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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2/11 18:56:53
Name 김홍석
Subject 배려라는 것.
배려라는 것. 나는 요즘 이 단어를 하나하나 발견해가며, 세상은 결국 나의 허물로 인해 불평이 가득했을 뿐이라는 것을 새로이 깨달아간다.

어린아이가 길에서 뛰어놀다 넘어져 버렸다. 그 아이의 부모는 어린아이가 스스로 일어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언제든 넘어질 순 있다. 넘어지지 말라고 호통치지 말고 일어서는 법을 깨닫게 해야 한다. 그건 그 아이의 인생을 위해서다.

누구나 잘못을 할수 있다. 그래서 우린 인간이다. 그 잘못을 깨우치고 뉘우치고 만회할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 그것이 법의 정신이고 인권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이다.

길에서 여자친구 사줄려고 아이스크림을 들고 뛰어가던 학생이 길가던 여자와 부딪혀 어깨에 아이스크림을 묻히며 땅에 떨어뜨려 버린다. 길길이 날뛰는 여학생에게 고개가 땅이되도록 사과하는 학생과 여자친구...

외국을 다니면서 보고 느끼는게 참 많다. 장단점이 있다. 이건 차이점이지 결코 우열을 가르고 싶진 않다. 그 자체로서 어느 문화든 존중받아야 하며 지켜져야 한다.
다만, 배려하는 마인드 만큼은 꼭.. 꼭.. 배워오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내가 길을 바쁘게 가다가 버스패스를 안가지고 나온걸 알고 갑자기 길을 멈춰서 돌아서려 했다. 그러다 뒤에 바로 따라오던 할머니 한분과 충돌하게 된다. 할머니는 내 어깨에 얼굴을 부딪히고 말았다.

늦었다.. 부끄러운것 보다 자존심이 상했다.. 나보다 먼저 건네온 말..
Terrable sorry.. Are U OK?
...... Sorry.....

길가다 봉변을 당한 할머니는 내게 괜찮냐며 미안하다고 한다..
놀라운건 이것이 이들의 일상일 뿐이라는거다..

환경이 문화를 지배한다. 물론 문화가 환경을 바꾸어가기도 한다. 이 상호작용의 피드백이 선순환의 고리로 인간지향적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한국에 들어왔다. 내 사랑하는 조국. 하지만 숨이 막힌다. 그래.. 알고 있었자나..
이곳에 살며 이들에게 또 나에게 나보다 남을 배려하며 살아가라고 말하는 것은 사치일지 모른다. 물론 사치다. 내가 살아야 하니까.

하지만 분명히 배우고 돌아온게 있다. 그렇지 않은 곳이 더 많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 안에도 그런 여유를 꿈꾸고 있는 순수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을.

나는 오늘도 메아리 없는 감사와 배려를 지켜나가려 한다. 가끔 되돌아 오는 대답들은 작지만 큰 행복을 가져다 준다. 그리고 언젠가부터인가 이 척박한 삶의현장들 속에서도 나름의 여유와 배려를 나누며 살아가는 이들이 많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또 부끄러워진다..

나는 아직 20대의 정의로움이 충만하다. 아니 10대의 굶주림마저 더욱 왕성하다. 세상을 꾸짖고, 진실에 목말라 있다.
하지만 한가지..
세상을 바꾸는건 불평보다 묵묵한 몸짓 하나라고 믿는다. 나의 굶주림을 내가 새로 발견한 따뜻한 세상을 지켜가고 넓혀가는 것들로 채워갈수 있다면 어떨까..

승자와 패자가 늘 갈리게 되는 현장에서..
패자가 아픔을 가눌수 있는 시간을 주는것이 승자의 도리입니다.
그리고 패자는 자신의 패배를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승자에게 악수를 청하며 승리를 축하해 주는 것이 모든 분야의 배려와 매너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조용호 선수. 지금 당신의 몸짓은 세상을 변하게 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것 하나만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나의 이 간곡한 부탁을 되새겨 보셨으면 합니다. 당신은 이미 세상을 바꿀 무언가를 시작하고 계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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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11 19:02
수정 아이콘
제가 듣기로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나라로 파견근무를 해본 어떤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단점으로 지적하기를 사람들이 예의가 없다 라고 합니다. -_-;
김홍석
06/02/11 19:13
수정 아이콘
피지알은 참 신선한 곳입니다. 물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면에서, 또다른 부작용을 낳을수 밖에 없지만, 모든 것을 자유라는 미명하에 쿨하게 받아들여한다는 논리는 강자와 약자를 뚜렷이 구분짓는 이분법의 한게에 도달하게 됩니다. 지킬것을 지키면서 그 안의 자유와 만족을 공유해 나가는 것은 답답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숨쉴수 있는 여유를 줄수 있습니다. 난 이에 주목합니다. 장단점은 있지만 신선한 시도라고 생각됩니다.
나도가끔은...
06/02/11 19:26
수정 아이콘
hi님// 우리나라사람이 예의없다는 말은 처음듣습니다만...
표현이 부족하죠. 우리나라 사람들은...저를 비롯해서...
엘리베이터에 혼자타고있을 때 외국인의 경우에는 열에 여덟은 인사를하거나 눈빛을 보내옵니다.
그건 예의라기보다는 몸에 배어있는 매너죠.
선진문명의 좋은점을 받아들여 나아져야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가 원래 가졌던것 조차 버리는 것은 옳지 않다 생각합니다.
Baby_BoxeR
06/02/11 22:58
수정 아이콘
요즘 더 느끼는 거지만 예의라는 탈을 쓴 개인주의가 팽배한것 같습니다.
전체가 다 그러한건 아니지만... 자신에게 이익이 되어야만 예의며 배려가 나오지 그렇지 않은 상황에선 배려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미 우리 사회는 이렇게 길들어져 가고 있습니다.
하이맛살
06/02/11 23:46
수정 아이콘
엘리베이터에서 우리나라도 거의 인사하지 않나요... 나보다 어리거나 약간 나이가 많으신분들에게는 어떻게 인사해야할지 몰라서 넘어가는경우는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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