈의 베이스가 바로 "야쿠자" 즉, 느와르물을 바탕으로 하기때문일겁니다. 꺼무위키에 따르면 용과같이의 제작자는 "야쿠자는 행복해지는 결말을 맞아선 안된다." 라는 철칙을 가지고 만들고, 따라서 용과같이는 단순히 야쿠자 미화물로만 보기는 힘든 측면이 존재합니다. 실제로 주인공과 주인공들의 동료들을 제외하면 작중에 득장하는 야쿠자는 거의 90% 이상 악역인 경우만 봐도 시리즈가 느와르 물을 추구하고, 야쿠자 주인공을 베이스로 쓰지만 야쿠자를 미화하는 것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주인공이 야쿠자고 결국에 주인공이 부패한 권력등을 싸우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야쿠자 미화물이라는 끝없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작품이죠.
용과같이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전 그곳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용과같이가 추구하는 스토리는 백도 아니고 흑도 아니고 딱 그 중간. 편함과 불편함의 사이에 있는 그 부분을 가지고 스토리를 풀어내는 것이 바로 용과같이가 추구하고자 하는 부분입니다.
물론 사실 이런 용과같이를 즐길려면 기본적으로 일본 그 특유의 감성에 좀 맞아야합니다. 아마 일드나 일본 음악, 일본 애니 혹은 게임을 많이 보셨거나 해보신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일본은 그 약간 설명하기 힘든 감성에 호소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한국 유저들이 보면 과몰입 노노해. 라고 하거나, 와 이걸 포장해? 라고 말하거나, 아 오그라든다 등 으로 느낄만한 그런 부분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들을 어느정도 감안하고 자기 나름대로 어셉트가 되고 즐길 수 있다면 나름대로 즐길 수 있는 부분들이 꽤나 많이 존재합니다.
어찌됬건, 스토리적으로도, 감성적으로도, 용과같이는 그 말하자면 회색에 존재합니다.
스스로를 마치 용사라고 이미지 하면서 전투를 하기때문에 턴제라고 설명하는 주인공
용과같이7는 지금와서 보면 게임사 입장에서도 꽤나 큰 도전이였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스템적으로 보자면 기존 용과같이 시리즈의 실시간 전투제를 턴전투제로 바꾸었고, (이도 사실 굉장히 무리수가 될 수 있는 도전이였죠) 주인공도 05년도부터 시작해서 쭈욱 용과같이 시리즈를 장식했던 주인공인 키류 카즈마를 새로운 주인공으로 바꾸었습니다.
스토리적으로 봤을때도 이는 굉장히 무리수라고 할 수 있었는데.. 기존 용과같이 시리즈의 스토리라인은 버블시대 (용과같이 제로)로부터 시작해서 점점 지금 시대에 따라오는 순이였습니다. 하지만, 용과같이가 야쿠자의 스토리를 추구하는 이상, 이는 현실의 간극과 멀어질 수 밖에 없는데, 현실에서 야쿠자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었거든요. 물론 현대에도 다른 방식으로 야쿠자들이 존재하지만, 과거의 야쿠자들이 보이는 모습과는 달랐고, 중앙정부에 의해서 점점 제재를 심하게 받는 와중에
용과같이 시리즈의 스토리가 현대를 따라잡으면서 그 간격을 어떻게 해결하느냐 라는 질문이 남아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들을 잘 해결해낸게 용과같이7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토리적으로 보자면, 나름대로 마치 현실 야쿠자들이 점점 사라진것처럼 게임에서도 야쿠자들이 어떻게 일선에서 물러나게 됬는지 잘 풀어냈고, 사회적인 문제를 잘 써냈습니다. 단순히 뭐가 옳다 그르다 라고 말하기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답을 주지도 않고, 드라마스러운 엔딩을 줌으로써 나름 생각할 거리도 주지만 결국엔 잘 즐기수 있게끔 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세대교체의 경우 키류 카즈마라는 주인공에서 카스가 이치반이라는 새로운 주인공을 나름 매력있게 잘 풀어냈습니다. 턴제싸움도 사실 굉장히 무리수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정도면 충분히 잘해냈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존 키류의 경우 사실 거의 모든 싸움을 혼자 해냈는데 카스가 이치반의 경우 스펙적으로도 키류와 비교가 안되는데 그걸 보충하기 위해서 동료 / 드래곤 퀘스트를 비유하며 만들어내는 직업 시스템. 많지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서브 퀘스트들을 하면 주어지는 딜리버리 헬프의 다양한 종류. 동료들과 합동하며 데미지를 주는 극 혹은 다양한 직업들에서 나오는 다양한 극(기술)등 굉장히 훌륭하게 전환을 해냈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upload picture누가봐도... 그분패러디.
장점은 많이 썼으니까 단점도 좀 써야겠죠? 단점을 몇가지 뽑자면 일단 노가다입니다.
뭐 단순히 레벨업 노가다가 짜증나진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광렙을 할 수 있는 구간들을 만들어놓았고, 실제로 전 오히려 제로보다도 빠르게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작중에서 방문할 수 있는 렙업을 위한 구간들, 예를 들어 마지막 보스를 만나기전에 갈 수 있는 카무로쵸 지하, 오사카의 소텐보리 배틀아레나등이 있는데, 이런 곳에서 몇번만 돌다보면 순식간에 레벨업하고, 보스들도 3명의 보스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아주 어려운 보스들은 아니기때문에
보스간의 레벨차이가 7~8정도 나도 파티플레이를 이용해서 잡을 수 있게끔 설계되어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보스/일반몹들의 경우 모두다 약점을 가지고 있는데, 이 약점찾기가 아주 어려운편은 아니고, 특정 스킬들 (예를 들어 행업)의 경우 보스를 막론하고 사기적인 데미지를 주기때문에 이것들을 이용하면 렙업 차이가 많이나도 쉽게 깰 수 있는 편입니다.
저는 이제 사이드 퀘스트들도 대부분 다 깨면서 하긴했는데 단순히 레벨업을 목적으로 한다면 위 장소들에서 렙업을 하면 되기때문에 뭔가 과하게 굴린다는 느낌도 아니였습니다. 다만 턴제 특유의 그 약간 답답한 속도... 는 어쩔 수 없는데. 어찌됬건 저 장소들이 확실히 보스전 레벨 장벽을 낮춰줍니다. 좀 더 리스크 없이 확실하게 깰려면 그냥 저곳에서 노가다좀 하다가 가면 되고, 그게 아니면 적당히 한두번 돌고 보스전 가도 깰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노가다가 존재하는데 그건 바로 돈 노가다입니다. 스토리를 진행하다보면 "300만엔"이 필요한 시점이 옵니다. 저같은경우 그때 사이드 퀘스트들을 제법하면서 진행했는데도 가지고 있는돈이 한 150만엔쯔음이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아마 스토리만 광속으로 깨면 저보단 더 돈이 적겠죠. 이 돈을 만들기 위해서 뭐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1. 도박등을 이용해서 돈 모으기 (블랙잭, 포커등)
2.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다보면 주어지는 회사 경영으로 모으기 인데..
2번의 방법이 훨씬 더 안정적이고 쉽습니다. 2번은 진짜 조금만 익혀서 방법만 알면 무조건 돈 300만엔 모으거든요. 근데, 그 과정이 오래걸리는게 문제입니다. 미니게임으로서 주주총회를 해서 지지율을 100% 획득하면 순위가 오르고 그 순위를 1순위까지 올리면되는 일종의 서브 퀘스트인데... 이 순위가 150위 쯔음에서 시작합니다.
참고로 순위를 2위에서 1위로 주주총회를 통해서 올리면 "200만엔"이 주어지는데요.. (3위에서 2위가 100만엔) 결국 뭐 해도 되도 안해도 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300만엔을 수월하게 모으기 위해서는 해야하는 미니게임입니다.만, 이게 좀 심각한 노가다입니다. 어렵지도 않고 단순한 작업의 반복인데 이게 꽤나 지루하고 길어서 저는 진짜 버티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이걸 난이도를 확 낮추는 방법으로는 DLC에서 전설의 사원들로 전작 주인공들 (키류, 마지마, 사에지마등)을 공짜로 사원으로 받을 수 있는 게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시간이 많이 걸리거든요.
물론 용과같이7은 장비를 만들거나 무기를 강화하거나 사는데 돈이 진짜 무지막지하게 많이 필요한 게임이고 1위를 해놓으면 그다음엔 4턴씩마다 돌릴때마다 300만원씩 들어오기때문에 무조건 1위를 해놓는게 이득인 게임인건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짜증나는 과정인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두번째로 은근히 짜증났던건 거리에서 뛰어다니면 만나는 적들인데... 원래 기존의 용과같이에서도 있었지만, 그때는 턴제가 아니였기때문에 사실 멀리서 소리가 들렸을때 피하고 달리면 근접해서 인카운터가 하지 않으면 피해다닐 수 있었지만, 이제는 턴제라서 그런지 거리가 제법 있어도 잡몹들하고 싸워야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게 동일한 레벨의 적들이면 잡고 레벨이라도 올리면 참 좋은데 문제는 나는 레벨 45인데 적들은 레벨 20때인경우들도 종종있어서 이럴땐 굉장히 귀찮더군요. 물론 기존 용과같이 시리즈처럼 달렸을때 적들와 인카운터가 일어나지 않는 장신구도 존재하지만 그거 먹을때까진 은근히 귀찮더군요.
마지막으로 기본적으로 용과같이 시리즈들 (전작)은 주인공의 강함이 체감이 될정도로 시간이 지나면 기술도 배우고 하면서 주인공들이 매우 강해져서 본인의 컨트롤만 따라준다면 진짜 말그대로 보스들을 작살내줄 수 있을정도로 강한 모습들을 보여줬었는데... 용과같이7에서만큼은 주인공의 강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단순히 턴제로 바뀌어서 뿐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굉장히 약한데요..
기본 직업인 "용사"의 경우 초반에야 광역 스킬로 딜을 넣지만 후반가면 공격버프 + 비상 힐 + 자가부활 (게임 시스템상 주인공이 전투에서 쓰러지면 그 즉시 전투패배라 보스전에서 필수) 를 제외하면 딜적인 요소에서는 저 위에 회사 경영을 1위했을때 주어지는 세틀라이트 빔의 극을 쓰는게 더 나을정도로 딜이 떨어집니다.
거의 모든 딜은 동료들 (난바나 행업을 가진 기동대원)이 넣고, 주인공의 경우 용사라는 직업을 유지할경우 딜적인 요소는 아예 기대가 하나도 안될정도로 레벨이 45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약해지죠. 그래서 파티원들이 중요해진다고 느끼시는분들도 계시지만 주인공 중심으로 플레이되던 기존 용과같이 시리즈에서 가장 체감되는 차이점 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작중 묘사에서 이치반의 경우 나름 평범한 축에 속하다고 할 수 있으니 그것을 지키고자 한 장치가 아닐까 싶기도 한데..
[결론]
누군가 저한테 나 하고 싶은 게임있는데 추천좀, 이라고 물으면 전 용과같이7을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을정도로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특유의 야쿠자, 느와르물의 한계 때문에 결국에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게임은 되기 힘들지만, 그 어느쪽의 선도 넘지 않으면서 재미있는 주제를 잘 풀어낸거같습니다. 용과같이 시리즈가 앞으로 어떻게 갈지는 정말 모르겠지만, 새로운 주인공, 새로운 시작을 정말 멋지게 잘 끊어냈다 라는 확신은 듭니다.
기존 용과같이 시리즈를 모르는 사람들도 잘 재미있게 즐길 수 있고, 기존 용과같이 시리즈를 알면 더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요소들도 숨겨놓았고, 코로나로 외국여행이 사실상 아직까지도 막힌 지금 용과같이7을 즐기면서 오사카 소텐보리, 도쿄 카무로쵸, 그리고 요코하마를 돌아다니면 정말 여행을 하는듯해서 거리구경하는 데에도 시간가는줄 모르게 되더군요. 특히나 기존 용과같이를 해본 사람 (특히 제로)이라면 혹은 최근 몇년에 오사카 여행을 가본 사람이라면 약간 추억에 잠길만한 오사카/카무로쵸모습은 더더욱. 나름 한국팬들을 신경을 쓴 요소들도 꽤나 많은 곳에 보였고..
어찌됬건 재미있게 잘 했습니다. 앞으로가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