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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0/14 11:08:45
Name 므흣한오후
Subject 아주 주관적인 어제 임요환 vs 박정석 선수의 경기 분석
어제 두 선수의 경기는 고도의 심리전과 고도의 센스가 빛나는 한판
이었습니다. 먼저 박정석 선수는 원게이트 드라군 사업을 가면서 임
요환 선수의 본진 위에 몰래 건물을 시도했는데 로보틱스가 꽤 자원
을 많이먹는 건물이라(파일런 100+로보틱스 200/200 = 300/200) 티
가 많이 날텐데도 불구하고 무리한 정찰 저지를 하지 않더군요. 여기
서 아주 중요한 것이 있는데 임요환 선수의 scv가 오는 것을 보면서
도 박정석 선수의 드라군이 입구를 막지 않았습니다. 드라군 한마리
와 프로브 한기가 나오는 것을 봐서 아, 입구를 막으려고 그랬나 잠
시 의심이 들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미네랄을
찍은 것도 아니고 드라군 한마리로도 충분히 입구를 막을 수 있었는
데 말이죠. 아마 몰래 리버를 숨기기 위한 페이크가 아니었을까 생
각이 됩니다.

원게이트에서 꾸준히 나오는 사업된 드라군, 노 테크트리 건물 그리
고 scv정찰과 동시에 입구로 튀어나오는 프로브(scv로 확인함). 게
다가 맵은 러쉬거리가 약간 긴 편에 속하는 라이드 오브 발키리즈.
이는 무엇을 말하겠습니까?

심리전과 빌드의 대가인 임요환 옹은 필시 박정석 선수가 원 게이트
더블넥을 할것이라 여겼고 박정석 선수의 페이크가 잘 먹혀든 것입
니다. 이른바 FN (Fake Nexus). 2팩이 아닌 평범한 FD 전략이라면
원게이트에서 나오는 사업드래군을 꾸준히 모아도 (게이트는 쉬면
안됩니다) 4~5마리가 모이고 프로게이머의 특히 박정석 선수 정도
되는 선수의 컨트롤이라면 충분히 견제 병력을 무난히 막아낼 수 있
습니다. (FD의 견제 병력이라면 마린 5~7기+탱크 1기+ 벌처 1기 겠
지요)

임요환 선수는 보다 겜을 쉽게 끝내기 위해 FD가 아닌 진짜 GT (G
undam Terran)을 시도하며, 그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몰래 숨
긴 벌쳐로 드라군 퇴로에 마인 박고 드라군 몰기 전술을 선보였습니
다.

그 결과는 드라군 2마리의 사망. 그리고 나머지 한마리는 약간의 빈
사 상태. 그에 비해 임요한 선수는 전혀 피해받지 않은 마린 다수와
벌쳐 소수 탱크 2~3기.  다친 드라군 한마리와 갓 생산된 드라군 한
마리, 즉 두 마리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병력이었습니다. 그러나
박정석 선수는 타이밍 좋게 파일론 방어를 시도해 시간을 버는데 이
용합니다.

그럼 여기서, 임요환 선수는 왜 무리한 돌파를 시도하였는가?가 중
요하겠죠. 임요환 선수는 한방 러쉬를 가며 정찰을 하지 않았기 때
문에 박정석 선수가 더블 넥서스를 하리라고 반쯤은 확신을 가지
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드라군까지 2마리 잡았고
요. 아마 드라군이 폭사당하며 그 넥서스를 취소했을 것이라고 여
겼을 지도 모르겠군요.

특히, 입구에 파일론을 3개나 짓으며 축적된 미네랄을 쓰는 모습
은 그 가설에 확증을 심어주기 충분했으며, 원게이트에다 넥서스
짓는다고 400을 투자하고 있었던 박정석 선수의 병력은 보나마나
뻔하다고 단정지었을 겁니다. 그리고 임요환 선수는 동시에 멀티
도 가져가고 있었으니 대충 병력을 바꿔주고 본진에서 갓 생산된
병력으로 발끈 러쉬정도만 막아주면 무리 없이 이길 수 있다고 판
단했겠죠.

결국, 강행 돌파를 시도하던 임요환 선수는 절묘한 드라군 컨트롤
에 의해 막히고 이어지는 몰래 리버에 본진 쑥대밭. 그 다음부터
는 리뷰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원사이드하게 박정석 선수의 페
이스로 흘러갔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것이 내가 박정석 선수를 좋아하는 이유인대 다른
선수와 달리 박정석 선수는 유리하다고 멀티 돌리며 질질 끄는
일이 없습니다.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즉시 밀어붙이는 박정석 선
수. 그냥 방어하며 멀티 먹고 시간 끌어도 필승인 상황을 이용하
지 않고 남자답게 스트레이트로 밀어붙이는 모습에 -사실 별것은
아니지만- 살짜쿵 감동받았습니다.



덧. 디씨에 올렸던 글인데 pgr에 맞게 고치려니 힘이 빠지는군요
헥헥 군데군데 반말이 보인다면 교정중 빠진 것이지 지적해주세
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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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송이
05/10/14 11:14
수정 아이콘
모르겠군다 -> 모르겠군요 or 모르겠습니다.
잘읽었습니다.
농사꾼질럿
05/10/14 11:15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가 평소에도 건담러쉬를 하지 않은 적이 거의 없다는 것을
감안할때 더블넥서스를 의심했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만..더군다나 2인용 맵인 발키리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스갤러라고 하시니 아마 얼마전에 올라온 박정석 선수의 스타일 분석 글을 보셨으리라 생각하는데 박정석 선수는 웬만하면 박지호나 오영종 선수처럼 배짱플레이를 잘 하는 선수는 아닌 편이죠. 아마 처음에는 투게이트 파워드라군을 의식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게이트 수가 적고 로보틱스가 안 보이니 들어갔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농사꾼질럿
05/10/14 11:17
수정 아이콘
그리고 어제 몰래 로보틱스를 보았을 때 김동수씨가 생각났습니다. 예~전에 사일런트 볼텍스였던가요? 김대건 선수와의 경기에서 보여줬던 거의 말도 안되는 배짱 앞마당 얼굴로보틱스.. 올드팬 분들이시라면 많이들
기억하시리라 생각하는데요. 어제 박정석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서 다시한번 가림토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므흣한오후
05/10/14 11:20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가 정말 연습을 안한 것이 아니면 1게이트에 테크트리 건물도 없는데 과연 몰래 건물을 짐작하지 못했을까요? 탐색을 하는 모습도 안보였구요. 아마 더블넥이라고 알았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원 게이트 웨이에서 꾸준히 드라군을 뽑아주면 컨트롤로 FD견제는 어느정도 막을 수 있습니다. 마린 끊어주고, 벌처 일점사, 마인 일점사로요.
홍대진
05/10/14 11:23
수정 아이콘
참 어제 전략들 때문에 재밌었습니다... 음 더블넥서스 훼이크인지는 아직 내공이 딸라서 잘 모르겠네요... 어찌 되었든 일부러 정찰을 허용함으로 방심하고 유인하게 만든 박정석선수의 전략 굿이였어요
물론 정말 임요환 마인 매설또한 멋졌구여 다만 아쉽게도...박정석 파이론 3개 때문에 막힌 것이....
05/10/14 11:24
수정 아이콘
중요한 것은 임요환 선수가 뭔가 이상한 걸 느꼈느냐
아니면 몰랐느냐 하는 점입니다.
두 번에 걸친 정찰을 했는데 첫번째는 원게잇 사업에 파일런 두개,
두번째는 파일런 숫자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직 원게잇.
제 기억으론 드라군 한마리에 본진 추가건물 없음.
이 정도면 대충 들킨거나 다름없다고 보였고 최소한 테란 본진에
터렛정도는 지을 줄 알았는데 없더군요. 몰랐을까요? 그게 궁금.
랩퍼친구똥퍼
05/10/14 11:30
수정 아이콘
전 어제 임요환선수 몰래라고 생각하고 scv위쪽에 훓어보고 벌쳐도 몇군데 움직이는걸 본거 같은데...
05/10/14 12:04
수정 아이콘
랩퍼친구똥퍼님//몰래인가 싶어서 둘러 봤는데 마땅한게 없으니 더블인가? 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죠.
05/10/14 15:54
수정 아이콘
아..주관적이지 않은 수준높은 경기분석 글로 보입니다.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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