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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0/16 00:20:17
Name 김호철
Subject 박명수선수..정말 잘했습니다.
어제 서바이버리그 대진표를 봤습니다.

이윤열 vs 박명수


이윤열선수를 모르면야..그건 간첩일테고..

박명수라는 이름은 제가 첨 봤습니다.


그럼 승부예상 바로 끝나죠..


'이윤열이 뭐...이기겠네...'

'이윤열이 지금 아무리 부진하다고 하더라도 무명선수한테 지기야 하겠나?'


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오늘 경기를 생방송으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경기결과를 보려고 피지알에 들어왔더니


쬐금 놀랐습니다.


'아니...이윤열이 졌다구?'

'진짜..아무리 슬럼프라도 이렇게까지 무너질 진 몰랐는데..'

'이윤열..진짜 뭔 일 있나?'



피지알게시판에는 이윤열선수의 서바이버리그 탈락을 아쉬워하는 수많은 글들..

이윤열선수가 예전같지 않고 앞으론 경기마인드를 새로 바꿔야한다는 등....이윤열선수 입장에서만 생각한 글들이 주종을 이루었습니

다.


이윤열선수에 대한 글에 달린 리플을 보니 박명수선수가 정말 잘했다는 내용도 조금 있더군요.


'뭐..무명선수가 잘해봤자 얼마나 잘했길래...그것도 이윤열 상대로..'

'이윤열이 보통때와 다르게 너무 못해서 그렇겠지..'

'슬럼프도 보통 슬럼프가 아닌거 같다...왕슬럼픈가봐..'


전 이렇게 생각하면서 박명수선수가 정말 잘했다는 그 댓글을 예의상..인사치레용 박명수칭찬글쯤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게시판글들을 보다보니 경기가 보고 싶어지더군요.


박명수선수가 얼마나 잘했는지가 궁금해서가 아니라 이윤열 선수가 얼마나 기대에 못미치는 플레이를 펼쳤는지 궁금해서 말입니다.



결국 경기를 봤습니다.


쩝...


일단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제 글 제목처럼 박명수선수가 너무 잘하던데요?

경기진행도중 박상현 캐스터가

'박명수 선수는 상대종족이 저그나 플토보다는 테란에 강하다'

라고 한 말이 괜한 말이 아님을 입증시킨 경기였습니다.


그 무시무시한 이윤열선수를 상대로 병력생산없이 과감하게 드론을 늘리는 플레이..

일반 베틀넷이었다면 맵핵이라고 의심받을 정도의 이윤열선수의 투드랍쉽에 즉각 반응하여 스콜지로 격추시키는 플레이..


이윤열이라는 거목앞에서 전혀 위축됨이 없이 자신이 생각한 플레이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실행시키더군요.

이윤열선수가 앞으로 뭐할지..어떻게 할지를 완전히 꿰뚤어 보고 부처님 손바닥안이다라는 문구를 연상케 했습니다.



이윤열선수의 오늘 플레이를 요즘의 이윤열선수의 부진한 페이스와 연결시키기는 조금 미약하더군요.


최고의 SK테란이라고 불리는 무적의 이윤열표 SK테란이 종전과 그리 다르다는 것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윤열선수는 통상 하던대로 자신의 플레이을 구사했습니다.

이윤열선수가 평소와는 다르게 어이없는 플레이를 한다거나 큰 실수 같은 건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경기 중간에 아무것도 못하고 어이없게 럴커에 죽는 몇몇 마린에 대한 컨트롤 부재를 보면서 예전의 이윤열같지 않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긴 했습니다만 경기전체승패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윤열선수의 플레이자체는 기존플레이에 비해서 크게 떨어지거나 미진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겁니다.



근데 문제는


박명수선수가 그 이윤열표 SK테란을 아주 완벽하고 철저하게 무너뜨릴 준비를 하고 나왔다는 거죠.



수많은 히드라와 럴커....마린,메딕,베슬이 서로 전투하고 있을때

'아..탱크가 있어야 되는데...탱크만 몇기 더 있었더라면..'

이런 생각이 들었던 건 저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탱크가 없다는 SK테란의 특징이자 약점이 여실히 드러나는 경기였죠.



또한 맵의 영향도 컸습니다.

공격루트가 다른 길 없이 하나로 고정되어 있는 라이드 오브 발키리즈라는 맵의 특성상..자유분방한 플레이스타일을 가진 이윤열선수한테는 마이너스로 작용한 거 같습니다.

오로지 무조건...한곳만을 뚤어야 하니까요..

다른 수를 생각할 도리가 없죠..

해설자분들도 그 점을 지적하셨죠.




박명수 선수가 이번 한경기에 대해 엄청나게 연습하고 노력한 흔적이 여실히 드러나는 경기였습니다.

파이터포럼에서

'이윤열선수의 경기스타일에 대해 많이 연구했다'

고 말하는 박명수선수의 인터뷰가 정말 절실히 와 닿더군요.



저는 박명수선수의 오늘 경기를 보고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아무리 상대가 천재소리 듣는 이윤열선수라던가 다른 S급선수라 할지라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게시판에서 오늘 경기에 대한 이윤열선수에 관한 글들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이윤열선수가 정말 예전같지 않고 슬럼프가 극심하다는 쪽으로 보여집니다.


박명수선수가 잘했다는 얘기는 쥐꼬리만큼 있는 거 같군요.^^


오늘 박명수선수의 플레이를 박성준이나 홍진호같은 인지도 높은선수가 펼쳤다면

박성준,홍진호선수에 대한 칭찬글이 올라왔을테고 이윤열선수의 부진, 슬럼프 이야기도 좀 덜했겠죠.

아무래도 상대가 상대이다 보니 질수도 있으니까 말이죠..



오늘 박명수선수의 경기를 보고 나니

예전 온겜 듀얼토너먼트에서의 임요환 vs 박성준선수의 경기가 생각납니다.

그때 당시의 박성준은 거의 신인급선수였죠.



그때 경기결과후 반응도 역시

임요환선수의 슬럼프나 부진에 대한 얘기가 나왔었고

박성준선수는 어쩌다가 운 좋아서 한번 이긴....그런 반응으로 흘러갔는데

그 박성준선수가 그때의 스타리그 우승을 할 줄이야...



사실 오늘 박명수 vs 이윤열 경기내용의 눈에만 비치는 외관적모양새만 보면

박명수선수가 무슨 화려한 컨트롤이나 화끈한 전투..센스..기발한 전략 등등 이러한 요소는 없었기 때문에 박명수선수가 잘해서 이겼다는 느낌을 체감하긴 힘들고 이윤열선수의 슬럼프만 부각되는 상황입니다만

좀 더 깊이 경기를 분석해보면

박명수선수의 상대선수를 철저히 분석하고 연구한 노련한 운영미가 빛을 발했던 경기였습니다.

그래서

이윤열이 아니라 박명수라는 이름을 제목으로 이렇게 글 한번 올립니다.





박명수선수...오늘 정말 잘하셨고 승리 축하드립니다.







PS :

이윤열선수가 양대피씨방리거라는 것이 이윤열팬이 아닌 저로서도 참 안믿겨 집니다만 그래도 생각해보면 이윤열선수가 그동안 너무 잘나갔었죠.^^ 인간이상으로 말이죠...

지금의 상황은 인간이 아닌 머신에서 인간으로 잠시 회귀하는 과정이라고 생각되네요.

강민팬인 저로서는 이윤열선수의 지금의 부진은 슬럼프가 아니라 그동안 바쁘게 뛰었으니 이제 조금 쉬자는 정도로 보여집니다.

이윤열선수의 지금의 부진이 슬럼프라면 강민선수는 슬럼프 정도가 아니라 왕왕 대빵슬럼프라고 봐도 되냐요?ㅠ.ㅠ


이윤열팬분들은 너무 상심하지 마시면 좋겠습니다. 이윤열선수가 어디 보통선수입니까?

조만간에 곧 다시 부활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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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GG
05/10/16 00:22
수정 아이콘
뭐...임요환 선수도 예선까지 떨어졌다가 한방에 다시 스타리그로 복귀했던적도 있으니까...이윤열 선수도 한방에 양대 리그 동시 복귀를 노려볼만합니다. 다만 이번엔 강민 선수와는 좀 거리를 두고 둘 다 올라오기를...(온게임넷, 구룡쟁패 듀얼 잊지 않겠다....;;)
lost myself
05/10/16 00:25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하지만 글에 엔터가 너무 많아요ㅠㅠ 조금만 줄여주시길
동네노는아이
05/10/16 00:26
수정 아이콘
박명수 박찬수 형제프로게이머라고 들었는데
제 2의 장진남 장진수 형제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저번에 박찬수 선수도 임요환 선수 상대로 팀리그에서 좋은 모습 보여줬구 이번엔 박명수 선수가 이윤열 선수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니 기대가 조금 되군요.ㅋ
호수청년
05/10/16 00:29
수정 아이콘
박명수선수 참 잘했습니다. 이레디에잇에 럴커가 죽더라도 계속해서 추가시키며
테란의 진출을 제대로 잡았죠. 스커지 대기시켜 놓은 모습이나 업그레이드 신경써주는
모습이나. 수백게임 연습했다고해도 믿을정도로 잘했습니다.
My name is J
05/10/16 00:32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덕분에 전 헷갈렸...으하하하-0
미안해요 박명수 선수-
오늘 진짜 잘했어요 멋있었습니다.
유신영
05/10/16 00:33
수정 아이콘
글 잘 봤습니다!!!
지니쏠
05/10/16 00:43
수정 아이콘
박명수선수 참잘하던데, 단 하나 컨트롤이 아쉽더군요. 컨트롤만 다듬으면 언제든지 S급 반열로 올라갈것같아요!
김선우
05/10/16 00:47
수정 아이콘
확실히 파악하셨네요..이윤열 선수의 요근래 거의 사용하는 sk테란체제를 100%파악하고 나온 박명수 선수의 완벽한 전술이었습니다.이제 다시 이윤열선수를 저그상대 극강으로 만들어냈던 투팩체제로 돌아갈것인가요 주목이되네요.아마 이제 윤열선수의 sk테란 상대로 대부분 저그는 빠른 하이브 보단 히드라 럴커 업 체제로 나아갈듯 싶네요.
아마추어인생
05/10/16 00:58
수정 아이콘
지니쏠님// 박명수 선수 완벽한 경기였는데.. 어디에서 컨트롤이 부족했을지요?
저그 병력 그렇게 쌓이면 컨트롤 하기도 힘들고..좀 안해도 이기죠..
된장국사랑
05/10/16 01:02
수정 아이콘
아주 좋은 글입니다.
백프로 이상 동감하구요^^
박명수 선수 오늘 정말정말 양박에 뒤지지 않는 경기
내용이었죠~
페이스니, 맵이니 뭐니 해도
연습량 많은 선수가 당연히 이기는 겁니다.
박명수 선수 홧팅!!
KTF엔드SKT1
05/10/16 01:17
수정 아이콘
이윤열선수팬이지만 진짜 박명수선수 운영,물량,컨트롤,상황판단등
완벽한플레이를했다고 생각합니다
I have returned
05/10/16 01:20
수정 아이콘
정말 무명 저그 중에도 이런 선수가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물량 정말 토나오게 잘뽑더군요
그리고 김준영 선수도 정말 대단했습니다
몇번이나 이젠 끝났구나 싶었는데 어떻게 꾸역꾸역 막아내고 상대 멀티견제..
저그 세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려나요?
05/10/16 01:21
수정 아이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윤열 선수의 부진이 원인이 아닙니다. 글처럼 박명수 선수가 너무 잘했더라구요
05/10/16 01:28
수정 아이콘
저도 너무 이윤열선수의 슬럼프 쪽으로 몰아가는게 아닌가 했는데요 ..
사실 박명수 선수가 잘 한게 맞죠.. 연습량도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뭐든... 연습량엔 당해내지 못하죠 ..
왓더헬
05/10/16 01:4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이제 온게임넷 듀얼 D조가 더더욱 죽음의 조로 느껴질 뿐입니다...박찬수 선수는 대체 어떤 전략을 준비해 올지...덜덜덜...
granadoespada
05/10/16 09:49
수정 아이콘
맵이 그리 저그에게 유리하다고만 할수 없는 맵인데, 이윤열 선수가 이렇게 압도적으로 저그에 당한 경기는 정말 첨이 아닐까 합니다.
프로브마신녹
05/10/16 11:30
수정 아이콘
저도 듀얼에서의 임요환 박성준전에서의 박성준보다 어제의 박명수 선수가 더 완벽하고 멋진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해요~ 재미는 임-박 경기가 더 재미있었지만~^^ 어제 이윤열 선수가 너무 SK만을 고집한지라 경기가 일방적이었죠~
체념토스
05/10/16 15:42
수정 아이콘
방금 경기 봤습니다..... 박명수 선수 무섭더군요... 이윤열선수의 sk테란을 완벽하게 제압했습니다. sk테란의 대한 카운터전략!
정말 대단했습니다.
치터테란
05/10/16 17:57
수정 아이콘
박명수 선수 단 !% 의 실수도 하지않은 경기라고 봅니다.
어제 경기를 생방송으로 보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정말 이 기세만 이어나간다면 최강의 선수중 한명으로 성장할수 있을거라 봅니다.
저그로서 가장 무서운 적인 테란에게 강하다는것 테란이 강한 요즘 리그에서 그에게 엄청난 장점이 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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