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11/04 22:05:31
Name 럭키잭
Subject [영화 리뷰] 소공녀 39년판,95년판,러시아판 비교
◆같은 소재의 영화 비교하기(1) - 소공녀

100년간 6번이나 영화로 제작되었다는 명작소설 소공녀. 어린시절 이딴건 여자나 보는거다 싶어서
고교생이 되었을때나 보게 되었는데, 때문에 이 작품이 어째서 그토록 여러번 영화로 만들어지는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오늘의 주제는 소공녀. 총 3개의 작품을 비교해 본다.

●The Little Princess - 1939 (1)
장르 : 뮤지컬 영화
감독 : 월터 랭
주연 : 셜리 템플

(이 영화는 오래 되어서인지 스틸 컷을 찾기가 너무 힘듭니다.)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처럼 뮤지컬과 영화가 혼합된 영화이며,
민췬선생과 라비니아의 악랄함에 초점이 맞추어져, 세 영화 중 주인공 세라의 비중이
가장 낮고 연기 또한 특별히 도드라지지 못합니다. 그 외에는 특별한 재해석 없이
원작을 따라가기에 주력한 영화라, 그다지 리뷰랍시고 할 말이 없군요.
마지막 부분 세라의 아버지, 캡틴 크로와의 상봉 부분이 이전에 전혀 언급이 없다 절정
부분에 적절히 들어가 다른 소공녀 영화에 비해 상당히 극적인 편입니다.

(별 5개중)
영상미  l★l★l☆l☆l☆l
영화     l★l★l★l☆l☆l
음악     l★l★l☆l☆l☆l

◎원작 소설을 설탕에 비유한다면 설탕물에 비유할 수 있는 작품.

○The Little Princess - 1995 (2)
장르 : 드라마
감독 : 알폰소 쿠아론
주연 : 리젤 매튜스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의 감독을 맡았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작품.

뛰어난 영상미와 헐리우드식 재해석이 돋보이며, 90년대 헐리웃 영화 답게
유례없이 강한 ‘소공녀’가 인상적이고 적절한 캐스팅이 장점인 영화입니다.

현대의 이상적 여성상이 달라짐에 따라 90년대 이후, 헐리웃 여성들은 더 강하고, 자주적인
성격으로 거듭났습니다. 비슷한 캐릭터로는 신데렐라를 재해석한 헐리웃 영화인 애버에프터
의 다니엘이나, 알라딘의 쟈스민 공주를 들 수 있겠군요.
이들은, 시도 때도 없이 픽픽 쓰러지 기만 하고 납치만 당해 짐만 되던 이전의 무능력한
히로인들과는 달리, 도움이 필요한 처지 에 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건방지게 누구보다
강한 의지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다른이 들이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기 까지
하죠.

헐리웃판 소공녀 세라도 그와 마찬가지로, 매사에 긍정적이며, 어린애 주제에 성인을 뛰어
넘는 리더쉽을 보이며, 처지에도 전혀 좌절하지 않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민친의 여동생 아멜리아의 애정사에 까지 끼어들 정도로 건방짐)

나름대로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설정이라 볼 수 있겠죠.

또, 리젤 매튜즈 주연의 헐리웃판 소공녀는 전반부 인도에서 미국(이 작품은 민친 기숙사가
영국이 아닌 미국에 있다 설정 되어있더군요. 그럼에 따라, 하녀인 베키가 흑인으로 설정
되어 있습니다.)으로 건너갈 때 까지의 이야기를 넣고, 전쟁씬이나, 편지를 읽는 장면이
나오는등 세라의 아버지인 ‘캡틴 크로’(그러고보니 원피스의 그녀석과 같은 이름입니다.)
의 비중이 커졌다는 특징이 있는데, ‘아버지의 부성애’ 나 ‘세라의 자주성’이 강화된 반면  
, 민친, 아멜리에, 아르멘, 로티, 베키, 라비니아등의 주요 조연 캐릭터들의 비중이 낮아져
이야기가 다소 얕고 짧아졌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캡틴 크루


▼소공녀에 등장하는 전쟁씬. 탱크는 1차대전당시 영국군이 최초로 사용했다.



◎소공녀의 대표적 악역 캐릭터 미스 민친과 라비니아

뮤지컬판 소공녀의 경우 미스 민친과 라비니아등 악역 캐릭터의 악랄함이 작품의 초점이고,
러시아판 소공녀 세라 크루가 세라의 불쌍한 처지가 작품의 초점이라면, 이 헐리웃판 소공
녀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는 세라 크로의 강인함에 영화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미스 민친과 라비니아등 소공녀의 대표적 악역 캐릭터들의 비중이 작아
졌고, 타 작품에 비해 그다지 악독해 보이지도 않습니다.

특히, 미스 민친의 경우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 했다던지 하는 사연이 있었던 듯, 인간
적인 면모 ‘눈물’까지 한번 보이게 되니, 그야말로 ‘이것이 바로 헐리우드식 재해석’ 라고
할 수 있겠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인 악역 라비니아는 처음부터 끝까지 얄미운 세라년 한번 괴롭혀
보지 못하고 당하기만 한 채 마지막에 그냥 껴안고 마는 개 같은 짓이나 하는 3류 쓰레기
캐릭터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 자세다! 한방 올려 줘야지!


▼장난해? 씨X.



◎작품의 백미


역시 위에서 말했듯이 이 작품의 백미는 화려한 영상미와, 헐리우드식 재해석, 그리고
현대인의 입맞에 맞는 세라 크루의 강인한 모습입니다. 영화에서 주인공 세라 역을 맡은
리젤 매튜즈는 헐리우드가 바라는 소공녀의 모습을 그 어떤 누구보다 완벽하게 소화해냈고,
이의를 제기할 곳이 없이 완벽한 캐스팅이 돋보이며, 소공녀를 스펙터클하게 만들기까지 한
웅장한 촬영셋트는 완전한 고증을 거쳐 영화를 보는 재미를 한층 더 돋웁니다.

가장 영상미가 돋보인 장면으로는, 눈발이 날리는 창가 사이로 람다스와 인사를 나누는
장면을 꼽을 수 있겠군요.  

*아쉽게도 연기잘하는 아역 리젤 매튜즈는 에어포스원을마지막으로 짧은배우 생활을마감하게된다.

▼바로 이장면



▼든든한 조력자인 람다스


(별 5개중)

영상미 l★l★l★l★l☆l
영화    l★l★l★l☆l☆l
음악    l★l★l★l☆l☆l

◎원작 소설을 설탕에 비유한다면 달콤하게 가공된 솜사탕에 비유할 수 있는 작품.

Malenkaya Printsessa(국내명 세라 크루) - 1997 (3)
(2001년 국내 개봉)
감독 : 블라디미르 그라마티코프
주연 : 나스챠 메스코바


먼저 본문에 앞서, 이 영화는 세 영화중 완성도가 가장 떨어지며, 소공녀란 원작을 갖고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영화계에 있어 킹 아더 급 재해라고 불 수 있습니다.

분명 비디오 케이스엔 멜로영화의 거장이라느니 하는 어이없는 소리들이 마구 쓰여져
있는데 어떤 정신 나간 평론가들이 이 영화에 그런 상을 준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군요. 1번영화가 소공녀란 원작을 영화에 담아내기에 급급했고, 2번 영화가 소공녀란
원작을 헐리우드식으로 가공한 영화라면, 이 러시아판 소공녀 세라 크로는 원작을 담아내
기는커녕, 원작을 따라가지도 못한 채 갈팡질팡하다 끝나는 수준의 영화입니다.

명작 소설 원작 영화 중 15소년 표류기를 참 재미없게 봤는데, 그건 이 영화에 비하면
아주 잘 만들어진 영화였습니다. 러시아판 세라는, 이전 영화들의 세라에 비해 훨씬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데, 온실 화초처럼 자라 귀족처럼 도도하지만, 위기에 놓이자
기본적인 저항조차 하지 않고, 하녀인 베키에게 훈계 받을 정도의 멍청함을 보이며,
모두가 좋아하는 캐릭터라고 납득하기 어려운 성격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이
따르는 기이한 모습을 보여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더 깎는 역할을 했습니다.

또, 세라의 아버지 크루의 경우, 이 작품에선 돈 날려먹고 홧병으로 사망(!)한 인물로
나오더군요. 돈이 딸보다 귀했나 봅니다. 제가 아는 크루 장군은 세상의 그 무엇도 딸과
바꾸지 않을 부성애를 가진 인물인데 말이죠.

▼영화 내내 지겹도록 불쌍한척만 하지만 전혀 불쌍해보이지 않는다.



▼세 영화중 캡틴 크루의 비중이 가장 낮은 러시아판 소공녀. 카리스마가 많이 부족하다.



감독이 소공녀란 소설을 90분짜리 영화에 그냥 꽉꽉 채워 넣는 데에만 주력했던 탓인지
캐릭터 묘사는커녕, 캐릭터 구분이 어려울 지경입니다.

여기선 세라의 가장 큰 조력자중 하나인 ‘람다스’의 주인이 돈을 날려버린 크루 장군의
친구로 설정 되어 있는데, 이 캐릭터는 그냥 얼굴만 비추려던 건지 정말 왜 나왔나 싶을
정도입니다.

‘만남’이란 기본적인 이야기도 없이 어느 새에 빵을 먹여주고 있고, 옷깃만 스치면 친구라
하니 나중엔 캐릭터가 헛갈리더군요. 아르멘과 로티와 친해지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길래
언제 나오려나 하고 있으니, 조금 뒤에 “우린 아직 친구지?”하고 떠벌이더이다.

이후로도 영화 내내‘어라, 저거 언제 나왔던 녀석인데 왜이리 친한 척을 해’ 하고 있고,
빵가게 주인이 하도 잘해주길래 ‘어? 저거 뭐야. 혹시 그 보모인가?’ 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림인지 스티로폴인지 건물들이 벽돌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조악한 셋트와, 세련되지
못한 영상등도 매우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그러나 ost로 들어간 피아노곡들은 상당히
좋더군요. 물론 영화와 어울리는 음악들이 아닌지라 괴리를 느끼게해 작품 완성도를
낮춘 원인이 되긴 했지만.

▼ 이건 좀 심했다. 계속 불쌍한척 하더니 이젠 찢어진 우산까지


◎소공녀의 대표적인 악역 캐릭터 민친과 라비니아


라비니아는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자세히 보니 그 키 큰녀석이 라비니아 였군요.
대사가 몇 마디였는지 궁금할 정도고,  미스 민췬은 온갖 악랄한척은 혼자 다하지만, 민친 역을

맡은 배우의 연기력 부족에 따른 오버와, 그냥 수전노 할망구에 그치기한 감독의 무능
한 연출력 덕에 밉기는커녕 우스움을 넘어 측은해보일 정도입니다.(민친이 악랄한 척 하고
세라가 불쌍한 척 하면 뭘합니까. 성격만 악랄하지 하는 짓은 별로 심하지도 않은데.)
특히 마지막 나레이션이 대박이죠.

“사람들은 모두 민친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민친도 나이가 들면서 인자해져,
좋은 선생님으로 남았습니다.“

민친 선생의 동생인 아멜리아의 경우 1번에서 덜 얄미운 캐릭터로, 2편에선 바보지만
악하지 않은 인물로 나왔다면 세라의 뒤를 봐주는 조력자이자, 교사의 자질을 갖춘
인물로 등장합니다.

▼아줌마는 연기를 너무 못해요.


(별 5개중)

영상미 l★l☆l☆l☆l☆l
영화    l★l☆l☆l☆l☆l
음악    l★l★l★l☆l☆l

◎원작 소설을 설탕에 비유한다면 각설탕에 비유할 수 있는 작품.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5/11/04 22:16
수정 아이콘
내용이 너무 마음에 드는데 퍼가도 될까요??
럭키잭
05/11/04 22:17
수정 아이콘
퍼가실때 굳이 말씀 하시지 않아도 괜찮은데.
내용이 마음에 들었다니 감사합니다.
05/11/04 22:20
수정 아이콘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거 1탄이라 되어 있는데, 좋은 내용 앞으로도 많이 부탁드립니다.^^ 갑자기 소공녀를 다시 읽고 싶어지네요..^^
체념토스
05/11/04 22:27
수정 아이콘
맙소사... 대단하십니다.. 소공녀라...
05/11/04 22:52
수정 아이콘
세라~~~~~~~
어딘데
05/11/04 23:36
수정 아이콘
저 근데 리젤 매튜스는 왜 배우생활을 그만둔건가요?
체념토스
05/11/04 23:38
수정 아이콘
소공녀 음악이 생각나네요.. 저희형이 만든.. -_-;
유신영
05/11/05 00:38
수정 아이콘
아.. 잘 썼다 ^^
마녀메딕
05/11/05 02:09
수정 아이콘
소공녀 어렸을때 보고 또 본 책입니다. 어릴때 저희 집에 있던 문학전집 50권 중에 하나였죠. - 이 책들이 오늘의 저의 감수성의 대부분을 결정했다고 생각합니다.- 명작들이 영화나 애니로 나오는건 좋은데 원작을 보지않고 접하게 되는 것들이 좀 안타깝긴 합니다. 잘봤습니다. 참 맨위에 사진에 나온 그옷~ 한번 입어보고 싶네요^^;;
체념토스
05/11/05 06:51
수정 아이콘
메딕님// 맙소사..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8416 전략게시판에 쓴 발리앗 체제에 대한 사과문겸 실험결과... [23] newromancer3650 05/11/14 3650 0
18415 wwe... [25] 타잔3782 05/11/14 3782 0
18414 날라,다시한번 비상의 날개를...... [22] SKY924079 05/11/14 4079 0
18413 라거벡의 사과. 그리고 자격지심. (수정) [15] skzl3748 05/11/14 3748 0
18412 누군가 나를 잊지 못한다면? [13] 타임머슴3473 05/11/14 3473 0
18411 당신의 디자인 실력을 보여주세요! [11] 은피우유3810 05/11/14 3810 0
18410 WWE의 슈퍼스타 에디 게레로...사망... [42] XoltCounteR7218 05/11/14 7218 0
18409 사랑하는 pgr가족 여러분. 저희 어머님을 부탁드립니다. [24] PsychoBox3751 05/11/14 3751 0
18408 베스트 오브 베스트 [12] 미센3642 05/11/14 3642 0
18407 [잡담] 슬럼프, 필요하기도 한 것. [6] hyoni3876 05/11/14 3876 0
18406 저도 15줄에 대해 한마디.. [104] 비엔나커피3403 05/11/14 3403 0
18404 스타리그 주간 MVP (11월 둘째주) 투표 [30] DuomoFirenze3629 05/11/14 3629 0
18403 자기소개서 정말 어렵습니다 -_-;;;; [11] 나의친구던힐4335 05/11/14 4335 0
18402 스타리그 주간 MVP (10월 다섯째주, 11월 첫째주) 결과 [2] DuomoFirenze3354 05/11/14 3354 0
18400 [잡담]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10] Daviforever3977 05/11/14 3977 0
18399 정신력. [6] EndLEss_MAy4022 05/11/14 4022 0
18398 수능이 끝나면... 그가 오겠죠?? [8] 대마왕조아3369 05/11/14 3369 0
18397 교육부의 '대입제도' 삽질의역사 [33] 눈물의 싸이오3611 05/11/14 3611 0
18396 문과와 이과.... [35] kicaesar4039 05/11/13 4039 0
18395 다카라즈카 한국 공연 감상기 [6] 치세톨드미3670 05/11/13 3670 0
18394 레퀴엠은 테란의 장송곡? [43] 청동까마귀4652 05/11/13 4652 0
18393 인연 [15] 문근영3463 05/11/13 3463 0
18391 푸념. [12] cser3865 05/11/13 386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