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배너 1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11/20 13:40:34
Name [NC]...TesTER
Subject [영화]악마는 프라다만 입냐?(스포는 쬐금 있네요)
어제 간만에 영화 한편 봤습니다. 요즘 책으로도 아주 인기가 많은 이 영화.

여자들의 이야기라는건 조금은 편견인 듯 싶네요. 남자인 제가 봐도 참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 영화는 영화적인 측면이나 배우의 연기 뭐 이런 것보다는 100% 내용만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제가 본 3가지 관점>


1. 소신을 지켜라.

참 어려운 말입니다. 초심으로 돌아가라라는 말도 있지만, 사람은 사회생활을 하면 할수록 자기가 갖고 있는 소신이란걸 지키기 힙듭니다. 안위를 위해 타협하고, 비윤리적이든 불법적이든간에 지나치게 되고, 그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주인공은 자기만의 소신을 지키기위해 우선은 그 소신을 이루기 위해 지나가는 곳으로 이 곳을 택하게 됩니다. 이 건 주인공의 이기적인 생각이었겠죠. 자기의 현 직업이 그냥 지나쳐 가는 곳, 또는 좋은 커리어 정도로 생각한다면 현재의 위치에서 성공하긴 힘듭니다. 극중 악마인 미란다는 이런 주인공의 모습을 날카롭게 지적해주기도 합니다.

정말 자기만의 소신을 지키며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아주 좋은 떡밥이 눈 앞에 있을지라도 자기 소신에 맞질 않는다면 과감히 포기할 수 있을까요? 영화에서 주인공은 결국 자기의 소신데로 합니다. 해피엔딩이죠. 아마 현실은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클 것 같습니다. 참으로 씁쓸한 느낌이죠.


2. 패션이란 허영심(?)

여러분은 샤넬이란 향수의 원가가 얼만지 아시나요? 아마 그 제품 가격의 10%로도 채 안될 껍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그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죠. 왜 일까요? 아마 경제학에서 말하는 현명하고 이성적인 소비자는 절대 그러지 않을껍니다. 그러나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함에 있어서 그 것에 대해 느끼는 효용을 기꺼이 그 제품의 원가가 얼마되지 않아도 제품 가격을 인정하며, 구매할 것 입니다.

패션업계는 아마도 그런 효용을 얻기 위해 존재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럭셔리 브랜드는 이 영화에서 많이 나오죠. 많은 이들의 선망이 대상이 되는 것이죠. 영화에서는 단순히 이런 럭셔리 브랜드나 사치스럽게 보일지 모르는 패션이란 산업에 대해 비판적이진 않습니다. 극중 미란다는 어떤 디자인 하나로 인해 수 많은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했다라는 말을 합니다. '여성의 허영심과 사치심을 자극한 저속한 상술'이란
표현으론 이 거대한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는 패션계를 칭하는건 영리하지 못한 말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영화 곳곳에는 이러한 부분을 약간은 조롱하는 것도 있습니다. 특히 주인공의 선배로 나오는 캐릭터는 이러한 조롱 대상의 상징이죠. '44 사이즈'로 가기 위해 거의 목숨까지 내 놓는 그 선배. 어쩌면 요즘 우리들의 자화상일지도 모릅니다.


3. 사회생활을 하면서 성숙해지는 자아

주인공은 사회 초년생이죠. 아직 눈치도 없고, 뭐가 뭔지 아무것도 모르고, 눈치도 없는..게다가 고집만 세다면 더더욱이나 첫 사회생활하기는 너무나 힘듭니다. "내가 뭘 잘못했길래...", "난 최선을 다했는데, 그건 인정 안해주고, 못한건 사정없이 질책하고.." 눈물을 펑펑 쏟아 냅니다. 아마 사회생활 하시는 분(직장 다니시는 분들) 들 이러한 경험 있으실 껍니다. 괜히 억울하고,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쌍한 것 같고..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죠. 생각보다 더 냉정합니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정'이란 것에 대해 어느정도는 너그럽다고 는 하지만, 이제는 세상이 변했죠. 특히 미국내 사회는 바늘로 찔러 피한방울 안나올 사람들만 모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껍니다.(아마 이런 프로정신이 지금의 미국을 만들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주인공은 조금씩 발전을 하게 됩니다. 어느정도 손발도 맞고, 눈치도 생기고, 일 처리에 대해 융통성도 가지게 되죠. 누구나 그렇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에 적응되고, 편하게 일을 처리하게 되죠. 이제부터 슬슬 초심을 잃게 되고 현재의 위치에 안주하며, 자기 소신과 맞지 않더라도 타협하고, 묵인하게 됩니다.

"성숙해질 수록 순수함은 결여 된다."


--------------------------------------------------------------------------------

베스트셀러를 영화화 해서 성공한 케이스는 그리 많진 않습니다. 대부분 영화를 보기 전 책을 읽은 사람들은 영화를 막상 보면 실망을 많이 하게되죠. (글로 읽었던 내용을 머리 속으로 상상했던 것과 영화에 보이는 비쥬얼은 그 갭이 상당히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죠. 더군다나 시간의 제한은 어쩔 수 없을 겁니다.)

이번 영화는 책을 안 읽고 영화를 본 저에게는 많은 것들을 생각해주게 했던 영화였습니다. 단순히 여성들을 위한 영화라고만 생각하진 마세요. 남자들도 꼭 볼만한 영화고, 사회 생활 준비 중인 사람도 남녀 불문하고 한번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p.s. '프라다'라는 브랜드는 참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네요. 수 많은 브랜드 중에 작가가 이 단어를 쓴 이유가 있을 겁니다. 사실 미란다가 이 브랜드만 입어서 그런줄 알았는데, 실상은 그렇지는 않네요. '프라다'를 쓴 이유가 뭘 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석호필
06/11/20 13:46
수정 아이콘
프라다 = 명품이라는 이미지 아닐까요?
악마는 명품을 입는다. 이것도 좀 영화제목으로 이상하고
악마는 구찌를 입는다. 악마는 버버리를입는다
악마는 페라가모를 입는다. 악마는 루비통을 입는다.
악마는샤넬을입는다. 프라다가 젤괜찮은것같아요.
영화에서는 프라다제품이 많이 안나왔지만..

근데 진짜 옷이 날개더군요
명품옷으로걸치니, 화장과 함꼐
안나헤서웨이...
06/11/20 13:52
수정 아이콘
전 앤디가 미란다처럼 변해가는 것을 '타협'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애초에 미란다 수준의 성공을 쟁취하는 사람들의 사는 법은 룰 자체가 다르죠. 앤디는 순수하다면 순수하고 평범하다면 평범한.. 그런 길을 걸어온 사람이고, 미란다를 만나면서부터 자기중심적이고 사람보다 일이 우선인.. 그런 새로운 길을 알게된 거라고 봤습니다. 미란다라는 캐릭터를 실제 살면서 만나게 되는 대부분의 소위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쉽게 투영해볼 수 있는 저로서는, 그냥 두가지 상이한 인생 방법의 충돌로 보이더군요.
메딕아빠
06/11/20 13:53
수정 아이콘
3주쯤 전에 조조영화로 봤는데 ...
그 넒은 영화관에 남자는 저포함 딱 3명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못본 남자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저같은 경우 책을 먼저 읽고 본 케이스인데 ...
미란다라는 캐릭터를 책보다 좀 더 사악(!)하게 표현하지 못한게 약간 아쉽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영화자체는 괜찮았던 것 같네요^^

프라다 = 현실.
겉으론 욕하고 거부하지만 속으로는 누구나 다 가지고 싶어하는 것.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욕심(!)을 대변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작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한 도약지점쯤으로 생각하지만 어느샌가 자신도 모르게
프라다로 대변되는 세계에 적응해 버린 주인공.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 누가 저런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까 ..." ^^

책을 덮으면서도 ... 영화관을 나오면서도 ...
[NC]...TesTER 님과 똑같은 질문을 와이프에게 했었던 것 같네요
" 왜 하필 프라다야 ? " ^^
GoodLove
06/11/20 14:58
수정 아이콘
여러모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즐거운하루
06/11/20 15:06
수정 아이콘
근데 프라다로 대변되는 세계는 욕심만으로 가질 수 없는, 끊임없는 노력을 필요로 하는 세계인 것 같던데요. 꿈을 이루기 위한 도약으로 생각하기엔 또 다른 분야의 정점 정도랄까.. 물론 원래의 꿈을 잃어버린 점에서 초심을 잃은 건 맞지만, 직업적 성공을 위해선 적어도 저 정도의 노력을 해야하는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됐어요..
IntiFadA
06/11/20 17:35
수정 아이콘
프라다에서 협찬을 했나?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전..^^;
sometimes
06/11/20 18:15
수정 아이콘
저도 책을 먼저 봐서 그런지 약간 실망스러웠습니다.
아마 책을 안읽었으면 재밌게 봤을텐데...
소설을 보고 영화를 보면 영화 속 주인공의 어려움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저도 직장생활하면서 참 힘들다고 느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미국이라고 다르지 않구나라고 생각했거든요.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홍진호 파이팅
06/11/20 20:48
수정 아이콘
저도 책을 안읽고 봐서 재밌게 봤었어요^.^ 해리포터의 경우도
책을 읽은 사람들의 수많은 질타를 받았지만
저는 숨멎을만큼 재밌게 봤었죠..--;;
여하튼..-_-!!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보러 간 영화였는데
엔딩 장면은 슬프기 까지 하고, 기대했지 않았던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 영화였어요..^^;;
Ms. Duff
06/11/20 22:32
수정 아이콘
책을 읽고 영화를 봤는데 책과 영화의 결말이 서로 다른 것 같더군요.
제가 지금 밖에 나와 있어 확인은 못 하겠지만;;;
책을 읽은지 오래되어 어떻게 다른지 잘 기억이 안 나네요.
결말이 어떻게 다른지 알려주실 분 안 계신가요? ^^;
06/11/20 23:36
수정 아이콘
책을 안보고 본 저도 영화 참 잼있게 봤었습니다
사일런트힐로 상처받은 안구를 치료받았다고나 할까요 ^^;;
06/11/21 01:05
수정 아이콘
기대 안 하고 갔다가 생각보다 재밌게 본 영화였습니다
책을 안 봤기 때문일까요 ^^;
전 프라다가 상표인지도 몰랐습니다 ㅠ.ㅠ
[NC]...TesTER
06/11/21 09:27
수정 아이콘
Ms.Duff님..//영화의 결말은 주인공이 런어웨이 잡지사를 떠나 자기가 가고자 했던 곳으로 갑니다. 물론 미란다가 그 곳 편집장에게 추천을 해줍니다.(아주 멋진 멘트였는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7624 [응원글]최강칭호를 받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윤열을 이겨라 [7] 무적뱃살3748 06/12/02 3748 0
27623 비판의 글을 올리는 것은 때와 타이밍이 필요하지 않을까? [5] OPMAN3955 06/12/02 3955 0
27622 이윤열은 단지 최악의 상황에서 마재윤과 붙은 것 뿐이다. [53] G.N.L5885 06/12/02 5885 0
27621 마재윤선수를 분석해보자! [6] 다쿠5363 06/12/02 5363 0
27620 늦은 슈퍼파이트 3회대회 감상평 [19] 아유3833 06/12/02 3833 0
27619 어제 홍진호 선수 경기를 보고난 후.. [14] [NC]...TesTER3851 06/12/02 3851 0
27618 본좌들의 싸움... 그 뒤에 묻힌 사람... [14] 언젠가는4073 06/12/02 4073 0
27617 마에스트로 마재윤, 누가 더 수준이 높은지 여실히 증명했군요. [79] 김광훈7418 06/12/02 7418 0
27616 대세는 묻어가기. [1] nodelay3828 06/12/02 3828 0
27615 홍진호 선수, 잊지 않겠습니다. [11] DeaDBirD4151 06/12/02 4151 0
27614 최강들의 경기였습니다.(슈파감상기) [13] 태엽시계불태3772 06/12/02 3772 0
27613 거기도 사람사는 곳이었다...디시 스갤에 대한 생각... [10] 모짜르트4251 06/12/02 4251 0
27612 프로토스로도 본좌가 가능할까요? [56] 마르키아르5402 06/12/02 5402 0
27611 [잡담]T.G.I.F. [3] 쿨희3764 06/12/02 3764 0
27610 플토로 마재윤을 막을자.. 오영종!! [19] 이승용4443 06/12/02 4443 0
27609 [잡담] 꿈에 마재윤선수가 나오더군요-_- [3] KimuraTakuya4085 06/12/02 4085 0
27608 역사의 만남.. [4] 김홍석3853 06/12/02 3853 0
27606 그래도 그대들이 있어 기분이 좋은 밤입니다. [3] 초코라즈베리3845 06/12/02 3845 0
27605 우승자 징크스만이 마본좌를 막을 수 있다. [18] eldritch3725 06/12/02 3725 0
27603 슈퍼파이트 감상기~ [18] 김주인3751 06/12/02 3751 0
27602 거대한 바위를 밀어내는 거센 물결의 주인공은..? [4] 달려라3663 06/12/02 3663 0
27601 황제가 필요하다!! [13] 체념토스5059 06/12/02 5059 0
27600 여전한 김양중 해설의 문제....대학 이벤트전 수준만 되도 말 안합니다. [60] Toast Salad Man4991 06/12/02 499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