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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e | 
 
2006/08/27 13:33:55  | 
 
 | Name | 
 온리진 | 
 
 | Subject | 
 친구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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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있습니다. 
 
 
 
녀석을 처음본건 1999년 천리안; 이었습니다.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모뎀의 "삐~~뚜루루~~~" 소리로 전화기;로 접속하던 때였지요. 
 
우연찮게 들어간 천리안 유머란에서 " 웃긴 스타크래프트 방제목 " 따위의 글을 쓰는 한 요상한 녀석이 있었습니다. 
 
이런 밑힌놈! ;  
 
하고 넘어갔지만 
다음 날 다시 천리안에 접속해서 녀석을 글을 찾아보는 나를 찾게 되었습니다. 
 
녀석의 글은 재미없었지만 읽을만했고; 
적어도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약 3개월 후 
그 녀석은 군대간다는 글을 하나 남기더니 천리안에서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기억에서 녀석을 완전 지우고 살아가는대 
 
2년 2개월 뒤 
제가 자주가는 인터넷 유머 싸이트에 녀석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난 녀석을 기억했기에 아는척;을 했고 
녀석도 나를 기억하고 있어서 서로 아는척을 했습니다-_-; 
 
 
녀석도 스타를 좋아했고, 나도 스타를 좋아했기에 
우리는 뻑하면 베틀넷에서 만나 같이 스타를 했습니다. 
 
지금은 망했지만 [toc] 라는 길드도 만들어서 같이 활동 했었구요. 
 
나보다 1살 많은줄 알았던 녀석은 나와 같은 나이였고 
우리는 같이 말까고 욕하며; 그렇게 지냈습니다. 
 
 
5년 동안인터넷과 베틀넷으로만 알던 녀석을 처음 실물로 접하던 때가 기억이 납니다. 
당시 저는 경주로 휴가를 갔었는대, 녀석이 경주랑 부산이랑 가깝다며 오라고 그래서  
계획을 수정해서 부산으로 녀석을 만나러 갔습니다. 
 
" 나 책 나왔다 "  
 
하며 비열한 썩소를 날리며 자신의 친필사인;이 들어간 자신의 책 1,2권을 툭 던지더군요. 
 
 
넷상으론 그렇게 당당하고 욕잘하던 녀석이 
만나보니 생각외로 작은체구와 소심한 성격이어서 놀랐던 기억도 나고요; 
라면 박스 하나 제대로 못들던 모습도 기억이 나네요-_-; 
 
 
글 쓰는거에 미쳐 2년 전 서울로 올라온 녀석은 
그토록 갈망하던 자신글의 영화화가 시작되었고 
 
 
낮에는 회사, 밤에는 시나리오 수정 
그리고 알바로는 다른 영화의 구성작가 
그렇게 꿈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서로 이름을 알고있지만, 서로에게 왠지 더 친숙한 닉네임으로 부르는대요 
 
 
녀석은 나를 온리진 이라고 부르고 
나는 녀석을 러브풀 이라고 부릅니다. 
 
 
 
친구가 있습니다.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나가던 27살의 인터넷 유머작가 러브풀 이라는 친구가. 
 
 
 
 
 
약 한 달전 
 
녀석이 연락이 없다가 갑자기 나타나서 왜 잠수 탔냐고 물어봤더니 
 
갑자기 기억을 잃어서 쓰러졌다고 했습니다. 
 
난 니가 무슨 메멘토냐고, 짚신벌레도 그렇지는 않다고, 글 소재 없으니까 별의별 걸로 소재를 만들어 내려다보니 니가 망각속에 살아가고 있는 거라고 녀석을 놀렸습니다. 
 
 
 
 
 
그리고 10일 전 녀석은 
간암 말기라는 병원의 진단을받고 퇴원했습니다. 
 
 
 
 
 
물어보진 않았지만 병원에서도 손을 쓸수 없기에 퇴원을 시킨거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짐작 할 수 있었습니다. 
 
 
 
 
 
 
친구가 있습니다. 
자신의 꿈이 간암이라는 개 새 ㄱ기 로 인해 꺽여버린 친구가. 
 
 
 
 
 
녀석은 요즘 힘이드는 모양입니다. 
 
 
하루에 180알의 약을 먹는것보다 
항암 작용의 부작용으로 살이 빠지는 것보다 
머리카릭이 빠지는 것보다 
암 덩어리 때문에 몸이 미친듯이 아픈것보다 녀석을 힘들게 하는것은 
 
 
자신이 잊혀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자신은 곧 죽을테고 사람들은 얼마간 자신을 추모하고 슬퍼하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지나서 자신이 세상에 살았다는 사실이 언젠간 잊혀질것 이라는 사실이 녀석은 힘이드는가 봅니다. 
 
 
 
다음 주 일요일 
녀석을 만나러 오랜만에 부산에 내려가려 합니다. 
 
 
 
 
 
친구가 있습니다. 
이제서야 알게되는 나에게 너무나 소중한 친구가.. 
 
 
친구가 있습니다. 
하루라도 더 내곁에서 살아주길 바라는 친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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