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11/06 20:05:18
Name 비롱투유
Subject 탈출하고 싶다.

유목민인거 같습니다.
나란 사람은.

한 곳에 머물러 있으면 괜사리 답답해지고 쉽게 지루해집니다.
예전에 비해 훨씬 안락하고 안정된 삶 속에 있으면서도 나는 항상 무언가 갈구하고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며 방황합니다.
하고 싶은 것도 없으면서 하고 싶은 것만 하겠다고,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 자리에 누워 펄펄 내리는 은행 잎을 생각합니다.
      
작년 이맘때쯤에는..
아니, 재작년 이맘때쯤에는..        

그렇게 하나 둘 씩 내리는 기억들을 떠올리며 웃음을 짓습니다.
그 웃음은 기쁨도 아니고 비웃음도 아니고 슬픔 또한 아닙니다.
그리움입니다.                              






그립습니다.
우습게도 가장 힘들고 가장 죽고 싶었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죽을만큼 절박했기에 죽을만큼 치열했고 일자로 그어진 목표를 위해 내 모든 힘을 다해 뛸 수 있었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그리운 그 시절을 향해 탈출 하고 싶습니다.
지금 날 둘러싸고 있는 이 안락한 울타리로 부터 탈출 하고 싶습니다.
지금 나의 신분과 나의 관계 날 좋아하는 사람 날 사랑하는 사람 날 싫어하는 사람
날.....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이유없는 탈출.
갈 곳도 떠날 곳도 없는 끝없는 탈출이겠지만 그래도 벗어나고 싶습니다.
무엇에 대한 자유인지는 모르지만 그저 자유가 좋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無를 향해 달려가고 싶습니다.      





가자..
딱 한 발자국만..




그렇게 힘들게 한 발자국을 걸어왔습니다.
딱 한 발자국일뿐인데 지금까지 날 둘러싸고 있던 많은 것들이 저만치나 뒤로 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온 몸을 휘감는 두려움과 한기를 느끼며 뒤를 바라봤습니다.
모든 행복이 있을 것만 같은 그런 아름다운 곳이더군요.
그 곳을 떠나왔습니다.                            

한 발자국을 내딛었고 이젠 달리고 있습니다.
그 아름다운 곳으로부터 계속해서 달리고 있습니다.                    
왜인지 모릅니다.
내 몸에 흐르는 피가 시키는 대로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달리고 있습니다.












...

유목민 같습니다.
나란 사람은 말이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이재근
05/11/06 20:13
수정 아이콘
아......좋은 글 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slambeat
05/11/06 20:17
수정 아이콘
잘 읽고 갑니다.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시네요 저는 그와같은
것으로 '자유인'이 되고 싶어 합니다 ^^
My name is J
05/11/06 20:26
수정 아이콘
에....확신-이 있다면 좋겠지요.
돌아가도 받아줄수 있어-
혹은 돌아가면 아무렇지 않을수 있어-
그게 안되면....돌아가지 않아도 상관없어-..라도 말이지요.
무언가 확실하게 표시 되어 있다면 참 좋을것 같습니다. 그치요?
05/11/06 20:47
수정 아이콘
누구나 모험을 할수있지만 아무나 모험가가 돼는것은 아닌거 같습니다.
목숨을 걸지 않은 모험은 평범하고 단순한 나들이나 여행에 불과하지 않습니다. 어른들 보다 젊은이들이 더많은 모험을 할수 있는것은 자신이 정한 그곳을 향해 가지고 있는 모든것을 소진할때까지 전력질주 할수 있기때문이고 그럴수 있는 용기와 무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두려움이나 공포를 알아 간다는것. 그건 성인이 돼어 가고 있다는 또다른 표현이며 모험을 어렵게 여기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햇살의 흔적
05/11/06 20:48
수정 아이콘
오랜만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05/11/07 10:51
수정 아이콘
저와 비슷하네요..그 힘든 한발을 내딛으셨으니 이제 걷기만 하면 되는겁니다.
아직도 발을 떼지 못하고 있는 바보가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8154 Man UTD vs Chelsea [131] Ryoma~*4390 05/11/07 4390 0
18152 XellOs를 이기면 시드를 받는다? [43] EzMura3884 05/11/07 3884 0
18151 결승 두 선수의 주제가 2/2 오영종 'would' by alice in chains (1991) - 노래링크 추가했습니다. [3] [임]동동구리3955 05/11/07 3955 0
18150 어머니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 수록 높아만 지네 [4] 폭행몬스터2787 05/11/06 2787 0
18149 결승 두 선수의 주제가 1/2 임요환 - 'right now' by Van halen (1992) -노래링크 추가했습니다. [5] [임]동동구리3474 05/11/06 3474 0
18148 결승전에 다녀왔습니다 [5] 노란당근3448 05/11/06 3448 0
18147 [잡담]아직은 관심이 적은 소년에게 보내는 응원 [8] Daviforever3605 05/11/06 3605 0
18145 가수 Flower(플라워)에 대해서.. [31] FlowerMania4086 05/11/06 4086 0
18143 잠시만 안녕히 계세요 [14] 핸드레이크3539 05/11/06 3539 0
18142 당신의 팬은 아닙니다. [12] cyrano3377 05/11/06 3377 0
18141 임요환 선수는 OO에 익숙하다 [3] 햇살의 흔적3667 05/11/06 3667 0
18140 탈출하고 싶다. [6] 비롱투유4076 05/11/06 4076 0
18138 이런 맵들이 생기면 스타리그 망할까요? [13] Oxoxo4671 05/11/06 4671 0
18137 그래도 당신은 영원히 우리의 황제입니다.. [7] MaSTeR[MCM]3733 05/11/06 3733 0
18136 스타리그는 끝났습니다...... 하지만 아직 듀얼이 남아있습니다!(E조) [42] SKY924763 05/11/06 4763 0
18135 오영종선수의 이적 가능성...있을까요? [69] 김호철5912 05/11/06 5912 0
18134 사람들이 말하는 소위 '마녀사냥'에 관하여 [9] Zero3530 05/11/06 3530 0
18133 4대천왕은 결승이 슬프다...(역대결승전) [13] 몽상가저그4407 05/11/06 4407 0
18131 축구를 할때 여러분들의 포지션은 어디인가요 ? [45] 아트오브니자5077 05/11/06 5077 0
18130 까들이여 왜 인정하지 않으려는가? [63] 라이포겐5718 05/11/06 5718 0
18129 So1 스타리그 맵별 최고의 명경기는? Part 4 815 [41] 꿈을드리고사4933 05/11/06 4933 0
18128 So1 스타리그 맵별 최고의 명경기는? Part 3 알 포인트 [36] 꿈을드리고사4261 05/11/06 4261 0
18127 So1 스타리그 맵별 최고의 명경기는? Part 2 네오 포르테 [35] 꿈을드리고사3824 05/11/06 382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