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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1/22 11:32:44
Name becker
Subject Storkest Song!
송병구에 대한 팬들의 사랑이 남달라졌구나라고 느끼게 된것은 사실 얼마 지나지 않았다. 데뷔 6주년을 넘겼다는 그지만 어쨌든 시작은 포스트 박정석, 포스트 강민이였고 그의 시대에는 항상 오영종이, 김택용이 커리어나 화려함에서도 한발자욱씩 앞서는 느낌이였다. 그나마 그가 그들을 모두 제치고 프로토스중에서 가장 빛나려 할 무렵에는 이제동이, 혹은 이영호가 그의 앞길을 가로 막으며 그는 항상 조연, 혹은 비운의 주인공에 그쳤다.

그러나 2009년 12월 25일의 스타리그를 보면 과연 그가 조연이였던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함성을 경험하게 된다. 스타계의 1-2인자인 리쌍도, 오프팬이 많기로 소문난 STX의 김윤환도 송병구의 남성팬들의 환호성을 넘지 못했다. 그전의 '송병구 팬들의 환호성'이라고 생각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인크루트 스타리그 4강에서 도재욱을 꺾은뒤의 송병구에 대한 커튼 콜과는 뭔가 다른 느낌이였다. 상대는 저그 이영한이였고, 1차전에서 힘한번 써보지 못하고 겪은 패배, 1년넘게 4강을 오르지 못했던 송병구에게 걸던 팬들의 기대는 응원을 넘어 어떠한 '절실함'이 느껴지고 있었다. (실제로 한번 들어보라. 이때를 기점으로 송병구 팬들의 함성은 환호성보다는 괴성쪽에 가까워지니까.)

남들에게 절실함을 느낀다는 것은 감정은 사실, 그렇게 쉽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상대가 처한 입장과 상황을 적극적으로 공감할때나마 어느정도 느낄수 있는 희귀한 느낌이다. 실제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 절실한 감정을 느껴본적이 근래에 얼마나 되었나? 송병구라는 프로게이머에게는 많은 이들을 절실하게 만드는, 바꿔 말하면 그의 플레이에 몰입시켜주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송병구의 별명, '무결점의 총사령관'은 그래서인지 나에게는 너무나도 역설적으로 다가왔다. 자고로 절실함이라는것은 무결점의, 혹은 완벽무쌍한 캐릭터에게 느낄수 있는 감정이 아니다. 이영호/이제동만 하더라도 그들 스스로는 우승에 대한 갈증이 여느때와 같겠지만, 적어도 팬들은 그들의 완벽한 경기를 보고 절실함보다는 경외감, 혹은 전율에 더 가까운 느낌을 가지게 된다. 07~08년의 송병구가 무결점으로 보였을지 언정, 어쨌든 단 한번의 우승에 그치지 않았고 그 후에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 줄 수 없었기에 이 별명은 사실 철지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기도 하였다. 재밌는건, 송병구가 '무결점'의 이미지를 본의아니게 벗기 시작한 순간부터 이러한 팬들의 행보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생각하면 이상하다. 그렇게 보면 이곳에서 만큼은 성적과 인기는 그렇게 까진 비례하지 않는것 같다. 실제로 결승을 네번 진출하던 2007~2008년의 송병구에 비해 지금의 송병구의 인기는 훨씬 상승하였고(부부젤라도 등장하였고!), 콩라인 선배라고 불리우던 홍진호도 전성기때의 인기와 지금은 인기는 어떠한 차이가 느껴진다. 성적이 항상 좋지 않는 롯데의 팬들이 가장 열정적인 응원을 하는 것 처럼, 택뱅리쌍중 가장 우승경험이 적고 비교적 압도력이 낮았던 그의 게임에는 계속해서 성공과 좌절을 반복하는, '인간미'가 느껴졌던것아닐까?


2011년 송병구는 그래서 지난 2년간의 송병구와는 달라보인다. 4년전, 그러니까 처음으로 "무결점" 소리를 듣던 압도적이고 완벽한 경기력의 모습이 속출하고 있다. 리쌍을 만나지 않고 있다지만 자신이 다른 게이머들을 상대로 리쌍만큼의 포스를 보여주고 있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인터뷰의 자신감대로 지금의 송병구는 3년만의 스타리그 파이날리스트이며 리쌍을 만나도 두렵지 않을것 같을 정도의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참으로 축복받은 시기다. 우승이후 인간미가 느껴졌던 그였지만 그만큼 그의 성공을 기원하는 팬들의 숫자는 늘어났다. 동시에 그의 실력과 경기를 지배하는 능력은 2007년 그 이상이라고 평가 받기도 한다. 가장 장수하고 있는 게이머 송병구, 6년만에 찾아온 제2의 전성기에 팬들은 그 어느때보다 큰 찬사를 보내며 두번째 우승을 기원한다.

자신의 실력으로 되찾은 '무결점'의 이미지, 거기에 둘도없는 팬들의 기대와 환호성까지. 지금의 송병구는 프로게이머로서 가질수 있는 실력과 스타성을 모두 갖춘 게이머로 거듭났다. 그는 왕좌를 탈환할 자격을 갖췄고, 그렇기에 이렇게 여기 서있다.







송병구 선수의 결승진출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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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22 11:39
수정 아이콘
데뷔 7년차에 결승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경이롭죠. 송병구 선수 화이팅입니다.
서현우
11/01/22 11:41
수정 아이콘
무엇보다도 그 꾸준함에 박수를 보내야 할 듯 합니다.
신 3대 토스라고 불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 박지호 , 오영종, 송병구
참고로 데뷔가 2004년도라고 들었는데, 서지훈 선수를 이기고 , 토스의 신성이라
불리던 때가 기억납니다
6년전 이네요 벌써 , 하지만 , 여전히 정상급 선수에 위치에 있는 선수,
진짜 그 꾸준함은 프로게이머 역대 최고입니다
11/01/22 12:01
수정 아이콘
크리스마스때 이영한전에서 뱅리건들의 괴성은 정말 잊을수가 없죠....... 거의 등장하자마자 갑자기 엄청나게 괴성이 울려퍼지더니 송병구를 연호할때는 저도 모르게 같이 연호를....

그날 송병구선수가 2:1 역전을 못한게 참 아쉽지만.... 그래도 지금 이렇게 결승무대에 올라서있으니;;

이번에 꼭 우승했으면 좋겠네요.
하늘의왕자
11/01/22 12:53
수정 아이콘
확실히 생각해보니..
인크루트 2008에서의 송병구에 대한 팬들의 함성은 절실함보다는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에 대한 응원정도로 생각이 되었는데
2009년 12월25일 에버2009 8강 vs 이영한전이 전환점이 되었던 것 같네요...

그때부터 뱅리건들의 '절실함'이 시작이 된것 같네요....

아 2009년 12월 25일 그날은 정말 슬펐는데...

ps : 글 잘 쓰시네요..이런글을 저도 쓰고 싶었는데 말이죠.
PGR끊고싶다
11/01/22 13:13
수정 아이콘
저도 송병구선수의 플레이에서 느껴지는 안정감과 꾸준함을좋아합니다.
사실 저는 강민선수의팬(악질광빠급크크)이였는데 어느샌가 송병구선수의 팬이되었네요.
두 선수의 플레이에선 거의 공통점이없는것같은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제겐 지금 병구선수가 원탑입니다.
저번 스타리그 4강전이 리쌍의 스타1의종결과 함께 개인적으로 송병구선수의 마지막 불꽃이아닐까 생각했는데, 이렇게 결승에 올라와버리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못하겠네요.
Who am I?
11/01/22 13:53
수정 아이콘
늘 여기까지 라고 다른이들이 정해놓은 선을 넘어서 왔던 선수입니다.

실망도 많고 걱정도 많고, 기대도 많은 선수지만..
믿을수 있어서 좋아합니다. 그 플레이를 노력을 열정을.

누구보다 화려한 자리에 있어서 애정을 품은게 아니니, 그저 후회없고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 경기와 결과를 바랍니다.

지금은. 그냥

송병구. 라는 석자만으로도 가슴이 뛰기에 충분합니다.
교대복사
11/01/22 14:26
수정 아이콘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이들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한 선수를 보고 가슴뛰고 설렌다는걸 느껴봅니다
나에게 송병구는 다른이들의 가수, 배우들같이
나를 가슴뛰게 만듭니다..!!!
하늘의이름
11/01/22 14:41
수정 아이콘
송병구 화이팅
개념은?
11/01/22 15:21
수정 아이콘
송병구 화이팅 (2)
11/01/22 15:36
수정 아이콘
송병구 화이팅 (3) [m]
하늘의왕자
11/01/22 16:46
수정 아이콘
송병구 화이팅 (4)

그런데 storkest는 뭔뜻인가요???
王天君
11/01/22 22:24
수정 아이콘
저도 이런 글 하나 쓰고 싶었는데 괜한 뱅레발이 될까봐 자제하고 있었거든요...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질럿
11/01/23 09:37
수정 아이콘
가림토-등짝-박죠-광으로 이어지는 제 마음속 라인의 종결자입니다.

결승에 올라간만큼, 또 테란전이니만큼 반드시 우승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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