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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前) LCS 게임캐스터 에스퍼란자 김경우입니다.
지난 두어달간 정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아 이젠 다시 일어서자고 생각할때마다 몸을 숙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뒤에서 몸을 웅크리기 싫어 부족한 문장력이지만 제 생각을 말하려고 합니다.

저는 제가 언제나 부족한 녀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뭘 하든 어설프고, 허접했습니다. 그래서 게임중계를 시작했을 때, 저는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언제든지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나 교체될 수 있단 생각에 언제나 제 부족함을 자책했습니다.

하지만, 아주 잠깐의 순간에 저는 지금 놓인 순간에 자만했고 그 결과, 많은분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사건이 터지고나서 지금까지 저는 계속해서 그 단어를 쓴 제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정말 경솔했던 단어선택이고, 부족한 제 생각으로 인한 재앙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그 발언으로 인해 불쾌감과 실망감을 동시에 느끼셨을 모든분들게 고개숙여 사과드립니다.

그 이후에도 이성보단 감정이 앞선 정리글을 올려 실망감에 마음이 심란하셨을 분들게 못을 박는 행위까지 했다고 생각하니 정말 제가 많이 경솔했구나란 생각이듭니다. ‘조금만 더 정신을 차린 후에 적을걸.’ 이란 아쉬움에 지금도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고소에 대한 이야기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할거 같습니다. 들개 발언과 1차 정리글 업로드 이후, SNS의 쪽지 기능을 이용해 두어분이 직접적으로 인신공격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적당한 선에서 서로 기분이 상하지 않는선에서 끝내고 싶었지만, 지속적인 괴롭힘에 정신적인 괴로움이 더해졌습니다. ‘한남충 운지해라.’, ‘재기해라(故성재기 씨를 비하하는 언어)’ 라는 말을 서슴치않게 했고, 잊을만하면 메시지를 보내 계속해서 정신적인 소모를 유발했습니다.

이에 저는 ‘고소를 한다고 움직이면 그만 하겠지.’ 라는 짧은 생각으로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제보를 받는단 이야기를 했습니다. 실제로 계정을 삭제하고 도망치거나 자신의 메시지를 지우는 등 효과를 거두긴 했으나, 돌이켜 생각해 보건데 이는 절대 좋은 행동이 아니었습니다. 분명 더 좋은 방법이 있었을텐데 짧은 생각으로 놀란 마음이 진정될 시기에 다시 한 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내게 한점 정말 죄송합니다.
제 이름 석자를 걸고 말씀드리건데, 들개발언 이후에 있었던 여러분들의 실망감 가득한 글을 조금도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되려 여러분들과 회사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사실에 끝없이 제 자신을 혐오했습니다. 여러분들이 느낀 감정은 지극히 당연한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그 외에도 자잘한 이야기들이 제 이미지를 스스로 깎아내렸을겁니다. 그중엔 오해도 있겠지만 그 또한, 제가 한 발언에 대한 업보라 생각합니다. 그건 언젠간 풀 수 있다면 풀어야겠죠.

그중 가장 큰 오해만큼은 풀고싶습니다. 바로 ‘에스퍼란자는 메갈리아를 한다.’ 인데, 저는 절대 결코 메갈리아와 워마드를 하지 않습니다. 되려, 그들의 공격적이고 불쾌한 어휘에 반감을 가지고 더 확실하게 비난하고 싶어서 이것저것 찾아보던게 오해를 사게 되었습니다. 중립을 지키고 싶어 다른 이야기를 했던 적도 있었기에 여러분들이 이런 오해를 하게된 원인도 저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전 ‘어떤 이유에서든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드는걸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공격적이거나 불쾌할만한 어휘를 지양하고 조심하고 있습니다. 이번 실언를 통해 많은걸 알게 되었고 앞으로도 이 생각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일련의 과정에서 전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제 직장, 제 동료 그리고 친구들. 하지만 그보다 큰건 부족한 저를 믿어주시고 끊임없이 응원해주시고 지지해주신 여러분들의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제가 그간 노력해왔던 기간의 배가 되어도 돌이키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어떤 방법으로든 여러분들의 실망감과 상처를 지우고 싶습니다.

맞습니다. 염치없게도, 다시 게임캐스터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노력해왔던 순간입니다. 수많은분들이 응원해주시고 아껴주셨던 그 소중한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습니다.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한편의 드라마를 제 마이크를 통해 여러분들께 전달하고 싶습니다.

응원해 달라는 말이 아닙니다. 누적된 실망감을 단 하나의 글로 풀 수 있을거란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언젠간 진심은 통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다시 출발선에 서서 뛰어보겠습니다. 폭식으로 인해 다시 원점으로 간 살도 빼고, 더 성숙한 마음가짐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일련의 사건으로 실망감을 느끼셨을분들께 고개숙여 사과드립니다.





보름이나 지난 글이라 근황이라고 하기에도 뭣하지만 우연히 웹갤에서 보게 되었네요.

들개로 몰렸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하면 피꺼솟이긴한데, 사과문을 보니 안쓰럽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